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수리하는 천마-26화 (26/285)

제26화. 다다 만물 공구상

다다 만물 공구상.

전동 공구, 전기 조명, 안전 용품, 용접 자재, 목공 용품, 유압 제품, 원예 도구 등등. 작은 나사부터 빨래 건조대까지.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철물 공구상점이자, 신들과 요괴들도 종종 이용하는 영지이기도 했다.

끼이익.

다다 만물 공구상 앞의 주차장에 하얀 승합차가 멈춰 섰다.

덜컥.

차문이 열리자 눈에서 푸르스름한 기운이 쏟아져 나오는 장채원과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천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 참.”

황당한 표정으로 천마를 바라보던 장채원이 나직이 말했다.

“대체 왜 새 공구를 사달라는 거야?”

전날 회식 덕에 단합심이 생겼는지, 천마는 최근 신뢰가 아닌, 일반 인테리어 시공 현장의 일에도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다.

다만 맨손이 아닌, 공구를 사용해야 하는 일이 생길 때면 천마는 갑자기 일을 거부하고 나섰다. 그 이유는 더 황당했다.

“본좌의 전용 공구가 아니다.”

천마는 다른 기술자의 공구라든가, 매장 창고에 구비된 공구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결국 그 고집에 못 이긴 장채원이 천마 전용 공구를 사러 온 것이다.

“공구 같은 건 누가 써도 같은 공구라고.”

그녀의 핀잔에 천마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본좌는 천마다.”

“근데?”

“지금까지 본좌가 사용한 모든 것들은, 모두 본좌를 위해 맞춤 제작한 것들이었지.”

팔짱을 낀 그는 당당하게 말했다.

“고금제일인이라 불리는 본좌가 어찌 범인들이 쓰던 걸 손에 쥘 수 있단 말인가.”

“하아…….”

장채원이 어깨를 늘어뜨렸다.

뭐 어찌 됐건, 신뢰는 철석같이 잘 해내고, 망치기는 하지만 일반 인테리어 시공일도 열심히 하고 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일할 때 쓰는 공구를 사달라는데 뭐라고 하기도 애매했다.

“좋아. 알겠어. 대신 열심히 일해야 해.”

결국 설득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장채원이 공구를 사기 위해 천마와 함께 이곳에 들른 것이다.

“뭐야? 대왕표 공구만 없잖아?”

전동 공구가 진열된 매대를 살펴보던 장채원의 눈이 짝짝이가 되었다.

“대왕 공구 망했어요? 왜 그 제품만 없어요?”

그러자 매대에 서 있던 노인이 거의 감긴 눈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상하게 그렇더라고.”

“네?”

“분명히 물건이 있었는데 말이지…….”

“으음.”

장채원은 입을 다물었다.

매대에 서 있는 노인은 다다 만물 공구상의 주인이자, 이 일대의 터주신이었다.

아득히 긴 세월 동안 이곳을 지킨 터라, 기억이 깜빡깜빡할 때가 많았다.

장채원은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빙긋 웃으며 옆에 있는 아빠손 상표의 제품을 가리켰다.

“그럼 아빠손 제품 쓰자. 이것도 꽤 좋은 제품이야.”

“거절한다.”

“뭐?”

“본좌의 품격에 맞는 것은 공구 중의 명품, 대왕표 제품이다. 다른 하급 제품들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 자식!’

멱살을 움켜쥐려는 걸 꾹 참은 장채원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일부러 안 사주는 거 아니잖아? 없는 걸 어떡해.”

“그럼 대왕표 제품이 입고되면 다시 오도록 하지.”

“으음.”

장채원은 썩은 감을 씹은 것처럼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르신. 대왕 공구는 언제 또 입고되나요?”

“아아, 나흘 후에 다시 오면 될 게야.”

“알겠소이다. 그럼 나흘 후에 다시 오겠소.”

천마의 단호한 표정에 장채원은 어깨를 늘어뜨렸다.

나흘 후.

“뭐야? 제품 입고 안 된 건가?”

다시 다다 만물 공구상을 찾은 장채원은 매대를 살펴보며 눈을 껌뻑였다.

아무리 이리저리 매대를 둘러보아도 대왕표 공구는 보이지 않는다.

터주신은 그사이 자리를 비웠는지, 매장 내부는 휑했고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직 입고가 안 되었나 봐. 다음에 다시 오자.”

장채원의 말에 천마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다시 사흘 후.

“어르신. 대왕 제품 입고가 안 되었는데요?”

