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3화 (153/169)

“자네의 말에 동의하네.”

항해사인 유인봉의 판단은 정확했던 것이다.

최승규 함장이 신속하게 명령을 내렸다.

“먼저 아군의 호위함대와 수송선단을 분리시킨다. 현재로서는 적의 규모도 상당하기 때문에 잘못해 수송선단이 말려들면 큰 피해가 생길수도 있다.”

“알겠습니다.”

지시를받은 유인봉이 신호를 보내었다.

그에따라 2척의 기열함들을 포함해 증기판옥선들이 속도를내며 앞으로 나아갔다. 중앙에있던 수송선단들은 방향을틀어 후퇴를 하였다. 최승규 함장은 수송선단의 책임을맡은 지휘관에게 여차하면 방향을바꿔 조선으로 복귀할것을 명령했다.

수송선단에는 2,000명의 조선군 병사들이 탑승하고 있기에 그들이 희생되는건 막아야했기 때문이다. 신속하게 준비를 마친뒤에 최승규 함장은 호위함대를 이끌고 나아갔다.

‘지금쯤 증기판옥선들이 적함들을 유인해 끌고올 것이다. 그렇다면 적들이 올 방향과 매복할 지점은 여기로군.’

최함장이 함대진형과 상황판을 내려보며 작전을 짜내었다.

적들은 아군의 규모와 함선들의 숫자를 정확하게 모르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는게 중요했다.

* * *

“드디어 저놈들을 따라잡았다. 이번에는 박살을 내주마. 전함선 포격준비!”

보리스가 주먹을 쥐었다.

한시간동안 지속된 추격전. 그 사이에 보리스는 부하들에게 몇차례나 명령을 내리며 압박했다. 3척의 조선군 나룻배들을 놓친다면 자신의 명성에 치명타가 생긴다. 다른 해군 지휘관들은 이런 보리스를 비웃으며 평생동안 웃음거리로 만들것이다.

때문에 보리스는 절대로 포기할수 없었다. 3척의 판옥선들이 조선까지 도망친다면 그곳까지 추격해서 박살내거나 조선을향해 함포사격이라도 해버릴 기세였으니 말이다.

“화포장전을 서둘러라!”

“쥐새끼 같은 놈들! 드디어 사정권내에 들어왔다.”

갑판에있던 러시아 병사들이 소리쳤다.

그들은 증기판옥선들이 퍼부은 양무화포에 동료들이 당했던 것이다. 그에대한 복수심으로 화약을 채우고 포탄을 넣으면서 발사 신호만을 기다렸다. 이처럼 5척의 러시아 함선들이 도주하던 증기판옥선들에 시선이 집중된 사이 최승규 함장이 지휘하는 호위함대들이 출현했다.

“저건 뭐야? 새로운 배들이 나타났다.”

갑판에있던 러시아 병사들이 소리쳤다.

최함장이 진격함에서 명령을 내렸다.

“전 함대는 횡단진으로 파고들어라!”

기함에서 신호가 올라왔고 2척의 기열함을 중심으로 나머지 증기판옥선들이 속도를 내었다.

“전투에 돌입한다!”

“양무화포 준비!”

“증기기관을 최대로 가동해라.”

쏴아아! 파도를 가르며 조선의 호위함대가 돌진했다.

증기판옥선들을 추격하던 러시아 함선들의 뒤쪽으로 이동하며 사격을 할수있는 최상의 위치를 차지한 것이다. 그사이에 보리스가 지휘하는 5척의 러시아 함선들은 반대쪽으로 화포를 움직이며 대응사격을 시도했다.

펑! 퍼퍼펑! 맹렬한 포격음이 터졌지만 제대로된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추격하던 증기판옥선을 노리고 일제사격을 준비하던 상태였다. 때문에 다른 방향에서 출현한 호위함대에 당황한 것이다.

“보리스 선장님! 아군이 사격을 개시했지만 유효탄이 나오지 않습니다!”

“젠장! 어서 화포들을 재 정렬시켜라!”

보리스가 소리쳤다.

함정에 걸려버린 5척의 러시아 함선들이 재장전을 시도중일때, 최승규 함장의 호위함대는 최대의 효과를 낼수있는 포격기회를 잡은것이다.

