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8화 (138/169)

“허어, 타일러! 자네도 무사했구만.”

사이먼이 두명을 만나며 기뻐했다.

그는 친구인 잭슨외에 트랜스레일(Trans Rail)에서도 핵심인 타일러에 대해서도 여러차례 만난적이 있었다. 이윽고 세명이 자리를 잡았고 위아래로 슈트를 걸쳐입은 웨이터가 다가왔다.

이곳 센트럴 가든은 영국 귀족층과 유럽 상류층의 스타일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다. 때문에 가격은 비싸도 미국에서 돈푼깨나 만지는 사업가들은 이런 유럽풍의 고급식당들을 좋아했다.

그것도 당연했다.

미국은 시작부터 이민자들을통해 구성된 국가이다.

초기부터 지금까지 미국에오는 이민자들은 대부분 유럽에서도 천대받는 계층들이 많았다.

그들중에 미국에서 사업가나 자본가로 성공한 사람들도 나왔다.이제는 돈에 풍족함과 여유가 생기자 그들은 유럽에서는 감히 우러러 보았던 귀족스런 삶에대한 동경도 생겼던 것이다.

유럽의 귀족들이나 사업가들은 이런 미국의 사업가들이 하는 행태에대해 천박하다며 비웃는 경우도 많았다. 애초부터 신분이 낮은것들이 돈좀 생겼다고 귀족들을 따라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현재 미국이 산업화를 거치며 성장을하는 중이지만 그래도 유럽의 강국들인 영국이나 프랑스에 비한다면 한참이나 부족한것은 사실이다.

1850년대의 미국은 20세기 역사에서 수퍼파워로 등장했던 미국과는 다르게 이제서야 몸집을 불리는 신흥국가였던 것이다.

“어떤걸 주문하시겠습니까?”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자리니까 제대로 식사를 해보자구.”

“물론입니다. 사장님.”

잭슨의 말에 타일러도 호응하였다.

그리고 참석한 사이먼의 두눈은 커졌다.

얼마전까지 저 두명도 자신처럼 자금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경우였는데 이제는 부유한 사업가처럼 행동하고 있으니 말이다.

“자네들 어디서 황금이라도 줏은건가?”

“글쎄, 황금이라도 표현 할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정도 수준을 수십, 수백배 초월하는 것이지.”

“.....”

잭슨의 말에 사이먼은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자신을향해 농담이나 장난치는건 아니라는 느낌이다.

대체 저 두명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 * *

“그것이 정말인가? 자네가 다시 철도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니! 정말로 기쁘군. 그런데 지역은 어디인가? 혹시 중부? 아니면 서부인가?”

사이먼이 상체를 앞으로 내밀며 질문했다.

그도 친구인 잭슨 경영하는 철도회사 트랜스레일(Trans Rail)이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미국의 철도산업은 강력한 자본을가진 대형회사들이 중소형의 철도회사들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중이다.

즉 독점기업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사이먼의 질문에대해 잭슨이 고개를 저었다.

“미국내에서 하는것은 아닐세. 아시아쪽이고, 정확히는 조선이라는 극동에있는 국가일세.”

“조선이라...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군.”

사이먼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도 아시아에있는 큰 국가들에 대해서는 좀 알고있었다.

인도나 중국같은 경우 말이다. 하지만 조선에 대해서는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었다.

“자네도 중국에 대해서는 들어봤겠지?”

“물론일세. 아시아에서 큰 영토를 갖고있는 제국이지 않은가.”

“잘 알고 있군. 그리고 조선은 자네가 알고있는 중국의 동쪽에있는 국가이지. 무엇보다 지금 조선의 국왕은 20대의 나이로 젊지만 야심이 대단한 인물일세.”

“그럴수가. 하지만 어떻게 그런일이 생긴것인가? 아니, 그것보다 아시아의 큰 제국인 중국에도 아직까지 철도사업이 진행중이란 소식은 들어본적이 없는데.”

