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0화 (160/169)

* * *

“기병들을 돌격시켜라!”

박장원이 명령을 내렸다.

콰두두두! 굉음을내며 조선군의 기병들이 먼저 나갔다.

장전을 완료한 백두철포를 발사했고 요새안에서 방어선을 만들던 타그족들이 총탄을 맞으며 쓰러졌다.

탕! 타타탕! 퍽! 퍼퍽! 짚단처럼 넘어지는 타그족들.

그사이로 일제사격을 완료한 조선군 기병들이 창과 기병도를 휘두르며 파고들었다. 그 모습에 타그족들은 전의를 상실했고 상당수는 들고있던 무기를 버리며 도망갈려고 시도했다.

“적들에대한 포위망을 강력하게 조여라!”

송길준의 지시에따라 브루나이 왕국군이 앞으로 나아갔다.

탈출을위해 발버둥치던 타그족들은 포위망에갇혀 발버둥치다 하나둘씩 시체가 되었다.

조선군 기병들이 적의 대열을 무너뜨리자 그뒤를따라 브루나이 기병들도 참가하였다. 이들은 박장원이나 조선군에게 훈련을 받았다. 이제는 실전에서 배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던 것이다.

“죽어라! 이놈들!”

“크악! 케엑!”

브루나이의 기병들이 휘두르는 창에 찔린 타그족들이 피를토하며 넘어졌다.

“바긴다 족장님! 아군대열이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크윽!”

부하들의 외침에 바긴다의 표정은 두려움으로 가득해졌다.

전세는 기울었고 어떤 방법을써도 이길수는 없었다. 이렇게되자 바긴다는 남아있던 친위부대를 이끌고 돌파를 시도했다.

“이렇게 된이상 놈들의 포위망을 뚫는다! 전원 돌격해라.”

“와아아아!”

타그족들이 함성을 내지르며 달렸다.

하지만 타그족들을 기다리고 있는것은 조선군의 양무화포와 그곳에서 발사되는 강력한 포탄들이였다.

펑! 퍼퍼펑! 화포들이 일제사격을 개시했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포탄들이 타그족들의 중앙에서 적들을 쓸어버렸다.

얼마후 바긴다가 최후의 방법으로 사용한 돌파도 실패했고 주변에는 부하들의 시체만이 가득했을 뿐이다. 무기를들고 외치던 바긴다도 주변에서 터지는 파편에 맞으며 비틀거렸다.

“저놈이 타그족의 두목이다.”

포위망에 갇혀버린 바긴다가 부하들과 반항을 시도했다.

하지만 숫적으로 열세였고 브루나이 병사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부하들이 차례로 쓰러졌고 나중에는 반항하던 바긴다도 부상을 당하며 생포되었다.

“술탄전하! 드디어 병사들이 바긴다를 잡았습니다.”

“드디어 복수할 기회가 찾아왔군.”

보고를받은 카디자가 부하 장수들과함께 나아갔다.

생포된 바긴다가 괴성을 지르며 카디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카디자는 냉정한 표정을 유지했다. 그리고 직접 칼을 빼들어서 바긴다의 목을베었다. 잘려진 목을치켜든 카디자의 주위로 승리를거둔 브루나이 병사들이 함성을 터뜨렸다.

* * *

헉헉! 거친 숨을 내쉬며 세르지가 달렸다.

옆에는 같이탈출한 포르투갈 병사들 몇명이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공포와 두려움으로 움찔거렸다.

“이럴수가... 크윽!”

세르지의 얼굴은 절망으로 가득했다.

아끼던 부하들인 안코니와 모레나 두명이 시체가 되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세르지가 보르네오섬에 데려왔던 300명의 포르투갈 정예병들중에 겨우 살아남은 인원은 10명도 안되었다. 철저하게 깨져버렸고 이런 상황이 올줄은 꿈에도 몰랐다.

“세르지님! 계속해 움직여야 합니다.”

옆에있던 병사들이 재촉했다.

그때 세르지의 뒤쪽에서 함성이 들려왔다. 순간 세르지와 포르투갈 병사들이 고개를 돌렸다. 멀리서 들려온 그 함성은 그들이 탈출했던 타그족의 성채쪽이다. 저곳의 전투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뻔했다.

“이 모든것이 개같은 조선군 놈들 때문이다! 그놈들만 없었다면 브루나이 왕국을 무너뜨리고, 이곳 보르네오는 포르투갈의 식민지가 되었을 것인데.”

