124. 고기방패 (1)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오후 무렵.
한 청년이 우산도 없이 어슬렁어슬렁 인도를 걷고 있었다.
끼이익.
청년의 옆으로 요란한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버스 한 대가 도로 가장자리 길에 멈춰 서자,
촤아악.
웅덩이에 고여 있던 물이 시원하게 갈라지며 청년 쪽으로 튀어 올랐다.
“아앗.”
청년은 재빨리 몸을 피했지만, 발목 부근이 젖고 말았다.
“으음.”
낡은 바지를 내려다보던 청년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스며드는 축축한 물기가 우울했던 기분을 더 울적하게 만드는 것 같다.
고개를 들자 후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운 빗물이 머리와 얼굴을 적셨다.
“후우.”
눈을 비비자 온 세상이 빗방울에 젖어 있는 듯하다.
다시 길을 걷던 청년은 문득 저 멀리 인테리어라고 적힌 간판의 건물을 발견했다.
“겨우 찾았네. 인테리어 매장.”
청년의 이름은 김민수. 나이는 스물세 살.
교통사고로 일찍 부모님을 잃고, 나이 어린 두 동생을 건사하는 젊은 가장이자, 9급 각성자였다.
다만, 스킬이 없어 길드나 팀에 들어가진 못했고, 체력도 형편없어 짐꾼을 할 처지도 못 되었다.
결국 각성자 인력 사무소에서 일감을 얻었고, 일감이 없을 땐 각성자 인력 사무소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건물이 독특하네.”
한옥풍으로 지어진 인테리어 매장을 올려다보던 김민수가 안으로 들어가자,
딸랑.
매장의 문을 열자 맑은 풍경 소리와 함께 긴 머리를 세련되게 묶은 젊은 여성이 웃으며 맞아주었다. 장채원이었다.
“어서 오세요.”
순간 김민수는 깜짝 놀랐다.
장채원의 용모가 귀여운 탓도 있었지만, 이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녀의 웃는 모습이 어딘가 백전노장의 영업사원처럼 노련해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 인력 사무소 소장님 미소 같네.’
머릿속에 떠오른 잡념을 지운 김민수가 머리를 긁적였다.
“저, 장판 좀 사려고 왔는데요.”
“장판이요? 어디에 쓰시게요?”
“아, 사무실 창고 바닥에 좀 깔려고요.”
머리를 긁적거리는 김민수를 바라보던 장채원이 친절한 미소를 보이며 설명했다.
“샘플에 있는 건 주문을 해야 하고요.”
그리고 몸을 돌려 매장 한켠에 세워진 장판들을 가리켰다.
“바로 필요하시면 이쪽에 전시해 놓은 상품들을 한번 보셔도 되고요.”
고개를 갸웃거리던 김민수는 매장에 세워져 있는 장판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겹겹이 세워져 있는 탓에 뒤에 있는 제품들이 보이지 않았다.
“뒤에 있는 것 좀 봐도 될까요?”
“아, 네에. 잠시만요. 제가 치워드릴게요.”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김민수가 대수롭지 않게 장판을 살짝 들자 장채원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와, 힘이 세시네요?”
“네?”
“장판 한 롤 무게가 80kg가 훨씬 넘거든요.”
“아, 네에.”
‘내가 각성자인 줄 몰랐나 보구나.’
장채원의 칭찬에 김민수는 오히려 부끄러움을 느꼈다.
늘상 오른팔에 부착하는 방패만 사용했기 때문에, 오른쪽 팔뚝만 조금 발달되었을 뿐이다.
체구라던가 용모는 일반사람들보다 더 마르고 유약해 보였다.
“이 중에 가장 저렴한 장판이 어떤 건가요?”
“지금 만지고 계신 그 나무색 하이펫트가 가장 저렴한 제품이에요.”
“네에. 그럼 이걸로 살게요.”
“양이 얼마나 필요하신데요?”
“한 롤, 전부요.”
장판을 바라보던 김민수는 각성자 인력 사무소에서 내어준 카드를 내밀었다.
“여기 계산이요.”
딸랑.
그때 풍경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더니, 한복풍의 독특한 괘자를 입은 거구의 남성이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왔다. 천마였다.
“철거 작업은 모두 끝냈다, 점주.”
“고생했어.”
“회색 눈깔과 김 씨는 보이지 않는군.”
“은진 씨는 일찍 퇴근했어. 김 기사님은 수전 교체 시공 나갔고.”
“그렇군.”
