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전투에서 노꾼들이 호홉을 맞추면 단번에 선체가 제자리에 회전을하며 기동력을 높일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먼 바다로 나갔을때에 파도와 폭풍에 취약하고 단점을 드러낸다. 철저하게 조선의 근해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했고, 원양항해는 쉽지 않았다.
따라서 판옥선의 개조작업에서 먼저 시작된것이 평저선으로 되어있는 선체의 아랫부분을 볼록하게 만드는 것이다.
철종은 개조된 판옥선을 태평양이나 대서양같은 먼 대양으로 보낼 생각은 없었다.
애초부터 한계가 명백했기 때문에.
하지만 조선의 주변인 서해와 남해, 동해를 포함해서 중국의 동해안, 그리고 일본까지도 그 범위를 확대할수는 있었다.
이정도면 대양해군을위한 기반은 어느정도 다질수 있으니까 말이다.
“조선의 기술자들이 일하는 모습을보니 의욕이 생기는군.”
“그렇습니다.”
월터와 함께온 동료들도 주먹을 쥐었다.
증기 판옥선과 작열탄
“전하. 이번에 왜국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양무화포(壤武火砲)가 큰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따라서 군기시에 명하여 신형화포의 제작을 늘리도록 하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병조판서 박규수가 제안했다.
그는 일본에서 벌어진 주고쿠 지방과 시마네의 전투결과에대해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다.
첫째로 이와미 은광에대한 이권을 확보한것이 중요한 성과였다. 그외에 조선군이 보유한 신무기들을 테스트하는 결과도 있었다. 군기시에서 개발한 양무화포와 대신기전은 이번 전투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양무화포는 본래 광저우의 영국령 동인도 회사가 갖고있던 캘버린포를 입수해서 개조한 것이다. 조선에도 과거에 홍이포나 불랑기포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형 캘버린포에 비한다면 성능이 많이 부족했다.
홍이포나 불랑기포는 청나라도 보유했고 사용했다.
하지만 10년전에 벌어졌던 1차 아편전쟁에서 청군은 영국해군을 상대로 열심히 그 화포들을 발사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오히려 영국해군에서 발사한 화포들이 청나라 포대들을 일방적으로 박살냈다. 그때 사용한 영국의 화포들이 이번에 조선이 구입해서 들여온 구형의 캘버린포 들이다.
따라서 구형이라해도 영국제 캘버린포들의 위력은 조선이 보유했던 그 어떤 화포들을 압도했던 것이다.
한편 군기시에서 개발한 양무화포는 기본이되는 영국제 캘버린포들의 단점을 개선하고 성능을 향상시킨 무기였다. 그것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고 실전 테스트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장계에 적힌대로 조선군의 양무화포에서 발사된 포탄에 적들이 짚단처럼 쓸려나갔다고 하는군요. 따라서 그 위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충분히 짐작할수 있겠군요.”
“거기다 조선군이 갖고갔던 대신기전도 적들의 한복판에 떨어지며 강력한 폭발을 일으켰고, 수많은 적병들이 육편처럼 흩어졌다고 합니다.”
박규수가 흥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남방원정대를 지휘했던 송진태가 작성해 보내온 전투보고서와 임무보고서. 이것을보면 직접 전투현장에 있지않아도 보고서의 내용만으로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고, 조선군의 신무기들이 어떤 위력을 발휘했는지 머리속으로 그려졌다.
조선군에대한 개혁과 부대 지휘관들에대한 개혁-
이것을위해 실시한것이 부대활동과 전투에대해 아주 상세한 보고서와 장계를 올리도록 명령한 것이다.
과거 조선군의 지휘관들이 상부에 전투보고서를 올릴때에는 상세하게 기술하고 작성하는 것들이 부족했다.
밀리터리 매니아들 사이에 떠도는 말이 있었다.
서양에서 근대시기부터의 전투는 아주 상세해서 전사연구가 활발한데 동양의 전투기록은 너무나도 부족하다고.
