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수리하는 천마-25화 (25/285)

제25화. 첫 회식

무림엔 복날이 있는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있다.

덥고 습한 여름철이 오면 육류나 영양가 높은 음식들을 먹어 더위를 이겨내고 식욕 저하를 막았다.

그렇다면 천마는 복날을 챙긴 적이 있을까?

이러한 장채원의 질문에 천마는 명쾌하게 답했다.

“없다.”

매장 창고 안에 쌓여 있는 자재를 열심히 정리하고 있던 천마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본좌는 한서불침에 이른 지 오래다. 추위와 더위 같은 게 감히 침범할 수 없지.”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있는 천마를 바라보는 장채원의 입가엔 경련이 일어났다.

“그, 그래?”

“아, 지금은 내공이 소실된 터라 조금 땀이 흐르지만.”

목에 두른 수건으로 이마를 쓱 닦은 천마가 말했다.

“이 세계는 어느 곳에 가도 쾌적하게 온도가 조절되는 기계가 있지 않나. 게다가 먹는 것이 풍족해서 뭘 챙겨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옳은 말이긴 하다.

창고 한쪽에 ‘초복’이라는 글자가 적힌 달력을 바라보던 장채원이 말했다.

“아니, 뭐 그렇긴 한데. 그래도 때 되면 뭔가 챙겨 먹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지. 마케팅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복날은 사람들이 꽤나 잘 챙기는 날이야.”

“그런가.”

“그래. 심지어 복날엔 정령수한테도 영기가 잔뜩 담긴 신수를 줬으니까.”

“그렇군.”

다시 몸을 돌려 커다란 장판을 어깨에 짊어진 천마는 흥미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하긴 보양식이 필요할지도 모르겠군. 여성들은 대체로 몸이 허약하니…….”

그러다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눈빛으로 몸을 돌렸다.

“그런가. 점주에겐 해당 사항이 없나.”

“시끄러.”

쩝 소리를 낸 장채원이 휴대폰 시계를 바라보았다.

“여하튼 그런고로 오늘은 회식이야.”

“회식?”

[직장 동료와 함께 모여서 음식을 먹는 걸 뜻합니다.]

창고 쪽방 충전스테이션에 있던 무명이 둥글둥글한 몸을 굴려 천마의 앞에 도착했다.

[그렇다는 건 저, 무명도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자리겠군요.]

“너도 가려고?”

장채원의 물음에 무명이 하얀 눈을 번뜩였다.

[물론입니다. 정령수가 아닌 인간, 아니 천마 님을 직원으로 뽑고 처음으로 하는 회식 자리가 아닙니까. 제가 빠질 수 없죠.]

“뭐… 상관은 없지만. 근데 넌 음식 같은 건 못 먹잖아.”

[회식은 먹는 것보다 동료끼리의 단합을 다지는 자리입니다. 참석하는 것으로 의의를 두겠습니다.]

“단합이라. 본좌에겐 필요 없는 의미로군.”

천마가 거절하자 장채원이 고개를 저었다.

“꼭 그런 거 아냐. 그냥 복날에 맛있는 거나 먹자는 거지. 어차피 회식 한번 할 때도 되었으니까.”

“본좌는 괜찮다. 점주나 다녀와라.”

“거절 같은 건 없어. 누군 가고 싶은 줄 알아?”

“무슨 말이냐.”

“복날 같은 걸 챙기는 건 인테리어 매장을 운영하는 자의 숙명이라고.”

장채원은 자재가 쌓여 있는 창고를 보며 말했다.

“중노동을 하는 시공자들에게 복날을 안 챙겨주는, 책임감 없는 사장은 없어. 이것은 인테리어 업계의 불문율이야.”

“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의무감이었다.

하지만 거절한다면 허락할 때까지 잔소리를 해댈 것 같은 장채원의 눈빛을 보자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다.

“알겠다.”

* * *

번화가 어느 뒷골목에 위치한 먹자골목.

‘고향집’이라는 간판을 걸어놓은 음식점엔 손님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내부의 테이블은 모두 숯불을 피울 수 있는 깡통으로 되어 있었고, 그 위론 환풍기가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었다.

“흠.”

팔짱을 낀 채 앉아 있는 천마는 굳은 얼굴로 불판을 내려다보았다.

