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9화 (159/169)

탕! 타타탕! 수풀속에 엎드린 조선군 병사들이 사격을 개시했다.

퍽! 퍼퍼퍽! 크억! 적 병사들을 한명씩 노리는 사격법이고 그 위력은 엄청났다. 재장전을위해 준비중이던 포르투갈 병사들이 탄환을 맞으며 픽픽 쓰러졌다.

동료들이 시체가되는 광경을보며 기세좋던 포르투갈 병사들은 공포심으로 부들거렸다. 그들이 경험했던 총격전은 양쪽부대가 거리를두고 일제사격을 퍼붓는 것이다. 이럴때에 중요한것은 누가 더많이 버티고 물러서지않는 용기를 보여주는가이다.

그런데 조선군의 사격법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상대는 몸을 숨기고 노출된 아군을 한명씩 저격해 버리는 것이다.

“으아아! 개같은 조선놈들!”

탕! 타탕! 쓰러지는 동료 모습에 분개한 포르투갈 병사가 탄환장전을 마치자마자 전방을향해 사격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한두발씩 보이지도 않는 상대를향해 쏘는 탄환은 맞지도 않았고 허무한 발악에 불과했다.

“저 멍청한 양놈이 죽을려고 발광하는 구나. 재동아! 조금전 미친놈처럼 발광하던 놈을 해치워라.”

“알겠습니다. 지금 재장전을 마쳤습니다.”

최재동이 대답하며 엎드려서 조준을 하였다.

나이는 어리지만 부대에서는 사격솜씨가 좋다고 알려진 병사다.

침착하게 호홉을 고른뒤 최재동이 조선군을향해 욕설을 퍼붓던 포르투갈 병사를 저격했다.

탕! 한발의 총성이 울렸다. 날아간 탄환은 조선군을향해 저주를 퍼붓던 조르디의 머리를 박살내 버렸다.

조선군의 콩그레브 로켓

“조르디가 당했다!”

“어디서 쏜거냐?”

“저쪽이다!”

몇명이 손을들어 가리켰다. 하지만 그곳은 조선군 총병들이 몸을낮추고 숨어있는 수풀이였다.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포르투갈 총병들은 동료의 복수를 한답시고 재장전을 마치자 그곳으로 몇발의 총탄을 쏘았다.

그 댓가로 돌아온것은 조선군 총병들이 발사하는 현무철포의 반격탄이 전부였을 뿐이다.

탕! 타타탕! 퍽! 퍼퍽! 또다시 쓰러지는 포르투갈 병사들-

그들은 조선군들이 사용하는 전술에 말려든 것이다.

총병부대장 안코니가 소리쳤다.

“탄환과 화약을 낭비하지 마라! 지금부터 허락없이 머스켓을 발사하는 놈들은 엄벌에 처하겠다.”

지시를받은 대열의 상관들이 무작위로 탄환을 발사한 병사들을 후려갈겼다.

“이놈들! 안코니 대장님의 지시를 못들었나?”

“하지만 조선놈들이 비겁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제길...!”

병사들의 항변에 대열의 상관들도 표정이 굳어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부대가 하나둘씩 소모될 상황이다. 이것에 대해서 안코니도 직감했다. 그도 유럽에서 실전을 경험했지만 조선군의 전투방식은 예상조차 못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배워왔던 전열보병의 전술들이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조선군이 어떻게해서 저런 사격을 할수있는 것인지 파악조차 힘들었다.

“선발대의 대원들이 교란전술을 제대로 펼치고 있군.”

양현모 총병부대장이 만족했다.

선발대로 투입된 조선군 총병들이 포르투갈 정예부대에 큰 피해를 준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들을 흔들었고 사기를 극도로 떨어뜨린 것이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포르투갈 놈들을 사냥한다.”

지시를받은 후방의 조선군 총병부대가 나아갔다.

그리고 포르투갈 머스켓의 사거리 앞에서 2개의 부대로 나뉘어진 것이다. 이런 조선군의 움직임에 포르투갈 병사들은 당황했다.

