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자이언트 고구마 (1)
복복 인테리어 내부.
별다른 일이 없는 한가한 날이었다.
천마는 응접 테이블에서 <던전에서 아침을>이라고 적힌 잡지를 보고 있었고, 무명은 테이블 옆에서 쉴 새 없이 잔소리를 해댔다.
장채원은 때마침 풀 배달을 온, 7급 영지의 잡품 대리점 직원과 담소를 나누는 중이었다.
“네에?”
그런데 한참 이야기를 하던 장채원이 눈을 크게 떴다.
“갑자기 풀 공급이 부족해질 거라뇨? 왜요?”
“그게요…….”
머리를 긁적인 직원이 한숨을 내쉬었다.
“어떤 미등록 각성자가 XX지구 초입에 있는 D급 던전을 클리어했나 봐요. 그곳이 유일하게 자이언트 고구마를 대량으로 구할 수 있는 곳인데…….”
“설마, 크랩 피트가 살고 있는 농장 던전이요?”
“네. 그것 때문에 자이언트 고구마 품귀 현상이 계속 지속되어서… 풀 공장에서도 난리도 아니에요.”
자이언트 고구마는 크랩 피트가 사는 던전 내부에 서식하는 거대한 고구마였다.
맛과 영양이 형편없어 식용으론 쓰이지 않지만, 질 좋고 몸에 해롭지 않은 친환경 풀 재료로 쓰이고 있었다.
“말도 안 돼요. 어떤 미친놈이 9급 각성자들도 클리어 안 하는 크랩 피트를 때려잡아요? 잡아봤자 금옥환 같은 위장약밖에 안 나오는데.”
“콜록콜록.”
그때 응접 테이블에 앉아 있던 어떤 미친놈… 아니, 천마가 사레들린 기침을 연달아 해댔다.
“물을 마셔, 물을.”
장채원이 고개를 돌리며 핀잔을 주자 천마가 헛기침을 했다.
“크허험.”
책을 고쳐 든 천마는 쥐 죽은 듯 입을 다물었다.
뿐만 아니라 천마의 어깨에 올라타 잔소리를 하고 있던 무명까지 갑자기 동작을 멈춘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럼 어쩌죠? 이번 달에 친환경 풀로 시공할 신뢰가 좀 있는데.”
“뭐, 던전이 다시 재건될 때까지는 일정을 미루든가, 아니면 일반 풀 시공으로 돌려야죠.”
“안 되는데. 이번 신뢰는 다 미룰 수 없는 것들이라. 이사 들어가기 전에 하는 시공이거든요.”
“죄송해요. 저희도 재료 공급이 딸려서… 이해 부탁드려요.”
잡품 대리점 직원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미안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컴퓨터 책상 위에 올려진 계약서들을 살펴보던 장채원이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정말 안 되는데…. 친환경 풀이 최소한 열다섯 개는 더 있어야 하는데.”
자리에 앉은 장채원은 책상 위에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안녕하세요? 복복 인테리어인데요. 네네, 혹시 자이언트 고구마로 만든 친환경 풀 재고가 좀 있을까요?”
“사장님.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죠? 다름이 아니라, 매장에 친환경 풀이 조금 모자란데…….”
장채원이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며 사정하고 있을 무렵, 그 모습을 바라보던 천마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때 던전 안에 꽉 채워져 있던 게 자이언트 고구마였나.”
[그래서 제가 몬스터 좀 작작 잡으라고 조언을 드리지 않았습니까. 안정화된 하급 던전은 재료 수급을 위한 곳이라고요.]
괘씸하기 짝이 없는 말투였으나, 화낼 면목도 없었다.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던 천마는 나직이 말했다.
“자이언트 고구마라는 건 거기 외에는 구할 수 없는 건가.”
[그렇진 않습니다만, 그 양이 매우 적습니다. 오직 크랩 피트가 있는 던전에서만 대량으로 생산됩니다.]
잠시 눈을 번쩍이던 무명이 다시 말했다.
[자이언트 고구마를 직접 구할 생각이신가요?]
“다른 것도 아닌, 신뢰다. 본좌의 내공과 직결되는 일이지. 뾰족한 수를 내봐라.”
드르르륵. 위위이잉.