다시 다다 공구상을 찾은 천마와 장채원. 하지만 여전히 대왕표 공구는 보이지 않았다.

“무슨 소린감? 그때 분명히 입고되었는디. 안 왔나?”

터주신은 가는 눈을 뜬 채 장채원이 있는 쪽으로 걸어와 매대를 살펴보았다.

“으음?”

실처럼 가는 터주신의 눈이 조금 커졌다. 놀랍게도 대왕표 제품이 있는 곳은 여전히 텅 비어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분명히 입고되었는디.”

“뭔가 착오가 있으신 거 아닐까요?”

“으음. 그런가. 노부가 또 착각했나 보이… 허허허.”

가는 눈을 뜬 터주신은 관자놀이를 긁적거렸다. 그런데 천마가 붉은 눈을 번뜩이더니 장채원의 귓가에 속삭였다.

“절도 사건이다.”

“뭐, 뭐?”

장채원은 황당한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너 여기가 일반 매장인 줄 알아? 자그마치 5등급 영지란 말이야. 영지!”

“그게 뭐 어쨌단 건가.”

“장난해? 이 매장에 들어올 수 있는 건, 영지 운영자나 그 직원들뿐이란 말이야.”

“그러니까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어쨌다니!”

장채원은 눈썹을 잔뜩 찌푸렸다.

“신뢰를 받는 영지 운영자가 다른 영지의 물건을 훔칠 리가 있냐? 지금까지 쌓아둔 것들이 몽땅 날아갈 텐데?”

“쯧쯧. 점주도 세상 이치를 모르는군.”

“뭐?”

혀를 찬 천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절도는 단지 빈곤함 때문에 벌어지는 사건이 아니다. 점주 말대로 쌓아둔 게 많은 자들이 오히려 남의 것을 잘 훔치지.”

“무슨 소리야. 넉넉한 사람들이 왜 남의 걸 훔쳐.”

“천만에. 아주 흔하다. 나잇살만 처먹고 죽지는 않는 무원정종(無願靜宗)의 귀신을 떠올려 봐라.”

천마는 무림의 성지라 불리는 무원정종의 종주, 정념(正念)을 떠올렸다.

“정사양도의 무학과 보물을 보호한답시고 걸핏하면 돈을 뜯어간다. 그 점만 보더라도 인간의 욕망이라는 건 끝이 없고, 가진 것이 많을수록 남의 것을 더 탐내는 것이 세상의 이치…….”

떠벌떠벌 이야기하던 천마는 장채원의 속삭임에 입을 다물었다.

“시끄러.”

“흐음. 아무리 생각해도 절도 같은 일은 불가능한 일일세.”

그때 실눈을 뜨고 있던 터주신의 눈동자에서 예리한 광채가 흘러나왔다.

“아무리 늙었다지만 누가 감히 노부의 눈을 속이고 물건을 훔칠 수 있겠나.”

“하지만 세상엔 결코라는 말은 없소이다. 예상치 못한 일이 많이 벌어지니 말이외다.”

“으음. 그럴 리 없네.”

그러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천마가 입꼬리를 씩 올렸다.

“솔직히 말해 본인은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하고 있소이다.”

“뭐어? 누군데?”

장채원이 깜짝 놀라자 천마는 지적한 눈으로 텅 비어 있는 매대를 가리켰다.

“대왕표 제품은 여러 제품 중에서도 가장 잘 만들어진 최고의 공구다. 범인은 이 제품만을 계속 노리고 있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겠나?”

“음…. 역시 훔쳐서 되팔려고?”

“좋은 추리다. 하지만 점주가 생각하지 못한 점이 하나 있다.”

“그게 뭔데?”

“평범한 자들, 아니 인테리어 계통의 전문가가 아니고선 대왕표 제품이 가장 훌륭하게 만들어진 공구라는 걸 모른다는 점이다.”

천마는 팔짱을 끼고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본좌는 인테리어 서적을 누구보다 열심히 읽는다. 때문에 어느 공구가 더 비싼지쯤은 알고 있지.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명품이라고 알려진 공구는 바로 이 블루스냅 제품이다!”

추리소설의 탐정처럼 매대를 샅샅이 살펴본 그가 다시 말했다.

“하지만 인테리어 시공자들은 모두 대왕표 제품을 최고의 명품이라고 하지. 왜냐하면 직접 공구를 써본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으음. 그건 그렇지.”

일리 있는 말에 장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천마의 말대로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진 제품은 대왕표 제품이 아닌, 블루스냅 제품이었다.