“적들은 우리 포르투갈보다 더 좋은 무기와 전술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해도 이길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헛소리마라. 네놈들은 포르투갈 제국의 병사들이다. 감히 그런 반역스런 말을 하다니!”

“.....”

세르지의 호통에 병사들이 움찔했다.

하지만 누구도 세르지의 말에 동조하는 모습은 아니였다.

그들은 조선군의 강력한 전투력을 목격했고 그곳에서 겨우 살아나왔던 것이다. 자신들의 동료들도 저곳에서 시체가 되었고, 죽어가는 상태에서 그들만 겨우 빠져나온 상태다.

잠시후 병사중에 한명이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합니까?”

“지금은 보르네오섬을 탈출한뒤에 본국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조선놈들에게 포르투갈 제국의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차례다. 그때에는 너희들도 저기서 죽어간 동료들의 복수를 할수있을 것이다. 아직도 본국에는 우리를 지원하고, 보르네오를 식민지로 만들기위한 강력한 세력들이 있다.”

세르지에 말에 몇몇 병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패배했지만 포르투갈에서 대규모 부대를 파견하면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것은 그들의 엄청난 착각에 불과했다. 그럴것이 세르지는 조선이 갖고있는 강력한 힘을 제대로 본것도 아니였다. 얼마후 세르지와 병사들은 조선에대한 복수를 다짐했고 정글을 헤치며 나아갔다.

* * *

“미리견(미국)에 대해서는 소문만 들었는데, 이정도로 방대한 영토를 갖고있는 국가일줄은 몰랐습니다.”

“그것만이 아닐세. 우리들이있는 동부지역만 겨우 개척이 되었을뿐, 아직도 미리견의 중부와 서부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않은 땅들이 무수히 많을 정도지.”

“맞습니다. 여기 뉴욕만해도 도시의 역사는 얼마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박영민이 대답했다.

그를 포함해 몇명의 인원들은 얼마전까지 조선에서 비호국 요원으로서의 훈련을마친 상태였다. 철종은 비호국의 첩보활동과 영역을 넓히기위해 조선에서 더많은 인재들을 선발했다.

그중에는 상당한 거점을 마련한 영국이나 유럽으로 보내는 인원들도 있었고, 그외에도 중국이나 일본으로 보내는 인원들도 많았다.

한편 철종이 비호국의 첩보활동과 전략거점을위해 중요하게 생각한 국가가 또 있었는데 바로 미국이다.

현재 미국은 엄청난 크기의 영토를 가졌지만 유럽에서 강국으로 자리잡은 영국이나 프랑스에 비해서는 그 위치가 낮았다. 그러나 세계사의 역사를 알고있는 철종에게, 미국이 가진 잠재력이나 경제력, 그리고 군사력은 상당할 정도였다. 때문에 이것에대한 준비를 미리부터 해야하는 것이다.

“이후에는 더많은 비호국 요원들이 여기 미리견(미국)으로 올것이네. 그리고 전하께서는 앞으로 조선이 발전하고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미리견과의 외교관계부터 여러가지 부분에서 협력하는것이 중요하다고 하셨고 말일세.”

“그렇군요.”

강홍석의 설명에 비호국 요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철종에게 지시를 받았고, 미국에서 활동하는 비호국 요원들을 지휘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몇명의 인원들과함께 도착했고 미국내의 사정을 파악하는것도 쉽지않았다. 하지만 강홍석과 비호국 요원들은 재능이 뛰어났고 단시간에 많은것들을 익히면서 자리를 잡아갔던 것이다.

얼마후 일행들은 강홍석의 안내에따라 뉴욕의 중심에있는 대로변을 걸어갔다. 미국에있는 비호국 요원들은 현지에서 활동하기위한 다양한 준비를마친 상태였다.

그리고 철종이 내탕금을통해 지원한 자금을 바탕으로 뉴욕에서도 몇개의 은신처와 비밀스런 장소들을 마련했다.

이런 부분들은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더 증가할 것이다.

“어서 오십시요. 지부장님!”

강홍석 일행들이 도착한 곳에는 다른 요원들 몇명이 마중나와 있었다. 뒤쪽에 보이는 건물의 내부에는 강홍석이 철종의 지시에따라 만든 비밀장소가 있었다.

