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수리하는 천마-73화 (73/285)

제73화. 노래하는 트레저 헌터 (2)

“저자도 이곳에 왔군.”

쉬익.

그런데 절벽 아래로 예리한 칼날이 민현기의 머리 위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합.”

가운뎃줄을 타고 올라가던 그는 재빨리 오른쪽에 있는 밧줄로 뛰어내렸다. 그러자 칼날도 또다시 오른쪽 밧줄 쪽으로 쏟아져 내렸다.

“이익.”

민현기는 쏟아지는 칼날을 피해 연신 밧줄을 옮겨 다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마치 타이밍에 맞춰 칼날을 피해내는 게임 속 장면 같았다.

“어억.”

결국 머리와 어깨 부근에 칼날이 꼽힌 그는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아래쪽에는 푹신한 슬라임들이 두툼하게 깔려 있어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전신은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젠장. 제엔장!”

몸에 박힌 칼날을 뽑아낸 민현기는 또다시 밧줄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사이 꽤나 지쳤는지 밧줄을 잡고 있는 그의 팔은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떨렸다.

“저래 가지곤 글렀군.”

그 모습을 바라보던 천마는 천천히 절벽으로 다가가려 했다.

그러나 묘한 반력이 천마의 몸을 밀어내었다. 아무리 절벽 앞으로 다가가려 해도 투명한 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나아갈 수 없었다.

“이건 뭐냐. 왜 앞으로 갈 수가 없나.”

[이것도 카스테라 던전의 규칙입니다. 먼저 함정에 진입한 자가 통과해야 뒷사람이 갈 수 있습니다.]

“뭐라.”

[먼저 함정에 진입한 자가 함정을 돌파하거나, 혹은 포기하고 돌아오기 전까진, 뒤에 온 자는 들어가지 못합니다.]

천마는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니까, 저자가 함정을 통과하거나 포기할 때까지 본좌는 못 간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쩝 소리를 낸 천마는 절벽을 올려다보았다.

케이스를 둘러멘 채 힘겹게 벽에 오르는 민현기의 얼굴은 땀과 피로 얼룩져 있었다.

하지만 두 눈에는 꺼지지 않는 불꽃과 같은 빛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천마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왜 그러십니까, 천마 님.]

“꼴을 보니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같군.”

[네?]

“꽤나 시간이 걸릴 터이니, 본좌는 운공이나 하고 있겠다.”

가부좌를 튼 천마가 눈을 감자, 무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머리만 긁적거릴 뿐이었다.

한 시간 후.

마침내 민현기는 절벽 끝자락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휘리리릭.

세 개의 칼날이 머리 위에서 떨어졌다. 그 속도와 간격이 매우 애매해서 민현기가 번개처럼 몸을 움직이지 않는 이상, 또다시 바닥으로 떨어질 판이었다.

콰우우우.

그때 맹렬한 바람 소리와 함께 쏟아지던 칼날들의 속도가 살짝 느려졌다.

동시에 가부좌를 튼 천마의 손가락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절정의 마화열극지를 사용한 것이다.

[천마 님이 도와주신 겁니까?]

무명이 고개를 돌리자 천마가 하품을 했다.

“언제까지 기다릴 순 없잖나.”

“됐다아!”

그때, 쏟아지는 칼날을 모두 피한 민현기가 마침내 절벽의 꼭대기에 올라왔다.

전신은 크고 작은 상처로 가득하고 나노슈트도 걸레짝이 되었지만, 그는 환호성과 함께 소리쳤다.

“누가 도굴꾼이래! 나는 트레저 헌터라고!”

민현기의 한 맺힌 넋두리를 들은 무명이 이마를 긁었다.

[제가 본의 아니게 상처가 되는 말을 했나 봅니다.]

천마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제 본좌가 올라가도 되는 건가.”

[그렇습니다.]

천마는 손쉽게 밧줄을 타고 벽을 올라갔다.

무학의 극의에 도달한 천마에게 밧줄을 오르며 칼날을 피하는 건 드러눕는 것만큼 쉬운 일이었다.

탁, 휘리릭.

절벽의 끝에 도달한 천마는 발끝을 튕긴 후, 절정의 허공답보를 펼쳐 절벽 위에 도달했다.

“이건 또 뭐냐.”