“이것이 이 세계의 보양식이란 말인가.”

숯불에 올려놓은 불판 위엔 매콤한 양념으로 버무려진 닭발과 토막 난 꼼장어가 잔뜩 올려져 있었다.

한국인이라면 소주 한잔하지 않을 수 없는 훌륭한 안주였으나, 불판을 내려다보는 천마는 심령사진을 들여다보는 듯한 기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군.”

“닭발이랑 꼼장어 안 좋아해?”

“좋아하고 자시고가 어딨나.”

“무슨 소리야. 이게 얼마나 맛있는 건데?”

군침을 삼킨 장채원은 신이 난 표정으로 말했다.

“닭발은 콜라겐이 많고, 매운 건 스트레스 풀기에 좋아. 꼼장어는 쫄깃하지. 이거, 없어서 못 먹는 술안주라고.”

“음.”

“먹어봐. 맛있어.”

“못 먹는다.”

“편식하는 거야?”

“아니, 이건 못 먹는 거다.”

시뻘겋게 묻힌 닭발을 들어보던 천마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본좌는 지류증에 걸린 닭발을 본 적이 있다. 일종의 피부병이지.”

“응?”

“닭발 주변으로 굵은 살처럼 튀어나온 혈관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붉게 튀어나오거나 까맣게 곪는다. 고름도 차 있지.”

천마는 손가락으로 닭발을 만들어 깡통 위에 올려놓았다.

“이게 닭의 발이라면 바닥은 언제나 배설물 위에 올라와 있는 셈이지. 즉 똥독이 오를 수 있다는 거다.”

“…….”

장채원은 닭발을 들어 올린 젓가락을 떨어뜨렸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 닭발을 구워 먹던 사람들도 석고상처럼 굳어버렸다.

하지만 천마는 주변 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곪아버린 피부를 본 이후로 본좌는 닭발을 먹지 않는다. 아니, 먹는 것으로 취급하지 않지.”

“곪아버린 피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장채원이 힘없이 계산대로 걸어갔다.

“어디 가나.”

“장난해? 그런 말을 듣고 어떻게 먹어!”

“본좌의 개인적인 경험담일 뿐이다. 귀담아들을 필요 없다.”

“됐어!”

밖으로 나온 장채원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네가 먹고 싶은 거 골라.”

“본좌가 말인가.”

“그래. 또 내가 고르면 취향이 아니네, 할 수 있으니까.”

“좋다.”

주위를 둘러보던 천마는 골목길 끝 쪽에 보이는 매장을 가리켰다.

“저기가 좋겠군.”

그곳은 간판에 커다란 돼지가 그려진 삼겹살집이었다.

놀랍게도 다른 세계에서 온 천마는 직장인들의 회식 메뉴 부동의 1위.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메뉴를 단박에 고른 것이다.

“뭐, 괜찮겠네.”

장채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삼겹살집으로 들어갔다.

안쪽은 닭발집과 똑같은 깡통 테이블로 되어 있었고 역시나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삼겹살 5인분, 소주 하나요.”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숯불과 함께 테이블에 밑반찬과 고기가 올려졌다.

집게를 집은 점원은 선홍빛 삼겹살을 집어 불판 위에 올려두었다. 치익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며 고소한 냄새가 사방으로 풍겼다.

겉면이 살짝 익자 점원은 먹기 좋게 삼겹살을 자르기 시작했다.

“맛있겠다.”

불판을 내려다보던 장채원은 침을 꿀꺽 삼켰다.

닭발과 꼼장어를 한 입도 먹지 못한 탓에 뱃속이 구멍 난 것처럼 허기가 밀려왔다.

“흠.”

그런데 불판 위에 올린 고기를 멀뚱멀뚱 바라보던 천마가 젓가락을 내밀었다.

“어, 아직 다 안 익었습니다.”

놀란 점원이 눈을 크게 뜨자 천마가 손을 휘휘 저었다.

“이 정도면 잘 익은 거다.”

그리고 핏기 가득한 삼겹살을 집어 올려 입으로 가져갔다.

“괜찮은 고기군.”

“이게 소고긴 줄 알아? 다 익으면 먹어.”

“상관없지 않나. 본좌는 오랫동안 설익은 돼지고기를 즐겼다.”

“뭐?”

