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수리하는 천마-77화 (77/285)

제77화. 천마의 첫 소개팅 (2)

패밀리 레스토랑 창가 구석 테이블에 앉은 천마. 맞은편에는 단아하게 생긴 여성이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다.

갓 스무 살이나 되었을까?

어깨까지 내려오는 단발머리에 커다란 눈동자. 곧은 모양의 콧대는 살짝 낮은 편이었지만, 오히려 그 덕택에 귀여움이 돋보였다.

‘흐음.’

천마는 여성을 빤히 바라보았다. 설마 첫눈에 반하기라도 한 걸까?

‘저래 가지곤 검자루… 아니, 도배풀 기계라도 옮길 수 있을지 모르겠군.’

하지만 천마는 여성의 용모가 아닌, 근골을 살피고 있었다.

여성의 이름은 서유리.

김찬원의 소개라길래 상급요괴쯤 되는 인물인 줄 알았건만, 알고 보니 극히 평범한 인간이었다.

“실례합니다.”

그때 종업원이 다가와 테이블에 음식을 올려두기 시작했다.

서유리를 소개해 주고 퇴장한 김찬원이 잔뜩 시켜놓은 음식들이다.

‘사진보다 더 잘생겼어.’

서유리는 석상처럼 앉아 천마를 슬쩍 바라보았다.

살짝 붉은 빛이 도는 눈동자는 저무는 바닷가에 펼쳐진 낙조처럼 그윽했고, 투명하고 가는 머리칼 사이로 비친 피부는 창백할 만큼 희디희다.

‘와아…….’

그야말로 압도적인 미모. 경외감이 들 정도로 잘생긴 얼굴에, 서유리는 숨이 턱 막혔다.

“저, 안 드세요?”

“너나 많이 먹어라.”

소개팅 상대방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곤 생각할 수도 없는 무례한 대답.

하지만 김찬원에게 천마에 대한 것을 귀띔받은 그녀는 배시시 웃었다.

“네에.”

그리고 정말 사양하지 않고 올려진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연신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번갈아 먹던 서유리. 대여섯 번의 포크가 왕복하자, 어느 정도 배가 찼는지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나이가 많으시다고 들었어요.”

생글생글 웃은 서유리가 웃으며 말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천마가 만났던 여성들의 진실한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였다.

두려워하거나. 혹은 몹시 두려워하거나.

하지만 서유리는 천마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친구 대하듯 편하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유한 외모완 달리 당돌한 처자로군.’

물컵을 들어 살짝 목을 축인 천마가 담담히 말했다.

“모른다.”

“네?”

차가운 대답이 발사되자, 내내 웃음을 머금던 서유리의 미소가 결국 침몰했다.

“아, 네에…….”

순간, 천마의 귓가엔 장채원의 핀잔이 들려오는 듯하다.

-최대한 정중하게 해. 무례하게 대하지 말고.

‘으음.’

-라마스를 생각해.

천마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

“본좌는 고아다. 너무 어린 시절부터 버려진 탓에 정확한 나이를 알지 못한다.”

의외의 대답이 돌아오자 서유리는 크게 놀라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제가 쓸데없는 질문을.”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럼에도 주인에게 혼난 강아지처럼 연신 고개를 숙이자, 천마는 화제를 돌렸다.

“그대는 올해 몇인가.”

천마의 입장에선 파격적인 배려다. 물론 부품이 없어 신음하는 라마스 때문에 나온 배려였지만.

“네?”

“나이 말이다.”

천마의 목소리 톤은 상당히 낮았으며 또 중후했다. 거기다 사극톤과 같은 말투로 입을 열자 근엄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한 서유리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스물일곱이옵니다.”

이번엔 천마의 표정이 굳었다.

점주인 장채원 역시 이십 대의 앳된 외모를 지니고 있었지만, 실제 나이는 훨씬 많아 정서적 격차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의 처자는 그야말로 ‘진짜 이십 대’인 것이다.

“김 씨가 노망이 났군.”

천마의 목소리에 담긴 뜻을 캐치한 서유리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천마 씨도 제 또래로 보이는걸요.”