시공자들에게 명품이라 불리지만 대왕표 제품은 오히려 블루스냅 제품보다도 저렴했다.

대왕표는 국산, 블루스냅은 유명 수입 메이커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인은 전문 시공자들에게 명품이라 불리는 대왕표 제품만을 쓸어갔다. 즉, 절도범은 공구에 대한 지식과 소양이 상당한 자라는 거다.”

“오오.”

천마의 예리한 추리에 장채원과 터주신은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의 말에도 일리가 있네. 하지만 그런 걸로 어찌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단 말인가?”

“잘 생각해 보시지요.”

“노부는 정말 모르겠구먼.”

그러자 천마는 뒷짐을 진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노야. 이런 말을 들어보셨소이까? 범인은 늘 범행 현장에 돌아온다는 것을.”

“으응?”

“또 이런 말도 있지요. 범인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다.”

터주신을 바라보는 천마의 눈동자에선 칼날 같은 예기가 뿜어 나왔다.

“공구에 대해 뛰어난 지식을 갖고 있으며, 언제나 매장의 공구를 수시로 훔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자. 누굽니까?”

“그게 누군데?”

“그건 바로 노야, 바로 당신이 범…….”

“아하하하!”

요란하게 웃음을 터뜨린 장채원이 폴짝 뛰어올라 천마의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 쥐었다.

“이게 무슨…….”

천마의 입을 틀어막은 장채원이 이를 깨물며 속삭였다.

“너 미쳤어? 헛소리하지 마.”

하지만 이미 이야기를 들은 듯, 터주신의 표정은 굳어져 있었다.

“정말 죄송해요. 이 녀석, 늘 나사가 몇 바퀴 풀린 상태라…….”

“허허허. 노부가 공구를 가지고 싶으면 그냥 갖다 쓰면 되지. 뭣 하러 공구를 훔치겠는가?”

그러자 쓰러져 있던 천마가 벌떡 일어나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노야, 그 말에 모순이 있는 걸 아시오?”

“모순?”

몸을 일으킨 천마는 또다시 뒷짐을 지며 예리한 눈을 번뜩였다.

“본인은 일전에 신지관리팀에서 나온 젊은이를 만난 적이 있소.”

“신지관리팀?”

“그렇소. 그 젊은이는 본인에게 아주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었지요.”

“무슨 말을?”

“영지에도 등급이 있다고 하더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5등급 이상 영지의 매장은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본부에서 위탁을 한다고 들었소.”

천마는 번뜩이는 눈으로 터주신의 소매를 가리켰다.

“즉, 이곳의 공구는 본부의 것이며, 노야께선 그저 관리만 해주는 관리자일 뿐이오. 즉, 공구는 쓸 수 있겠지만, 그 처분은 마음대로 할 권한은 없단 뜻이지요.”

“으음. 그건 사실이네.”

터주신이 순순히 인정하자 천마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공구를 몰래 판 걸 인정하는 것이오?”

“야아.”

그러자 옆에 있던 장채원이 고개를 푹 숙였다.

“너 지금, 어르신이 누구인지는 알고 말하는 거야?”

“터주신이라고 들었다.”

“그래! 터주신! 이 일대의 땅을 모두 소유하신 터주신! 원한다면 대왕표 공구 회사를 통째로 살 수 있는 분! 그런데 몰래 공구나 훔쳐서 남에게 팔겠냐?”

하지만 천마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말했잖나. 많은 걸 가졌다고 남의 것을 훔치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야아… 너 그거 불경죄인 거 몰라? 얼른 사과드리지 못해?”

신을 모욕하는 행위는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장채원의 안색이 허옇게 변하자 천마는 당당하게 말했다.

“본좌가 막무가내로 의심한다고 생각하고 있군.”

“뭐?”

“증거도 있다.”

“증거라니?”

천마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터주신의 손목을 가리켰다.

“자, 노야의 소매를 자세히 봐라!”

“소매?”

장채원이 터주신의 소매를 유심히 보자 그곳엔 반짝이는 은빛 가루들이 붙어 있었다.

“으응? 웬 쇳가루가 있지?”

자신의 소매를 살펴보던 터주신이 두 손을 저었다.

“허어, 노부도 정말 모르는 일일세.”

“노야. 이젠 진상을 밝히시지요.”

당황한 터주신을 응시하던 천마가 눈에 힘을 주고 말했다.

“그 쇳가루는 대왕표 제품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 노야께서 더 잘 알고 있으리라 믿소이다.”