눈앞에는 황소만 한 개구리들이 나란히 정렬한 채 일정한 속도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것도 한 줄이 아니라 족히 20개의 줄은 되어 보였다.

[이번 함정은 개구리 떼 돌파하기입니다.]

“개구리 떼?”

무명은 어지럽게 뛰어다니는 커다란 개구리들을 가리켰다.

[그렇습니다. 일종의 박자 맞추기 게임이라고 할까요? 개구리들이 지나가는 타이밍에 맞춰 한 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눈썹을 찌푸린 천마는 정신없이 움직이는 개구리 떼들을 바라보았다.

일정한 간격을 벌려놓고 돌아다니고 있어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이동할 순 있었다.

하지만 일정치 않은 속도와 간격으로 지나다니는 탓에, 타이밍을 잡기가 매우 어려웠다.

“이런 젠장!”

예상대로 민현기는 이리저리 개구리에 치이며 쓰러지고 있었다.

한번 치일 때마다 입에서 피가 튀어나왔고, 열심히 돌파했던 자리가 아닌, 처음의 위치로 돌아왔다.

“감지는 되는데 왜 몸이 안 따라주는 거냐!”

공기흐름을 감지할 수 있는 민현기는 개구리 떼의 미세한 움직임과 돌파 타이밍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파악뿐이었다.

마음과 달리 몸은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고, 아무리 타이밍에 맞춰 걸음을 옮겼지만 그때마다 하늘로 훨훨 튕겨 나갈 뿐이었다.

“흐으.”

몸이 움직일 수 없을 만큼 튕겨 나가자, 민현기는 바닥에 쓰러진 채 울기 시작했다.

“트레저 헌터인 내가… 고작 C급 던전의 함정도 돌파하지 못한다니.”

서럽게 울던 그는 몸을 일으키고는 눈물을 쓱 닦았다.

“포기하면 되지. 뭐 다시 짐꾼 일이나 하지, 흐흑…….”

중얼거리던 민현기는 말을 잇지 못했다.

사실 민현기는 던전 짐꾼으로 시작했었다. 하지만 공기흐름 감지라는 스킬로 인해 각성자들의 전투를 도울 수 있었고, 던전에서 숨겨진 보물을 쉽게 찾았다.

“씨발. 짐꾼이라는 것 때문에 보물을 찾아놓고도 내가 못 먹는 게 말이 돼?”

짐꾼이나 안내자는 어디까지나 일당을 받고 팀에 고용된 몸이다.

때문에 아무리 보물이나 유물을 찾는다고 해도 팀원들이 소유할 뿐, 짐꾼에게 분배되는 건 없었다.

“하긴 나 같은 놈은 팀이 없으면 던전 자체를 못 들어오지… 하하.”

울다가 웃다가, 포기했다 화를 냈다를 반복하는 민현기.

그 모습을 보던 무명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저는… 트레저 헌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각성자를 비웃었습니다. 정말로 부끄럽습니다.]

무명은 천마 앞으로 다가가 두 손을 모았다.

[천마 님. 부디 저 사람을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돕다니.”

[천마 님이라면 손쉽게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게 해주실 수 있으시니…….]

무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천마가 두 눈을 번뜩였다.

“그 다음엔.”

[네?]

“그 다음에 던전에 갈 땐. 그 다음에 또 다른 던전에 갈 때는, 그때도 본좌가 도와주어야 하느냐.”

[아…….]

연민에 휩싸인 무명은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제야 천마가 각성자를 쉽사리 돕지 않은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대부분은 귀찮고 관심이 없어서였지만.

“이 던전은 무림세계와 다를 바가 없다. 자신의 힘으로 헤쳐나가지 않으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쓰러진 민현기를 바라보는 천마가 엄숙하게 말했다.

“한계에 부딪쳤을 땐 인간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본인에게 맞는 자리로 돌아갈지, 아니면 부딪쳐 돌파할지.”

[하지만 돌파하기 위해선, 그 대가가 너무 크지 않습니까. 자칫하면 목숨을 잃습니다.]

무명의 항변에 천마가 낮게 웃었다.

“너는 이 던전을 놀이터라고 생각한 것이냐.”

[네?]

“이곳은 전장이다. 인간의 삶이 그러하듯. 그리고 인간 본연이 걸 수 있는 건 목숨밖에 없다.”

