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8화 (158/169)

데사이를 마중나온 부족원이 대답했다.

부족의 청년들은 함께온 변길섭과 조선군의 모습을보며 당황했다. 그들도 소문을통해 타그족을 박살낸 존재가 보르네오섬에 왔다는걸 들었다. 때문에 데사이가 제안한 부분에대해 찬성하고 지원하기로 한것이다.

어둠을 이용해 도착한 움막에는 몇개부족의 대표들이 있었다. 그들은 싱카족의 데사이와 이전부터 알고있는듯 서로간에 친밀한 인사를 하였다.

“저들이 보르네오 왕국을도와 수도에서 타그족들을 물리친 조선군들인가?”

“그렇습니다. 부족장님들.”

“흐음. 바다건너 북쪽에는 체격이크고 전투에능한 국가가 있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그것이 사실이였다니.”

변길섭과 조선군들의 모습을보며 모여있던 부족장들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얼마후 변진섭은 같이온 대원들에게 신호를 보내었다. 그러자 등뒤에 매고온 것들을 내려놓았다.

거기에는 이후에 진행될 토벌작전에서 부족원들이 사용할 무기들이 있었다. 현무철포같은 화약무기 보다는 조선군이 보유하고 있던 장검이나 단검등의 무기였다. 그리고 제련된 칼날은 이들 부족원들이 사용하던 무기들보다 월등했다.

“부족장님들! 이것으로 우리들도 타그족들의 압제에서 해방될수 있습니다.”

데사이와 조선군을 안내했던 청년들이 흥분했다.

잠시후 부족장들과 장로들도 동의했고 변길섭과 데사이를통해 이후의 작전에대한 부분을 전해들었다.

* * *

동쪽에서 태양이 솟아올랐다.

햇살이 바우(Bau)를 비추었고 많은 사람들이 잠에서깨어 하루를 준비하였다. 바우에있는 타그족의 병사들중 야간에 경계를섰던 인원들은 피곤한 표정으로 하품까지 하였다.

여느때와 비슷한 풍경-

그러나 바우에 잡혀온 부족들은 잠시후 벌어질 대사건을 기대하며 숨을죽였다. 그들중에는 싱카족의 전사, 데사이를통해 미리 연락받은 이들도 많았다. 이제까지 타그족들에게 받아온 모멸감과 압제, 그것을 떨쳐내고 복수할 기회가 온것이다.

“술탄전하! 병사들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왕국을 괴롭혀온 타그족들을 섬멸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때가 찾아왔군.”

“전하께서 선대 술탄의 뜻을 이어받아 반드시 성공하실 것입니다.”

옆에있던 브루나이 장수들이 술탄 카디자를향해 말했다. 그는 이전에 벌어졌던 수도에서의 전투에서도 큰 활약을 하였고 국민들에게 신임도 두터웠다.

이제 수많은 브루나이 국민들을 고통속으로 몰아넣었던 타그족을 섬멸한다면 그 업적만으로 탄탄한 기반이 될것이다.

물론 이것은 브루나이 왕국과 친교 관계를맺고 보르네오 섬에대한 개척과 개발을 진행할 조선에게도 더없이 중요한 부분이다.

“이것으로 브루나이 왕국군은 제대로된 강군으로 성장할수 있겠군요.”

“물론일세. 이후에도 군사동맹을위해 조선군이 일부 주둔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브루나이 왕국군의 실력자체를 키우는 것이니까.”

송길준이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발대로 침투한 변길섭 부대의 활약을통해 삼파디 전방기지에서 대승을거둔 본대는 행군을 시작했다.

선발부대가 혹시라도 있을지모를 적의 순찰병들을 제거했고, 타그족들의 방심을 유도하면서 이동한 것이다.

마침내 5000명에 이르는 브루나이 왕국군이 바우(Bau)의 근처에 도착하며 준비하였다. 한편 이번작전은 타그족 반란군에대한 토벌작전이다. 때문에 송길준은 브루나이 왕국군에게 지시를내려 은밀하게 포위망을 구성했다.

적들이 후퇴할수있는 길목이나 중요한 부분을 미리 확보했고, 그곳에도 다수의 병사들을 배치한 것이다.

“토벌작전 개시!”

카디자가 브루나이군을향해 지시를 내렸다.

타그족에대한 섬멸작전에서 주공은 어디까지나 브루나이군이 담당하기로 하였다. 이것은 브루나이의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이고 조선군을통해 훈련된 브루나이군이 스스로의 역량을 보여주는 기회기 때문이다. 다만 송길준이 지휘하는 조선군은 브루나이군에대한 지원을하며 중요한 부분을 담당할 예정이였다.