장채원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거, 취향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닌데.”

“무슨 소리냐.”

“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해. 기생충 있다고.”

“기생충?”

“몰라?”

잠시 고민하던 천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다. 백성들의 고혈을 빠는 탐관오리들을 뜻하지.”

“흐응, 역시 모르는구만.”

아까의 복수를 하려는 걸까?

어느새 휴대폰을 꺼내든 장채원이 음침한 표정으로 말했다.

“돼지고기엔 갈고리촌충(Taenia solium)과 유구낭미충(Cysticercus cellulosae)이 있다고. 자, 보여?”

휴대폰 화면에는 눈으로 봐도 꺼림칙하게 생긴 기생충 사진이 떡 올려져 있었다.

“돼지의 근육 속에 들어가 있는 이 기생충을 사람이 먹게 되면, 장 속에서 살게 된다고.”

“흥, 본좌는 만독불침…….”

“보여? 유구낭미충은 이렇게 사람의 뇌와 척수 속에 파고들 수도 있단 말야. 이 사람은 종양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뇌에서 촌충의 애벌레가 가득 찬 낭종이 발견된 거라고.”

장채원은 또다시 휴대폰에서 다른 그림을 보여주었다.

“자, 보여. 돼지고기 설익은 것 먹었다간, 간질이나 두통, 시력 상실, 부분 마비…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삼겹살을 씹던 천마가 어깨 위에 있는 무명에게 물었다.

“사실인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돼지 농가에선 인분을 쓰지 않으며 더러운 하수구 물을 먹이지도 않…….]

무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

삼겹살을 집어 올렸던 천마는 천천히 젓가락을 내려두었다. 그리고 바닥에 있는 휴지통을 조용히 들어 올렸다. 그다음 손가락으로 자신의 전중혈을 빠르게 짚었다.

“웨엑.”

천마가 지금까지 먹었던 삼겹살을 모조리 게워내자, 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 * *

[이게 무슨 회식입니까.]

쫓기듯 삼겹살집에서 나온 천마와 장채원을 번갈아 바라보던 무명이 말했다.

[어째서 두 분은 서로의 식성과 취향을 비난하고, 경멸하고 모욕하여 모멸감을 주는 행위를 번갈아 하는 겁니까.]

“시작은 너였잖아?”

“그건 본좌의 개인적인 잡담이었다.”

“나도 네 건강을 생각해서 한 조언이었다고.”

“알 수 없는 벌레들에 잠식된 병자가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을 보여준 게 말인가?”

“그럼 내가 좋아하는 닭발을 썩은 고름이라고 표현한 건 괜찮고?”

천마와 장채원의 말싸움이 거세지자 무명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알겠습니다. 더 이상 서로를 힐난하는 행위를 멈춰! 주세요.]

“…….”

“…….”

[저 무명에게, 이 망해 버린 회식을 다시 화기애애하게 만들 해결 방법이 있습니다.]

“무슨 소리냐.”

“무슨 소리야?”

천마와 장채원이 발아래를 내려다보자 무명이 자신만만한 음성으로 말했다.

[방금 전, 이 부근에서 가장 평이 좋은 술집과 음식을 검색 완료하였습니다. 바이럴 마케팅으로 의심되는 후기를 제외하고도, 천이백 건 이상의 극찬 후기가 있는 곳이니 믿을 수 있는 곳이겠지요.]

둥그런 몸체에서 앙상한 두 팔을 뽑아낸 무명이 팔짱을 꼈다.

[이미 예약과 주문을 모두 완료하였습니다. 분위기까지 좋다고 하니 가시면 반드시 만족하리라 생각합니다.]

바(bar), 엘리스.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인적이 드문 상가 골목에 위치한 작은 바다.

창이 없는 탓에 내부가 보이지 않는 이 바는 육중한 쇠문으로 된 곳에 보일 듯 말 듯한 금속 간판이 작게 붙어 있었다.

“어라?”

문 앞의 간판을 바라보던 장채원이 눈을 깜빡였다. 예전에도 지인들과 몇 번 방문해 본 적이 있는 바였기 때문이다.

“나, 여기 알아. 여기 엄청 유명한 바잖아.”

[아신다니 다행이군요.]

안으로 들어서자 어두운 조명 아래 두꺼운 나무로 된 카운터가 보인다.