“저놈들이 무슨 수작이지?”

“도발에 말려들지말고 사격준비를 시작해라.”

안코니가 명령했고 포르투갈 병사들이 서둘러 장전을 개시했다. 하지만 재장전을 완료하고 조준을 시작할때 전방에 있어야할 조선군 병사들은 양측면을향해 파고드는 중이다.

“제길! 이렇게되면 아군사격이 분산된다.”

대열을 지휘하던 포르투갈 병사들이 혼란에 빠졌다.

조선군들이 펼치는 이런 기동전과 사격은 처음이였던 것이다. 이것은 과거 프로이센의 국왕이자 맹장이였던 프리드리히가 사용하던 총병전술중에 하나다.

그리고 밀덕이였던 철종은 프리드리히의 전술을 자세하게 알았고 조선군에맞게 개량한 것이다. 또한 조선군이 사용하는 퍼커션캡(뇌홍) 방식의 현무철포는 기동간 사격을 펼치기에 더없이 유리했다.

“적들이 혼란에 빠졌다! 사격개시!”

탕! 타타탕! 측면으로 파고들던 조선군 병사들이 현무철포를 연달아 쏘았다. 수십발의 탄환이 발사되며 대열을 만들었던 포르투갈 병사들을 타격했던 것이다.

퍽! 퍼퍽! 크악! 탄환에맞은 포르투갈 병사들이 차례로 뒹굴었다. 안코니의 명령으로 대응사격을 개시했지만 빠르게 이동하며 사격하는 조선군에게 큰 피해를 주지도 못하였다. 양현모는 기동전으로 상대의 기세를 꺽은뒤에 결정적인 한방을 날렸다.

“지금부터 총병들은 개별적으로 산개하며 사격해라.”

명령이 내려오자 두개의 부대를 만들었던 조선군들이 신속하게 좌우로 흩어졌다. 지금부터는 각자가 사격과 재장전을 반복했고 주변의 엄폐물을찾아 몸을숨겼다.

“반격해라!”

탕! 타타탕! 피핑! 포르투갈 병사들이 대응사격을 개시했지만 사방으로 흩어진 조선군들을 맞추기는 쉽지않았다. 포르투갈 총병부대는 이제까지 모여있는 적들을 상대로 일제사격과 집중사격을 하는것에 익숙했던 것이다. 때문에 그들은 노출된 상태였다. 그러나 조선군 병사들은 몸을 숨기면서 일격필살의 저격을 펼쳤다. 얼마후 좌우에있던 동료들이 쓰러지자 남은 포르투갈 병사들은 더이상 버티지 못했다.

“대열을 유지해라! 크억!”

병사들에게 소리치던 안코니가 피를뿌리며 쓰러졌다.

양현모 부대장은 포르투갈 총병부대의 지휘관이 누구인지를 파악하고 정확하게 타격한 것이다.

안코니는 포르투갈 장교로서 반듯하게 다려진 제복을 입었다.

그리고 한손에는 장교용 칼을 꺼내들고 사격지휘를했던 것이다. 이런 모습은 양현모에게 맛좋은 사냥감에 불과했다. 유럽의 군대와 전투에서는 상대의 지휘관이나 장교를 저격하는걸 관습적으로 꺼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유럽군대의 규칙일뿐, 조선군에게 통하지 않았다. 지금 조선군의 전투방식은 현대적인 것이였고 밀덕인 철종의 영향을받아 체계적으로 바뀐 상태다.

“대장님! 유럽의 군대라해서 강하고 뭔가 다를줄 알았는데... 오히려 구식의 전투방법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포르투갈은 유럽에서도 군사강국에 들어갈 수준은 아닐세. 다만 영국군이나 프랑스군은 상황이 다를수도 있으니까 방심할수 없는것이지.”

“그렇군요.”

양현모의 말에 부하가 대답했다.

포르투갈은 구형의 화승총조차 없는 식민지나 원주민들 상대로는 강할수 있었다. 하지만 강력한 총포를 사용하고 뛰어난 전술을 사용하는 조선군에게는 상대조차 않되었던 것이다.