“그래서 조선이란 국가를 포함해서 국왕이 대단한 것이란 뜻이지. 중국, 즉 청제국도 아직 시작조차 못한 철도사업을 이 조선의 국왕은 벌써부터 알고 준비하고 있었다는 뜻이지.”

“동양의 국가에 그런 군주가 있었다니. 놀라울 정도군.”

동료의 말에 사이먼이 감탄했다.

미국에있는 그리고 유럽에있는 대다수의 사업가들은 아시아를 포함해 동양은 산업화를위한 기초지식조차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과거 미국에있는 몇몇 철도 사업가들이 광저우에가서, 중국의 황실에 줄을대며 중국내에도 철도사업을 하기위한 기회를 노렸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것도 당연했다.

지금 청조정은 서양과의 무역이나 교역 그리고 서양의 문물에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동시에 철도사업은 청국의 내부 깊숙이까지 서양인들과 회사들이 들어오는 것이라 애초부터 달성되기 힘들었다.

그리고 청조정은 유럽과 미국에서 건설중인 철도와 증기기관차에대한 관심조차 없었다.

육지에서는 마차를쓰면 되고 해상에서는 배를쓰면 된다.

그리고 황하강과 양자강을통해 건설된 운하를 사용하면 얼마든지 수송이 가능하다는 자만심도 있었다.

과거 수나라때 건설된 대운하.

수양제는 고구려를 상대로 전쟁하다가 나라가 박살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다만 수나라때 건설된 대운하는 이후에 계속해서 보수와 확장을 거치면서 중국내에서 핵심적인 수송로의 역활을 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대운하는 분명히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청조정은 애초부터 그런것을 몰랐다.

이윽고 잭슨이 신호를 보내자 옆에있던 타일러가 두루마리로 된 지도를 펼쳤다.

“지도를보니 조선이란 국가는 영토가 큰것은 아니로군. 남쪽에있는 일본보다 더 작은 편이군.”

“그렇지.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네.”

잭슨이 철종에게 들은 철도사업에대한 부분들을 설명했다.

그러자 사이먼의 표정은 굳어졌고, 나중에는 감탄사까지 토하며 입이 벌어졌다.

“그렇다면 자네는 조선에서 새로운 철도사업을 시작한다는 뜻인가?”

“물론일세. 그리고 조선의 군주는 단순하게 하나의 선로만 원하는것이 아니라 조선의 영토내부를 사방으로 연결하는 거미줄같이 방대한 철도사업을 구상중이란 뜻이지. 철도사업에 진행되는 노선들의 길이만해도 최소 4만km, 또는 5만km 가 될수도 있네. 어쩌면 그 이상도 생각해야 하고.”

“휴유- 엄청나군.”

사이먼이 고개를 내저었다.

4~5만km 에 이르는 방대한 선로들. 공사기간만해도 엄청나게 걸린다. 단일 사업으로는 상상을 초월할 수준이다.

어쩌면 미국에서 진행중인 철도 사업들을 능가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건 아니다. 아무리 계획이 거대하다해도 문제는 자금이다.

“조선이 이런것을 해낼만큼의 자금이 있다는 것인가? 그리고 철도사업에 필요한 수많은 자재들은 어떻게 충당할 생각인가? 무엇보다 철도건설에서 핵심은 선로에 들어가는 강철 레일인데...”

사이먼이 넌지시 말했다.

여기에대해 잭슨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것때문에 내가 자네와 연락을하고 여기로 부른것일세.”

“무슨 뜻인가?”

“나와 트렌스레일(Trans Rail)만의 힘으로는 이것을 해낼수가 없다는 뜻일세. 무엇보다 자네와 자네의 회사, 그리고 자네가 지금까지 키워온 인재들이 필요하다는 뜻이지.”

“.....”

사이먼의 두눈이 커졌다.

이제는 친구인 잭슨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알거같았다.

“자네의 제안은 너무나도 고맙네, 하지만 이미 회사가 박살나기 직전일세. 무엇보다 제대로된 자금도 지금은 없고.”

