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0화 (130/169)

현시기 영국에있는 섬유산업의 메카인 멘체스터-

축구팬들에게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속칭 맨유-로 잘 알려진 곳이지만 원래 맨체스터는 섬유산업으로 시작한 도시다.

때문에 이 도시에서 매달마다 생산하는 섬유원단의 물량만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그렇기에 이제 막 시작한 제물포 섬유단지의 규모로는 비교조차 불가능이다.

잠시후 숨을고르던 공조판서가 질문했다.

“그렇다면 전하께서 생각중인 두번째 섬유단지와 공장들은 어디를 염두에두고 계십니까?”

“바로 여기입니다.”

지도를 가져와 공판에게 위치를 보여주었다.

그것을 본순간 김석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대구(大邱)라... 소신이 알기로 대구는 주변을 산들이 둘러싼 분지와같고, 내부에는 넓은 평야가있어 공장을 만들고 건물을 세우기에 적당한 환경이기는 합니다. 다만 대구와 안동은 삼남지방, 그중에서도 영남 유생들의 텃세가 심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현지에서의 반발을 불러올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공판인 김석민이 걱정하는 표정이다.

하지만 이미 결정한 장소이고 최선의 선택이다.

“확실히 경의말대로 대구는 제물포처럼 어민들이 주로 살던 지역과는 다를수 있겠군요. 때문에 저곳에다가 두번째 섬유단지를 만드는것이 중요합니다. 동시에 설립할 공장들의 숫자와 단지의 규모는 첫번째인 제물포 섬유단지보다 최소 5배 이상으로 진행하는게 좋겠군요.”

“5배라니... 허어. 정말로 성대한 공사와 규모입니다.”

김석민이 숨을 멈추었다.

이미 그는 건설이 완공된 제물포 섬유단지에도 다녀왔고, 그 방대한 크기도 감탄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임금이 그것보다 5배나 큰 섬유공단을 대구에 만든다고 했으니, 저런 모습이 나오는건 당연하겠다.

그리고 대구에 2번째 섬유단지를 만드는것은 중요했다.

그럴것이 20세기 역사에서 대구는 대한민국 섬유산업의 핵심지였다.

보통 대구하면 사과가 유명하다...! 라는 사람도 있지만 원래 대구의 핵심경제는 섬유산업이였다. 그리고 대구에서 생산된 섬유제품들은 20세기 한국의 경공업과 수출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했던 것이다.

한편 대구는 부산, 포항등의 항구들과 가까운 거리다.

따라서 해외로 섬유 제품들을 수출하는데도 여건이 괜찮은 편이였다.

이런 역사적 배경외에도 대구에 섬유단지를 만들려는건 또다른 이유도 있었다.

그동안 몇가지 사건을통해 한양과 경기도의 양반과 사대부들, 그리고 유생들에 대해서는 조정에서 장악을 해놓은 상태다.

그에반해 삼남지방들, 그중에서도 성리학 꼰대기질이 뼈속까지 스며있는 경상도 양반과 유생들을 뒤집어놓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중에 하나다.

그외에도 전통적으로 농사를짓는 대구나 안동, 경상도에 섬유단지를만들어 농민들을 산업화의 노동자들로 만드는것도 필요한 부분이다. 이런 것들이 제대로 진행되면 대구는 본격적인 섬유도시의 명성과함께 조선의 맨체스터-가 되는것이다.

“전하의 말씀대로 대구에 방대한 섬유단지가 건설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실시한다면, 조선팔도에있는 수많은 백성들이 엄동설한의 겨울에도 추위에 떨지않고 저렴한 의복을 구입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공판이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과거에 급제하기전 강원도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 지금의 자리에 온것이다. 따라서 한겨울에 추위에떨던 수많은 백성들의 모습을 보아왔던 것이다. 강원도의 겨울은 혹독할 것이고 북쪽인 평안도나 함경도, 그리고 개마고원쪽은 더 추운곳이다.

“공판의 말을 듣고보니 대구에 건설할 섬유단지와 공장들은 목화를 사용하는 무명과 면직을 생산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하겠군요.”

“좋은 판단이라고 사료되옵니다.”

김석민이 적극 찬성했다.

그럴것이 지금 시대에 대다수의 평민들과 백성들에게 의복의 첫째 목적은 추위를 이기는 방한용이지, 무슨 패션이니 이런것이 아니다.

다만 조선의 섬유산업이 더 발전하면 그뒤에는 디자인과 옷감의 질에 중점을두는 패션 의류 산업으로 넘어갈수 있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섬유 공장들을 많이만들고 더 많은 원단과 면직물들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공판이 말을 꺼내었다.

