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증기선에 탑승할 수병들을 선발하기전에, 각 수영에있는 지휘관들을 소집해 12척의 증기선에 탑승시키고 기본교육을 시킨것이 효과를 본것이다.
안그랬으면 조선수군의 지휘관들마저 증기선을 두려워하고 겁을 냈을것이다.
각 수영에있는 지휘관들의 노력에의해 그리고 증기선에서 훈련받는 수병들은 포상을 한다는 미끼도 작용해서, 팔도에있는 수영들에서 많은 인원들이 선발되었다. 박영달도 처음에는 반쯤 겁을내며 지원했고 같이온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조선 수병들이 1400톤급 증기선인 랜스터호에서 지낸지도 한달이 넘어갔다.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증기선 내부가 불지옥처럼 뜨겁다는것도 헛소문이였고 오히려 판옥선보다 지내기도 좋았다.
“기관실 담당자는 훈련을 시작한다.”
명령이 떨어지자 박영달이 서둘러 달려갔다.
그가 랜스터호에서 훈련하며 맡은 임무는 기관실 이였다.
박영달외에 몇명의 동료들이 참가하고 있었고, 박영달은 증기기관의 작동방법과 원리, 그리고 긴급상황에서 필요한 정비까지도 숙달하게 된것이다.
동료들 사이에서도 손재주가 좋다고 알려졌기에, 증기선의 핵심인 증기기관 부서에 배치를 받았다. 그리고 같이 승선한 조선인 역관의 도움을받아 영길리국 선원과 기술자에게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었다.
“미스터 박(Park)! 자네의 솜씨는 탁월하군. 이처럼 단기간에 기계에대해 배우고 익히다니 말이야.”
랜스터호의 기관실을 담당하던 기술자 네빌이 감탄했다. 처음에 네빌은 큰 기대를하지 않았다. 랜스터호 선장인 맥카시에게 조선인들이 탑승할 예정이고, 그들을 훈련시키고 여러가지를 전수해 주라는 명령을 받기는 하였다.
그러나 동방의 아시아인들에게 기계를 가르쳐 주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것이란 선입견도 있었다. 여기에는 네빌의 실제 경험도 작용하기는 했다. 그는 과거에 인도쪽을 향해하는 증기선에도 탑승했다. 그리고 인도의 선원들에게 증기기관의 기계에대해 가르쳐 본적도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이해하는 경우는 거의없었다. 오히려 어설프게 손을대다가 기계를 망가트리는 경우도 나왔다.
그때문에 네빌은 처음에 훈련받으러온 박영달에게 몇가지 가르쳐보고 이해못하면 포기할 생각이였다.
그런데 박영달은 네빌이 가르쳐준걸 몇번이나 반복하고 혼자서 연습하면서 따라갔던 것이다. 이것에 탄복한 네빌은 그뒤에, 박영달은 옆에데리고 본격적으로 가르쳤다. 이제는 웬만한것은 박영달에게 맡기면 알아서 하였다.
“좋아. 미스터 박(Park). 이제는 자네가 직접 증기기관을 작동시키고 시동을 걸어보게.”
“정말입니까?”
“그동안 나에게서 열심히 배웠으니, 한번 해보게.”
네빌이 웃으며 권유했다.
그러자 박영달이 기뻐하며 주위에있던 동료들과함께 준비를 시작했다. 그 동안은 많은 것들을 네빌이 옆에서 지켜보며 알려주었다.
지금부터는 모든걸 혼자힘으로 해보는 것이다.
흐읍! 잠시 호홉을 들이키고 정신을 집중한 박영달이 동료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작업을 시작했다.
“증기보일러를 점검해. 신형 증기기관의 피스톤과 압력을 주시해라.”
박영달의 지시에따라 나머지 수병들이 신속하게 움직였다.
석탄을넣는 수병이 불을붙이며 증기보일러에 압력을 채웠다.
삐이이익! 증기가 새어나오며 경쾌한 소음을 내었다.
그것을보며 박영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증기압이 일정부분에 오르는걸 확인하자 피스톤을 작동시켰다.
치익! 텅텅텅! 피스톤이 맹렬하게 상하로 움직였고 굉음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박영달은 증기기관의 주변으로 움직이며 기관의 작동상태를 확인했다.