그나마 조선에서 서양의 지휘관들을 능가할 정도로 상세한 전투기록을 남긴 인물이 충무공 이순신이다.
때문에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때 펼친 수많은 전투들은 그가 남긴 많은 기록을통해 전투가 어떻게 시작되고 진행되고, 어떻게해서 승리를 거두었는지를 알수있었다.
- 전투보고서와 장계는 6하원칙에따라 작성. 그리고 필요하다가면 상세한 그림과 진형에대한 도식, 그리고 무기에대한 부분까지도 모두 첨부할것.
이것을 바탕으로 병조판서인 박규수에게 전달했다.
이후에는 엄청난 효과를 보았다. 그에따라 주고쿠에서 부대를 지휘하고 전투를 승리한 부대장 송태준이 보내온 장계와 보고서의 서류는 한가득이다. 여기에는 부대장인 송태준이 어떤 진형을 사용해서 전투했고 적들은 어떤 진형을 펼쳤다는것.
동시에 전투에서 사용한 무기들부터 모든것이 세밀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이제는 조선군의 체계가 점점 유럽열강의 군대처럼 변하고 있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많았다. 무엇보다 조선군의 지휘관과 군관들에게 독일식의 임무형 지휘체계를 숙달하는것도 필요했다.
독일이 유럽에서 단기간에 군사강국으로 올라간 것에는 프리드리히 대왕부터 시작된 임무형 전술과 지휘체계가 큰 역활을 한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조선의 지휘관들도 그런 능력을 기르는게 필요했다.
“군기시에서는 이번에 사용된 대신기전의 사거리를 더 늘리고, 대신기전의 선두에 장착하는 폭약도 더 증가시키는 중이라고 합니다.”
“실전에서 나온 자료들을 바탕으로 성능을 개량하고 있다니, 훌륭하군요.”
군기시의 발빠른 대응에 만족했다.
원래 병기란것은 실전에서 써본뒤에 다시 문제점을 개선한뒤에, 다시 실전에 투입해서 개량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번에 사용한 대신기전의 경우에는 통상적인 신기전의 발사방식이 아니라 화포를 이용해서 쏘는것이다. 이미 양무화포의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였다.
그리고 왜병들은 자신들의 사이에서 폭발하며 터지는 대신기전의 강력한 위력에 경악하고 말았던 것이다. 머리속에서 대신기전이 공중을 비행하는 장면들을 생각하다가 뭔가가 뇌리를 스쳐갔다.
‘가만, 화포의 살상력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은 역시나 포탄 자체가 터지는 것인데...’
전쟁영화에서보면 대포에서 발사한 포탄들이 지면에 닿으면서 엄청난 파편과 폭발이 사방으로 터져나간다. 그리고 적들은 이런 파편을 피하기위해 바닥을 기어다니고.
하지만 그런 포탄이 터지는 대포들이 나온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지금 조선군이 보유한 화포로도 불가능이고 유럽의 강국인 영국군이 보유한 캘버린포도 그런 위력을 내지못한다. 왜냐하면 포탄이 터지는 작열탄이 나온것은 좀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제는 조선도 충분히 작열탄을 만들어낼수 있을거 같은데. 아니 지금부터 시작하는게 중요하겠군.’
머리속에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역사에서 작열탄이 처음 사용되는건 동유럽에서 벌어진 크림전쟁이다. 역사에서는 1853년 10월부터 시작되는 전쟁인데 얼마 남지도 않았다. 따라서 조선도 지금부터 작열탄의 개발을 시작해야 뒤쳐지지 않는 것이다.
* * *
경상우수영에 새로운 아침이 밝아왔다.
거제도 두령포에 위치한 경상우수영은 제법 큰 규모를 갖고 있었다. 조선제일의 수영이라고 불리는 전라좌수영에 비할수는 없지만 내부에는 여러개의 관청들과 수영에 관련된 건물.