“전함대! 포격개시!”

펑! 퍼퍼펑! 콰쾅! 수십발의 포탄이 한꺼번에 날아가며 러시아 함선들을 타격했다. 포탄으로 부서진 선체에서 파편이 튀었다.

크악! 케엑! 갑판의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였다.

“러시아 함선들의 약점은 후방이다! 기열함들은 저기있는 적함들의 뒤쪽으로 이동해라!”

기열함에 장착된 증기기관들이 굉음을 내었다.

러시아 함선들은 1000톤급에 이르는 선체다. 때문에 크기는 기열함들과 비슷했지만 기동성에서는 차이가 난 것이다.

“조선놈들이 저렇게 큰 증기선을 갖고있다는 말이냐?”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유럽의 증기선들에 붙어있는 대형 수차도 없는데 바다위에서 마음대로 움직이다니!”

보리스와 두코프의 두눈이 경악으로 커졌다.

그들도 증기선에대해 알고있었고 여러차례 본적이 있었다.

유럽에서 사용되는 증기선들은 선체양쪽에 물레방아처럼 돌아가는 대형 수차들이 장착된 상태다. 그런데 조선의 증기선들은 그것이 처음부터 없었다. 그런데도 증기선처럼 돛을 펼치지 않고도 움직였고 속도도 빨랐던 것이다.

“설마 저놈들이 아군 함선들의 후방을 노리는 것인가?”

2척의 기열함들이 이동하는 방향을보며 보리스가 당황했다.

1000톤급에 이르는 함선들의 전투와 함포전에서는 엄청난 포화를 퍼부어야 상대함선이 격침될 정도였다. 선체의 대부분이 나무로만든 목조선이기 때문이고 포탄들이 단단한 쇠구슬로된 상태였다. 때문에 포격에 맞아도 선체에 구멍만나고 관통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범선들에도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후방이다.

측면으로 일제사격을 개시했던 2척의 기열함들은 혼란에 빠져있는 러시아 함선들의 후방으로 이동했다. 후방을 노리면서 횡으로 나아갔고 양무화포들을 장전했던 것이다.

“으아아! 저놈들이 우리의 뒤쪽을 노린다.”

“어서 배를 돌려라!”

뒤쪽을잡힌 2척의 러시아 함선들과 병사들이 경악했다.

일부는 반격을위해 화포를 돌리고 있었지만 그것보다 먼저 2척의 기열함들이 일제사격을 개시했다.

펑! 퍼퍼펑! 수십발의 포탄들이 날아갔고 러시아 함선의 후방에있는 선장실부터 박살을 내버렸다. 그리고 엄청난 운동에너지를지닌 포탄은 적함선을 앞뒤로 관통하며 내부에있던 병사들을 단번에 시체로 만들어 버렸다. 적함의 후방을 화포로 공격하면 내부에 적재된 화약들을 유폭시킬 가능성도 많았다.

치지직! 치직! 화약통에 불이 붙었고 이것을 보고있던 러시아 병사들이 소리쳤다.

“전원 퇴함하라! 화약통에 불이 붙었다.”

“으아아아!”

곳곳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하지만 그들이 배를 탈출할 시간도없이 유폭된 화약들이 폭발을 일으켰다.

쾅! 콰콰쾅! 갑판위로 솟구치는 불길과 시커먼 연기들!

1000톤의 선체를지닌 2척의 러시아 함선들이 반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발버둥치는 러시아 병사들과함께 바다속으로 침몰을 시작했다.

동해함대 VS 러시아의 베링함대 (02)

“아군의 함선들이 2척이나 당했다.”

“원래 조선의 해군력은 청나라보다 약한데, 믿을수 없다.”

경악에 가득찬 외침이 터져나왔다.

베링함대의 러시아 병사들은 혼란에 빠졌다. 그것은 함선들을 지휘하던 보리스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의 판옥선들을 추격해 왔다가 함정에 걸렸고 이제는 배까지 2척이나 침몰당한 것이다.