갑자기 무명의 몸에서 기계음이 연달아 들리기 시작했다. 고성능 하이테크 나노봇인 무명이 고심할 만큼 복잡한 연산에 들어간 것이다.
[천마 님.]
계산을 모두 마친 무명의 눈동자에선 눈부신 백광이 번뜩거렸다.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 * *
잠시 후.
“던전에 들어가겠다고?”
전화기를 내려놓은 장채원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명을 어깨에 올린 채 커다란 봇짐을 둘러멘 천마가 갑자기 던전에 가겠다고 나선 것이다.
“일이 없으면 매일 책만 읽으며 빈둥거리던 네가 갑자기 왜?”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이군. 책을 읽는 것이 어찌 빈둥거리는 게 되나.”
“업무 시간에 책을 읽는 게 정상은 아니지.”
“인테리어 관련 책이었다. 업무에 필요한 지식을 함양한 것이라고 해두지.”
“뭐래? 객잔에 손님이 없다고 점소이가 놀진 않잖아.”
천마는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틀린 말은 아니나, 짚을 것은 짚어야 한다.
“무례한 말이로다. 어찌 본좌를 점소이에 비교하는가.”
장채원의 눈썹이 하늘로 솟구쳤다.
천마와의 대화는 언제나 이런 식이다. 이성적인 대화로 시작되는 듯하나, 늘 마지막은 자존자대한 헛소리로 끝난다.
“아, 그러십니까요.”
화가 난 장채원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굽신거렸다.
“그럼 천마 나으리께서는 업무 시간에 책을 읽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십니까요?”
“이상한 말투로군. 쓰지 마라.”
“왜, 놀라셨습니까요?”
“조금은.”
내심 통쾌함을 느낀 장채원이 히죽히죽 웃으며 천마를 놀렸다.
“천마 나으리도 놀라는 게 있습니까요?”
“그렇다. 본좌의 면전에서 오리처럼 입술을 내밀고 빈정거리는 인간이 있을 거라곤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으니까.”
“하.”
그러니까 기분 나쁜 게 아니라, 진짜 그런 사람이 처음이라 놀랐단 뜻이다. 이 진지충 천마를 놀리는 건 시기상조. 아니, 아직 능력 부족인 것 같다.
짜증을 꾹 삼킨 장채원이 두 주먹을 쥐었다.
“던전은 왜 가려는데?”
“유물이라도 몇 개 건져오려고 한다. 가격이 비싼 걸 얻어 오면 점주가 매장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
“아, 그런 거였어? 기특하네. 날 다 걱정해 주고.”
두 손을 모으고 활짝 미소 짓던 장채원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안 돼. 절대 불가. 못 들어감.”
“어째선가.”
“신뢰를 위한 재료를 얻는 것 때문에 들어가는 건 괜찮아. 하지만 금전 목적을 위해 던전에 들어가면 안 돼.”
장채원의 눈동자에선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엄숙한 빛이 흘렀다.
“우리처럼 신의 의뢰를 해결해 주고 보수를 받는 자들은 사사로운 목적으로 던전에서 이득을 취할 순 없어. 무슨 말인지 알아?”
“그렇군. 신력 때문인가.”
“그래. 그 힘은 인간세계를 휘저을 수도, 간섭할 수도 있는 큰 힘이야. 이 땅에 뿌리내린 던전은 이미 인간들의 터전이 되었다고.”
“그런 거였나.”
장채원의 말을 곱씹던 천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더욱 던전에 들어가야겠군.”
“뭐라고?”
대형 풍선처럼 커다란 포대 가방을 멘 천마가 씩 웃었다.
“공익 목적이다.”
천마는 매장 뒤 비밀 통로를 지나쳐 던전 지역으로 들어왔다.
폐건물 옥상 밖으로 나오자 쥐 죽은 듯 입을 다물고 있던 무명이 또랑또랑한 목소리를 내었다.
[아까는 가슴이 조마조마해서 혼났습니다.]
“무슨 말이냐.”
[천마 님이 장채원 님에게 D급 던전을 무너뜨린 장본인이라고 고백하는 줄 알았거든요.]
“그게 왜 걱정할 일이지.”
[폭주하는 천마 님을 막지 못한 건 제 탓이니까요.]
“무슨 헛소리냐.”
천마의 물음에 앙상한 기계 팔로 공처럼 동글한 몸을 매만진 무명이 말했다.