“하오나 전하! 대구에 섬유단지를 건설하고 대량의 면직물을 생산하는건 좋은 방안입니다. 그런데 현재 조선내에서 생산된 목화들로 그것을 충족할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역시 공조판서다.

조선에서도 목화를 재배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많은건 아니였다. 제물포 섬유단지에 공급할 정도는 되지만 대구에 건설될 섬유단지에서 필요한 물량에는 많이 부족했다.

“확실히 경의말대로 조선이 이전부터 목화밭을 대량으로 경작하고 목화를 재배하는 인원이 많은것은 아니였으니 말이지요.”

“그러하옵니다. 전하. 비록 고려때에 선대인 문익점이 중국에서 목화씨를 가져오고 조선의 기후에맞게 품종을 개량하고 보급하기는 했지만 조선내부의 기후 특성상 목화를 대단위로 재배하기에는 불리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공판은 조선에서 농민들이 더 많은 목화들을 생산하도록 유도하자는 것입니까?”

“그것도 한가지 방법이 되겠으나 소신이 보기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듯 보입니다. 그리고 전하께서는 조선에 더 많은 공장들을 세우고 농민들이 공장에서 일하도록 유도하고 계시는데, 조선내에서 목화를 재배한다고 다수의 농민들이 그곳으로 빠지는걸 놔둬서는 안됩니다.”

“정확한 판단이십니다.”

공조판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쌀농사를 짓는 농민들 숫자를 줄이고, 공장노동자, 그리고 산업화의 역군으로 만드는것이 목표인데 목화밭으로 내몰수는 없으니까.

“그럼, 공판이 생각중인 대책은 무엇입니까?”

“목화를 조선내에서 대량으로 재배하는건 조선의 자연과 기후를봐도 여건이 좋지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무역을통해 조선의 주변국에서 저렴하게 목화를 들여오는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사료됩니다.”

“주변국이라...”

“소신이 알기로 전하께서 파병하신 남방원정대가 왜국인 주고쿠 지역에서 큰 활약을 했습니다. 그곳에있던 이케다 가문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조선과 전하에대한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들었습니다. 먼저 이것을통해 이케다 가문이 관리하던 이와미 광산에대한 막대한 이권과 은괴의 생산량중에 5할을 받게된것은 상당한 성과입니다. 그리고 소신이 보기에는 이것을 바탕으로 더 큰 부분을 끌어내는것도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와미 광산에대한 이권외에 다른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군요.”

“그렇습니다. 이미 조선과 전하의 지원을받는 이케다 가문은 주고쿠 지방의 핵심세력이 될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소신이 여러가지 정보와 지리를 살펴본결과 왜국의 주고쿠 지역은 면화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목화밭을 경작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라고 판단됩니다.”

“과연..”

공판의 말에 두눈이 커졌고 머리속에서 계산기가 팍팍 돌아갔다. 지금 공조판서의 말은 일본의 주고쿠 지방을 면화의 생산기지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후에는 일본전역에 목화밭을 증대시키고 더많은 면화들을 일본에서 들여오는것도 가능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목화밭은 노동집약적이고 일손이 많이 필요한 곳이다.

인구로만 따지면 일본이 조선보다 더 많은건 사실이다.

즉 일본에는 목화밭에서 일할 값싼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덴포 대기근 등으로 쌀농사도 박살나면서 수많은 일본인들이 지금도 굶고있는 처지였다.

이전부터 일본의 쌀 생산성은 조선보다 낮았기에 식량부족 문제는 골치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대규모 목화농장들이 일본에 만들어지고 생산된 목화들을 조선에서 구입해준다면?

그리고 목화구입의 대금을 은이나 쌀, 그외에 조선에서 생산된 면직물이나 섬유제품 등으로 준다면 이거야말로 이득이다.

일본으로서는 쌀과 식량부족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하고, 조선은 대량의 면화와 생산 재료들을 충분히 공급받을수 있는것이다.

“공판의 계책은 탁월하군요.”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일본을통해 면화를 포함해 공장생산에 필요한 재료들을 들여올수 있다면 앞으로 조선의 섬유산업은 발전되고 확장될 것입니다.”

공판의 제안은 탁월했다.

현재 일본의 에도막부는 덴포 대기근의 여파때문에 그 위치와 권위가 상당히 흔들리는 중이다. 따라서 일본에서의 쌀과 식량부족은 에도막부의 존폐를 좌우할만큼 중요한 문제중에 하나였다.

이것을 일본에 목화농장과 재배를통해 일정부분 해결해 준다면 조선이 계속해서 일본을 관리하고 통제하는데 중요한 역활을 할것이다. 그리고 목화의 대량재배는 일본과 에도막부가 이후에도 농업국가로 충분히 만족할수있게 해주는 당근이 될수도 있었다.