천마 씨라. 헛웃음이 새어 나올 뻔한 천마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본좌의 나이는 네 두 배 정도 된다.”

“괜찮아요. 그냥 부담 없이 밥 얻어먹으러 나왔는걸요.”

서유리는 당황한 천마의 얼굴을 재밌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나이 걱정하는 건 결혼을 마음먹었을 때 고민하세요.”

당돌하면서도 자극적인 농담이다. 하지만 천마는 담담히 응수했다.

“부모 연배와 결혼할 수 있단 말인가?”

“네? 정말 거기까지 고민하신 거예요?”

서유리가 까르르 웃자 천마는 입을 꾹 다물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여성과 독대하는 건, 생사대적을 상대하는 것보다 어렵게 느껴졌다.

“걱정 마세요. 부모님은 안 계시니까요. 설령 천마 씨와 결혼한다고 해서 반대할 사람은 없어요.”

고아였나.

천마의 눈이 가늘어지자 그녀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제가 중학생 때 돌아가셨어요. 두 분 다 협회 소속의 각성자셨거든요.”

“각성자?”

“네. 가변던전을 안정화시키는 공략팀에 계셨어요. 그래서…….”

잠시 우울한 표정을 짓던 서유리는 재빨리 밝게 표정을 바꿨다.

“천마 씨는 찬원 삼촌이랑 같이 인테리어 일을 한다면서요?”

“삼촌? 김 씨가 그대의 삼촌이었나.”

“아, 아뇨. 그냥 제가 부르는 호칭이에요.”

쑥스러운 표정을 지은 서유리가 이어서 말했다.

“삼촌이 절 많이 도와주셨거든요. 덕택에 무사히 학교를 졸업해 협회에도 들어갈 수 있었고요.”

“김 씨가 말인가?”

“네, 저희 아버지와 막역한 친구 사이셨다고…….”

서유리는 김찬원이 요괴라는 걸 모르는 듯한 눈치였다.

하지만 이상하다. 어떻게 상급요괴인 김찬원이 인간인 서유리의 아버지와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김 씨도 사연이 많군.’

단순히 흥이 많은 요괴라고 생각했던 김찬원.

천마가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지 않듯, 그 역시 자신의 과거에 대해선 일절 말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점주도 마찬가지군.’

장채원의 얼굴을 떠올린 천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두 사람이 과거에 어떤 사연이 있다 한들,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저… 인테리어 일 같이 하신다고 들었어요. 어떤가요? 힘들진 않나요?”

서유리의 질문에 천마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별것 없다. 본좌에겐 식은 죽 먹기지.”

“정말요? 주로 어떤 일을 하시는데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서유리.

그녀는 천마가 어떤 대답을 하던, 어떤 표정을 짓던, 밝은 미소를 머금고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했다.

당돌하면서도 자신 있게 웃는 서유리의 모습을 바라보던 천마는 문득 한 사람을 떠올렸다.

‘적천상단의 외동딸. 임선아(任仙兒)라고 했던가.’

과거 천마가 머무는 처소에 중원에서 둘째가는 거부의 외동딸, 임선아가 찾아왔었다.

찾아온 이유는 황당하게도 그저 호기심이라고 했다.

고금제일인의 경지에 이른 전설적인 인물, 천마가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억만금의 재산을 사용해 천마와 독대할 자리를 만든 것이다.

유일하게 천마에게 겁을 먹지 않았던 당돌한 임선아. 그녀의 얼굴이 눈앞에 있는 서유리와 서서히 겹쳐지고 있었다.

‘아니. 조금 다르군.’

만약 똑같다고 느껴졌다면, 이 자리는 꽤나 지루한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유리의 눈동자에는 강렬한 호기심과 더불어 알 수 없는 무언가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이 뜨거운 연심인 줄은 꿈에도 알지 못하는 천마였다.

며칠 후.

“오늘 또 만난다고?”

복복 인테리어 매장 내부.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펼치던 장채원이 입을 벌렸다.

“그러니까… 유리 씨가, 너에게 애프터를 신청했다고?”