둥둥둥! 둥둥둥~ 브루나이군에서 북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미 포위망은 완성된 상태. 지금부터는 사냥감을 공격하듯이 적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토벌하는 전개다.

“적의 기습이다!”

“타그족 병사들은 전투준비를 시작해라.”

당황한 바긴다가 소리쳤다.

그는 중앙에있는 목책으로된 요새에 있었다. 그리고 아침이 밝아오자 갑자기 들려온 북소리에 당황한 것이다.

“믿을수없다! 어떻게 브루나이 놈들이 여기까지 온것인가? 왕국의 수도에 심어놓은 첩자들로부터는 어떤 연락도 없었다는 것인가?”

“그것이 전에 보고드린 대로, 녀석들은 우리를향해 승리를 거둔것을 기뻐하며 축하행사와 연회까지 술탄궁에서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외에 다른것은...”

“등신같은 놈!”

바긴다가 분노하며 대답하던 부하를 후려갈겼다.

그것으로 상황이 바뀌는건 아니였다. 애초부터 멍청한 자신이 상대의 계략에 속아버린 것이니까 말이다. 처음에는 당황했던 바긴다 였지만 충분히 해볼만하고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럴것이 포르투갈인 세르지를통해 1000정이넘는 머스켓들을 새로얻었다. 그리고 화약과 장비들까지 보충한 것이다.

동시에 전에는 술탄궁에대한 공격을 한다고 공성전에서 불리했지만 지금은 자신이만든 강력한 요새에서 싸우는 상황이다.

“총병부대를 배치하고 병사들을 소집해라.”

“알겠습니다.”

바긴다의 지시를받은 부하들이 행동을 시작했다.

이윽고 바긴다의 옆으로 세르지와 모레노가 다가왔다.

“바긴다 족장! 조금전에 적들이 본진까지 쳐들어 왔다는 소식을 들었소. 부하들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저놈들이 여기까지 온다는 거요? 그것도 타그족이나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요.”

“걱정마시요. 저놈들이 바우로 온것은 스스로 무덤을향해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당신들은 이곳에서 우리들의 승리를 지켜보기만 하면 될거요. 물론 이번의 승리뒤에 나와 타그족들은 당신들, 푸른눈들이 사용하는 더많은 총포들이 필요하니까 그것만 제대로 지원해 주시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안해도 됩니다.”

세르지가 대답하며 미간을 꿈틀거렸다.

지금은 타그족들이 필요해 비긴다의 비위를 맞춰주고 있지만, 이후에는 바긴다를 제거한뒤에 적당히 말잘듣는 타그족을 내세울 계획이였다.

“그런데 세르지님! 좀 불안하군요. 적들이 이정도로 은밀하게 접근해오고 그걸 타그족들도 몰랐다니! 이건 분명히 브루나이 왕국군의 능력이 아니라 조선군 놈들의 수작이 분명합니다.”

“알고있네. 하지만 지금까지 들어온 첩보를보니 조선군들의 숫자는 얼마되지 않아. 따라서 놈들이 전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거야. 어쨌든 이번 전투를통해 조선군 놈들까지 한꺼번에 죽여야 마음이 편해지겠군.”

세르지가 대답하며 주먹을 쥐었다.

자신의 계획이 실패한건 난데없이 브루나이 왕국에 나타난 조선군들 때문이다. 따라서 세르지는 브루나이 왕국보다 조선군에대한 분노로 이를 갈았던 것이다.

조선군 VS 포르투갈 정예부대

“화포장전을 시작해라!”

강찬성이 지시를 내렸다. 그의 명령에따라 좌우로 늘어선 20문의 양무화포에서 조선군 병사들이 행동을 개시했다. 이번에 전개되는 토벌작전에서 강찬성의 화포부대는 중요한 역활을 담당했다. 타그족과 바긴다가 방어거점으로 사용중인 요새를 박살내기위한 것이다.

상륙지점에서 이곳 바우(Bau)까지 화포를 운반해오는 문제가 있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 사전에 정찰을통해 그리고 싱카족이 가져온 정보를 바탕으로 화포대가 이동하기에 좋은 길을 선택했던 것이다. 동시에 양무화포는 짐마차에 연결한뒤 간편하게 운반이 가능했고 화포를 조작하는 인원들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저건 뭐야?”

“적들이 화포를 가져왔다. 그것도 상당한 숫자다.”

전개를마친 양무화포를 본 타그족들이 놀랐다.