얼마후 모든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랜스터호의 연돌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구쳤다. 그리고 후미의 물속에 잠겨있던 스크류가 고속으로 회전했다.
쏴아아! 1400톤에 이르는 랜스터호가 물살을 가르며 나아갔다. 옆에서 지켜보던 네빌이 다가와서 박영달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리고 흡족한 표정으로 네빌이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것은 네빌에게 완전히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박영달은 드디어 자신의 힘으로 판옥선보다 7배나 큰 배를 움직이게 된것이다.
일본에서 가져온 은괴 상자들
파도에의해 배가 좌우로 출렁거렸다.
탁자위에는 서류와 기계의 도면들이 놓여져 있었다.
잠시 그것들을 내려보던 잭슨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그는 어릴때부터 기계에 관심이 많았다.
때문에 잭슨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서머빌(Summervill)에서도 주민들에게 손재주가 좋다는 칭찬을 들었다.
잭슨의 관심은 이후에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철로를 달리는 증기기관차를 본뒤에 더욱 커졌다. 그당시 잭슨이 처음본 증기기관차는 영국에서 미국으로 수입해온 것이였다.
그때 미국은 자체적으로 증기기관차를 만들 기술이 없었다.
이후 잭슨은 영국인 기술자들에게 증기기관차에대해 배우며 실력을 키워나갔다.
나중에 잭슨은 실력을 인정받아 미국에서 처음으로 증기기관차를 자체적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도 참가했다.
이처럼 철도와 증기기관차에 대한 잭슨의 실력은 미국에서 최고라해도 좋을것이다. 하지만 그후에 미국의 철도사업은 잭슨같은 기술자들이 아니라 돈많은 자본가들에의해 결정되었다.
이에대한 반발로 잭슨은 본인이 철도회사인 트랜스 레일을 만들었고 그의 명성을듣고 많은 기술자들이 모여들었다.
처음에는 신형 증기기관차를 만들고 철도사업을하며 회사를 키워나갔다.
그러나.
‘밴더빌트! 너같은 놈에게 질수는 없다.’
잭슨이 주먹을 쥐었다.
미국의 철도산업이 크게 성장했지만, 내부 상황을보면 결코 좋은것은 아니다. 그럴것이 잭슨이 분노한대로 밴더빌트같이 철도와 기관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돈많은 자본가들의 탐욕에 의해서만 커진것일 뿐이다.
특히 미국에서 철도왕이라 추앙받는 밴더빌트에게 여러개의 뛰어난 철도회사들이 먹혔다. 그리고 밴더빌트는 잭슨의 철도회사도 노렸지만 트랜스 레일은 가까스로 버텨낸 것이다.
밴더빌트의 메트로 라인(Metro Line)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철도산업에서 독점적인 위치에 있었다.
그에반해 잭슨의 트렌스 레일은 철도건설과 증기기관차의 제작에서는 뛰어난 기술이 있었다. 하지만 잭슨은 밴더빌트의 방해와 자본력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이후에는 파산직전까지 몰린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잭슨이 동방에서 알게된 조선이라는 국가, 그리고 조선왕인 철종을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은것이다. 얼마후 선실의 문이열리며 동료인 타일러가 들어왔다.
“잭슨 사장님! 조금전 선장한테 들었는데 이틀뒤면 뉴욕에 도착할 것이라고 합니다.”
“드디어 미국땅을 밟게 되는것인가?”
“정말로 긴 여행이였습니다. 그래도 아시아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기에 무엇보다 다행입니다.”
“동감일세. 만약에 실패했다면 모든것이 끝장이였을건데 말이야.”
잭슨이 대답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광저우에 있을때는 조선이란 국가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데, 조선왕은 나의 예상을 뛰어넘는 인물이다.’
잭슨의 머리속에는 철종과 나누었던 대화, 그리고 만남의 기억들이 스쳐갔다. 조선왕은 잭슨과 트랜스 레일에게 엄청난 기회를 준것이다. 이제부터 잭슨이 해야할것은 이번 기회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동시에 파산직전이였던 철도회사 트랜스 레일을 부활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조선왕이 우리들에게 엄청난 거금을 투자해 주다니. 지금도 믿을수없을 정도입니다.”