“보리스 함장님! 아무래도 우리들이 조선해군의 능력을 잘못 판단한거 같습니다. 그리고 조선군이 사용하는 증기선은 한번도 본적이없는 신형입니다.”

“미개한 놈들이 어떻게 증기선들을 보유하고 있단 말인가?”

보리스가 분노하며 소리쳤다.

이제는 조선해군의 전투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깨달은 것이다.

그 댓가로 2척의 함선들을 잃었고 나머지 3척도 박살날 위기였다.

“남은 3척의 함선들이라도 살려야 합니다. 더이상은 대응할수 없습니다.”

두코프가 요청했다.

그도 처음에는 보리스처럼 조선해군을 만만하게 보았다가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만약에 화약이 유폭되어 침몰한 배에 있었다면 탈출조차 못하고 수장되었을 것이다. 두코프가 정신을 차리고 후퇴를 요청했지만 늦어버린 상황일 뿐이였다.

“함장님! 현재까지 적함선 2척을 격침시켰고 이제 3척이 남았습니다.”

“역시 영길리인들이 말해준대로 저들의 범섬은 후방이 취약하군.”

“유럽의 선박들은 측면도 제법 튼튼하고 포탄에 뚫려도 버틸수 있지만 후방에서 포격을 당하면 내부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구조인거 같습니다.”

“지금부터는 남은 3척을 처리할 차례군.”

“그것보다는 승기가 우리쪽에 왔으니 남은 적함선들을 아군이 나포하는것도 좋은 선택인거 같습니다.”

“나포하는 전술이라! 확실히 자네말대로 동해함대의 병사들이 함선끼리의 백병전을 경험하는 것도 필요하겠군. 좋아. 그렇다면 먼저 충무공께서 사용하신 학익진 전법으로 적함선들을 두들겨팬 다음에 백병전을 전개한다.”

“알겠습니다.”

최승규 함장의 지시를받은 유인봉 항해사가 명령을 전달했다. 기함인 진격함에서 신호가 올랐고 그것을본 다른 함선들이 빠르게 진형을 만들었다. 2척의 러시아 함선들을 격파한 기열함들이 해상기동을 펼쳤다. 그리고 나머지 증기판옥선들이 좌우로 이동했다. 얼마후 그것은 거대한 학의 모양처럼 3척의 러시아 함선들을 포위하는 진형이 되었다.

* * *

“놈들의 포위망에 갇혔다.”

“바다위에서 어떻게 저런식의 움직임이 가능한 거야?”

후퇴를 시도하던 3척의 러시아 함선들은 전방을 가로막은 동해함대의 기동성에 입이 벌어졌다. 증기기관을 가동시키는 기열함과 증기판옥선의 기동성은 러시아 함선들을 능가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펼쳐진 학익진은 쉬운게 아니다.

다만 학익진의 경우에는 임진왜란때 충무공 이순신이 실전에서 엄청난 성공을거둔 진법이다. 따라서 충무공의 후예인 조선해군이라면 누구나 알고있고 실행이 가능한 진법중에 하나다.

학익진의 중앙에는 2척의 기열함들이 위치하며 적함들의 진로를 막아버렸다. 러시아 함선들이 방향을 바꾸려해도 그자리에서 180도 후진이 가능한게 아니다. 바다위에서 크게 반원을 그려야했고 이렇게 할수있는 방향을 차단해버린 것이다.

이제 적들에게 남은것은 정면으로 학익진을 돌파하거나 엄청난 데미지를 받으면서 선회를 하는게 전부였다.

“조선놈들이 이상한 진형을 펼쳤지만 겁먹을거 없다. 저런 포위망쯤은 간단하게 뚫어버리면 된다. 전방으로 속도를 높여라.”

“돌파진형 준비!”

“화포를 전방으로 향해라.”

러시아 함선들의 갑판에서 병사들이 움직였다.

그러나 보리스는 러시아 함선들이 갖고있는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몰랐다. 그럴것이 상당수의 화포들은 선체의 양측면에 장착되어 있었다. 전방에도 몇문의 화포들이 있었지만 화력을 집중하기는 쉽지않은 상태였다. 때문에 3척의 러시아 함선들이 종대로 나아가며 화포를 발사했지만 위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적 함선의 지휘관은 멍청하군. 조선군의 학익진을향해 정면으로 돌파를 시도하다니!”