* * *

“조선이란 국가는 중국과는 정말로 다르군요.”

“그렇네. 산천도 아름답고 사람들 표정도 밝아보이니 말일세.”

잭슨이 타일러에게 대답했다.

두명은 얼마전까지 광저우에서 자신들의 철도회사인 트랜스레일(Trans Rail)에 지원해줄 상대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 노력은 대부분 실패했고, 절망하던중에 드디어 기회를 얻은것이다.

두명은 광저우에서 출발해 조선의 항구도시인 개성까지는 배로 왔던 것이다. 그리고 두명이 도착하자 비호국과 협력중인 선죽상회에서는 마차를 준비해 놓았다.

철종이 개방을 실시하고 있지만 급진적인건 아니였다.

진정한 개혁과 개방이란건 외국을향해 무조건 문을연다고 되는것이 아니다.

잘못하면 그에따른 부작용도 더 크다.

때문에 철종은 정부의 중앙통제. 그리고 임금인 자신의 통제로 진행되는 개방을 핵심전략으로 세웠다.

‘그런데 조선왕은 어떤 인물인가? 우리와 함께 이동하는 관리의 대답으로는 상당히 젊은 국왕이라고 하던데.’

잭슨을 안내하는 역활은 비호국 요원인 최문덕이 맡았다.

그는 광저우에서 활동하며 영어도 유창했다.

처음으로 잭슨에게 접근했던 인물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때문에 잭슨과는 친숙했고 광저우에서 한양까지 오는 동안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이다.

얼마후 마차는 창덕궁에 도착했다. 이윽고 정문을 통과한 마차는 한참을 더 나아갔다. 잭슨은 창문을통해 창덕궁의 수려한 모습을보며 감탄했다.

“이곳이 조선의 왕궁이라니? 워싱턴에있는 백악관보다 더 광대할 정도로군.”

“잭슨 사장님. 내부에는 나무들과 건물들이 있는것이 유럽 국가들의 왕궁보다 더 특색있는 모습입니다.”

“이것이 동양의 아름다움과 조화란 것이군.”

잭슨은 처음본 창덕궁의 모습에 감탄을 토해냈다.

웅장하다는 느낌은 들지않지만 자연친화적인 궁궐의 모습이였다.

이윽고 마차가 멈추자 두명이 내렸다.

그리고 주변에 늘어서있는 창덕궁 호위병들의 모습이 보였다.

짙은색의 군복을 걸쳤고 묵직한 현무철포를 휴대하고 있었다.

“저것이 조선 병사들이 사용하는 머스켓 소총들인가?”

“그런거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 볼수있는 플린트락 머스켓과는 다른 모양인데 특이하군요.”

타일러가 대답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는 과거에 지역의 민병대로서 활동한적도 있었다.

때문에 화약접시와 부싯돌을 사용하는 전장식 소총인 플린트락 머스켓에대해 잘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선군이 보유한 전장식 소총은 그가 알고있던 플린트락 소총과 많이달랐던 것이다.

그리고 조금전 확인한 조선군의 군복과 휴대한 소총.

여러가지를 고려할때 그들이 광저우에서 목격했던 청제국의 병사들과는 달랐던 것이다.

두명이 듣기로 조선은 중국에비해 영토도 작은 국가인데 무기와 군사에서는 현격하게 앞서있었다.

이제는 조선국왕이 무엇때문에 자신들에게 관심을 보였는지 깨달았다. 그들이 통상적으로 알고있던 아시아나 동방 국가들의 군주들과는 완전히 달랐던 것이다.

철도회사 트랜스 레일(Trans Rail)

‘이렇게 어린 사람이 조선의 국왕이라니!’

잭슨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것은 옆에있는 타일러도 마찬가지였다.

희정당에서 철종을 보게된 두명은 놀랐다.

앞에있는 인물은 기껏해야 20살정도의 나이밖에 되지않았다.

미국의 청년들과 다르게 수염을기른 모습이지만 얼굴은 상당히 앳되어 보였으니 말이다.

철종은 희정당으로 들어온 두명, 잭슨과 타일러에대해 조선의 예법을 강요하지 않았다. 조선에서 임금을 만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조선의 예법에따라 절을 하는것이 관례긴 하였다.

그러나 두명의 미국인들에게 절을 받는다고 뭐가 달라 지겠는가?

대신에 잭슨과 타일러는 한쪽 무릅을 잠시 구부리고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것은 철종이 과거에 이스트 프론티어(East Frontier)의 사장인 시필드 제이든을 만날때도 적용했던 부분이다.

“혹시 내 얼굴에 뭐라도 뭍었습니까? 그것보다 편하게 앉으십시요.”

철종이 두명에게 권유하였다.