[이 업계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사용자를 제대로 보필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돌면 그걸로 끝. 저를 찾는 사용자는 없을 테니까요.]
천마는 눈썹을 찌푸렸다.
“본좌와 점주 외에 또 다른 사용자가 있단 말인가.”
[없습니다. 하지만 먼 훗날 생길 수도 있겠죠.]
쉴 새 없이 헛소리를 지껄인 무명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곧 천마의 시선도 뒤따랐다.
“어쨌든. 방법이 있다고 했지. 다른 던전에 있는 자이언트 고구마라도 찾은 건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던전 중에선 자이언트 고구마가 대량 생산되는 곳은 없습니다.]
“뭐라고?”
[지금까지 알려진 던전 중에선 말이죠.]
무명은 몸을 돌려 폐허가 된 빌딩 숲이 아닌, 먼 하늘 쪽을 가리켰다.
[세이프던전 지역을 넘어가면, 정확한 지리가 지도에 추가되지 않은 가변던전 지역이 나옵니다. 그곳 던전은 안정화가 되지도 않고, 등급도 정해지지 않았고, 몬스터들이 쉴 새 없이 돌아다니죠.]
“새로운 던전을 찾겠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몇 년 전부터 미등록 각성자들이 정보를 나누는 ‘뒷거래 시장’에 올라오는 글들에 의하면, 가변던전 지역 초입에서 크랩 피트를 보았다는 각성자들의 이야기가 많았지요.]
“흠.”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를 종합해 봤을 때, 가변던전 초입 부근에 크랩 피트가 서식하는 던전이 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좋다.”
무명을 어깨에 올린 천마는 세이프던전 지역을 빠르게 벗어났다.
건물 사이를 풀쩍풀쩍 뛰어넘은 천마가 마침내 세이프던전 지역의 경계에 도착하려던 찰나.
어디선가 왁자지껄한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천마 님.]
“본좌도 들었다.”
[가능한 각성자들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잠시 몸을 숨기는 걸 추천합니다.]
“어째서?”
[천마 님은 미등록 각성자입니다. 지금도 허가 없이 가변던전 지역으로 몰래 들어가는 중이고요. 다른 각성자들이 행여 신고라도 한다면 골치 아파집니다.]
침음을 낸 천마는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추고 몸을 낮게 웅크렸다.
맞은편으로 보이는 부서진 건물 아래엔 팀으로 보이는 여덟 명의 늙은 노인들이 바닥에 기대어 쉬고 있었다.
“음?”
그들을 빤히 바라보던 천마는 두 눈을 가늘게 떴다.
그중 일전에 천마와 함께 각성자 등록을 하러 왔던 노인이 산더미 같은 짐을 등에 멘 채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아시는 분입니까?]
“일면식이 있는 노인장일 뿐이다.”
천마의 시선을 따라 노인을 바라보던 무명이 줄줄이 읊었다.
[이름 송근식. 나이 70세. 8급 근력증강 스킬 각성자. 현재는 팀 ‘고인물’ 소속 짐꾼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신상도 알 수 있는 건가.”
[협회에 등록된 각성자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한 것뿐입니다.]
둘은 노인이 속한 무리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젠장. 이 정도 유물 가지곤 거의 허탕 친 거나 다름없는디.”
팀 고인물의 탱커이자 9급 각성자인 박문식 노인이 팀에서 짐꾼을 맡고 있는 송근식에게 말했다.
“어이, 송 씨. 아무래도 한나절 정도 더 돌아봐야 할 것 같은데 괜찮여?”
“물론이지. 난 아직 쌩쌩해.”
구석에 기대어 쉬고 있던 송근식이 굵은 이두박근을 보였다.
“이 정도 짐은 하루 종일 들라고 해도 들 수 있으니, 걱정 말고 돌아다녀 봐.”
“미안혀. 잘 일하던 송 씨를 괜히… 유리 팀에 와서 돈도 못 벌고 고생이네.”
“쓸데없는 소릴. 마음 맞는 사람들하고 일하는 게 복이지.”
손녀딸과 폐지를 줍던 송근식은 8급 각성자가 된 후, 던전 짐꾼으로 취직해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전원 노인 각성자로 구성된 팀 ‘고인물’에 영입 제안을 받았다.
