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수리하는 천마-65화 (65/285)

제65화. 힘숨찐 소설 마니아

내 이름은 구우경.

던전 협회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던전 휴게소 ‘하늘 다리’의 잡화점을 관리하는 직원이자, 9급 각성자다.

내 스킬은 F급 탐지 스킬인 디텍션.

500미터 반경에서 ‘한 사람’이 어딨는지 탐지할 수 있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스킬이다.

일찌감치 던전 탐험이라든가 몬스터 공략에 대한 미련을 버린 나는, 협회 소속의 던전 휴게소 직원으로 지원했다.

짐꾼이나 채취자로 살 것이 아니라면, 9급 각성자가 가질 수 있는 직업 중에선 가장 괜찮은 편에 속했으니까.

하지만 이 직업에도 단점은 있었다. 장점을 모두 상쇄시킬 만한 아주아주 큰 단점이…….

“지루해.”

잡화점 카운터에 멍하게 서 있던 나는 창밖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떤 상점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이 각성자 휴게소 상점의 일은 단조롭기 짝이 없었다.

창고에서 재고 관리를 하거나 손님이 오면 기계적으로 계산을 해주고 고개를 숙이는 것이 전부다.

뭣 하러 직원을 쓸까. 차라리 고성능 나노봇을 데려다 놓지… 라는 생각이 매일 들 만큼.

“소설이나 읽자아.”

조여오는 듯한 숨 막히는 일상에 숨통을 틔워주는 건 바로 온라인 소설이다.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속칭 ‘힘숨찐’이라 불리는, 힘을 숨기고 있는 주인공 일상물.

애써 힘을 숨긴 채 조용히 살아가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늘 반복되는 일상에 치어 사는 내 삶이 조금이나마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내 지루한 일상은 주인공들이 그토록 바라왔던 평범한 삶이었으니까.

“아아, 이제 이것도 다 읽었나.”

마지막 화가 얼마 남지 않은 소설 회차를 보며 아쉬운 입맛을 다실 무렵.

콰쾅!

갑자기 먼 하늘에서 폭발음과 함께 휴게소 전체가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다.

“무슨 일이지.”

휴게소 바깥엔 에너지 역장이라는 강력한 실드가 설치되어 있다. 설령 던전이 불안정화가 되어 몬스터들이 뛰쳐나온다고 해도 휴게소 내부는 안전하다.

“으어?”

밖으로 나온 나는 외마디 실성을 내었다.

휴게소를 감싸고 있어야 할 에너지 역장 곳곳이 뻥 뚫려 있었고, 하늘에는 듣도 보도 못한 거대한 몬스터가 날개를 편 채 허공에 떠 있었다.

“삼족오 킹?”

몬스터 도감 끝 페이지쯤에나 나오는 히든몬스터다. 삼족오 킹을 바라보던 나는 환희에 차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저 히든몬스터를 실제로 보다니! 지루한 내 삶에도 이런 이벤트가 생기는구나!

“근데 저게 왜 저러지.”

삼족오 킹은 휴게소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둘러쳐진 에너지 역장을 마구 깨부수고 있었다.

그 때문에 휴게소 외벽 곳곳이 무너지고 음식점 부근엔 화재가 일어났다.

“불부터 꺼!”

“저 몬스터가 이곳을 노리고 있어! 누가 협회에 신고해 줘요!”

순식간에 휴게소는 아수라장이 되었고, 휴게소에 있던 각성자들은 저마다 스킬을 발휘하거나, 협회에 연락을 하고 있었다.

“이상하네.”

삼족오 킹을 유심히 관찰하던 나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휴게소를 부수려는 게 아니라… 뭔가를 잡으려고 하는 거 같은데.”

활공과 하강을 반복하며 에너지 역장을 부수는 삼족오 킹의 동작은 마치 도망가는 사냥감을 번번이 놓치는 듯한 모습이다.

“대체 뭘 잡으려는 거지.”

삼족오 킹을 올려다보던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디텍션 스킬을 발동해, 삼족오 킹이 노리는 무언가를 찾아보았다.

‘뭐야, 저건?’

어떤 형체가 휴게소 주변을 맴돌고 있음을 감지했다.

하지만 너무나 빠른 속도 탓에 형체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몬스터? 아니야. 저건…….