이윽고 총병들을 지휘하던 안코니가 양현모의 저격으로 시체가 되어버리자 포르투갈 병사들의 전투대형은 단번에 무너졌다.

이제는 반격조차 못한채 상당수는 벌벌떨었다. 그리고 혼란에빠져 발광하다가 조선군의 현무철포에 고깃덩이로 변하고 말았다.

* * *

“안코니가 당하다니! 믿을수없다.”

모레노의 눈빛이 흔들렸다.

포르투갈 정예부대의 지휘를 맡겼는데 안코니는 조선군이 발사한 탄환에 목이뚫리면서 시체가 되었다. 그리고 300명에 이르렀던 포르투갈 병사들도 대부분이 괴멸되었고 기껏해야 2-30명이 남은게 전부였다.

그들은 갖고있던 신형 머스켓까지 버리면서 겨우 도망쳤고 두려움과 공포로 온몸을 떨었다. 겨우남은 생존자들에게 조선군 병사들은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보다 끔찍했던 것이다.

“모레노 대장님! 조선놈들은 괴물입니다. 우리들은 여기서 전멸당할 겁니다.”

“으아아! 난 죽기싫어.”

공포에물든 포르투갈 병사들이 머리를 움켜쥐며 울부짖었다.

“이렇게 된 이상 할수없다. 성채를 중심으로 방어전을 개시한다.”

모레노가 머리를 짜내었다.

포르투갈 정예부대가 박살나자 타그족들도 기세가 꺽이며 브루나이 왕국군에게 무너지고 있었다. 얼마후 모레노의 지시에따라 남아있던 타그족들이 방어선을 만들기위해 모여들었다. 다만 모레노의 대응도 송길준이 처음부터 예상했던 부분중에 하나였다.

“지금부터 양무화포의 위력을 저놈들에게 보여줄 차례군.”

“화포들의 전개도 마쳤고 포탄도 장전해놓은 상태입니다.”

강찬성 화포부대장이 대답했고 각각의 포대에게 발사명령을 내렸다.

“목표는 전방에있는 적들의 성채다! 포격개시!”

“1번포 발사!”

“2번포 발사!”

펑! 퍼퍼펑! 20문의 양무화포들이 차례로 불을뿜었다.

쾅! 콰콰쾅! 강력한 포탄들이 성채를 후려갈겼다. 타그족이 만든 성채는 단단한 돌로만든 것들이 아니였다. 주변의 숲속에서 구해온 통나무들을 연결해 지어진 것이였다. 이때문에 양무화포의 포탄을 맞을때마다 통나무들이 쪼개지고 부서졌다.

“대응사격을 개시해라!”

“싸워라!”

바긴다와 모레노가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조금전까지 기세등등했던 바긴다의 표정은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이것은 모레노와 세르지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성채주변을 브루나이 왕국군이 완전히 포위해버린 상황이였다.

그리고 전멸당한 포르투갈 총병들이 놔두고간 머스켓까지 사용하며 브루나이 왕국군은 사방에서 총격을 퍼부었다. 이렇게되자 타그족들이 성채에서 버티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체들이 늘어갔다.

“적들의 성채가 상당부분 박살났고 구멍이 난곳도 보입니다.”

“이제 시작일 뿐일세.”

강찬성 화포부대장이 냉소했다.

20문의 양무화포들이 쏘아댄 포격만으로 적들은 혼란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양무화포에는 조금전 발사한 강력한 쇠구슬의 포탄외에도 뛰어난 병기들이 있었다.

“지금부터 저놈들에게 지옥을 보여줄 차례다! 화포발사용 대신기전을 준비하라!”

지시가 떨어졌다.

그러자 20대의 양무화포들중 10문의 화포들에서 발사체를 바꾸었다. 이전처럼 똑같이 포구에 화약을 넣지만 그뒤에는 육중한 크기를지닌 대신기전을 포신안에 장착한 것이다.