터주신은 소매에 묻은 쇳가루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천마의 말대로 이 쇳가루는 대왕표 제품에서 나온 것이 분명했다.

유수의 공구 중에서도 가장 질 좋은 쇠를 정련(精鍊)한 곳이니까.

“지금 진상을 밝힌다면 위쪽에서도 정상을 참작할 여지가 있을 거외다.”

“정, 정말일세. 노부는 정말 모르는 일일세. 믿어주게나.”

“그럼 왜 소매에 대왕표 제품 금속 가루가 묻어 있는 것이오?”

당황한 터주신은 매장 안쪽에 있는 창고를 가리켰다.

“오늘 노부가 한 거라곤 창고 정리밖에 없었네.”

“후후후. 그렇다면 창고에서 대왕표 제품을 착복한 것이 아니외까?”

천마가 집요하게 터주신을 압박할 무렵.

쩌엉. 쩌엉.

갑자기 창고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마치 쇳덩이가 엄청난 힘으로 절삭되는 소리 같았다.

“응? 저게 뭐지?”

창고로 걸어간 장채원이 문을 열자,

“어머나!”

그녀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창고 한쪽에는 별빛 같은 광채와 함께 눈처럼 하얀 담비처럼 생긴 족제비가 멀뚱히 서 있다.

그리고 입에는 절반으로 잘린 펜치가 물려 있었다.

“불가사리잖아?”

담비처럼 생긴 족제비는 바로 전설 속의 영물, 불가사리였다.

“불가사리?”

그 말을 들은 천마와 터주신이 창고로 뛰어왔다.

“이리 와!”

장채원이 맑은 휘파람을 불자,

-뀨?

병아리처럼 귀여운 소리를 낸 담비가 장채원의 어깨에 올라타 볼을 부볐다.

“아우, 귀여워. 말도 잘 알아듣네.”

불가사리 입에 잔뜩 묻어 있는 쇳가루를 발견한 천마가 입을 벌렸다.

“그게 뭔가.”

“불가사리야. 신수(神獸) 중에서도 최고 등급에 있는 녀석이지.”

“근데 왜 그 동물 입에 쇳가루가 묻어 있는 건가.”

천마의 물음에 장채원은 깊이 한숨을 쉬었다.

“아아, 불가사리는 질 좋은 쇠를 즐겨 먹으니까. 아마도 이 녀석… 여기 숨어서 대왕표 제품만 먹은 것 같은데?”

그 말에 천마와 터주신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랬구려. 하하하!”

“이제 보니 범인은 불가사리였군. 하하하하!”

부르릉.

승합차에 탄 장채원이 황당한 표정으로 옆을 바라보았다.

조수석에는 천마가 울적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마치 실연이라도 당한 표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크게 노한 터주신은 천마를 당장 내쫓았을뿐더러, 당분간 다다 공구상점의 출입을 금지시킨 것이다.

“그러게, 누가 되도 안 되는 추리를 하래?”

장채원의 핀잔에 천마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본좌의 추리는 합리적이었다. 소매에 대왕표 제품의 가루를 묻힌 걸 보고도 어찌 의심하지 않을 수 있겠나.”

“그래. 그걸 아니까 터주신 님도 이 정도로 끝내준 거야. 아니면 말도 안 되는 헛짓거리를 했으니 영구 출입 금지를 시켰을걸?”

-뀨뀨.

그러자 장채원의 어깨에 올라타 있던 하얀 불가사리가 귀여운 소리를 내었다.

“그래도 보람은 있었어. 나도 영물 같은 거 기르고 싶었는데.”

-뀨뀨.

불가사리는 장채원이 마음에 들었는지, 창고에서 나와 그녀의 어깨에 줄곧 올라타 있었다.

“그 족제비, 기를 건가?”

“당연하지. 아이, 귀여워.”

“어디서 기르려고?”

“저번에 네가 만든 거 있잖아. 튼튼한 강아지 집.”

천마는 발끈하며 고개를 저었다.

“거절한다.”

“왜?”

“그것은 본좌가 만든 만마소궁이다.”

“하아. 은랑신 님께 다 들었거든? 마음은 아프지만 그렇다고 그걸 계속 바깥에 놔둘 순 없잖아.”

할 말이 없던 천마는 고개를 홱 돌렸다.

“절대로 거절이다. 본좌가 만든 역작을 이런 족제비에게 갖다 바칠 수 없다.”

-뀨뀨!

“시끄럽다, 족제비! 만마소궁은 강아지 전용이란 말이다!”

장채원의 승합차는 시끌벅적한 상태로 매장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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