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3화 (143/169)

산페가 아이누족 여자들에게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도 지금까지 동족인 아이누족을 습격하며 노예사냥까지 벌이는 나카츠번에대해 두려움과 공포가 가득했다. 나카츠번 만이아니라 훗카이도의 아이누족들은 혼슈(본섬)과 토호쿠에있는 지역의 세력들과 번들에게도 두려움을 느끼며 떨었다. 자신들보다 무기도 강했고 군사력도 막강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더 강한 존재들이 있었다.

산페는 하야토 일행들을 만나고 조선에대해 듣게되면서 확신했다. 아이누족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선과 손을잡고 협력해야 된다고 말이다.

얼마후 일행들이 한참을 더 나아가고 있을때.

핑! 피핑! 두번의 파공성이 터지며 전방에서 날아온 화살이 바닥에 꽃혔다. 이것을보며 하야토가 손을들어 일행들을 정지시켰다.

“산페가 말한 대족장이있는 마을에 온거 같군요.”

“그래도 여기는 다른 아이누족 마을에비해 경계상태가 괜찮군.”

“아무래도 훗카이도의 깊숙한 곳에 위치했고 나카츠 놈들도 여기까지는 침투하지 못한듯 보입니다.”

“지금까지야 그랬지만 나카츠번이나 토호쿠에있는 다른 번들이 본격적인 군대를 파견하면 여기도 버티지는 못할것일세.”

하야토가 대답했다.

잠시후 10여명의 아이누족 사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중에 한두명만 활을 들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창이였다.

하야토는 아이누족들의 무장상태를 살펴보았다.

부족민들의 숫자는 많았지만 무기와 장비는 상당히 열악했던 것이다. 들고있는 활도 일본인들의 활에비해 성능이 부족했고, 거기다 창은 나무를 이용해 대충 만든게 전부였다.

또한 근접전에 사용하는 카타나등은 자체적으로 만들 능력도 없었다. 이런 상황이니 나카츠번이 파견한 백명수준의 적들에게 여러개의 아이누족 마을들이 박살났던 것이다.

이윽고 선두에있던 산페가 아이누어로 외치면서 설명을 하였다.

그리고 같이왔던 다른 여자들도 말했고 하야토 일행들을 노려보던 아이누족 사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환영을 기대한것은 아니였기에 이정도면 만족한 수준이군.”

“그나저나 대족장이란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하군요.”

“조금후면 알게되겠지.”

하야토가 대답했고 일행들은 산페를따라 이동을 시작했다.

잠시후 도착한 마을에는 최소 수백채가 넘어가는 집들이 있었다. 그리고 여기외에 주변의 다른곳에도 마을들이 있을것으로 예상되었다.

마을로 들어서는 일행들 주위로 아이누 부족민들이 하나둘씩 나와서 구경을 하였다. 그들의 눈빛은 두려움과 기대감이 뒤섞여 있었다. 일행들과 같이온 산페가 마을 주민들에게 설명을 하면서 구출된 여자들을 보살피기 시작했다.

“대족장님이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어하세요.”

아이누족 전사들과 대화한 산페가 일행들을 안내했다.

도착한 곳은 마을에서도 중심에있는 큰 건물이였다.

내부에서 건장한 체격의 중년사내가 걸어나왔다.

현재 아이누족 부족들을 대표하는 대족장 카무이훔 이였다.

본래 아이누족은 여러개의 부족과 마을들로 이루어진 연합체였다. 때문에 대족장이라해도 왕이나 군주처럼 엄청난 권력과 권위를 갖고있는건 아니였다.

하지만 카무이훔은 아이누족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웠다. 따라서 하야토 일행들이 철종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만나야할 대상이다.

“그대들이 우리 아이누족 여자들을 구해줬다는 사실을 들었소. 먼저 대족장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카무이훔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하야토는 산페를통해 여기에온 목적과 그리고 조선에서 왔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이것을듣자 대족장인 카무이훔이 크게 놀랐다. 처음에는 자신을 속이는것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는 하야토 일행들이 보통의 일본인들과 다르다는걸 느꼈다.

그도 조선에대한 소문은 얼핏 들었지만 여기 훗카이도에 조선인들이 온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온 조선인들은 강력했고 조선왕의 명령을받고 온것이다. 카무이훔은 절망에빠진 아이누족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는걸 확신했다.

* * *

“여기는 청나라의 광저우에서 봤던 도시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르군요.”

“아무래도 무슬림의 국가라서 그럴겁니다.”

“청나라에도 회교(回敎)를믿는 부족들이 있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도시전체가 회교들로 구성된 장소를 보는것은 처음입니다.”