실력이 변변찮은 팀인지라, 사무소 짐꾼 일을 할 때보단 수익이 조금 적었다. 하지만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일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우리 손녀야 이제 초등학교에 가니 상관없지만, 박 씨네 손자는 곧 대학에 간다며? 많이많이 벌어놔야지.”
“우리 아들은 그래도 잘 버니까 괜찮여. 손
씨네가 걱정이지.”
박문식은 벽에 기대어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팀 고인물의 리더 손중학을 가리켰다.
“손 씨네 아들도 각성자인데 이번에 크게 다쳤어. 근데 각성자 병동은 병원비가 어지간히 많이 나와야지. 빨리 수술비를 마련하지 않으면 큰일이여.”
“다 쉬었으면 슬슬 일어나자고. 빨리 다른 던전에 가보게.”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손중학이 몸을 일으키고는 다시 세이프던전 안쪽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나머지 동료들도 주섬주섬 일어나 그를 따랐다.
“흠.”
그들이 떠나자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던 천마도 다시 몸을 움직였다.
[가변던전 지역 초입에 진입하였습니다.]
가변던전 지역.
세이프던전 지역의 경계를 벗어나자 짙은 회색빛 구름이 태양 빛을 차단하고 있었으며, 초입에는 희뿌연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어 안쪽의 풍경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군.”
뿌연 안개를 바라보던 천마가 나직이 말했다.
“이 세계의 인력과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모든 지역을 정복할 수 있을 텐데. 어째서 하지 않은 거지?”
[던전이 처음 발생했을 당시엔 국가 차원에서 공략팀을 운영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땐 각성자들의 존재도, 던전에 나오는 몬스터에 대해서도 무지한 편이었지요.]
위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무명의 눈동자에서 강렬한 빛이 쏟아져 나와, 입체 영상을 천마의 눈앞 허공에 띄웠다.
[그 당시 인간들은 기존에 보유한 화기들로 몬스터를 사냥했습니다. 하지만 화기들을 쓸 때마다 던전은 늘어났고 몬스터들의 숫자도 불어났죠. 던전을 파괴하려 시도하면 할수록 몬스터들은 던전 밖으로 튀어나오는, 던전의 불안정화가 가속화되었습니다.]
천마의 눈앞에는 금속으로 뒤덮인 던전 지역에 수백 개의 미사일이 떨어지는 광경이 영상으로 펼쳐져 있었다.
[가변던전 지역은, 당시 던전의 특성을 몰랐던 인간들의 무지로 생겨난 산물입니다. 지금처럼 각성한 인간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그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머지않아 가변던전도 세이프던전 지역처럼 정복할 수 있겠지요.]
“그랬군.”
천마는 비로소, 이 세계에 대해 상당히 무지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장채원이 어째서 무명을 자신에게 주었는지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녀석에게 배우라는 거군. 천천히…….’
[설명이 길었습니다. 그럼 이제 출발해 볼까요, 천마 님.]
“좋다.”
천마는 지체하지 않고 희뿌연 안개가 피어오르는 지역으로 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흐음.”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안개로 인해 시계(視界)는 서너 장(9~12미터) 남짓에 불과했다.
희미하게 보이는 폐건물들 사이로 가끔 부서진 시멘트 조각들이 툭툭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천마는 지옥을 본 적은 없지만, 만약 그런 게 존재한다면 이러한 분위기를 낼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그때, 무명이 경고했다.
[20미터 앞, 몬스터가 등장하였습니다. 블러드 시커 50마리입니다.]
“본좌도 봤다.”
천마의 눈앞에는 이족보행을 하는 회색늑대, 블러드 시커가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예전에 왔던 블러드 시커는 천마보다 오히려 조금 작았는데, 이번에 등장한 블러드 시커는 천마보다 키가 50센티미터는 더 커 보였다.
[천마 님. 눈앞의 몬스터는 블러드 시커와 외관은 동일하나, 체구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개체입니다. 위험도는 한 마리당 75 정도 예상됩니다.]
평범한 블러드 시커의 위험도는 25.
하지만 무명은 눈앞의 블러드 시커가 세 배 정도 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그래봤자 천마에겐 1이냐 2이냐 정도의 차이였지만.
퍼억. 퍼억.
천마의 주먹과 팔이 움직일 때마다 거대한 블러드 시커가 피떡이 되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