“그 부분은 걱정말게. 조선의 군주가 보유하고있는 자금만해도 자네의 상상을 초월할 수준일세.”

“무슨 일을 했길래, 조선의 군주가 그렇게 막대한 돈을 갖고 있다는 뜻인가?”

“조선에는 엄청난 금광이 있다더군. 그외에도 조선왕은 다양한 방법과 무역을 실시하며 자금을 마련하고 있네.”

잭슨도 철종이 보유한 자금의 정확한 액수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그러나 철종이 잭슨에게 준 선수금만해도 입이 벌어질 수준이였다. 이것을통해 잭슨의 회사 트랜스레일(Trans Rail)은 단번에 정상으로 돌아왔고 이제는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그리고 잭슨의 말대로 철종이 구상중인 철도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친구인 사이먼의 도움이 필요했다.

자신이 철도사업과 증기기관차의 설계와 개발에 능통한데 반해 사이먼은 실질적으로 철을 생산하고 재료를 만드는 철강분야에 뛰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사이먼이 운영하는 철강회사 블루스틸(Blue Steel)-의 규모는 작았다. 그러나 기술만큼은 뛰어나기에 확신할수 있었다.

“아시아, 그리고 동양이라...”

“물론 낯선 땅이란것은 알고있네. 하지만 이대로가면 자네의 회사가 여기 미국에서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는것은 확실하네.”

“제길. 은행 놈들은 나의 회사가 쓰러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네. 그렇게되면 헐값에 사들일수 있으니까.”

사이먼이 주먹을 쥐었다.

그의 회사 블루스틸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은행에서 상당한 돈을빌렸다. 하지만 그것을 갚을 방법이 없어지면서 엄청난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자신이 평생을바쳐 세웠던 회사가 한꺼번에 날아간다.

그뿐인가? 젊을때부터 함께했던 직원들도 뿔뿔이 흩어진다.

자신에게는 가족같은 사람들이다. 잠시동안 고민하던 사이먼이 주먹을 쥐었다.

“알겠네. 이대로 망하고 무너지는 것보다는 새로운 기회를 찾는것도 방법이지. 무엇보다 자네의 말을 듣고보니, 블루스틸에게도 살길이 열린거 같네.”

“고맙네.”

잭슨이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부터 새로운 도전이다. 자신의 뒤에는 조선의 국왕이 지원해주고 있었다. 조선은 자신이 알고있던 보통의 동양적인 국가가 아니였다.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있었고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을 후회할 것이다.

* * *

파도가 치면서 배가 좌우로 흔들렸다.

어이쿠! 갑판에있던 사람들이 요동치는 배에서 중심을 잡기위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일본의 북단에있는 쓰가루해협-

이곳의 바다는 꽤 거친편이다. 쓰가루해협은 일본의 본토라고 할수있는 혼슈와 북쪽의 훗카이도(북해도)의 사이에있는 좁은 바다였다. 다만 그 폭이 최소 20km 이상은 되었고 여기를 건너기 위해서는 대부분 배를 이용해야했다.

한편 좁은 20km 바다에는 평소에도 바람이불고 날씨가 안좋으면 파도가 강했다.

더욱이 일행들이 타고있는 배는 기껏해야 3-40명의 승객들과 몇명의 선원들이 전부인 소형 선박이였기에 넘실대는 파도위에서 춤을 추는듯 보였다.

“역시 훗카이도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구나.”

얼굴에 부딪치는 파도에 하야토가 미간을 찡그렸다.

그를 포함해 선박에 타고있는 7-8명의 인원들은 특수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얼마전까지 하아토의 부하들은 본토인 혼슈에있는 교토, 그리고 일전에 작전이 벌어졌던 주고쿠 일대에서 활동하였다.

철종의 지시를받아 일본에 비밀조직, 설풍조를 만들었던 오가와는 새로운 임무를 받았다.

그것은 일본에서의 첩보활동을 더 확대하는것.