얼마후 내부로 들어갔고 안쪽에는 미로처럼 만들어진 통로들이 있었다. 본래 이 건물은 꽤 오래되었고 과거에는 화재가 발생한 적도 있었다. 때문에 지금은 사람들이 별로없었다.

강홍석은 이것을 파악하고 건물주에게 아주 싼값으로 구입한 것이다.

물론 건물을 구입할때 강홍석은 신분을 철저하게 숨겼다.

이런것은 비호국이 해외에서 첩보활동을 할때에는 기본으로 사용하는 전술들중에 하나였다.

“이상이 현재까지 진행중인 활동들입니다.”

요원들이 강홍석을향해 보고하였다.

그는 비호국의 미국쪽 지부장으로 다수의 요원들을 지휘하고 관리했다. 때문에 주기적으로 지금같은 비밀장소에서 보고를 받았고 앞으로 진행할 새로운 임무를 부여했던 것이다.

“자네들 덕분에 비호국의 미리견 지부의 활약이 더 증가하고 있네. 아마도 조선에계신 전하께서도 상당히 기뻐하실 것이네.”

강홍석이 부하들에게 격려를 보내었다.

그리고 들고왔던 서류를 꺼내더니 새로운 임무를 말했다.

“우리들이 미리견에서 벌이는 활동들은 여러가지가 있네. 그중에는 미리견에있는 여러 인재들중에서 조선의 발전을위해 필요한 기술자와 인재를 포섭하는것도 있지. 이번에 자네들이 조사하고 접촉할 사람은 리처드 조던 개틀링-이란 인물일세.”

“개틀링이라... 저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미국의 정치계와 경제계에서 유명한 사람은 아닌거 같군요.”

“제대로 보았네. 듣기로는 발명가로서 재능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하더군.”

“흠. 발명가라...”

강홍석에게 개틀링이란 이름을들은 비호국 요원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강홍석도 개틀링을 자세하게 아는건 아니였다. 다만 조선에있는 철종이 개인적으로 개틀링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에대한 조사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이다.

그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조금전 강홍석이말한 리차드 조던 개틀링은 인류의 무기개발과 역사에서 혁명적인 자취를 남겼다.

바로 밀덕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개틀링 기관총의 발명가였기 때문이다.

신병기, 작열 포탄의 개발 (01)

“역시 이곳에는 괜히 온거 같습니다.”

“상관없네. 어차피 저들이 나를 환영할 것이란 생각은 없었으니까.”

개틀링이 피어슨을향해 대답하며 몇차례 기침을 하였다. 대답은 그렇게 하였지만 스스로에게 주늑들지 않겠다는 결심도 있었다. 두명이 입장한 장소와 내부에는 많은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나 홀안으로 들어온 개틀링을 보자마자 상당수의 사람들은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일부는 시선을 돌렸다. 누구도 개틀링을 반기는 사람은 없었다.

어쩌면 당연했다.

여기는 미국의 동부에있는 발명가 협회에서 모임과 연회장소로 자주 사용하는 곳이다. 그런데 오늘은 그들이 원하지않은 불청객이 찾아왔기에 활기찼던 분위기는 찬물을 부은듯 싸늘해졌다.

‘젠장. 여기있는 개틀링씨도 자격을갖춘 발명가들중에 한명인데. 저런 반응이라니.’

피어슨의 내부에서 울컥하는 기분이 솟아올랐다.

그는 개틀링의 조수로서 여러해동안 같이 일해왔다. 그리고 피어슨이 옆에서 지켜본 개틀링은 미국내 최고의 발명가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정도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를 알고있었고 실력도 뛰어났던 것이다.

하지만 미국내의 다른 발명가들에게 개틀링은 기껏해야 아웃사이더(Outsider) 또는 이방인에 불과했다. 이윽고 두명이 자리로 이동할려는 찰나 입가에 냉소를 머금은 중년사내가 다가왔다.

“이거 누구신가? 병원에서 환자나 진찰해야할 의사양반이 여기에는 어쩐일로 오신것인가? 그런데 듣기로 의사로서의 활동도 별로 없다고 하던데, 자네는 정말로 의사가 맞는가? 어쩌면 발명가를 가장한 돌팔이 의사가 아닐까?”

“.....”

중년사내, 로저스의 말을듣자 개틀링의 미간이 꿈틀했다. 뭐라고 항변하고 싶었지만 당장은 말이 입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럴것이 개틀링의 신분이나 위치는 상당히 애매했다.