무명은 큰 깨달음을 얻었다.

던전이란 각성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단순한 일터가 아니다.

한계를 겪으며 발전하거나 좌절하고, 또 처절히 투쟁해 나가는 전장이자 삶 그 자체였던 것이다.

[제가 던전이라는 곳에 대해 잘못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천마 님.]

“이 망할 개구리 자식들!”

그때 땅을 친 민현기가 하늘을 보며 처절한 목소리로 외쳤다.

“매일을 거지같이 연명하느니, 트레저 헌터로 죽겠다! 아아아악!”

커다란 고함을 지른 민현기는 냅다 개구리 떼에게 돌진했다.

그 순간 무명은 질끈 눈을 감았다.

결국 처절한 비명 소리와 함께 민현기는 튕겨 나갈 것이다. 그리고 처참한 형태로 쓰러져 있을 것이다.

“잘하는군.”

천마의 목소리에 무명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놀랍게도 민현기의 몸은 빠르게 움직이며 개구리 떼 사이로 돌진하는 것이 아닌가?

[설마 재각성? 한계 돌파가 일어난…….]

각성자들은 재각성을 통해 스킬의 등급이나 육체각성의 한계를 돌파한다.

그러나 그것은 커다란 계기가 있거나 혹독한 훈련을 통해서 발현된다고 하던데. 저렇게 무모한 도전으로 인해 재각성이 일어날 수가…….

[아.]

감동을 하려던 무명이 동작을 멈추었다.

이제 보니 천마가 강력한 지풍을 날려 개구리 떼의 움직임을 늦추고 민현기의 몸을 강제로 밀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앞에서 죽어버리면 본좌가 앞으로 갈 수 없지 않나.”

‘그렇진 않은데요’라고 말하려던 무명이 조용히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젊은 나이에 저런 용기를 지닌 자는 드물다. 머지않아 크게 발전할 것이다.”

천마는 지풍을 쏘면서 민현기의 굳은 혈맥도 뚫어주었다.

두려움에 굳어 있던 육체가 완벽히 풀어지자, 민현기는 육체각성도가 올라가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됐다. 됐다! 됐다아!”

마침내 개구리 떼를 지나간 민현기는 환성을 질렀다.

“나도 성공했다고!”

환희에 찬 외침과 함께 던전 중심부로 뛰어간 민현기.

목숨을 건 도박에 성공하자 지쳤던 육체는 크게 회복되었고, 고양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촤앙!

그때 요란한 기타 소리와 함께 던전의 꼭대기 위로 하얀빛이 내려왔다. 그 위엔 화려한 무대복을 입은 고릴라의 모습이 보였다.

카스테라 던전 보스 메탈 K였다.

그리고 땅에서는 전자기타가 놓인 작은 무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도대체 저게 뭐냐.”

천마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던전은 무림처럼 피와 살육이 난무하던 곳이었다.

그런데 반짝이 옷을 입은 고릴라가 하늘 위로 보이고, 바닥에는 알 수 없는 물건들이 놓여 있다니?

[마지막 관문입니다. 메탈 K는 저 무대 위에 있는 전자기타 연주를 통해 물리칠 수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한마디로 저 무대 위에 있는 악기를 혼신을 다해 연주하면, 메탈 K는 물러갑니다. 그리고 연주 실력에 걸맞는 유물을 아래로 떨궈놓고 가죠.]

무명의 상세한 설명에 천마의 눈동자는 짝짝이가 되었다.

“그러니까 결국 저 악기를 쳐야만 유물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좋아! 간다고!”

그때 무대에 올라선 민현기가 전자기타를 목에 둘러메었다.

온몸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안색은 창백했지만, 그의 눈에는 뜨거운 열정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나도 이제 진짜 트레저 헌터야. C급 던전을 솔로로 돌파했으니까.”

민현기는 머리 위에 있는 고릴라, 메탈 K를 보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잘 들어라. 내 열정과 혼이 담겨 있는 이 연주를!”

촤아아앙.

기타 줄을 튕기자 요란한 기타 소리가 사방에 퍼져나갔다.

일렉기타를 쳐본 적은 없지만, 이 던전을 돌파하면서 얻었던 뜨거운 열정과 용기를 손끝에 담아내었다.