그에따라 설풍조는 설풍단(雪風團)이라는 명칭으로 더 커졌고, 조직원들과 자금의 규모도 대폭 증가했다. 오가와가 철종에게 받은 새로운 지시들중에 하나가 훗카이도(북해도)에대한 부분이다.

현재 훗카이도는 정확하게 일본의 영토라고 할수는 없었다.

그럴것이 혼슈의 동북부에있는 지방의 번들중 일부가 훗카이도에 욕심을내며 그곳에 세력을 파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장님! 훗카이도는 소문만 들었고,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는데, 어떤곳일지 기대가 됩니다.”

“현재로서는 본섬의 동북부에있는 지역의 번들이 훗카이도에 진출하고 세력을 넓히는 중이라고 하더군. 따라서 앞으로 훗카이도를 차지하기위한 혈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네. 모두 긴장하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거야.”

“그렇군요.”

하야토의 대답을들은 조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혼슈(본섬)의 북쪽 끝단에있는 오마마치에서 출발하는 배에 탑승했다. 여기에는 하야토의 조원들외에 다른 상인들도 20명정도 더 있었다.

그에따라 하야토의 조원들도 상인으로 위장했다.

일본내에서 설풍단의 요원들이 이동할때에는 주로 상인으로 위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시에 이들은 오가와가 직접 선발한 항왜의 후손들이다. 때문에 조선말도 가능했고 일본어도 유창했기에 다양한 신분으로 위장도 할수있었다.

“그런데 사카이번(番) 놈들, 정말로 고약하군요. 기껏 오마마치에서 50리정도 떨어진 하코다테에 가는걸로, 엄청난 뇌물을 받아 챙기다니.”

“그것때문에 우리들이 훗카이도로 잠입할수 있으니까, 오히려 잘된 일이지.”

“조장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조원인 이즈미가 씨익 웃었다.

그의말대로 사카이번은 북쪽에서 세력을 갖고있는 지역의 번들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일행들이 출발해서 도착하는 오마마치와 하코다테에 관리와 병사들을 깔아놓은 것이다.

이것을통해 장사를위해 훗카이도로 향하는 상인들에게 뇌물과 통행세를 받았다. 이런 처사에 몇몇 상인들이 억울하다며 투덜거렸지만 소용없었다.

다만 훗카이도의 경우 일본에서는 미개척지의 땅이기에 상인들도 뇌물을주고 바다를 건너가면 그뒤에는 한몫을잡을 여러가지 사업거리가 있었다.

얼마후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던 배는 훗카이도에 접근했다.

정면으로 군데군데 선착장이 있었고 저기가 하야토 일행들이 향하는 훗카이도의 하코다테였다.

아이누족 여성 노예들

“대장님! 역시 남만의 바다는 조선에서 보았던 것과는 너무 다르군요.”

“동감일세. 태양이 이렇게나 강하다니!”

송준길이 박장원을향해 말했다.

조선에서 출발한뒤 두사람의 얼굴과 피부는 금새 구리빛으로 그을러져 있었다. 송준길은 인도로 향하는 탐사대에서 조선군 부대인 천축원정대(天竺遠征隊)를 지휘했다. 박장원은 그의 부하로 조선군 총병부대를 이끌고 있었다. 얼마전까지 두명은 북방인 함경도에서 병사들을 훈련시키며 군무를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열대의 태양이 내리쬐는 동남아시아의 바다에 있는것이다.

“이번항해가 무사히 끝나고 천축에서 초석광산을 탐사하고 개발하는데 성공하면, 이후에 조선의 군사력과 국방에있어 큰 보탬이될거 같습니다.”

“부디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네. 그 때문에 책임도 막중하고.”

송준길이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를 포함해 탐사대에서 중요한 지휘관들은 조선을 떠나기전 임금을 직접 만났다. 철종은 그들을 희정당으로 불렀고 주안상을 차려주며 격려했다.

그 자리에서 철종은 참석한 병조판서 박규수, 그리고 공조판서 김석민등과함께 앞으로 탐사대가 해야할 임무와 여러가지를 전달했다. 그리고 송준길은 조선에서 천축까지가는 긴 항해와 천축에서 해야할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은 것이다.