“나도 그렇네. 대신 조건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신뢰감이 생기네.”
잭슨이 대답했다.
철종이 잭슨과의 만남뒤에 내놓은 황금들은 엄청난 거금이였다. 절대로 공짜는 아니다. 동시에 철종이 제공한 자금들을 이용하면 다 죽어가던 철도회사, 트랜스레일은 순식간에 살아날수 있었다.
그뿐인가? 자금사정 때문에 흩어졌던 직원들도 새로 모으고 기술자들을 모을수 있다. 그것은 시작일 뿐이다. 이후에는 트렌스레일의 규모를 몇배로 키우는것도 가능했다.
“그런데 사장님. 조선왕이 보유한 철도지식은 상당하군요. 앞으로 건설할 철도의 궤도를 어떻게 정하는지를 알고있고, 거기다 증기기관차와 여객및 화물용 객차에대한 요구까지도 따로 할줄이야.”
“쉬운건 아닐세. 그러나 우리쪽에서 개발한 기관차의 설계를 조금 변형하면 요구사항을 맞출수 있을거같네.”
잭슨의 대답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노련한 기술자였고 단독으로 증기기관차를 설계하고 만들 정도였다. 따라서 철종이 특별하게 요구한 부분들을 수행하는건 문제가 없었다. 대신에 까다로운건 다른데 있었다.
‘조선에 제철소를 건설하고, 그뒤에 철도공사에 사용될 강철레일과 기타 자재들을 조달하는 방식이라... 확실히 그 부분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인데 놀라울 정도군.’
잭슨이 낮게 중얼거렸다.
철도공사에서 많이 소요되는 재료와 구성품.
그것은 수백, 수천km의 레일에 사용되는 강철이다.
이것을 미국에서 가져온다면 공사기간은 엄청나게 필요할 것이다. 그에반해 현지인 조선에서 직접 강철레일을 생산하고 만든다면?
작업속도는 단번에 빨라지고 여러가지 장점들이 있었다.
다만 증기기관차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제작하고 그 부품들을 조선까지 수송한뒤에 조립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하였다.
때문에 철종이 제안한 철도사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잭슨이 해야할 일이 또 생겼다. 그것은 미국에서 믿을수있는 제철기술과 철광산업의 인재를 찾는것이다. 잠시 고민하던 잭슨의 머리속에 한명의 후보자가 떠올랐다.
‘역시 그 친구라면 충분한 실력도 있고 믿을수있지.’
잭슨이 주먹을 쥐었다.
이전부터 철도사업과 증기기관차를 제작하던 잭슨이기에 철강산업에 관련된 기술자들도 알고있었다. 따라서 그런 인재들을 모으는것은 충분히 가능했다.
“타일러. 이 부분을 개량하면 조선에서 사용할 증기기관차의 제작에는 충분할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좋은 방법인거 같습니다.”
타일러도 고개를 끄덕였다.
잭슨만큼은 아니지만 타일러도 철도분야와 기술에서는 실력이 좋았던 것이다. 증기기관차에대한 부분은 그런대로 해결점이 생겼다. 잠시후 잭슨이 놓아두었던 지도를 올려놓았다.
“사장님. 이것이 조선왕이 우리에게 준 것이군요.”
“맞네. 앞으로 트랜스 레일이 조선에서 완성시켜야할 철도구간과 사업계획서 들이지.”
철종이 특별히 준비해 잭슨에게 준것은 2개의 대형 지도였다. 첫번째 지도는 이전에 김정호가 완성시킨 조선의 상세한 지도인 청구도(靑邱圖)였다. 본래 청구도에는 지명들이 한글이나 한자로 표기되 있지만 미국인 잭슨을위해 영어로 바꾼것이다. 지도에는 조선의 수도인 한양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있는 철도구간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동시에 각 구간들에는 번호가 매겨져 있었는데 이것은 잭슨의 트랜스 레일이 순차적으로 건설하고 작업해야할 철도노선 들이다.
첫번째 1번으로 표시된것은 한양과 개성을 연결하는 구간이다.
개성은 철종의 지시에따라 무역항으로 개발을 진행중이고 한양에서 가까운 도시였다.
그뒤에는 한양과 평양을 연결하는 구간, 또는 한양과 부산포를 연결하는 구간들까지... 상세한 건설계획들이 마련된 것이다.