-나는 짐꾼 따윈 하지 않아♬

흥이 난 민현기는 기타를 치며 즉석으로 노랫말도 붙였다.

-나는, 트레저 헌터♪ 던전 속 보물 찾아, 꿈 이루는 모험가♬

민현기의 손은 더욱 빨라졌고 기타 소리도 점차 뜨거워졌다.

악기는 영혼의 소리를 표현하는 도구라고 한다. 민현기의 영혼은 뜨겁게 불타오르는 태양이 되어, 기타 소리를 통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나는-야 트레저 헌터어어어어!! 끼야오우오!

양팔을 벌린 민현기가 눈을 감았다.

연주가 끝나자 몸속에 차올랐던 열기가 모조리 빠져나갔다.

후끈하게 달아오른 던전에 잠시 고요함이 머물자, 민현기는 벅찬 감동을 느꼈다.

“내… 영혼의 연주였어.”

눈을 뜨자 고릴라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민현기의 발 앞에는 반짝이는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바로 메탈 K가 떨어뜨린 유물이었다.

“분명 엄청난 유물이 들어 있겠지.”

민현기는 자부할 수 있었다.

이 세상의 어떤 각성자도 지금 자신과 같은 정열의 연주는 할 수 없을 거라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억누른 그는 천천히 보석상자를 열었다.

“풍뎅이… 돌?”

보석상자에는 둥그런 풍뎅이돌이 놓여 있었다. 크기로 보아 만 원도 되지 않을 만큼 작디작았다.

“대체 이게 뭐야…….”

도저히 알 수 없는 결과에 민현기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파묻었다.

“대체 뭐냐고-!”

[메탈 K. 상당히 너그러운 몬스터였군요.]

귀를 막고 있던 무명의 눈 센서가 흐릿하게 깜빡였다.

[기타 연주는 그렇다 쳐도, 노래를 부른 게 더 최악입니다. 오리도 저렇게 꽥꽥거리진 않을 겁니다.]

팔짱을 낀 채 우뚝 서 있는 천마 역시 큰 내상을 입은 듯 눈썹을 찌푸렸다.

소림사자후도 들어본 천마였지만, 이 정도의 살상력과 파괴력은 없었다.

민현기의 연주 실력과 노래 소리는 듣는 이로 하여금, 주화입마에 빠지게 하고… 무엇보다 전에 없던 큰 분노와 살심을 불러일으켰다.

만약 조금만 연주가 지속되었다면 천수공파를 사용해 무대를 박살 냈을 것이다.

“개구리 떼에 치일 때…….”

목구멍에 올라오는 피를 꿀꺽 삼킨 천마가 나직이 말했다.

“그냥 놔둘 걸 그랬다.”

* * *

1주일 후, 천마의 옥탑방.

모처럼 두둑이 받은 월급으로 구봉산 맛과를 잔뜩 사 온 천마.

교자상에 앉아 TV를 켜고 구봉산 맛과를 뜯으려는 순간, TV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저자는…….”

-각성자 스킬 중에서도 ‘음파 공격’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오늘은 우리나라 최초로 음파 공격이라는 희귀한 스킬을 개화시킨, 트레저 헌터 민현기 씨를 모셨는데요.

TV를 바라보던 무명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천마 님. 저 사람, 1주일 전에 카스테라 던전에서 봤던 그 각성자 아닙니까.]

-나는 짐꾼 따윈 하지 않으아아아아♪ 나는-야 트레저 헌터으어어어♬

[으아… 정말 괴롭군요. 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도 파괴력이 있을 줄이야.]

-던전 속 보물 찾아, 꿈 이루는 나는야, 트레저 헌트어어어어!!!

[저, 저건 음파 공격 스킬을 각성한 게 아니라, 소음 공해 스킬이라고 해야 될 것 같은데요.]

기타를 맨 민현기의 노래가 계속되자 천마는 어지러움을 느끼며 재빨리 TV를 껐다.

“으음.”

침음을 한 천마는 대답 대신 구봉산 맛과의 봉지를 뜯었다.

사과 향과 고등어 향이 동시에 풍기는 맛과 하나를 입에 넣은 그는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아무래도 쓸데없는 짓을 했군.”

분명 달콤함과 꾸덕함이 느껴져야 하는데, 왜 그런지 진한 후회의 쓴맛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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