자신들이 상대했던 브루나이 왕국군도 화포같은 무기는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구형의 화승총들도 기껏해야 100정도 안되었을 정도였다. 이처럼 브루나이의 무기와 장비는 열악했던 상태였다. 그때문에 타그족들도 어느정도 버티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포르투갈의 세르지가 제공한 머스켓으로 무장하자 단번에 상대를 압도할 수준까지 되었다.

그것도 과거의 상황일 뿐이다. 이제는 조선군의 지원을받아 브루나이 왕국군은 전투력이 월등하게 높아진 것이다.

“잘못하면 성채가 공격당한다! 뭣들 하는거야? 놈들의 화포부대를 공격해라.”

바긴다가 명령했다.

지시가 떨어지자 외곽에있던 타그족 병사들이 함성을 내지르며 돌진했다. 하지만 이건 송길준이 파놓은 함정이다.

일부러 양무화포와 부대를 보여주면서 적들이 성급하게 나오도록 유도한 것이다. 잠시후 효과는 충분히 나왔다.

“적들이 화포부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라!”

“총병부대를 전개하라.”

척! 처처척! 조선군에게 훈련받은 브루나이 왕국군의 총병부대가 나아갔다. 얼마전까지 조선군에게 사격훈련을 받았고 이제는 탄환과 화약을 장전하는 손놀림도 능숙했다.

그들이 보유한 머스켓들중 상당수가 적들에게 노획한 것이지만 조선군이 지원해준 화약으로 무장한 것이다. 탄환의 장전을마친 브루나이 병사들이 총구를 정면으로 향했다.

침착하게 목표를 조준했고 사격신호를 기다렸다.

“전방의 적들을향해 발사!”

“쏴라!”

탕! 타타탕! 고막을 울리는 굉음. 총구에서 불꽃이 터졌다.

화약연기가 수북하게 솟아올랐고 발사된 탄환들이 돌격해오던 타그족 병사들을 피떡으로 만들었다.

퍽! 퍼퍼퍽! 크악! 케엑! 무기를들고 달려들던 타그족들이 튕겨나갔다. 단번에 수십명이 시체로 변하였다. 사격을마친 브루나이 병사들은 신속하게 후방으로 움직이며 재장전을 서둘렀다. 성채위에서 지휘하던 바긴다는 돌격했던 부하들이 공격에 실패하자 분노했다. 그에반해 전투를 지켜보던 세르지와 모레노는 입이 벌어지고 말았다.

“세르지님! 믿을수 없습니다. 브루나이 놈들이 유럽의 총병들이 사용하는 사격법과 전술을 펼치고 있습니다.”

“설마 저것도 조선군 놈들이 가르쳐준 것인가? 하지만 어떻게? 조선놈들은 기껏해야 청나라의 속국에 불과하고 미개한 놈들일 뿐인데...”

세르지가 충격으로 고개를 저었다.

동양에서 서양의 군대와 맞먹고, 아니 능가할 정도의 실력을가진 전투부대가 있다는건 받아들일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세르지가 부정해도 조선군에게 훈련받은 브루나이 총병들의 전투는 유럽군대와 싸워도 밀리지않을 정도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아군이 패배할수도 있습니다.”

“모레노, 자네는 어떻게 할려고 그러는가?”

“저놈들에게 포르투갈 정예부대의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모레노가 외치며 성채내부에있는 병사들을 소집했다.

타그족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성채에는 세르지가 데려온 300명 정도의 포르투갈 병사들도 있었다. 다만 세르지는 이들에 대해서는 정예부대로 아껴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반드시 필요했다.

“좋아. 자네가 직접 포르투갈의 정예병들과 타그족 총병부대를 지휘하게. 타그족 놈들에게 맡겨둬봐야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는 수준이니까.”

“알겠습니다.”

대답을마친 모레노가 지휘권을 잡았다.

이것에대해 바긴다는 처음에 반대하였지만 타그족 총병들이나 지휘관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 그럴것이 타그족들에게 플린트락 머스켓같은 무기는 과거에 한번도 써본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구식의 창이나 장검등을 사용해본게 전부였으니 말이다. 심지어는 타그족에게 제공한 머스켓의 사용법이나 훈련도 포르투갈 병사들이 해줬을 정도다.

그러나 조선군이 브루나이 총병들에대해 체계적으로 훈련을 시킨것에비해 타그족 총병들은 제대로된 훈련을 받지도 못했다. 애초부터 야만족에 불과했고 족장인 바긴다의 명령에따라 무조건 돌격하는게 전부였던 수준과 한계였던 것이다.