“어쩌면 저것밖에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서 일겁니다.”

“그럴수도 있겠군.”

최승규 함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순신 장군의 학익진은 강력했다. 단순히 학의 날개처럼 크게 포위망을 만드는게 전부는 아니다. 진형을통해 적 함선들에게 아군함대가 갖고있는 화포와 포격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

펑! 퍼퍼펑! 러시아 함선에서 발사한 포탄들이 수면에 떨어지며 물기둥이 솟아올랐다. 포위망을 뚫기위해 다급해진 러시아 병사들이 사거리도 재지않고 발사한 것이다. 그에반해 최승규 함장이 지휘하는 동해함대의 함선들과 병사들은 침착하게 기다렸다. 얼마후 적과의 거리를 계산하던 최함장이 힘차게 외쳤다.

“전함대 포격개시!”

펑! 퍼퍼펑! 주위를 진동시키는 엄청난 굉음들.

학익진을펼친 동해함대가 발사한 포탄들은 수백발이 넘어갔다. 강력한 화력과 집중을위해, 그리고 학익진을 펼친 조선군의 함선들은 화포들이 배치된 선체의 측면을 적에게 향한것이다.

이렇게되면 기열함과 증기판옥선이 보유한 화포들을 최대한으로 이용할수 있었다.

“조선놈들이 포탄을 발사했다.”

“피해라!”

“겁먹지말고 대응사격을 개시해라.”

보리스가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선수쪽에 설치된 몇개의 화포들만 사용하는 러시아 함선들은 포격전에서 상대가 안되었던 것이다.

쾅! 콰지직! 퍼펑! 좌우에서 날아드는 포탄에 러시아 함선들이 두들겨맞기 시작했다. 이것은 적함선들을 포위망에 가둬놓고 실컷 두들겨패는 모양새다.

크악! 케엑! 포탄에 직격당한 러시아 병사들의 육신이 뜯겨졌다. 운좋게피한 경우에도 목재로된 선체가 포탄에 박살나며 파편들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찰나간 수백발의 포탄을 얻어맞은 3척의 러시아 함선들이 더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조선군 함선에서 발사된 포탄들중 일부가 돛을 찢어발기며 폐선처럼 너덜너덜해진 상태가 되었다.

“보리스 선장님! 더 이상의 돌파시도는 불가능 입니다.”

“크윽! 이대로 당할수 없다. 선체를 측면으로 이동시키며 반격을 개시해라.”

보리스가 최후의 선택을 하였다.

정면을 향하는 화포들의 숫자가 부족했지만 측면에는 다수의 화포들이 배치되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보리스가 지휘하는 3척의 러시아 함선들은 반격할 기회조차 없었다.

“견인을위한 대장군전이 준비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노서아(러시아)의 함선들을 나포한다. 전 부대원들은 근접사격과 백병전을 준비해라.”

최승규 함장의 지시가 떨어지자 갑판에는 현무철포로 무장한 병사들이 준비를 시작했다. 그사이에 육중한 무게를지닌 대장군전들이 사격을 개시했다.

펑! 터텅! 쉬이잉! 촤라랏! 진격함에서 발사된 몇발의 대장군전이 공중에서 포물선을 그렸다. 양무화포에서 발사하는 대신기전의 경우에는 화살처럼된 앞부분에 강력한 폭약이 장착되어 있다. 그에반해 지금 발사된 대장군전들의 경우에는 작살처럼 생겼고 뒷부분에는 단단한 쇠사슬이 연결된 상태다.

과거에 조선군이 사용하던 대장군전을 개량한 것이고 적의 배를 나포하고 도망가지 못하게하는 무기였다.

“저건 뭐냐? 조선놈들이 작살같은 무기를 발사했다.”

“설마? 피해라!”

콰지직! 터텅!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온 대장군전이 러시아 함선들을 파고들었다. 선체로 파고든 대장군전이 일으킨 충격파로 러시아 함선들이 좌우로 요동쳤다. 일부는 충격에의해 갑판에서 튕겨났고 물속에빠져 허우적 거렸다.