목소리는 굵지만 매우 또랑또랑해 귓가에 또렷이 박힌다.
매장 안으로 들어온 천마는 입구에 엉거주춤하게 서 있는 김민수를 쓰윽 내려다보았다.
“흠.”
2미터 가까이 되는 듯한 큰 키, 산악을 연상케 하는 덩치와 근육. 거기다 붉은 기가 도는 눈동자.
거기에 살벌한 위압감이 몸 주변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어서 와라. 본점에 온 걸 환영하지.”
솥뚜껑 같은 큰 손으로 김민수의 어깨를 두들긴 천마는 멀리 보이는 정수기를 가리켰다.
“참고로 본점에선 차와 음료가 공짜다. 물론 차는 직접 타 먹어야 하지만.”
“미쳤어? 손님 어깨는 왜 두들기는데?”
장채원이 핀잔을 주자 천마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제는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하라고 그렇게 타박을 하지 않았나?”
“그래서 그게 친절하게 한 거야? 조폭이 수금하러 온 태도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모르면 됐어.”
천마를 찌릿 노려보던 장채원이 다시 활짝 웃으며 김민수에게 말했다.
“장판 시공은 하실 줄 아세요?”
“아, 그냥 대충 펼치면 된다고 해서요. 여기 계산이요.”
인력소에서 준 카드로 계산을 마친 김민수는 장판을 어깨에 짊어지려 했다. 그 순간,
“으윽.”
어깨 부근이 송곳에 찔린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며칠 전 던전에서 입은 부상 탓이다.
“저희가 실어드릴게요. 차 어디에 세우셨어요?”
장채원의 말에 김민수는 멋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그냥 들고 가면 돼요.”
“장판을 통째로 들고 가겠다고요?”
“아, 가까워요. 저기 사거리 골목 안쪽에 있는 상가에 가면 되거든요.”
“사거리 골목 안쪽의 상가라면…….”
김민수를 바라보던 장채원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그 상가는 각성자 인력 사무소가 있는 곳이 아닌가?
‘각성자였구나.’
김민수의 오른팔을 빤히 바라보던 장채원이 다시 싱긋 웃으며 말했다.
“저희가 배달해 드릴게요.”
“아뇨, 괜찮아요.”
왠지 자존심이 상한 김민수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장판을 들다 삐끗했던 걸 보고, 힘도 못 쓰는 각성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괜찮아요. 장판을 통째로 사가면 해드리는 서비스니까요.”
함초롬하면서도 어딘가 따스한 미소다.
순간 김민수는 바닥으로 꼬꾸라졌던 자존감이 조금은 올라온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김민수가 고개를 숙이자 장채원이 응접 테이블에 앉아 책을 펴고 있는 천마에게 말했다.
“천마. 네가 현장까지 배달해 드리고 와. 매장 명함도 드리고.”
세차게 쏟아졌던 비는 어느새 안개비로 변해 있었다.
창밖엔 포말처럼 내리는 작은 빗방울이 달라붙었고, 차량이 달릴 때마다 싸악싸악 하는 물소리가 들렸다.
“…….”
소형 승합차의 조수석에 앉아 있는 김민수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그의 옆엔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살벌한 눈빛을 한 거구의 천마가 바짝 달라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차, 차가 많이 작네요…….”
조수석 문에 거의 달라붙다시피 한 김민수가 낮게 중얼거리자,
우드드득.
목뼈가 어긋나는 소리와 함께 천마의 얼굴이 김민수의 뺨에 바짝 닿았다.
“뭐가 작다고?”
“아, 아뇨. 제 말뜻은… 그만큼 몸에 착 달라붙는 듯한 승차감이 일품이라는 거죠.”
“제법 눈이 좋군.”
천마는 자부심 가득한 표정으로 라마스의 기어봉을 쓰다듬었다.
“본좌의 뜻대로 움직이는 좋은 병기지.”
“그, 그렇군요.”
“이 녀석의 진가를 알아보았으니, 한번 보여줘야겠군.”
“뭐를요?”
끼이이익!
신호가 바뀌자 타이어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라마스가 총알과 같은 속도로 쏘아져 나가기 시작했다.
“어? 어어?”
조수석에서 찌그러져 있던 김민수의 눈이 크게 떠졌다.
추적추적 비 내리는 국도변. 이 조그만 승합차가 천천히 달리는 차량들을 미친 듯이 제끼며 질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잠, 잠시만요. 위, 위험!”
140까지 표시된 속도 계기판은 이미 180도로 꺾여 있었다.
끼이이이익.