들릴 듯 말 듯한 감미로운 재즈 음악이 들려오는 내부는 술집이라기보다 아늑한 아지트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근데 여기 엄청 정통 바인데? 술이야 그렇다 쳐도, 먹을 게 없을 텐데.”

클래식 바에서는 배를 채울 수 있는 안주 따윈 팔지 않는다.

구석 테이블에 앉은 장채원의 말에 천마의 어깨에 타고 있던 무명이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이미 인근에서 최고의 술안주로 평가되는 음식점에 배달을 요청해 놓았으니까요.]

“그거 실례 아냐? 바에서 배달 음식을 먹어도 돼?”

[걱정 마십시오. 오는 동안 전화로 양해를 구해놓은 상태입니다.]

“그래?”

바의 단골손님들은 케이크나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안주들을 양해하고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장채원은 주도면밀하게 준비한 무명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생했네.”

“여기는 뭔가.”

천마가 주위를 둘러보자 무명이 말했다.

[바라는 곳입니다. 국가 공인 조주기능사가 다양한 술을 파는 곳이죠. 첫 잔은 식전주인 캄파리 오렌지를 추천드립니다.]

얼음이 가득 들어간 텀블러에 채워진 주황빛 칵테일을 쭉 들이켜자 희미한 알코올 향과 함께 상큼한 향이 입안을 감돈다.

단숨에 칵테일을 들이켠 천마가 입맛을 다셨다.

“과연. 괜찮군.”

“근데 음식은 뭘 시킨 거야? 나 슬슬 배고픈데.”

장채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시꺼먼 바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후줄근한 추리닝을 입은 배달원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배달시키신…….”

[이쪽입니다.]

성큼성큼 걸어오는 배달원을 바라보는 장채원의 표정이 기괴해졌다.

한 걸음 한 걸음 이쪽으로 다가올 때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극심한 악취가 풍겼기 때문이다.

“여기 있습니다.”

배달원이 내려놓은 것은 하얀 비닐에 싸여 있는 큼직한 플라스틱 용기였다.

천마가 용기를 벗겨내자 은은하게 풍겼던 악취가 본격적으로 뿜어나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

“이건…….”

장채원의 표정은 금단의 상자를 들여다본 것처럼 굳어졌다.

하얀 용기에 들어 있는 음식은 회색빛으로 푹 삭혀진 홍어, 그리고 묵은지였다.

[이 근방에서 최고의 평점을 받은 홍어집의 홍어삼합입니다. 이곳의 다양한 술과 곁들여 먹는다면 최상의 조합이…….]

* * *

택시 정류장을 향해 터덜터덜 걷던 장채원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 왜… 내 주변엔 평범하거나 멀쩡한 게 없을까.”

천마와 천마의 어깨에 올라타 있는 무명을 바라보던 장채원이 다시 어깨를 늘어뜨렸다.

고개를 든 그녀는 우울함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올려보았다.

“생애 첫 회식이었는데. 정통 바에서 무슨 홍어삼합을…….”

“괜찮다.”

“뭐?”

그녀의 옆에서 나란히 걷던 천마가 나직이 말했다.

“처음이라는 건 항상 어렵고 난해하다. 익숙해지기 전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 무공이나, 인테리어 시공일처럼 말이다.”

“뭐야. 지금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거야?”

“그런 표정 지을 것 없다는 거다. 실패라는 건 성공에 한 발짝 더 다가선 행위니까.”

“그러니까 회식 따위에 실패하고 싶지 않다고.”

[실패라고 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장채원이 핀잔을 주려 하는데 무명이 택시 정류장 앞에 줄지어 늘어선 포장마차를 가리켰다.

[저곳이라면 고기와 해물 요리, 그리고 국수 같은 든든한 식사도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메뉴가 있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견해 차이도 줄일 수 있겠죠.]

“그러게. 그 생각을 못 했네.”

[마음에 드십니까.]

“나쁘지 않네.”

[근데 왜 택시 정류장으로 가시는 건가요?]

빙긋 웃은 장채원이 무명의 둥그런 머리통을 매만지며 말했다.

“예산 초과야.”

두 눈을 반달처럼 접은 채 미소 짓고 있는 장채원의 이마엔 굵은 핏발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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