“보리스 선장님! 조선놈들이 우리들의 배를 강탈하려고 시도중입니다.”

“저놈들이 발사한 대형작살을 끊어내라!”

지시를받은 병사들이모여 쇠사슬을 검으로 내리쳤다.

캉! 카캉! 몇차례나 시도했지만 불꽃만 튀겨질뿐 꿈쩍도 안했던 것이다. 남은 선택은 화약을 가져와서 폭발시키는 것인데, 그렇게되면 러시아 함선들이 통째로 날아갈 판이다.

그 사이에 보리스가 타고있는 바실리호를향해 최승규 함장의 진격함이 쇄도해갔다. 상대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작살로 묶어놓고 좁혀가는 전술이다. 이것을보며 바실리호에 타고있던 러시아 병사들은 공포에 빠졌다.

“뭘 보고 있는거냐? 함선의 병사들은 머스켓을 장전하고 백병전을 준비해라.”

“서둘러! 머스켓과 병사들 배치해라.”

접근해오는 진격함을향해 바실리호의 러시아 병사들이 뛰어다녔다. 그사이에 진격함은 작살형의 대장군전을 추가로 발사했고 2척의 러시아 함선들을 꼼짝못하게 묶어버린 것이다.

나머지 1척의 조선군 기열함과 지휘를 담당한 서동현도 대장군전을 발사해 도주하던 3번째 러시아 함선을 정지시켰다.

“놈들에게 러시아 해군의 선상전투를 가르쳐준다. 어차피 저놈들이 갖고있는 2척의 대형함들만 장악하면 전세를 역전시킬수 있다.”

“와아아아! 해치우자.”

명령을받은 러시아 병사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그들은 동해함대의 병사들이 사용하는 현무철포의 위력을 전혀몰랐다.

“사격을 개시해라!”

탕! 타타탕! 러시아 병사들이 머스켓을 장전하며 발사를 시작했다. 수백발의 탄환들이 진격함을향해 날아왔지만 갑판위의 병사들은 신속하게 자세를 낮추었다. 러시아 총병들은 화망을 구성하기위해 전열보병식의 일제사격을 개시했지만 그것이 실수였다. 이런 방식의 사격법은 러시아군이 유럽의 군대에서 배웠고 지금까지는 충분히 위력이 있었다.

이번에는 상대가 조선군이란게 달랐다.

핑! 피피핑! 총탄이 빗발쳤고 고개를숙인 병사들이 느긋하게 말했다.

“저놈들 사격방식이 옛날식이군.”

“소문으로 들었는데, 유럽에서는 아직도 저런 방식으로 사격하는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조선군이 사용하는 총격전이 뭔지를 보여줄 차례군.”

갑판에서 병사들을 지휘하던 신동우가 말했다.

그는 진격함에서 육전대를 담당하고 있었다. 진격함의 병사들은 크게 증기기관을 다루는 기관병, 그리고 양무화포를 운영하는 화포병, 선상에서의 전투와 사격에 특화된 육전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현무철포의 경우에는 각 함선마다 충분히 보급되었기에 비상시에는 함선의 병사들 모두가 총포를 사용하며 전투에 참가할수 있었다. 다만 최승규 함장은 이번에 전개되는 선상전투와 백병전에는 육전대를 먼저 투입했다.

“노서아 놈들이 재장전을위해 준비한다. 대응사격 개시!”

신동우가 명령했고 현무철포를 조준하던 육전대가 사격을 개시했다.

탕! 타타탕! 상체를 엄페하며 사격하는 전술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현무철포의 경우 재장전과 발사속도가 러시아군의 플린트락 머스켓에비해 월등하게 뛰어났던 것이다. 플린트락보다 더 발전된 퍼커션캡(뇌홍)을 사용했고 이때문에 다양한 사격전술과 총격전이 가능했다.

“크악! 케엑!”

“보리스 선장님! 아군이 총격전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일이?”

“조선군이 사용하는 총포도 러시아의 것보다 성능이 우수합니다. 그리고 발사속도가 최소 2배이상 빠릅니다.”

두코프가 당황하며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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