그녀의 앞에는 삼단 같은 머리칼을 하나로 묶은 천마가 대걸레를 든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애프터 신청. 소개팅 이후, 상대방이 마음에 들었을 때 다시 만나자고 청하는 의사 표시다.

서유리 쪽에서 먼저 애프터를 신청한 것도 놀랄 만한 일이지만, 그보다 놀라운 건 애프터 신청을 천마가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너무 변화가 빠르잖아?’

장채원은 애당초 소개팅이 잘 풀릴 거란 예상 따위 하지 않았다. 아니, 욕이나 안 먹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무림과는 조금 다른 이 세계의 연애관이라든가, 사람들에 대한 시선을 조금 바꿔보라는 의미였는데.

“마음에 들었어?”

헛기침을 한 장채원이 슬쩍 흘린 질문에 천마는 덤덤히 말했다.

“뭐가 말인가.”

“그 유리 씨라는 분 말야. 소개팅하기 싫다고 할 땐 언제…….”

“마음에 들고 자시고가 어딨나.”

“뭐?”

천마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상당한 숫자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고 했다. 듣기로는 자동차를 따로 보관하는 장소도 구비해 놨다고 하더군.”

“뭔 소리야?”

“본좌의 라마스 차량에 대해 이야기하자, 그녀가 자신의 차량 중 하나를 제공하겠다고 하더군. 분명 마음에 들 거라면서 말이다.”

“뭐어?”

장채원은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한마디로 서유리라는 여성의 재력에 홀랑 넘어갔다는 소리가 아닌가.

‘험악하게 생겼을 땐 금전에 초월한 척을 하더니, 얼굴 바뀌니까 배금주의자로 돌변한 거야?’라는 말을 꾹 삼킨 장채원이 미소 지었다.

“그래서, 차를 준다니까 홀라당 만나겠다고? 영혼이 어쩌고 할 때는 언제고?”

“그녀가 말하길, 분명 자신의 차량에도 영혼이 있을 거라고 하더군.”

“일부다처제냐? 영혼만 있음 다 오케이야?”

“무슨 말이냐. 병기라는 건 언제나 여분을 준비하는 것이 좋지 않나.”

“왜? 왜 여분을 준비해야 하는데.”

천마는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갑작스러운 병기의 파손이나 분실, 또는 탈취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잖나. 여분의 훌륭한 병기가 있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뭐?”

“모든 위협적인 상황을 대비하는 것. 그것이 무림인의 자세니까.”

여기가 무림이냐? 이마에 핏줄이 튀어나오는 걸 꾹 누른 장채원이 억지로 미소 지었다.

“아아, 그래그래. 잘됐네. 꼭 좋은 차를 얻으렴.”

“그러지.”

어차피 차를 제공받든 비행기를 제공받든, 장채원이 알 바는 아니다. 천마에게 시선을 거둔 그녀는 커피 한 모금을 마신 후 견적서 작업을 시작했다.

분명 달달한 커피인데 왠지 끝맛이 조금 썼다.

퇴근 무렵.

부우웅 하는 낮은 배기음 소리와 함께 매장 앞으로 빨간색 스포츠카 한 대가 정차했다.

딸랑.

또랑또랑한 풍경 소리와 함께 복복 인테리어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검정 미니스커트에 하얀 오프숄 블라우스를 입은 여성이 손을 흔들며 들어왔다.

서유리였다.

“데리러 왔어요. 천마 씨.”

컴퓨터 책상에 앉아 있던 장채원은 입을 벌렸다.

‘으아, 노골적인 의상…….’

늘씬한 다리와 어깨를 모두 드러낸 서유리의 옷은 반드시 천마의 혼을 빼놓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안녕하세요. 채원 언니시죠? 듣던 것보다 훨씬 더 미인이시네요.”

장채원과 눈이 마주친 서유리는 화사한 미소를 머금으며 명함을 내밀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대한각성자협회 빅데이터 분석실,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팀 소속, 4급 각성자 서유리예요.”

‘협회 소속의 각성자였어?’

장채원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던전을 분석하고 등급을 관리하는 빅데이터 분석실 같은 곳은,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각성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마냥 천진해 보였던 서유리가 동 나이 또래 중에선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각성자일 줄이야.