그리고 수병들이 생활하는 공간들이 있었다.
일찍부터 잠에서깬 수병들과 수영에 소속된 장인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며칠전 경상우수영에 도착한 10여명의 양인들, 그리고 수영의 앞바다에 정박해있는 증기선들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그런데 형님. 양인들이 우리 수군의 판옥선들에 뭔가 작업을 한다는데 형님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까?”
“증기기관을 장착하는 것인데 나도 실제로는 본적이 없네. 하지만 이후에 그들에의해 판옥선의 개조가 끝나면 조선수군의 군선들은 강력한 힘을 갖게될거야.”
신범수가 후배를향해 말했다.
그는 경상우수영에서 실력을 보유한 선박제작과 수리의 장인이다. 지금까지 경상우수영에서 제작되고 건조된 판옥선들중에 상당수가 그의 손을 거쳤다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다.
이처럼 판옥선을 포함해 군선의 제작에는 탁월한 실력을가진 신범수도 이번에 양인들이 가져왔다는 증기기관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다만 그가 경상우수사인 김종국의 소집을받아 전해들은 내용은 이러했다.
‘신범수. 자네가 경상우수사에서 뛰어난 장인이라고 들었네. 얼마전 조정에서 내려온 공문에는 앞으로 조선수군의 판옥선들을 대폭적으로 개량하고 먼 바다로 나갈수 있도록 만들 장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네.’
그뒤에 경상우수사가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 신범수는 김종국이 탑승해본 증기선들이 보여준 뛰어난 능력을 전해들으며 상당한 기대감이 생겼다. 양인들이 제작한 증기선은 조선수군의 판옥선을 월등하게 앞서고 있었던 것이다.
신범수도 수영생활을하며 몇번정도 조선의 앞바다에 나타났던 양인들의 배를 본적이 있었다.
배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아나왔고 판옥선들이 추격을위해 접근하면 순식간에 뱃머리를 돌려서 가버렸다. 판옥선에있는 노꾼들이 힘차게 노를저어도 거리를 좁힐수 없었다.
신범수는 양인들의 배가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갖고있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그런데 우수사의 설명을통해 조선수군의 판옥선들도 그런 능력이 생기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그후에 신범수와 경상우수영의 선박 장인들은 신범수의 지휘에따라 판옥선의 개조를위한 준비를 하였다.
마침내 기다리던 양인들이 도착했고 며칠전에는 판옥선보다 5배나 큰 증기선에서 다양한 물품들을 하역했던 것이다.
* * *
끼릭! 철컥! 금속음이 여러번 흘러나온다.
그리고 렌치를든 월터와 동료들이 비지땀을 흘리면서 작업을 진행중에 있었다. 주변에는 여러명의 장인들이모여 이 광경을 신기한듯이 바라보는 중이다.
“허어, 양인들이 사용하는 저 쇠막대기들은 신기하군.”
“그러게 말입니다. 저번부터 작업을 하더니 순식간에 저 큰 기물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장인들의 표정은 다양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이후에는 경외감까지 있었다.
자신들도 조선에서는 쇠를 다루고 배를 만드는데 솜씨가 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그들이 양인들인 월터와 팀원들이 작업하는 광경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철종 이원범의 제안에따라 판옥선에 장착할 증기기관과 증기보일러들은 영국에서부터 가져왔다.
대신 완성품이 아니라 수송의 편의를위해 모든 부품들을 따로따로 준비해서 가져온 것이다.
그리고 부품들의 조립은 증기기관이 장착될 판옥선들이 있는 조선군의 수영에서 하기로 예정되었다. 그에따라 도착한 월터와 팀원들은 숙소에 짐을 푼뒤에 준비를 하였다.
하역한 부품들을 세밀하게 확인했고 그것들을 체계적으로 구분하였다.
그외에도 조립작업에 사용할 수많은 볼트와 너트들.
작업용 공구들도 철저하게 준비하였다.