송길준이 주변광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들이 승선한 선박은 브루나이의 수도인 반다르스리브가완 항구를향해 들어가고 있었다. 브루나이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수백년전 보르네오섬의 북쪽에 터전을 마련했고 지금까지 왕국을 유지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과거 부르나이는 보르네오섬에서 강력한 왕국이였고 섬의 대부분을 차지한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력이 줄어서 보르네오섬의 북쪽 일부의 영토만 유지하는 중이다.

그러나 부르나이의 수도인 반다르스리브가완은 무역항으로 역사가 오래되었다. 이전에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국가들, 심지어는 중국의 고대 왕조들과 교류를 하기도 하였다. 이때문에 브루나이에는 리앙쉰처럼 중국에서 건너온 객가인 화교들이 지내는 경우도 많았다.

“어서 오십시요. 제이든씨.”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정말로 반갑군.”

항구에 도착한 일행들을 맞이한 리앙쉰은 기뻐했다.

특히 제이든은 리앙쉰을 다시 만나자 즐거워했고 이후에는 같이온 일행들을 소개시켜 주었다.

“그동안 조선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군요.”

제이든의 설명을듣고 리앙쉰은 놀랐다.

그럴것이 리앙쉰은 객가인으로 활동하며 조선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소문과 정보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알고있는 조선은 청나라처럼 외부에대한 문을닫고 조용히 지내던 국가였다.

그러던 조선에서 새로운 국왕이 나오고 이제는 남방지역으로 조선인들을 보낸것이다. 거기다 제이든이 조선왕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되며 리앙쉰은 기대감을 가졌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여기에 온것은 조선임금의 친서를 여기 부르나이의 술탄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군요.”

“일단 공식적인 부분은 그렇습니다.”

송길준이 리앙쉰에게 말했다.

잠시 생각하던 리앙쉰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표정은 굳어졌다.

“현재 부르나이의 상황이 과거에비해 점점 악화되는 중이긴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오신 목적을위해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장사를 하다보니 그래도 술탄궁에있는 몇몇 신하들과 줄이닿아 있기는 합니다.”

“정말로 잘 되었군요.”

리앙쉰의 대답에 송길준이 안도했다.

그리고 리앙쉰을 소개해준 제이든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 * *

정면으로 상당히 큰 궁전이 보였다.

무슬림 국가들에서 보이는 모스크같은 건축물과 비슷하게 보였다. 그리고 정문쪽에는 다수의 병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동시에 그들의 허리에는 휘어진 반월도를 차고있었고 머리에는 터번같은 특이한 형태의 모자를 쓴 모습이다.

이런것들을 조선을떠나 여기까지온 탐사대장 김승엽이나, 송길준에게는 흥미롭게 생각되었다. 철종이 그들에게 말해준대로 조선의 밖에는 다양한 국적과 지역들이 많았던 것이다.

왕국의 정문쪽에 도열한 경비병들이나 무장들은 낯선 방문자들을 경계어린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럴것이 조선인들은 둘째치고 제이든이나 마이클같은 유럽인들은 생김새나 복장이 너무나도 달랐으니까 말이다.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십시요. 먼저 저들에게 사정을 설명해야 하니까 말이지요.”

리앙쉰이 말했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제이든과 소통하는데 문제가 없을정도로 유창한 영어를 사용했다. 동시에 브루나이와 보르네오의 주민들이 사용하는 말레이어도 능숙했던 것이다.

이윽고 리앙쉰이 경비들에게 뭔가를 말하였고 잠시후에 내부에서 누군가가 나왔다. 일전에 리앙쉰이 말한 술탄궁에있는 신하들중에 한명이다. 그가 송길준 일행들을 보더니 리앙쉰에게 뭔가를 설명하는듯 보였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조금전 말씀드린대로 현재 부르나이의 상황이 나쁠때에 온거 같습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현재 브루나이의 술탄인 오마르 사푸딘이 전투에서 큰 부상을당해 누워있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얼마전에 벌어졌던 반란군 토벌작전에서 부상을 당한것이라 생각됩니다.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저런일이 벌어졌을 줄이야.”

리앙쉰이 고개를 내저었다.

송길준과 일행들은 잠시동안 생각에 잠겼다.

술탄이 부상을당해 누워있는데 강제로 방문한다면 그것도 뭔가 이상했다. 그때 제이든이 다른걸 떠올리며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술탄궁안에서는 누가 지휘를 하는것인가?”

“제가 만난 대신의 말로는 술탄의 아들이 임시로 대신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현재 술탄의 아들을 만나면 좋을거 같군요. 거기다 반란군의 문제라니! 어쩌면 우리쪽에서 도움을 줄수도 있을거 같고.”

송길준이 말하자 리앙쉰이 놀랐다.

여기에 제이든이 잠시 설명을 해주었다.