* * *

“미개한 타그족 놈들에게 머스켓 사격과 총병전투가 무엇인지를 보여줄때가 왔다.”

“포르투갈의 위대함을 증명하자!”

모레노의 지시를받은 총병부대장 안코니가 말하자 300명의 포르투갈 병사들이 외쳤다.

모레노는 포르투갈 병사들의 지휘에 대해서는 안코니에게 맡겼다. 모레노가 신임하는 포르투갈 장교였고 실전에서의 경험도 풍부했기 때문이다.

얼마후 안코니의 지휘에따라 300명의 포르투갈 병사들이 신형 머스켓을 움켜쥐며 나아갔다. 이들의 모습은 이전에 보여줬던 타그족 부대들과는 달랐다. 자신감도 넘쳤고 병사들중 상당수는 입가에 조소까지 띠우며 브루나이 왕국군을향해 조준을 시작한 것이다.

“발사!”

탕! 타타탕! 맹렬한 총격음이 터져나왔다.

조금전까지 타그족들을 상대로 기세를 올리던 브루나이 왕국군이 하나둘씩 쓰러지며 밀리기 시작했다. 이것을보며 타그족들도 전의가 솟아올랐다. 한편 성채위에서 전투를 지켜보던 바긴다가 만족했다.

“역시 파란눈들이 전투력은 뛰어나군.”

“바긴다 족장! 나와 포르투갈이 타그족을 지원하면 승리는 확정된 것이요. 따라서 당신은 포르투갈 제국의 은혜를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물론입니다. 걱정하지 마시요.”

비간다가 세르지를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세르지는 바긴다가 포르투갈 병사들의 전투력을 목격했기에 섣불리 딴짓을 못할것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300명의 포르투갈 정예병이 투입되고 세르지의 부하 모레나가 본격적으로 타그족들 지휘를 담당하면서 전세는 역전되는듯 보였다.

“송길준 대장님! 이번에는 타그족들만이 아니라 배후에있던 세력들이 나왔습니다.”

“저 복장이나 깃발, 여러가지를 보아하니 포르투갈 놈들이 분명하군. 싱카족이 가져온 정보를 분석해볼때 타그족의 배후에 유럽의 어떤 세력이 있다는걸 분명했네, 다만 나로서는 스페인 또는 포르투갈이라고 생각했는데 반정도는 맞았군.”

송길준이 말했다.

그도 보르네오를 노리는 유럽 세력이 누구일지에대해 고심했다. 하지만 영국이나 프랑스는 아닐거라고 확신했다. 만약에 영국이라면 현재 그들은 영국인 제이든과함께 행동중이다.

또한 영국에대한 정보들은 조선에서 많은 부분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프랑스도 아시아에대한 팽창야욕과 욕심이 있기는 하지만 당장에는 뚜렷한 움직임이 보이지는 않았다. 때문에 송길준은 남은 세력은 스페인 또는 포르투갈 둘중에 하나라고 예상했던 것이다.

“그런데 포르투갈 녀석들이 보르네오섬을 노리고 있었다는건 특이하군요.”

“스페인 보다는 더 급한쪽이 포르투갈이지. 그리고 포르투갈이 동방에 갖고있는 거점은 현재 마키오외에 특별히 없으니 이곳을 차지해 세력을 굳히려고 한것이지. 아무튼 전하의 계획과 조선의 발전을 위해서도 보르네오는 중요한 곳이니, 결코 저놈들에게 내어줄수는 없네.”

“지당한 말씀입니다.”

박장원이 송길준을향해 대답했다.

송길준도 타그족들의 배후에 포르투갈이 수작을 부렸다는걸 확인하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그럴것이 송길준은 경험과 지식이 풍부했다. 때문에 유럽의 열강들이 가진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었다. 다만 포르투갈도 유럽의 국가들중에 속했지만 영국이나 프랑스같은 수준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이고 지금 조선군의 전투력은 포르투갈 정도는 압도할수 있었던 것이다.

‘포르투갈 녀석들! 네놈들은 상대를 잘못 골랐다.’

한차례 냉소를 지은뒤 송길준이 양현모에게 지시를 내렸다.

“포르투갈 전투부대가 나서면서 전황이 복잡해 지는군. 따라서 이대로 그냥 두면 브루나이 왕국군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 이제 타그족 배후에있던 포르투갈 놈들이 나왔으니, 우리쪽에서도 그에맞게 상대해줄 필요가 있겠군.”