이후에 준비를마친 탐사대는 조선을 출발했다.

조선의 항구인 개성에서 선죽상회가 준비한 선박에 탑승했고 먼저 광저우로 간것이다. 그리고 광저우에는 제이든의 이스트 프론티어에서 준비한 증기선들이 있었다.

그럴것이 선죽상회가 보유한 선박들은 조선에서 광저우나, 일본, 대만정도까지는 항해가 가능해도 그 이상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조선에서는 이제부터 증기선들이 도입되었고 수군에서 편성된 인원들이 훈련을 받고있는걸 들었는데, 양인들은 이미 수십, 수백척의 증기선들을 외국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구나.’

광저우에서 지내는동안, 그리고 제이든의 이스트 프론티어에서 준비한 20척의 증기선들을 확인하며 송준길은 감탄했다.

제이든이 준비한 20척의 증기선들은 선체양쪽에 대형 수차가 장착된 구형이긴 하였다.

다만 월터가 개발한 신형 스크류형의 증기기관은 이제 막 조선에서 활용을 시작한 상태다. 따라서 여전히 전세계 증기선박의 주류는 수차를 이용한 차륜형의 모습이였다.

동시에 탐사대의 선단을이룬 20척의 선박들은 철종과 제이든이 협력해만든 신생회사, JS 마이닝(Mining)의 소속이다.

선박 구입자금의 상당부분을 철종이 선죽상회의 김도영을통해 제이든에게 보내었다. 그리고 제이든은 이것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20척의 증기선박들을 구입해 준비를 한것이다.

“병사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조금전 선단내의 배들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대부분 이상이 없는거 같습니다.”

“다행이군요.”

두사람에게 다가온 탐사대장 김승엽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다에서 진행되는 장기간의 항해에서 중요한것은 탑승한 인원들의 건강 상태였다.

이것은 선상생활을 오래한 선원들도 잘못하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거나 질병에 걸릴수도 있었다. 때문에 철종도 탐사대장인 김승엽과 부대장인 송길준에게 이것을 당부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장거리 항해에서 발생하는 가장 무서운 병이 괴혈병이다.

1850년대 시기에도 선원들에게 생기는 괴혈병이 비타민 C-의 부족때문에 발생한다는걸 알고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것은 역사에서도 1930년대에 겨우 밝혀지는 사실이다. 때문에 영국해군을 비롯해 먼바다를 항해하는 선박들은 괴혈병을 막기위해 나름대로의 자구책으로 여러가지를 사용했다. 다만 그것들중에 통하는 경우도 있었고 실패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에반해 21세기에 살았고 밀리터리 덕후였던 철종은 인도로가는 탐사대에서 괴혈병이 발생할 가능성을 생각했다. 이때문에 김승엽 탐사대장과 송준길에게 미리 지시를 해둔것이다.

어차피 그들에게 괴혈병의 원인이 비타인 C-라는걸 설명해봤자 이해하기 힘든건 사실이다. 대신에 아주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전하께서 말씀하시길 항해시에 발생할 괴혈병을 막을려면 주기적으로 날것상태의 채소와 과일을 병사들에게 계속 먹이고, 만약에 그것이 없다면 바다에서 물고기라도 잡아서 날것으로 먹으라고 하셨다. 어쨌든 전하의 말씀대로 하다보니 선단에있는 병사들의 건강은 양호한 편인데 정말로 신기할 정도다.’

송준길이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그가 지휘하는 600명의 천축원정대는 중요한 전력이다. 그리고 이들의 전투력을 유지시키는것이 지휘관의 사명중에 하나였다.

한편 탐사대에 속한 조선인들이 자주 채소와 과일을 먹는걸보며 JS 마이닝에 소속된 영국인 선원들도 따라했는데 이것도 효과를 보았다.

‘지금쯤 선원들중에 몇명정도는 괴혈병 환자가 발생할줄 알았는데, 여태까지 단 한명도 그런 환자가 없다는것이 놀라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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