“저는 처음에 몇명의 특사단이 조선에서 온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군요. 만약에 제이든씨의 말대로 조선군까지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거 같습니다.”

리앙쉰이 말하더니 조금전 대화했던 대신을 불렀다.

잠시 사정을 설명했고 얼마후 술탄궁의 신하가 일행들에게 다가오며 고개를 숙였다.

“현재 모든것이 혼란스럽고 위기의 상황인데 여러분들이 도와주신다고하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제가 바로 안내를 하겠습니다.”

“일단 상황을 들어보고 결정할 것이지만 조선과 부르나이의 친교를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송길준이 대답했고 일행들은 안내를받아 술탄궁으로 들어갔다.

브루나이 왕국의 조선군

“여기 술탄궁은 조선의 창덕궁과는 다른 모습이군요.”

“확실히 건축양식이나 내부의 구조등도 색다른거 같습니다.”

김승엽의 생각에 송길준도 동의했다.

안내를받아 내부로 들어간 술탄궁은 제법 넓었다.

벽에는 그들이 처음본 다양한 벽화나 장식들이 걸려있었다.

이것을볼때 부르나이가 지금은 보르네오섬 북쪽에있는 약소국이지만 과거에는 보르네오 전체를 장악했던 패자였음을 나타내는 증거였다.

“이쪽으로 오십시요.”

선두에서 일행들을 안내하던 나자트가 말했다.

그는 객가상인 리앙쉰과 친분이 두터웠고 술탄의 신하들중에 한명이다. 얼마후 나자트를따라 길게늘어선 복도를 통과했을때 그들 앞에 한명의 사내가 있었다. 30대로 보이는 나이였고 나자트를 발견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분. 이분이 술탄의 왕세자이신 오마르 카디자 이십니다.”

“반갑습니다. 우리들은 조선에서온 사절단 입니다. 현재 부르나이에 긴급상황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조선에계신 전하의 지시를받아 저희들은 조선과 부르나이 사이에 친교가 이뤄지기를 희망합니다.”

“조선이라는 국가는 청나라의 동쪽에 있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그곳에서 오셨다니 우리로서는 기쁜 일이군요.”

카디자가 송길준을향해 대답했다.

일행들든 카디자와함께 접견실로 향했다. 술탄궁에서 만든 차를 내왔고 제이든은 그것을 마시며 감탄했다. 한동안 형식적인 인사등을 교환한뒤 송길준이 질문했다.

“듣기로 술탄께서 큰 부상을 당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된 상황인지 자세하게 알수 있습니까?”

“본래라면 반란군 놈들에게 이 정도로 당할것은 아닌데, 이번에는 뭔가 잘못된거 같습니다.”

카디자의 표정이 굳어지며 말했다.

그의 설명을통해 얼마전 부르나이에서 술탄이 군을 이끌고간 반란군 토벌작전이 대패하게된 이유를 알수있었다.

“조총의 일제사격에 당했다니.”

“이전에도 몇차례 타그족들이 반란을 일으키며 국가를 어지럽게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타그족들의 무기나 군사력은 브루나이 정규군이 충분히 상대할수 있을만한 상태였습니다. 또한 타그족들도 그전에는 분열되어서 그 힘을 제대로 뭉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놈들이 함정을파고 기다렸고 무기도 아군보다 월등하거나 비슷한 수준이였습니다.”

“보통의 반란군과는 다르군요.”

송길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통역을하던 리앙쉰도 이번사태에 놀라고 있었다. 그가 부르나이에서 상업을하며 국내에서 돌아가는 정세도 들었다. 과거에비해 세력과 힘이줄기는 했어도 부르나이의 내부는 평온한 상태였다. 그것은 부상을당해 누워있는 술탄 오마르 사푸딘이 뛰어난 용맹과 능력으로 부르나이를 상당부분 지탱했기 때문이다.

오마르 사푸딘이 지휘하는 친위 기병대는 강력했고 과거에도 반란군들을 압살하는 돌파와 전투력을 과시했다. 이번에도 사푸딘이 기병부대를 지휘하며 돌격했다가 함정에 걸렸고 엄청난 사격을받아 박살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지휘하던 사푸딘까지 총격을당해 쓰러졌다.

그후에 사푸딘의 부대는 후퇴했고 술탄을 왕궁까지 데려오는데 그쳤을 뿐이다.

“제이든씨가 보기에는 어떻습니까?”

“리앙쉰의 설명에 따르면 보르네오섬은 중요한 전략적 가치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브루나이는 보르네오섬에서 오랜 역사를지닌 전통성을가진 국가입니다. 여기가 무너지면 이후에는 엄청난 혼란이 벌어질 것입니다.”