움직임을 따라 바깥으로 나가보니 고속으로 움직이는 희미한 형체가 보인다. 하늘을 올려다보자 우연히 시선이 마주쳤다.

‘사람?’

언뜻 스쳐 지나간 그림자. 그건 바로 머리를 틀어 올린 사람의 모습이었다.

얼굴은 확실히 볼 수 없었지만, 그 형태와 모습은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았다.

체구가 엄청 컸고, 희미한 잔상 속에서도 붉은 눈동자가 또렷이 보였다.

콰쾅!

그 사이 휴게소는 더욱 망가지고 있었다.

삼족오 킹은 약이 올랐는지 재빨리 다리와 날개를 휘둘렀지만, 번번이 휴게소를 후려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각성자들이 몰려와 삼족오 킹을 공격하자, 그 그림자는 어느새 500미터 밖으로 주파하며 사라졌다.

‘저 각성자가 히든몬스터와 싸웠던 건가.’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우연히 출현한 삼족오 킹을 만난 각성자는 열심히 싸웠을 것이다. 하지만 도저히 잡을 수 없어 도망치다가 이 휴게소까지 왔을 것이다.

‘가만. 그럼 계속 도망가면 되지. 왜 휴게소 주변을 돌다가 사라진 거지?’

몬스터 도감은 즐겨보지만 던전에서 전투를 해본 적은 없다.

곰곰이 생각하던 나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몸을 돌렸다. 어서 빨리 폐허가 된 휴게소를 복구해야 했으니.

결국 하늘 다리 휴게소는 폐쇄되었다.

그리고 나는 하늘 다리 휴게소와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구름다리’ 휴게소의 잡화점 관리를 맡게 되었다.

구름다리 휴게소는 기존 하늘 다리 휴게소보다 규모는 훨씬 더 컸으나, 적막하고 지루한 내 일상은 변함이 없었다.

“휴게소 잡화점 따윌 누가 이용하겠어.”

각성자들이 얼마나 준비성이 투철한 인간들인가?

장기간 던전 공략을 하면 미리 짐꾼을 고용해 대량의 식자재와 각성자용 텐트까지 가져온다.

각성자들이 던전 휴게소 잡화점에 오는 일이라곤 부탄가스 정도가 떨어졌을 때뿐이었다.

“치료 스킬 가지신 분 없나요!”

그때 저 멀리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 있나.’

이상함을 느껴 밖으로 나가보니 수많은 각성자들이 들것에 실린 채 휴게소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던전 공략을 하다 실패했나? 근데 왜 사람들이 모여 있지?’

눈을 껌뻑이던 나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끄으으.”

그곳에 누워 있는 각성자들은 눈을 회까닥 뒤집고 있거나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엄청난 고통을 참는 듯했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표정과는 달리 어디에도 상처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다친 곳은 없어 보이는데.’

그때 모여 있던 각성자들 중에서 긴 머리를 하나로 묶은 남성이 혀를 차며 말했다.

“저런… 또 나타났나 보네.”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자 그 남성이 다시 말했다.

“예전에 뉴스에 나왔던 엉터리 진료소 말이에요. 왜 있잖아요. 웬 미친놈이 이상한 약을 나눠줘서 각성자들 맛이 가게 만든 사건 있잖아요. 최근에 다시 그 미친놈이 등장했다는 소문이 돌아요. 치료한답시고 사람을 죽도록 괴롭힌다고.”

모여 있는 각성자들이 아 하는 소리를 내었다.

“그놈, 여자라는 소문도 있던데.”

“여자든 남자든 뭔 상관이에요.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데.”

예전에 던전을 돌아다니며 회복제라고 나눠주면서, 실제로는 성격이 광폭해지는 약물을 나눠준 미친놈이 있다고 들었다.

그 약에 취해 사고를 일으킨 각성자들이 꽤 많았고, 결국 뉴스까지 보도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고통에 빠진 각성자들에게 힐링 팩터를 주입하던 여성 각성자가 소리쳤다.

“그 사람, 어딨어요?”

“드럼통 던전 부근에…….”

그 말을 들은 순간, 그 여성은 전력으로 휴게소 바깥으로 뛰어나갔다. 아마도 그 미친놈을 잡을 생각인 것 같다.

‘사복을 입었던데… 협회 소속 각성자였나.’

멀어져 가는 여성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그때.

“우경아.”