타이어에선 귀신의 호곡성과 같은 비명 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얗고 작은 라마스가 미사일처럼 쏘아져 나가며, 도로를 달리는 차량과 차량 사이를 머리카락 차이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잠, 잠깐만요!”
김민수가 느끼는 체감속도는 300킬로미터 이상.
만약 이 속도로 사고가 난다면 각성자라고 해도 뼈마디 수습조차 못 할 것 같았다.
“어? 트럭, 트럭이요!”
굉음을 내며 도로를 요리조리 빠져나가던 라마스가, 결국 제동력을 잃고 덤프트럭의 꽁무니에 추돌하려는 찰나,
끼익, 우우우웅!
굉음 소리와 함께 덤프트럭과 나란히 달리는 차량 사이로 빠져나갔다.
도롯가를 미친 듯이 헤집는 광란의 질주가 마침내 끝이 났다.
각성자 인력소가 있는 건물에 라마스를 세운 천마가 덤덤히 말했다.
“자, 도착했다.”
김민수는 황급히 차량의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우웨엑.”
가로수를 부여잡자마자 배 속에 남아 있던 건더기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소화불량이었나.”
천마의 무심한 소리에 눈물 콧물을 쏟던 김민수가 고개를 돌렸다.
‘이 미친 놈이…….’
생각 같아선 뚝배기를 깨주고 싶다.
하지만 활활 타오르는 붉은 눈동자와 마주치자, 따지고 싶은 생각이 눈 녹듯 사라졌다.
“어디로 배달하면 되나.”
트렁크에서 장판을 꺼낸 천마가 묻자, 김민수가 손을 흔들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제가 가져갈게요.”
운전하는 걸 보니, 이자는 장판을 배달하는 게 아니라, 장판을 던지고 그 위에 올라탈 것만 같다.
“바로 저기예요.”
각성자 인력소가 있는 상가를 가리킨 김민수가 다시 말했다.
“5층까지 올라가야 하거든요. 제가 할 테니 가셔도 괜찮아요.”
“점주가 본좌에게 요구한 건 현장까지 배달이었다.”
“아, 아니에요. 그렇게까지 해주실 필요는…….”
말릴 사이도 없이 장판을 짊어진 천마가 상가 안으로 성큼 올라갔다.
김민수는 어쩔 수 없이 그 뒤를 따랐다.
타악.
평지를 걷는 것처럼 성큼성큼 올라간 천마는 5층에 있는 각성자 인력 사무소 안까지 장판을 배달해 주었다.
“배달 완료다.”
‘다행히 장판을 타고 달리진 않네.’
이마에 진땀을 닦은 김민수가 창백한 안색으로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고개를 들자 어느새 올라왔던 천마는 사라져 있었다.
진땀을 닦은 김민수는 한숨을 몰아쉬었다.
“이상한 아저씨야.”
말투도 이상하고 성격도 괴팍해 보인다.
게다가 낡은 승합차엔 무슨 짓을 해놨는지, 최신 스포츠카마냥 쏜살같이 튀어 나간다.
“세상은 넓고 이상한 사람은 많다니까.”
고개를 저은 김민수는 장판을 들고 인력 사무소 안으로 들어갔다.
“하아. 귀찮네.”
인력 사무소는 월요일이 휴일인 터라,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사무실 안쪽에 있는 창고까지 장판을 옮긴 김민수가 툴툴거렸다.
“좀 나와서 같이 도와주면 어디가 덧나나? 직원도 아닌 알바생한테 장판 시공을 왜 시켜.”
그러다 먼지 가득한 창고를 바라보던 그가 다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긴. 이렇게라도 하니까 고기방패 일감이라도 종종 잡아주지.”
고기방패.
방패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대량의 탱커를 고용해, 몬스터를 공략하는 전술이다.
특히 실력은 없고 돈은 많은 각성자들이, 위험도 높은 몬스터를 잡을 때 주로 사용한다.
“언제 이 일에 익숙해질까.”
짐꾼을 할 만한 체력도 안 되고, 스킬도 없는 김민수.
그나마 깡과 악으로 버틸 수 있는 고기방패 일감을 주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육체각성도가 나쁜 건 아닌데…….”
김민수의 각성도는 28퍼센트. 조금만 각성도가 높았다면 스킬 없이도 8급 판정을 받을 만한 수준이다.
“방패에 충격을 완화시키는 기능이 없는 것도 아니고…….”