모든것이 완료된뒤에 대형 작업대를 설치하였고 첫번째 증기기관과 증기보일러의 조립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판옥선 내부로 장착하기전에 제대로 조립이 되는지를 확인해야했고 작동과정도 점검해야했기 때문이다. 이런것들이 영국내의 기술자들에게는 당연한 절차이지만 조선의 장인들에게는 신기할 따름이였다.
“처음에 볼때에는 수백개의 부품들로 되어있더니 저렇게 큰 모습으로 변하는군.”
“양인들이 가진 능력은 신묘할 정도입니다.”
주변에서 터져나오는 감탄사를 들으며 월터는 마지막 조립단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적용과함께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기기관의 물리학적인 원리는 간단하지만 이것을 기계장치를통해 직접 동력으로 만들어내는것은 쉬운게 아니다.
많은 톱니바퀴와 증기실린더 그리고 각각의 부품들을 연결하고 지지하는 축과 회전부분까지... 기계공학의 수많은 기술들이 집약된 것이다.
때문에 이것을 현재 조선이가진 금속가공 기술로 흉내내는건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다만 조선내에 대량의 강철을 생산할수있는 제철소들이 세워지고 그것을통해 금속가공과 기계공학의 기술들이 축적되면 이후에는 가능할수도 있을것이다.
“휴우. 드디어 끝난것인가?”
월터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렌치를든 그가 조립된 증기기관의 주변을 다니면서 세밀하게 확인을 시작했다. 시험작동을 하기전에 모든것을 철저히 하는게 중요했다.
조립을마친 증기기관은 석탄을넣은 증기보일러 그리고 이런 보일러를통해 동력을내는 증기기관이 붙어있는 형태였다.
동시에 증기기관에서 한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강철막대가 보였는데 그 길이는 상당했다. 가장 뒤쪽에는 바람개비처럼 보이는 스크류가 장착되어 있었다.
초기 증기선의 경우에는 선체의 양쪽에 차륜이 장착된 것이였다.
하지만 이 차륜은 선체의 양쪽에서 상당한 공간을 차지했고 동력전달의 부분에서도 효과적이지 못했다.
그뒤에 나온것이 선박의 가장 후미쪽에 스크류를 장착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이것을통해 스크류가 고속회전하며 증기선을 앞으로 밀어내었고 물속에 잠겨진 조향타를통해 증기선은 원하는 방향으로 방향을 바꿀수도 있었다.
모여있는 장인들은 월터를통해 사전에 증기선의 원리와 증기기관의 작동방법등에대해 설명을 들었다.
그 설명에는 통역관인 엄태용이 참가하며 월터의 설명을 장인들에게 전해주었다.
그럼에도 장인들은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눈앞에서 조립된 증기보일러와 증기기관을 확인하자 드디어 머리속에서 체계가 잡힌것이다.
“그럼 시작해볼까? 준비는...”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팀원들이 월터를향해 대답했다.
준비가 완료되자 그가 신호를 보내었다.
두명의 팀원이 나서면서 증기보일러의 연소실을향해 석탄을 삽으로 퍼넣었다. 두명이 삽으로넣는 석탄에 대해서는 몇명 장인들도 알고 있었고 탄성을 토해냈다.
“강원도의 산골에서 발견했던 저 검은돌을 저런곳에 쓰는구만.”
“형님은 저것이 뭔지를 알고 계셨습니까?”
“땅속에서 캐는것인데 불을붙이면 알아서 타더군. 그런데 냄새가 고약해서 잘못쓰면 큰일나.”
장인인 신범수가 후배들에게 대답해 주었다.
그의말대로 조선에는 연료용으로 사용할 석탄은 상당한 양이 매장되어 있었다.
때문에 철종이 계획중인 조선팔도와 만주지역에 철도를깔고 그 철도위를 달리는 증기기관차에 사용할 석탄들은 얼마든지 보급이 가능한 것이다.