등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몸을 돌리니 구름다리 편의점 관리자, 공상욱 과장이 서 있었다.

“너도 빨리 정리하고 퇴근해라.”

“퇴근이요?”

“협회에서 내려온 지시 사항이야. 또 무슨 사건이 터진 거 같아.”

“네. 알겠습니다.”

던전 내에 사건이라고 하면 히든몬스터 출현밖에 없다. 고개를 꾸벅 숙인 후 나는 잡화점의 문을 닫았다. 그러다 문득 묘한 생각이 들었다.

‘잠깐만. 히든몬스터라면… 그때 그 각성자인가?’

불현듯 나는 구름다리 휴게소에서 보았던 삼족오 킹을 떠올렸다.

엄청난 크기의 대형 히든몬스터를 눈앞에서 봤을 때의 환희와 짜릿함을 잊을 수가 없었다.

‘아, 그리고 그 각성자도…….

그리고 삼족오 킹의 추격을 피하며 초고속으로 이동하던 각성자도 생각났다.

이번 사건도 그 각성자와 관련이 있는 걸까?

“우경 씨. 버스 왔어요.”

그때 마트 휴게소 관리자 중 한 명인 김성희 씨가 날 보며 외쳤다.

‘구름다리’는 협회 직영 휴게소인 만큼 직원들의 대우가 꽤나 좋았는데, 그중에 하나는 바로 던전 출입소까지 태워주는 통근버스였다.

“아, 저는 조금 있다 갈게요.”

이미 나는 드럼통 던전에 가보기로 마음먹은 상태다.

그곳은 폐건물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근처에서 몸을 숨기고 구경할 때가 많았으니까.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히든몬스터라든가, 각성자 전투를 직접 보겠어.’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른 나는 드럼통 던전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쿠웅!

드럼통 던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어느 폐건물.

내가 고개를 슬쩍 내밀자마자 폭발음과 함께 또다시 지축이 흔들렸다. 지진이 난 것처럼 건물이 흔들리는 걸 보니 분명 히든몬스터가 등장한 것 같았다.

쿠르르르르!

괴상한 소리가 들리자 나는 슬쩍 고개를 내밀었다.

“역시 맞았어.”

내 직감은 정확했다. 역시나 도감에서나 보던 히든몬스터가 거대한 몸체를 곧추세우며 서 있었다.

“기간트 펩이잖아!”

지네 형태에 추정 위험도가 1만이 넘어가는 무시무시한 몬스터.

한번 나타나면 그 주변을 초토화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협회에서 가장 경계하는 몬스터이기도 했다.

“어라?”

그런데 기간트 펩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무언가 희끗희끗한 형태가 보인다.

폐건물 숲 사이를 번개처럼 누비는 그림자를 보자,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그때 그 각성자가 분명해!’

스킬, 디텍션을 발휘하자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거구의 그림자가 느껴졌다.

“설마 저 기간트 펩을 혼자 상대하려고? 말도 안 돼.”

기간트 펩의 외피는 티타늄 합금을 능가하는 강도를 지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저 거대한 몸체를 민첩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설령 1급 각성자라고 해도 단독으로는 상대할 수 없다.

“정말… 상대할 생각인가.”

말도 안 된다. 도시 하나를 괴멸시킬 수 있는 거대 몬스터를 무슨 수로 혼자 잡는단 말인가.

하지만 남성은 기간트 펩과 싸우려고 마음먹은 듯 움직임을 멈추고 한 폐건물 옥상에 우뚝 서 있었다.

‘가면? 저런 걸 왜 쓰고 있지.’

그 전과 달리 옥상에 우뚝 서 있는 남성은 보기에도 섬찟한 가면을 쓰고 있었다.

쿠르르르르!

기간트 펩은 남성이 움직임을 멈추자 기다렸다는 듯 거대한 몸체와 앞발을 한꺼번에 들이밀었다. 그 움직임은 얼마나 빠른지 검은 번개가 하늘에서 떨어진 듯한 모습이었다.

“천마대능력!”

이상한 기합 소리와 함께 남성의 몸이 불처럼 타올랐다.

“권마칠식, 천수공파!”

벼락과도 같은 소리와 함께 퍼엉 하는 폭음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 순간 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남성이 뻗어낸 일격에 거대한 기간트 펩의 머리가 박살 났다. 아니, 말 그대로 폭죽처럼 터져 버린 것이다.