한때 의학에 뜻이있어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될 생각도 하였지만 자신의 천직은 발명가라는 부분을 깨닫게 된것이다.

이때문에 개틀링은 의대를 졸업했지만 한번도 환자를 진찰하는 의사생활을 해본적이 없었다. 다만 의대를 졸업한뒤에 발명에 뛰어들었고 현재는 동부에있는 발명가 협회의 회원이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개틀링의 이런 과거전력을 경멸하거나 싫어했다.

그럴것이 자신들은 뼈속까지 발명을위해 모든것을 헌신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개틀링은 병원에서 환자나 봐야할 놈이 어줍잖게 발명에 뛰어들었다는 생각이다.

이런 상황이라해도 개틀링이 지금까지 뛰어난 발명품을 내놓거나 발명가로서 명성이 높았다면 이곳에서의 대우도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개틀링은 아직 본인의 실력과 발명가로서의 재능이 본격적으로 발휘되기 직전의 상태였을 뿐이다.

어쨌든 개틀링이 싸늘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여기를 온것은 한가지 이유 때문이다. 자신을 무시하는 다른 발명가들과의 친목등은 포기한 상태다.

다만 발명가 협회에서 주최하는 모임이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것은 발명가에는 세계를 놀라게할 뛰어난 업적과 발명품을 만들어낼 때까지 뒤에서 지원해주고 자금을 대줄 후원자가 필요했다. 때문에 이런 모임에는 협회의 회원들만이 아니라 재력이 튼튼하고 미래의 발명가들을 알아보는 사업가들도 자주 참석했던 것이다.

* * *

“레이먼드씨! 갑자기 그게 무슨 말입니까? 후원과 지원을 약속했던 부분을 취소하겠다니요?”

“개틀링. 너무 섭섭하게 생각지말게. 나로서도 미래가 촉망되는 발명가들을 지원해주고 싶은건 당연한 것일세. 하지만 그것외에도 나는 사업가일세. 따라서 발명가들을 지원해주고 그들이 성과를 거두는 부분에 있어서도 사업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지.”

“.....”

레이먼드의 말에 개틀링의 표정은 굳어졌다.

오늘모임에 개틀링이 주변의 싸늘한 냉대에도 참가한것은 한가지 목적. 바로 자신을 뒷받침해주고 자금을 지원해줄 사업가, 레이먼드를 만나기 위해서다.

동부의 발명가들 사이에서 레이먼드는 상당히 큰 손으로 통했다. 엄청난 재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사업을 하였고 발명가들을 뒤에서 후원해지고 자금지원도 하였다.

따라서 개틀링의 입장에서는 다른 발명가들이 자신을 냉대하고 싫어해도 레이먼드의 지원과 후광을 얻게된다면 크게 문제는 없었다. 때문에 개틀링이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여기 왔는데 충격적인 대답을 듣게된 것이다.

“개틀링. 자네가 발명가로서의 열정이 있다는건 충분히 이해하네. 하지만 자네가 지금까지 이룩해낸 성과는 좀 그렇더군. 거기다 다른 발명가들도 자네에대한 평판이 그다지 좋지도 않고 말일세. 무엇보다 내가 보기에, 자네는 발명가보다는 의사로서의 일이 더 천직에 맞고 그것으로 성공할거 같더군.”

레이먼드가 그렇게 대답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개틀링에대해 위로의 말을 해준것이지만 그의 대답에는 레이먼드가 개틀링에대한 후원과 지원을 거절하게된 이유가 충분히 담겨져 있었다. 그로서도 다른 발명가들에게 냉대받는 개틀링을 무리하게 지원하기 힘들었다. 또한 개틀링이 발명가보다 의사로서의 적성이 더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얼마후 자리를떠난 레이먼드는 다른 테이블에있는 협회의 발명가들과 만나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실의에 빠져있던 개틀링과 피어슨쪽을향해 주변에있던 다른 사람들이 싸늘한 시선을 보내었다.

“개틀링씨! 더이상 이곳에 있어봐야 소용없을거 같습니다.”

“그렇군.”

피어슨을향해 개틀링이 대답하며 일어났다.

개틀링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그럴것이 의대를 졸업하고 발명가로서 활동했지만 개틀링은 아직 특별한 성과를내지 못했던 것이다. 역사에서 개틀링은 미국내에서 손꼽히는 발명가들중에 한명이되고 이후에는 발명가 협회의 회장까지도 역임한다.