“안, 안녕하세요.”

정신을 차린 장채원도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

“장채원이라고 해요. 말씀 많이 들었어요.”

김찬원이 보여준 사진과는 너무도 다르다.

실제로 보니 젊음의 향기가 사방으로 뿜어 나오는 듯한 얼굴이다.

장채원 역시 이십 대의 외모를 갖고 있었지만, 서유리는 진짜 젊은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도발적이면서도 생기있는 눈빛이 있었다.

“그럼 먼저 퇴근하겠다.”

천마가 앞으로 나서자 장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고생했어. 들어가”

“그럼 수고하세요.”

서유리가 꾸벅 고개를 숙이자 장채원도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저 녀석.”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는 천마와 서유리의 뒷모습을 보며 장채원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항상 중간이 없어.”

* * *

서유리는 천마와 즐거운 데이트를 즐겼다…라고 표현하고 싶었지만, 만나서 한 것이라곤 오직 그녀의 스포츠카, ‘에스퍼’의 조작 방법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눈 것뿐이다.

‘진짜 자동차 마니아네.’

열정적인 눈빛으로 자신의 설명을 듣는 천마를 보자, 서유리는 실소를 삼켰다.

‘만약 내가 자동차를 준다고 하지 않았다면… 다시 안 만나줬겠지.’

소개팅 당시, 우연히 나온 자동차 이야기에 눈빛이 달라진 천마.

그녀는 그 점을 놓치지 않고 천마에게 혹할 만한 이야기를 해 애프터 신청을 받아낸 것이다. 하지만 그건 서유리의 착각이었다.

‘흥미롭군. 이 여성은.’

놀랍게도 천마는 서유리에게 조금이나마 흥미를 보이고 있었다.

‘정말로 다르군.’

서유리는 천마가 지금까지 봐왔던 그 어떤 여성들과도 달랐다.

독특한 천마의 성격과 말투, 태도, 평범하지 않은 가치관에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천마를 자연스럽고 스스럼없이 대해 주었다.

‘본좌를 평범한 인간으로 취급한다는 건가.’

사실, 이 세계에는 무림과 달리 괴짜가 많다. 하지만 그걸 모르는 천마는 서유리가 자신을 평범하게 바라보는 걸 흥미롭게 생각했다.

“이제 조금만 쉬죠.”

서유리는 교외 어느 한적한 카페 앞에 차를 세웠다.

카페 안쪽은 모두 나무로 꾸며져 있으며, 오렌지빛으로 물든 전구들로 인해 따스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창밖이 보이는 바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음료를 마셨다.

“어때요? 이 차엔 영혼이 있나요?”

천마는 창밖으로 보이는 새빨간 에스퍼를 바라보았다.

홀릴 듯한 성능과 매력적인 외관을 갖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천마가 원하는 영혼은 느껴지지 않았다.

“없더군.”

“아아, 아쉽다. 그럼 다음엔 다른 차를 가지고 와볼게요.”

은근한 애프터 신청이다. 천마가 가타부타 말이 없자 서유리가 헛기침을 하며 화제를 돌렸다.

“그래서, 앞으로 계획은요?”

구석 자리에 앉아 창가를 바라보던 서유리가 문득 천마에게 물었다.

“복복 인테리어에서 3년 동안만 일하기로 하셨다면서요. 그 뒤에는요?”

“글쎄.”

천마는 얇아진 입술 안쪽을 살짝 깨물었다.

3년 뒤엔 십 갑자의 내공을 모두 채울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다만 확실한 건, 천마는 자신을 이 세계로 보낸 음모자를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다는 것뿐이다.

“3년 뒤의 일은 3년 뒤에 생각하는 것이 맞겠지.”

어딘가 모르게 자조적인 음성이다.

서유리는 생긋 웃으며 천마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어쨌든 천마 씨는 3년간은 이곳에 있다는 소리네요. 그쵸?”

“그렇다.”

“그렇군요. 그럼…….”

잠시 심호흡을 한 서유리가 천마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동안 우리, 사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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