후두두두둑.

사방으로 검은 체액들이 비처럼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쿠웅 소리와 함께 기간트 펩의 몸뚱이가 바닥에 쓰러졌다.

“저게 뭐야. 폭발 스킬?”

말도 안 된다. 기간트 펩의 머리를 폭발시키려면 폭발 계열 스킬 중에서도 SS급 정도 되는 각성자가 서너 명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게다가 그 정도 능력이 있는 1급 각성자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방송에 출연하고 명성을 얻으려고 기를 쓴다.

하지만 저 사람은 심지어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었다.

“저 사람. 힘숨찐이잖아.”

저 정도 실력이라면 벌써 책에 실려 있어야 할 사람이다. 그런데도 정체를 숨긴 채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 히든몬스터를 사냥하다니.

“심지어 유물도 가져가지 않잖아.”

기간트 펩을 무심히 내려다보던 남성은 흥미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이곳을 벗어나려는 듯 몸을 웅크리던 순간.

“우왓.”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찧었다.

몸을 웅크리던 남성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내가 있는 곳을 빤히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걸린 건가.”

정확히 눈이 마주친 것으로 보아, 저 남성은 내가 지켜보고 있단 걸 확실히 알고 있는 듯했다.

‘설마 날 죽이려고 하는 건가. 목격자라서?’

지금까지 저런 실력이 알려지지 않은 걸 보면,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

‘도망가 봤자, 어차피 죽겠지.’

남성과 나와의 거리는 불과 100미터 남짓.

기간트 펩과 싸우던 속도를 생각해 보면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거리나 마찬가지다.

‘으으.’

숨을 죽이고 있던 나는 고개를 숙였다. 소설에서 자주 나오던, ‘호기심이 화를 부른다’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

몸을 떠는 채로 한참을 웅크리고 있었지만 별다른 소리가 없다. 이상함을 느낀 내가 고개를 내밀어보니 이미 그 남성은 떠난 상태였다.

그저 조용히 히든몬스터만 죽이고 떠난 것이다.

“있었어. 실제로도 있었어!”

나는 터져 나오는 환호성을 참지 못했다.

“정말로 있었어! 힘숨찐 주인공이!”

소설 속에서나 봤던 힘숨찐 주인공. 언제나 그런 영웅이 실제로 존재하기를 바랐다.

만약 그런 영웅이 있다면 하품이 날 만큼 고요하고 지루한 내 삶도 무가치한 것이 아닐 테니까.

나는 지금, 영웅이 바라는 고요한 삶을 살고 있는 거니까.

“좋아. 결심했어.”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생각했었던 목표 하나가 가슴을 뚫고 불쑥 튀어나왔다.

“나도 해보는 거야.”

그리고 반드시 그 목표를 이루어보겠다고 마음먹었다.

* * *

‘던전 속 힘숨찐 각성자가 되었다.’

내가 6개월간의 씨름 끝에 집필한 소설의 제목이다. 던전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는 건 각성자들이 아닌, 던전을 조용히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죽이는 힘숨찐 영웅이 있다는 내용이다.

나는 이 소설로 플랫폼 매출 10위를 달성했다. 그 덕택에 휴게소 직원 일은 때려치울 수 있을 만큼 돈을 벌 수 있었다.

“우경아, 뭐 하냐?”

내가 헤벌쭉 웃고 있을 무렵, 상점 앞을 지나가던 공상욱 과장이 불쑥 다가왔다.

“피곤해? 뭘 쓰고 있길래 히죽히죽 웃고 있는 건데?”

“아아, 별거 아니에요.”

내일 쓸 시놉시스를 끄적이던 내가 슬그머니 펜과 종이를 내려놓자 공상욱 과장이 피식 웃었다.

“그래. 심심하면 뭐라도 해야지. 맨날 파리만 날리는 상점이나 지키고 있는데.”

공상욱 과장의 말 속에 담긴 건 걱정보다는 비웃음이었다.

성공한 각성자인 공상욱 과장의 눈엔 휴게소 직원인 나는 백수처럼 한심해 보일 테니.

“그러게 말이에요.”

하지만 나는 담담하게 미소 지을 수 있었다.

꽤나 유명한 온라인 소설 작가가 되었지만, 정체를 숨긴 채 던전 휴게소 상점이나 관리하는 나 역시……

현실의 힘숨찐 주인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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