“맞습니다. 타그족들 상대로 싸우는건 싱겁던 참이였는데 잘 되었습니다. 이번기회에 유럽군대중에 하나인 포르투갈군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구경하고 싶군요.”

총병부대장 양현모가 대답하며 주먹을 쥐었다.

지금까지는 타그족들을 쓰러뜨리고 브루나이 왕국군을 훈련시키는걸 해왔다. 다만 싱카족이 가져온 정보를통해 타그족들 배후에 유럽국가의 세력이 있다는 첩보를 들었다. 때문에 양현모는 이후에 벌어질 전투를 대비해 조선군 총병부대도 준비를 시켰다. 지금부터 그 성과가 드러날 때였다.

“총병부대는 준비해라! 지금부터 우리들은 브루나이 왕국군을 공격중인 포르투갈 부대를 상대한다.”

“언제쯤 전투에 나갈건지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제부터 저 양인들의 실력을 구경해볼까?”

양현모의 지시에 조선군 병사들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윽고 포르투갈 병사들에게 밀리던 브루나이 왕국군은 조선군 총병부대가 나서자 환호성을 질렀다.

“조선군들이 나왔다!”

“미개한 동양놈들이 포르투갈을향해 도전하다니!”

“저놈들을 쓸어버려라!”

브루나이 왕국군을 상대로 압박하며 전의가 솟구친 포르투갈 병사들 300명이 외쳤다. 각오를하며 나아가던 그들앞에 조선군 총병부대가 전진해왔다. 다만 그 숫자는 300명의 포르투갈 정예보다 적은 200명의 수준이였다.

“저것들이 우리를 무시해?”

“두배나 많은 숫자를 동원해도 우리한테 패배할 놈들이, 아군보다 적은 병력으로 상대를 하겠다고?”

“신경쓰지 마라! 어차피 박살내 버리면 그만이다.”

총병부대장 안코니가 외치며 전투준비를 지시했다.

척! 처처척! 잠시후 포르투갈 총병부대가 탄환을 장전한뒤에 앞으로 나아갔다. 그들이 갖고있는 신형 플린트락 머스켓은 포르투갈이 영국과 프랑스에서 수입한 것들이다.

때문에 타그족들에게 지원해 줬거나 세르지가 네델란드 밀수업자에게 구입한 구형에비해 성능이 향상된 것이다.

머스켓의 사거리도 길어졌고 플린트락 부분에 화약을넣고 방아쇠를 당기는 부분도 개선된 형태였다.

하지만 포르투갈 병사들은 조선군들이 사용하는 현무철포, 그리고 조선군 총병부대원들의 전투력이 얼마나 강한지는 몰랐던 것이다.

“대열을 정비해라!”

“전방에대해 조준개시! 사격!”

“조선놈들을 죽여라!”

탕! 타타탕! 접근해오는 조선군들을향해 포르투갈 병사들이 사격을 개시했다. 그러나 포르투갈 병사들의 일제사격은 효과를 보지못했다. 양현모 총병부대장은 조선군 병사들을 한꺼번에 뭉쳐서 전진시킨게 아니였다. 대신 선발조와 뒤쪽의 인원들을 따로 분리시켰다. 때문에 선발로나선 병사들은 민첩하게 행동했고 포르투갈 병사들이 일제사격을 시도하자 능숙하게 바닥으로 엎드렸다.

핑! 피피핑! 발사된 탄환들이 그들의 머리위로 지나갔다.

일제사격이 실패하자 지휘하던 안코니가 발끈했다.

“저 개같은 놈들! 비겁하게 아군의 사격을 유도하다니!”

속은것에 분개했지만 소용없었다.

선두로 나섰던 조선군 병사들 몇십명은 신속하게 장전된 현무철포를 전방으로 조준했다. 발전된 퍼커션캡(뇌홍)을 사용하는 현무철포는 다양한 사격자세를 취하는게 가능했다. 지금처럼 바닥에 엎드려서 적을향해 사격하는것도 충분히 가능했고 현무철포의 사거리는 포르투갈 병사들의 플린트락 머스켓을 능가했다.

“이것이 조선군의 전투방식이다!”

“멍청한 포르투갈 놈들! 조선군들은 구식의 화승총을 사용할 때부터 조준사격이야. 화승총으로 호랑이도 잡던 조선군 포수들의 실력이다. 실컷 구경해라.”

양현모가 선두로 배치시킨 총병들은 사격솜씨가 좋거나 과거에 사냥꾼으로 활동했던 경력이있는 병사들이다. 때문에 적들이 일제사격을 개시할때 몸을피했고, 엎드린 상태에서 목표를 정확하게 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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