이것을본 세르지와 모레노가 경악했다.

“저건 또 뭔가?”

“세르지님. 확신할수는 없지만, 저모양은 영국군이 보유한 콩그레브 로켓과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콩그레브 로켓에비해 더 대형입니다.”

“믿을수없다. 어떻게 미개한 조선놈들이 영국군이 사용하는 무기들을 가질수 있다는 건가?”

세르지가 광기의 표정으로 외쳤다.

그에반해 부대를 지휘하던 모레노의 표정은 심각하게 굳어졌다.

“아무래도 우리들이 조선군의 능력을 과소평가 한것 같습니다. 조금전 포르투갈 정예부대를 괴멸시킨 조선군 총병들이 사용하던 머스켓도 최신형 이였습니다. 그리고 아군의 플린트락 머스켓보다 성능이 더 뛰어났습니다. 뿐만아니라 장전속도나 사거리에서도 포르투갈의 무기를 능가하고 있었습니다.”

“모레노. 네놈이 잘못본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마카오에서 부총독으로 있으면서 조선이란 국가가 얼마나 허약한지를 알고 있었다. 놈들의 군사력은 미개한 청나라 놈들보다 뒤떨어지고, 기껏해야 청나라의 속국에 불과했단 말이다.”

세르지가 부하인 모레노를 비난했다.

그러나 부정해봤자 소용없었다. 강찬성의 지시를받은 화포병들은 10문의 양무화포애 육중한 대신기전을 장착했고 포격준비를 끝내놓은 것이다.

“대신기전 발사!”

펑! 퍼퍼펑! 10문의 양무화포들이 굉음을 내었다.

발사된 대신기전은 화살처럼 날아갔다. 그리고 공중에서 커다란 포물선을 그렸다. 10여대의 대신기전이 낙하한 곳은 타그족들이 만들어놓은 성채의 벽이였다.

텅! 콰지직! 콰직! 굉음이 터지며 날아온 대신기전들이 통나무로 만들어진 성채벽에 박혀들었다. 대신기전의 앞부분은 화살처럼 뾰족했기에 순식간에 파고들었고 적들의 성채가 충격으로 흔들렸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치지직! 치직! 겨우 정신을차린 모레노가 아래쪽에 박혀있는 대신기전을 내려보았고, 그곳에서 솟아오르는 화약연기를 발견했다.

“이럴수가? 모두 피해라! 놈들이 발사한 저 무기가 폭발한다.”

“.....”

모레노가 외쳤지만 타그족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일부는 조선군이 양무화포로 발사한 대신기전이 자신들을 맞추지 못한것에 좋아하며 킬킬대는 놈들도 있었다.

그리고 얼마후.

쾅! 콰콰쾅! 퍼퍼펑! 성채에 박혀들었던 대신기전들이 일제히 폭발을 시작했다.

“크아악! 케엑!”

대신기전 앞부분에 장착된 화약이 터지며 성채를 구성했던 통나무들이 박살나 버렸다. 폭발의 위력으로 쪼개진 통나무들이 파편처럼 비산했고 근처에있던 타그족들이 쓸려나갔다.

타그족에게 위험을 경고했던 모레노는 아래쪽의 대신기전이 폭발하는 순간 그대로 휩쓸렸다.

크억! 모레노의 입에서 피거품이 터지며 튕겨졌다.

그의 상체에는 여러개의 파편들이 박혀져 있었고, 최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

“모레노!”

“세르지님. 남은 포르투갈 병사들과 탈출하십시요. 더이상은 버틸수 없습니다. 그리고 복수를... 끄억!”

모레노가 세르지를향해 외치더니 시체로 변하였다.

세르지는 운좋게 치명상을 피했지만 조금전의 폭발로 군데군데 상처가 있었다. 얼마후 그의 옆으로 생존한 포르투갈 병사들 몇명이 다가왔다. 그들의 도움을받아 세르지는 뒤쪽으로 이동했다. 지금은 족장인 바긴다나 타그족들을 신경쓸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다.