이 지도를보며 잭슨은 철종에게 감탄했고 동시에 조선의 철도산업에 자신의 모든것을 투신하기로 결정했다.
“첫번째 지도에 표시된 철도구간들 만해도 엄청날 정도인데, 두번째 지도에 나온것들은 입이 벌어질 수준입니다.”
타일러가 고개를 저었다.
두번째 지도는 조선이 포함된 좀더 광범위한 지역이다.
조선의 북쪽에있는 압록강을넘어 만주지역의 광대한 영역이 있었다. 여기에도 조선과 철종이 진행할 대규모의 철도산업에대한 계획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만주지역은 조선보다 몇배나 큰 영토이기 때문에 잭슨은 만주지역의 철도산업에는 얼마나 더 걸릴지 가늠조차 힘들었다.
“남만주 철도와 북만주철도, 거기다 만주횡단 노선과 만주를 종단하는 노선들까지... 하아. 아무래도 사장님과 저는 앞으로 수년, 많게는 십수년을 저곳에서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잘된 일이지. 현재 미국의 철도산업은 밴더빌트 같은 쓰레기 놈들때문에 더이상 우리같은 사람들이 발붙일 장소도 없는 상황인데.”
잭슨이 타일러를향해 대답했다.
철종이 잭슨에게 준 만주지역의 지도, 그리고 거기에있는 중요도시와 거점들을 연결하는 장거리 철도노선들의 계획을보며 크게 심호홉을 하였다. 그가 증기기관차 기술을 배우고 철도회사를 운영하면서 꿈꿔왔던 일생일대의 기회가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 * *
“조금후면 개성에 도착한다. 선상에있는 물품들의 하역을 준비해라.”
해남상회의 방행수가 외쳤다.
바다를 헤치며 나아가는 선단들은 10척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방행수가 탑승한 배는 선두에 위치했다. 방행수 옆에는 얼마전까지 주고쿠 지방, 그리고 시마네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오가와가 있었다.
“지금까지 상황을볼때 해남상회와 방행수께서 조선과 일본내의 주고쿠 지방을통해 물자수송과 여러가지를 담당해 주셔야할거 같습니다.”
“걱정말게. 이미 전하의 어명을 받았고 그에대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네. 거기다 주고쿠와 시마네에 주둔중인 조선군 남방원정대의 지원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니 말일세.”
방행수가 대답하며 미소지었다.
이번에 진행된 이케다 가문에대한 지원작전과 전투.
그것은 엄청난 성공을 거둔것이다. 철종이 조선도 아닌 일본에있는 이케다가문을 위기에서 구해준것은 한가지 이유다.
이케다 가문이 보유한 이와미 은광에대한 이권개입과 은광개발에대한 목적 때문이다.
이케다 가문의 수장인 토시노는 강력한 조선군을 파견해준 철종을 섬김으로서 가문의 안전을 도모했다. 동시에 이것을 바탕으로 주고쿠 지역의 강자로 올라서고 있었다.
철종은 이케다 가문을통해 주고쿠 지역에 기반을 만들수 있었다. 여기에는 조선군을 주둔시키며 일본에대한 새로운 전략을 진행할수 있었다.
오가와가 말대로 주고쿠에 배치한 조선군 부대의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선과 주고쿠를 왕복하며 꾸준하게 물자를 수송하고 지원을 해야했던 것이다.
이것은 방행수가 지휘하는 해남상회가 담당했다.
해남상회는 조선군에대한 지원과 수송업무로 상당한 이득을 얻을수 있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수송업무와함께 일본과의 무역에도 활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었다.
얼마후 방행수가 지휘하는 선단들이 개성으로 접근했다.
두명은 정면에있는 항만시설과 부두가를 보면서 감탄했다.
“얼마전부터 개성에서 부두공사를 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벌써 이정도까지 진행되었을 줄이야.”
“지금 건설된 부두와 시설만으로도 선단에 포함된 10척의 배들이 한꺼번에 접안이 가능할거 같습니다.”
“거기다 저기있는 거중기들을 사용하면 우리들이 싣고온 화물들도 충분히 내릴수 있겠군.”
“마침내 개성이 고려때의 명성에 걸맞는 항구도시가 되는군요.”