“확실히 그렇군요.”

제이든의 생각에 송길준과 김승엽은 동의했다.

리앙쉰도 브루나이에 사업체를두고 상당한 이득과 거래를 진행중인데 잘못하면 모든것이 날아갈 판이다. 얼마후 송길준 일행들이 접견실에서 논의를할때 그곳으로 한명의 무장이 들어왔다.

“카디자님. 긴급상황 입니다.”

“무슨 일인가?”

“조금전 들어온 보고인데 반란군 놈들이 수도를향해 진격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사실인가?”

카디자의 두눈이 커지며 당황했다. 술탄이 참가한 토벌작전이 실패했고 후퇴했다. 그러자 반란군에서 기세를 높이며 공세를 시작한 것이다.

* * *

“조심해서 내려라!”

“이쪽으로 움직여.”

선착장에서 작업하던 조선군 병사들이 소리쳤다.

그들은 접안한 배에서 양무화포들을 내리고 있었다. 이것을 주변의 브루나이인들이 지켜보며 감탄하는 중이다.

“카디자 왕세자님! 조선군들의 능력은 대단해 보입니다. 저런 화포들은 브루나이에도 없는 것들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조선이란 국가와 왕래가 없었지. 그리고 서로 알지도 못했는데 이정도로 대단한 군사력을가진 국가였다니.”

“우리에게도 희망이 생겼습니다.”

카디자를 수행하던 무장이 대답했다.

송길준과 일행들은 왕세자인 카디자에게 전해진 보고를통해 반란군들이 수도 근처까지 진격해 왔다는 내용들을 들었다.

상황에 따라서는 브루나이에서 벌어진 사태를 모른채하고 떠날수도 있었다.

하지만 송길준은 그러지 않았다. 또한 왕세자인 카디자에게 조선이 군사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제안을 표시했다. 처음에 카디자는 송길준이 데려온 조선군이 600명이란 사실에 실망감을 가졌지만 그후에는 완전히 바뀌었다.

그럴것이 조선군이 타고왔던 선박들은 강력한 증기선들이고 숫자도 20척에 이르렀던 것이다. 다만 전투선이아닌 민간용의 선박이지만 그곳에 탑승한 조선군들의 무기와 장비는 브루나이군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증기선에 탑재한 양무화포들을 모두 내린뒤 조선군 총병들이 하나둘씩 대열을 갖추었다.

“반란군의 숫자는 어느정도 입니까?”

“들어온 보고에 따르면 5000명의 수준이라고 합니다.”

카디자가 송길준에게 대답했다.

통역을 담당하는 리앙쉰은 긴장된 모습으로 지켜봤다.

과연 600명에 이르는 조선군이 적의 공격을 물리치고 대세를 바꿀수 있을지를 말이다.

“쉽지않은 상황이군요.”

송길준도 음성이 차분하게 변했다.

반란군의 공세가 기습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수도인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동원할수있는 정규군도 얼마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전에 술탄이 친정을 나갔다가 대패했고 친위부대도 엄청난 타격과 손실을 당했다.

따라서 왕세자인 카디자의 설명에 따르면 수도에서 전투에 참가할수있는 병력은 기껏해야 2,000명정도가 전부였다. 조선군까지 합쳐도 2600명 그에반해 적들은 2배의 규모다.

“대장님. 브루나이에서 제공한 지도를봐도 수도의 외곽에서 적들과 전투를 하는것은 불리하다고 판단됩니다.”

“확실히 자네말대로 도시를 방어하는 성곽도 별로없는 상태군.”

박장원을향해 대답하며 송길준도 동의했다.

박장원은 송길준의 천축원정단에서 기병부대를 지휘하고 있었다. 그외에도 원정대장인 송길준 휘하에는 총병부대장, 화포부대장등이 있었다. 얼마후 지도를 몇차례 확인하던 송길준이 결정을 내렸다.

“카디자 왕세자님. 현재 상황에서는 아군의 숫자도 적에비해 부족하고 지형상으로도 유리한것이 없습니다.”

“반란군 놈들에게 이대로 당하는 것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수도의 외곽대신 지금의 술탄궁을 방어진지로 삼아서 버티면 충분히 가능할거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술탄궁의 성벽은 꽤 높은 편이고, 적을향해 사격할수있는 여러가지 조건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수도의 시민들중에 일부는 술탄궁에 피신시키고 나머지는 다른곳으로 떠나도록 하는것도 대응책이 될수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처음에는 방법이없어 고민하던 카디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브루나이의 수도는 다른 국가들에비해 크기가 작았다. 때문에 살고있는 시민들도 얼마 안되었다. 그래서 상당수를 술탄궁으로 피신시키며 방어전을 치르는것도 좋은선택이 될수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