던전 방패는 달려오는 차량에 치여도 끄떡없을 만큼, 충격완화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물론 소형 몬스터의 공격 정도만 막아낼 수 있지만, 대량의 인원이 모여 있는 고기방패 전술에서 사용하긴 충분했다.
그럼에도 체구가 작고 몸이 마른 탓인지, 김민수는 가벼운 몬스터의 공격에도 튕겨 나가기 일쑤였다.
“으음.”
고개를 떨군 김민수는 장판의 포장을 뜯었다.
그런데 비에 젖은 장판이 기우뚱하더니 그의 손을 벗어났다.
쿠웅.
커다란 장판은 대자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 모습은 몬스터의 공격에 매번 튕겨 나가던 자신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젠장, 젠장!”
불현듯 짜증이 밀려왔다.
김민수는 장판을 팽개친 채로 창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사무실 맞은편에 있는 사무실의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바로 인력 사무소에 드나드는 각성자들을 위한 무료 체력단련장이었다.
싸늘한 공기가 감도는 체력단련실에 들어간 김민수는 벤치프레스를 300kg로 맞춰놓았다.
철컥.
일반인 기준으론 굉장한 무게 같지만, 이 정도 무게는 9급 각성자라면 열 번 정돈 손쉽게 반복할 수 있다.
“체구만 더 키우면 돼. 그럼 튕겨 나가지 않을 거야.”
벤치에 드러누운 김민수는 온 힘을 다해 바벨을 들기 시작했다.
사실 각성자들이 체력단련을 한다고 해도, 일반인들처럼 힘이 더 좋아지거나 스킬이 올라가진 않는다.
각성자들은 이미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육체각성’이 시작된 존재. 오직 재각성이나 극한각성이 발현되어야, 현재의 힘을 능가할 수 있는 것이다.
“으, 으읍.”
마지막 5세트 무렵, 김민수는 바벨을 가슴까지 내렸지만, 팔이 펴지지 않는다.
‘조금 무리했나?’
어쩔 수 없이 바벨을 던지려 하던 김민수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엿 됐다!’
정말 엿 됐다.
갑자기 뛰어 들어와 분노의 역기질을 한 탓에, 안전바를 올려두는 걸 깜빡 한 것이다.
“젠, 젠장.”
거기다 하필 원반을 고정시키는 머구리를 끼워둔 탓에,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도 원반이 빠지지 않았다.
비 오는 주말 오후, 영업이 끝난 사무실이나 체력단련장에 올 각성자는 없다.
“아, 안 돼.”
점차 까만 어둠이 시야를 덮어간다.
이러고 죽으면, 지금까지 날 비웃던 사람들이 배꼽을 잡고 웃을 거야.
무엇보다 집에 남아 있는 두 동생들은 누가 책임질 거냐?
“끄어어어!”
비명을 지른 김민수는 온 힘을 다해 바벨을 밀어냈다.
하지만 팔은 올라가지 않았다.
오히려 숨통이 조여오는 듯하고, 천장에 보이는 조명의 빛이 흐릿해져 갈 뿐이다.
‘나, 이렇게 가는 거야?’
두려움과 황당함이 뒤섞인 고통이 그의 시야를 깜깜하게 만들 무렵,
“흠.”
낮은 목소리와 함께 몸을 누르던 바벨이 거뜬해지더니 갑자기 세상이 환해졌다.
“콜록. 케엑.”
벤치 아래에 엎어진 김민수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눈앞에 보이던 어둠 속으로 삼켜졌을 것이다. 분명 그 끝은 죽음이었을 터.
“허억. 허억.”
목을 부여잡은 김민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죽음에서 돌아온 탓인지 온 세상이 너무 밝게 보였다.
한참 동안 바닥에 쓰러진 채 목을 비비던 김민수는 입을 벌렸다.
“어?”
놀랍게도 아까 장판을 배달해 주었던 아저씨가 손가락 하나로 바벨을 들고 있는 게 아닌가?
‘각성자였어?’
300킬로 벤치를 한 손가락으로 들다니? 완력으로만 따져도 5급, 아니 4급 각성자 수준일 것이다.
“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개를 꾸벅 숙인 김민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알고…….”
“이걸 주는 걸 잊었다.”
천마의 손바닥 위엔 한옥 그림이 멋스럽게 그려진 금색 명함이 올려져 있었다.
“다음에도 본점을 애용하라.”
헐떡이는 김민수의 손에 명함을 쥐여준 천마는 다시 몸을 돌렸다.
“저, 저기요!”
황급히 일어난 김민수는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여쭤볼 게 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