“적들의 성채가 뚫렸다! 돌격해라.”

브루나이 왕국군 병사들이 외쳤다.

전투를 지켜보던 카디자와 브루나이 장수들은 입이 벌어졌다. 단단해 보이던 적들의 성채였다. 그런데 조선군이 사용한 신무기에의해 단번에 박살나버린 것이다.

미국의 총기 발명가, 개틀링을 포섭하라

“조선군의 무기와 전투력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군.”

“전하. 우리 왕국이 강력한 조선과 동맹을 맺었다는 사실이 커다란 행운입니다.”

“물론일세. 부루나이 왕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세.”

카디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전 타그족의 성채를 날려버리는 조선의 신무기, 대신기전의 위력은 유럽의 군대에서도 보유하지 못한 수준이다.

영국군이 콩그레브 로켓을 실전에서 사용했고, 그것으로 큰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대신기전에 비할바는 아니였다.

양무화포에서 발사되는 대신기전은 사거리에서 영국군의 콩그레브 로켓을 능가했다. 더 중요한것은 높은 정확도였다. 또한 대신기전의 앞부분에 장착되는 화약은 콩그레브 로켓에비해 더 많았고 이것으로 강한 폭발력을 낸것이다.

“술탄 전하! 승기는 우리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적들은 조선군의 신무기에 기세가 꺽였고 이때를 노려야 합니다.”

“그대들의 말이 정답이네. 지금부터 전군에 총공격 명령을 전달해라. 브루나이 왕국의 원수인 타그족들을 이번기회에 섬멸한다.”

“와아아!”

“돌격!”

카디자의 명령이 떨어졌다.

포위망을 만들어둔 상태였다. 전의가 솟아오른 브루나이 왕국군이 맹공을 시작했다. 타그족들은 두번째, 세번째로 연사되는 대신기전의 공격에 정신이 없었다.

쾅! 콰콰쾅! 퍼펑! 성채를 박살낸 대신기전들이 내부로 날아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타그족들이 태어나서 처음본 거대한 화살들이 지면으로 박혔고 주변에있던 병사들이 한꺼번에 잿더미로 변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타그족에대한 분노와 복수심으로 반격에나선 사람들이 나왔다. 그들은 싱카족의 데사이와 변길섭을 몰래 만났던 부족장들이였다. 이윽고 신호가 떨어지자 숨겨둔 무기를 뽑으며 돌진했다.

“타그족들을 해치워라!”

“지금까지 네놈들에게 당한 복수다.”

반강제로 바우(Bau)에 끌려와서 타그족의 노예처럼 살았던 부족들이 빈틈을이용해 후방을 공격한 것이다.

정면에는 조선군이 발사하는 양무화포와 대신기전의 맹공.

후방에는 억압당했던 부족들이 나서면서 타그족 병사들은 차례로 쓰러졌다. 얼마후에는 방어선까지 밀리면서 족장인 바긴다가 있는 곳까지 공격이 개시되었다.

“이놈들아! 전방으로 나가서 싸워라.”

“하지만 바긴다 족장님! 적들의 무기가 너무나도 강력합니다.”

“그것을 변명이라고 하는거냐?”

쉬잇! 크악! 바긴다가 겁에질려 항변하던 부하의 목을 베었다.

하지만 분풀이를 해봤자 상황을 바꿀수는 없었다.

“저곳에 반란군의 지휘부가 있다!”

“현무철포 사격준비! 발사!”

탕! 타타탕! 포르투갈 정예부대를 격파한뒤, 전투에 참가한 조선군 총병부대가 일제사격을 퍼부었다. 그러자 수십명의 타그족들이 한순간에 고깃덩이로 변하면서 쓰러졌다.

일부는 손에쥔 칼과 무기를들며 돌진했지만 재장전을마친 총병부대의 사격에 완전히 무너졌다. 조선군이 사용하는 현무철포는 포르투갈 병사들이 보유했던 신형의 플린트락 머스켓보다 장전속도가 더 빨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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