“공조 관원들에게 듣기로 개성에서의 항만시설과 부두공사가 완료되면 이후에는 부산포에도 공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하더군. 그렇게되면 부산과 동래에있는 거상들이 무역과 상업을 하는데있어 수월해질 것이네.”
개성에서 진행중인 항만시설 공사를 바라본 방행수가 기대감을 표시했다. 부산포에도 대규모 항만시설이 들어서면 이후에 일본과의 무역에서도 엄청난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그뿐인가? 그가 생각중인 남방지역의 무역에서도 교역량이 증가할수 있었다. 부산포에서 출발하면 일본을 포함해서 대만도 있고, 류큐(오키나와), 그리고 더 아래쪽의 동남아시아의 국가들도 많았다.
“남만지역의 바다에는 영길리국, 서반아(스페인), 화란(네덜란드), 불란서(프랑스)등의 국가들이 여러지역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더군. 동시에 이런 국가들의 선박들이 매일마다 큰바다를 항해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네.”
“방행수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조선밖의 세계는 넓군요.”
오가와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우물안 개구리 신세였던 조선이 세계를향해 조금씩 뻗어나가고 있었다. 이번에 진행된 남해원정대의 파견과 이와미 은광에대한 특수작전은 첫단계와 같은 것이다.
“이와미 은광에서 채굴된 은괴들, 그리고 조선군의 승리와 주고쿠 지역에서 가져온 물자들을 본다면 전하께서도 기뻐하실거 같습니다.”
“물론일세.”
방행수가 오가와를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후 선단의 배들이 개성의 부두가에 도착했다.
선착장에 설치된 거중기들이 움직이며 화물들을 내리기 시작했다.
* * *
돈 쓸곳은 많은데 수입과 재정은 한정되어 있고.
처음부터 예상했던 부분이긴 했지만 호조판서 유연석의 보고와 장계를 살펴보며 실감하는 중이다.
농사만 짓고살던 조선같은 나라가 갑자기 근대화를 하겠다고 난리쳐도 십중팔구 실패하는 원인이 있었다.
그리고 근대화를 넘어 산업화 공업화를 한다는건 더 많은 난관이 존재했다.
의식을 개혁하고 개화사상을 받아들이고, 뭐 이런것도 좋다.
하지만 이것들보다 더 중요한건 국가에 돈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돈이 많아도 막대한 자금을 엉뚱한데 써버리거나 낭비한다면 그것대로 멍청한 짓이지만 말이다.
“전하의 말씀대로 도성에있는 하천들과 한강에대한 토목공사를 한꺼번에 시작하는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일단은 규모를 축소하거나, 이런 공사계획을 차후로 미루는건 어떨까 사료됩니다.”
“역시 호판의 말대로 모든것을 한꺼번에 진행하기에는 예산이 부족한것도 있으니, 일의 경중을 따지는것도 필요할거 같습니다.”
“소신의 제안을 경청하여 주셔서 망극하옵니다.”
유연석이 고개를 숙였다.
마음 같아서는 내가 생각중인 정책이나 계획등을 서둘러 시행해보고 싶은 기분이다.
이번에 호조판서가 말한 한양내의 하천들, 그중에서도 한강에대한 토목공사는 서둘러 진행할려는 마음이였는데 호조판서가 반대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큰 이유는 자금과 예산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것.
한강에대한 제방공사나 토목공사는 조선판 뉴딜(New Deal)정책으로 중요한 것이긴 하였다.
그리고 주로 농사만짓던 다수의 조선인들을 토목공사와 건설인력으로 바꾸면서 농민의 비중을 줄일수 있으니 말이다.
거기다 한강에대한 토목공사는 반드시 필요했다.
매년마다 우기때는 한강이 넘치면서 그로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상당했다.
문제는 한강에대한 토목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날 정도다.
돈이 많다면 당장이라도 가능할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차선책으로 홍수가 많이 발생하는 부분만 정비하고 보수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처럼 호판인 유연석과함께 호조가 보유한 자금을 검토하고 있을때 송내관이 다가왔다.
“전하! 왜국에서 임무를 마치고온 방행수와 오가와가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정말인가? 오늘중으로 온다는 연락은 받았는데, 드디어 도착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