동시에 증기선에 사용할 석탄들도 넘칠정도로 있었다.
얼마후 두명이 신호를받아 석탄들을 넣으며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지만 증기기관이 금방 움직이는건 아니였다.
그것은 증기기관이 물을 가열시켜 발생하는 증기를 이용했기에 기관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치이익! 치익! 얼마후 증기보일러에서 열기가 흘러나왔다.
이것에 당황한 장인들이 흠칫하며 뒤로 물러났다.
“지금부터 증기엔진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네.”
“압력조절 벨브를 점검하겠습니다.”
월터의 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열기가 상승하면서 증기실린더들이 서서히 위아래로 움직인다.
그때마다 치익-하는 소음과함께 증기들이 빠져나왔다.
그 모습은 육중한 생물체가 콧김을 뿜어내는것과 비슷했다.
강력한 힘이 느껴졌고 장인들이 침을 삼켰다.
증기실린더들은 상하로 움직이지만 내부에있는 톱니바퀴와 기계장치들통해 뻗어나와있는 축이 회전을 하였다.
그 속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빨랐다. 동시에 후미에있는 스크류가 맹렬하게 돌아가며 파공음을 내었다.
“저것이 돌아간다!”
“엄청난 속도다.”
“노꾼들이 없어도 저것때문에 배가 앞으로 가는구나.”
“신기할 정도군.”
맹렬하게 돌아가는 스크류의 모습을보며 장인들은 감탄했다.
그리고 증기보일러와 증기기관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상황에 월터가 미소를 띠었다. 지금까지 고생한 보람이 있었고 드디어 조선에서 조립한 최초의 선박용 증기기관이 탄생한 것이다.
철강회사 블루스틸(Blue Steel)과 훗카이도 공략.
미국의 동부에있는 상징적인 도시.
동부해안에서 가장 큰 도시이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보통 사람들은 뉴욕이라는 도시명으로 부른다.
그러나 뉴욕에 살고있는 속칭 뉴요커들은 이곳을 빅애플(Big Apple)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는걸 선호했다.
뉴욕에서도 중심은 맨하튼이다.
이곳에는 상업과 산업, 그리고 금융의 중심으로 성장해가고 있었다. 돈많은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사업가들을위한 고급스런 식당들도 군데군데 있었다.
그중에서도 센트럴 가든(Central Garden)은 뉴욕의 상류층들 사이에서 반드시 들려야할 명소중에 한곳이다.
“사장님 덕분에 이런곳도 와보게 되는군요.”
“어차피 나도 처음일세.”
잭슨이 대답하며 멋쩍게 웃었다.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보았고, 지난 몇달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자신의 인생에 엄청난 변화와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가 사치를 즐기는 타입은 아니다.
다만 오늘 만날 손님은 중요했다. 그리고 중대한 부분을 의논해야하기에 특별히 이곳을 선택한 것이다.
잭슨과 동행한 타일러는 식당내부의 고급스런 인테리어를 살펴보며 눈을뗄줄 몰랐다.
두명이 가볍게 식전와인을 주문해 마시고 있을즈음, 문이열리며 한명의 중년사내가 보인다. 양복을 걸쳤지만 군데군데 헤어졌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그가 겪고있는 생활고를 증명해 주는듯 보였다.
“저기 오는군.”
출입문쪽을 바라보던 잭슨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친구를 발견한 사이먼의 표정이 밝아졌다.
사이먼은 이곳으로 오면서도 반신반의했다.
그럴것이 여기는 뉴욕에서도 비싼기로 소문난 식당이고 자신처럼 생활고를 겪고있는 사람이 갈만한 장소가 아니니까 말이다.
연락을해온 친구 잭슨도 형편이 좋은건 아니였다. 하지만 오랜만에 연락이 되었고 거절할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게 얼마만인가? 그동안 연락이 없었기에, 난 자네가 행방불명이라도 된줄 알았네.”
“반갑습니다. 사이먼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