희정당에는 철종의 지시에따라 만들어진 회의용 탁자가 있었다.

여기에는 신하들과 회의를할때 그리고 외부인들을 만날때도 주로 사용했다. 두사람이 앉는것을 기다려 송내관이 들어왔다.

“송내관. 오늘은 귀한 손님들이 오셨으니 전에 내가 일러둔대로 내오게.”

“알겠습니다. 전하.”

송내관이 대답하며 나갔다.

자리에 착석한 두명은 희정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조선국왕의 집무실이기에 화려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들이 광저우에 지낼때 잠시 초대받아 방문한 청 관료들의 집도 상당히 크고 화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왕의 집무실은 의외로 소박해 보였던 것이다.

얼마후 두사람을 안내해온 비호국요원 최문덕이 참여하며 통역을 담당했다.

“한양까지 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전하께서 저희들을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잭슨이 말했다. 철종은 잭슨과 타일러를 유심히 보았다.

두명을 조선까지 데려온건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다.

얼마전 비호국에서 보내온 내용들-

광저우에서 철도산업과 증기기관차에 관련된 두명의 미국인들을 찾아냈다는 소식에 철종은 무릅을 탁 쳤다.

조선에 철도를 부설하고 증기기관차를 운행시키는 것에대해 고심하던 차였으니 말이다.

다만 조선내에 철도부설과 산업을 육성시키는 과정에서 유럽쪽의 회사를 이용할까, 아니면 미국쪽의 회사를 이용할까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

하지만 어느쪽도 쉬운건 아니다.

조선말기때 그리고 청나라 말기때 철도산업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가?

서양국가들과 철도회사들이 조선과 청나라에 철도를 부설한다면서 수많은 이권들을 요구했다. 엄청난 이권들을 주면서 조선에는 철도가 생겼고 증기기관차들이 달렸지만 근시안적인 판단일 뿐이였다. 때문에 조선에 철도를 건설하는건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잭슨씨께서는 미국에서 철도회사를 운영중이라고 하던데, 어떤 회사인지 말해줄수 있습니까?”

“트랜스 레일(Trans Rail)입니다.”

대답하던 잭슨의 표정이 몇차례 변했다.

그리고 잭슨이 대표로있는 트랜스레일은 현재 어려운 처지에 있었다.

“트랜스레일이라... 좋은 이름이군요.”

“감사합니다. 전하.”

“그렇다면 트랜스레일은 미국에서 철도공사와 운영을하며 어느정도 실적이 있습니까? 혹시 4000km 또는 5000km 이상의 장거리 철도공사를 해본적도 있습니까?”

“저... 그건.”

순간 잭슨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이런 질문을 받을줄은 꿈에도 몰랐으니 말이다.

조선왕이 한 질문들은 철도공사와 산업등에서 사전지식이 풍부한 경우에만 던질수 있었다. 때문에 사장인 잭슨이 머뭇거리자 옆에있던 타일러가 말했다.

“전하. 그 정도의 장거리 철도공사는 쉬운일이 아닙니다. 막대한 인력은 물론이고 엄청난 자금이 필요한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조선의 국토는 위쪽의 신의주부터 남쪽의 부산포까지해서 1000km 남짓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것의 몇배에 이르는 긴 철도의 공사를 생각하고 계시는 것입니까?”

잭슨도 대답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여기에대해 철종이 미소를 지었다.

먼저 잭슨이 제대로된 철도 사업가라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조선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사전에 정보를 수집하고 여러가지를 준비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조선영토의 크기에대해 미리 파악하고 그것에따른 철도의 길이까지도 계산했다는 것이니 말이다.

“당신의 준비성은 철저하고 좋군요. 그말대로 조선의 북쪽인 신의주부터 남쪽인 부산포까지 철도를 놓아도 1000km 정도면 충분하긴 합니다. 그러나 이후에 조선의 상황은 크게 바뀔 것입니다. 따라서 더많은 길이의 철도공사가 필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것이 정말입니까?”

잭슨의 질문에 철종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후 잭슨의 뇌리로 뭔가가 스쳐갔다.

현재의 조선영토를 뛰어넘는 장거리의 철도들을 만들겠다는 의미는 하나였다.

‘조선왕은 설마 만주까지도 생각하는 것인가?’

만주에 건설될 철도와 그곳을 달리는 기관차들-

잭슨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조선의 국왕으로서 나의 관심은 잭슨씨와 트랜스레일이 과연 이것을 해낼수 있을까의 부분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수천km-에 이르는 장거리 철도를 부설할수 있는건 대형 철도회사를 갖고있는 밴더빌트-정도인 걸로 생각되는데.”

“.....”

밴더빌트-라는 이름이 나오자 잭슨이 흠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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