다만 그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였다.

얼마후 그곳을나온 두명은 근처에있는 작은 식당으로 들어갔다.

간단하게 주문을하고 맥주를 마실려던 찰나 두명이있는 식당안으로 3명의 동양인들이 들어오는게 보였다.

하지만 그들의 옷차림이나 여러가지 것들은 미국내에있는 다른 동양인들과 상당히 달랐다. 실제로 미국내에도 일부 동양인들이 이주해 오기는 하였다.

상당수는 미국인들이 차이나(China), 또는 정크(Junk)라고 부리는 중국에서온 경우였다. 이런 중국인들은 미국에 있으면서 대부분 철도노동자와 건설노동자로 일했고 옷차림도 허름했다. 하지만 지금 들어온 3명의 동양인들은 미국에서 전형적으로 알려진 동양인들과는 완전히 달랐던 것이다.

잠시 내부를 둘러보던 3명의 동양인들이 개틀링이있는 테이블로 다가왔다. 이것에 개틀링과 피어슨이 고개를 갸웃했다.

두명은 그들이 처음이였고 뭣때문에 왔는지도 알수없었다.

잠시후 선두에있는 동양인, 강홍석이 말했다.

“혹시 리처드 조던 개틀링씨 되십니까?”

“그렇긴 한데, 뭣때문에 그러십니까?”

“아. 이거 소개가 늦었군요. 전 강홍석이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미스터 강(Kang)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그리고 저도 조금전까지 발명가 협회에서 주최한 연회장소에 있었습니다.”

“그러시군요.”

강홍석의 유창한 영어와 질문에 개틀링이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곳에서 자신이 냉대받고 모욕을당한 부분도 떠올랐기 때문이다. 개틀링으로서는 안좋은 기억들이 반강제로 끄집어내는듯해서 표정이 굳어졌다. 이것에 강홍석이 미소를띠며 자리에 앉았다.

“당신이 재력가인 레이먼드씨에게 후원과 자금지원에대한 부분을 거절 당하는걸 보았습니다. 물론 그것에대해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아닙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발명가로서 능력이 없다보니 어쩔수 없었던 겁니다.”

“우리로서는 능력이 입증된 발명가들보다는 미래에 가능성이있는 발명가들을 영입하고, 그들에게 후원과 자금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뒤에 강홍석이 개틀링에게 설명하였다.

처음에는 낯선 동양인들이 자신을 뭣때문에 찾아왔고, 뭘 원하는지에대해 당황했던 상황이였다. 하지만 강홍석의 이야기를 들으며 개틀링의 표정은 기대감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나중에는 감탄사까지 토해냈다.

“이럴수가? 동방에있는 국가들중에 발명가들을 지원하고, 마음껏 활동할수 있도록 해주는 국왕이 있었다니? 혹시 당신들이 소속된 곳은 동방에서 잘 알려진 차이나(China) 입니까?”

“글쎄요. 여기 미국에있는 사람들은 동방이라고 한다면 중국을 떠올릴수 있지만 우리는 조선에서 왔습니다. 그리고 조선의 국왕께서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큰 관심을갖고 계십니다. 그에따라 개틀링씨, 당신처럼 가능성많은 발명가들을 영입해서 그들을 후원하고, 인류의 문명발전에 공헌하고 싶으신 것입니다.”

“조선이라... 처음 들어본 이름이지만, 제가 알고있던 동방에대한 상식과 편견을 깨버리는 대단한 국가인거 같군요.”

개틀링이 대답하며 미소를 띠었다.

그로서는 미국에서 제대로 인정조차 못받고 있었다.

충분한 후원자와 자금지원도 없어서 이제는 개틀링이 연구하고 작업하던 집과 창고도 은행에 차압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긴것이다. 얼마후 조수인 피어슨도 개틀링에게 지금의 기회를 잡는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조선이라는 낯선 동방의 국가로 가고, 그곳에서 발명가의 생활을하는 것이지만 다른 선택은 없었다.

한편 개틀링도 태어나서 한번도 가보지못한 동방에대한 호기심과 기대감도 있었다. 이것은 발명가라면 당연히 가지는 개척정신과 모험심이다. 얼마후 개틀링은 결심을 굳혔다.

‘이것은 일생일대의 기회다. 동방에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해 보는거다.’

결심을굳힌 개틀링이 강홍석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 * *

한양 외곽에있는 군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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