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169)

‘조선의 기병부대를 활용하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겠군. 그것은 신개념의 드라군(용기병) 시스템을 도입하고 발전시키는 것!’

종사관 한민규에게 승마를 배우고 익히면서 계획한 부분이다.

소총의 개발과 발전을 거치면서 유럽에서는 드라군(용기병) 부대를 활용한 전투를 펼쳤다.

용기병은 총을든 기병부대를 말한다.

전장식 소총의 성능과 한계때문에 운용에는 제한이 따른다. 드라군(용기병)들이 사용하던 소총은 조선의 화승총에비해 월등한 성능을 지녔다.

전투에서 신속하게 치고 빠지는 기동전.

그것에서 용기병의 존재는 상당한 역활을했던 것이다.

조선이 보유한 경기병 부대는 기껏해야 활이나 창으로 무장했을 뿐이다.

어쩔수 없었다.

화승총의 저급한 성능과 장전방법 때문이다.

기병이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불리했다.

때문에 활과 창을 주무기로 썼다.

이것은 서양식 조총부대나 군대 앞에서는 완전히 쓸려나갈 뿐이다.

그러나 성능좋은 기병총과 장비를 조선이 갖게된다면?

조선군의 전투력은 단번에 증가할 것이다.

“종사관!”

“하명하십시요.”

“귀관을 포함해 군관들은 말을타고 달리며 활을 쏘는것에는 능하지?”

“그렇습니다. 전하.”

“말위에서 화승총을 장전해서 쏴본적은 있는가?”

“.....”

종사관이 당황했다.

“전하. 화승총은 무겁기도 하지만 달리는 말위에서 심지에 불을붙여 쏘는것은 힘듭니다.”

종사관이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예상한 답변이다.

조선의 화승총은 기병부대가 사용할 조건이 안된다.

심지에 불을붙이는 시간.

화약접시에 올려놓은 흑색화약들이 돌격하는 순간에 날라가 버린다.

보병의 경우에도 바람만 불어도 화승총을 쓰기 힘들다.

“알겠네.”

“황송하옵니다.”

종사관이 죄라도 지은것처럼 대답한다.

책망할려고 한것은 아닌데.

저런 반응이라니.

“앞으로 조선군대를 개혁할 부분이많군. 그때가되면 종사관 자네의 도움이 필요할 터인데 준비하고 있게나.”

“저하의 뜻을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하명을 주시면 목숨바쳐 완수하겠습니다.”

한민규가 대답했다.

지금부터 시작인 것이다.

* * *

이것이 한양의 모습이라니?

예상했지만 상상을 초월한다.

한양(서울)은 조선왕조 500년.

이후에는 대한민국의 설립부터 수십년동안 한국의 수도였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서울에서 줄곧 자라왔다.

21세기 서울은 세계에서 10대 도시안에 들어갈 정도다.

매년마다 외국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그들은 서울의 발전된 모습에 감탄했다.

21세기 서울의 모습과 규모는 뉴욕이나 도쿄, 그리고 런던에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 눈앞에 보이는 한양의 모습은?

21세기 낙후된 동남아의 소도시도 지금의 한양보다 발전된 상황이겠다.

또는 아프리카의 도시들보다 못하다.

조선말 유럽에서 조선을 방문했던 다수의 서양인들.

그들이 쓴 견문록에도 한양의 모습에대해 설명이 나온다.

한양을 본뒤에 느낀것은 한가지.

조선은 동방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다.

한양은 그 모습을 나타내는 증거다.

이게 칭찬같은가?

제대로 돌려까기다.

조선을 동방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말한거.

그렇게 표현하는건 낙후되고 미개한 국가라는 뜻이다.

‘이후에 한양을 심시티하는 재미도 있겠군.’

처음에는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낙후된 모습이니 앞으로 발전시킬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그래도 한숨이 팍팍 나오는 상황-

하지만 강화도 촌동네에서 농사짓던 배동석에게는 신세계다.

“여기가 한양이라니!”

“이놈. 어느 안전이라고 떠드는 것이냐?”

종사관 한민규의 질책에 동석이 움찔거렸다.

그래도 녀석은 눈호강을 제대로하는 중이다.

* * *

“전하의 행차시다! 모두 예를 갖추어라!”

“엎드리지 못할까?”

무장한 군관과 포졸들이 소리쳤다.

한양으로 입성해 창덕궁으로 향하는 길-

대로변에는 군중들이 나와있었다.

이미 한양에는 소문이 퍼졌을 테니까.

새로운 국왕이 강화도에서 도착한다는 소식이다.

초대형 행사를 보기위해 많은 인파들이 나온것이다.

선두에서 외치는 포졸과 군관들의 엄명.

좌우로 수많은 백성들이 엎드렸다.

그들중에는 힐끔거리며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의 시선은 내뒤에서 따라오는 가마에 집중된 상태다. 조선의 국왕이니 화려한 가마를타고 올것이라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냥 모른척하고 지나갈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절호의 기회다.

새로운 임금인 철종이 어떤 사람인지를 수많은 민초들 앞에서 각인 시킬수있는 기회다.

이런것을 놓치면 안되지.

21세기에 살아갈때 정치인들의 쇼맨쉽을 좋아하지 않았다.

속보이는 짓이라서.

지금은 그런것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다.

“종사관! 그리고 예판대감!”

“하명하십시요.”

“행렬을 잠시 멈추게나.”

“하오나, 서둘러 창덕궁으로 입궐하는것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오늘안에만 도착하면 되는것인데. 급할것도 없습니다.”

예조판서는 더이상 반박하지 못했다.

행렬의 속도를 높인다고 사람들도 지쳐있는 표정이다.

행렬이 멈추자 엎드린 민초들이 웅성거렸다.

일부는 예조판서에게 명령하던 나에게 시선이 향했다.

말고삐를 채며 앞으로 나아갔다.

다그닥! 다그닥! 천천히 움직였다.

좌우로 엎드린 민초들을 내려보았다.

중년사내의 앞에 멈추었다.

“고개를 들라!”

“나리! 무슨 일이십니까?”

“그대는 내가 누구인지 아는가?”

“소생은 모르겠습니다.”

중년사내가 당황했다.

이윽고 주위에있는 사람들이 들리도록 큰소리로 외쳤다.

“그대들은 내가 누구인지 아는가?”

“.....”

웅성거리는 소음이 흘러나왔다.

분위기가 적당히 무르익었다.

“그대들의 앞에있는 내가 조선의 새로운 임금이다!”

“.....”

한동안 침묵이 흐른다.

말위에 타고있던 어린놈이 자신이 임금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개중에 일부는 저놈이 미쳤나라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관복을입은 대신들이 조용했다.

이런 헛소리를하면 보통 군관과 포졸들이 당장에 달려들 것인데 그들도 나를향해 예를 갖추고 있다.

종사관 한민규가 엎드린 민초들을향해 소리쳤다.

“이놈들. 귀가 먹은것이냐? 전하께서 천한 놈들을향해 성은을 주셨는데 꿀먹은 벙어리가 된것이냐?”

엎드린 민초들이 깨달았다.

한명을 시작으로 외쳤다.

“주상전하를 뵈옵니다!”

“천세! 천세!”

민초들이 외쳤다.

그들은 놀라고 있었다.

임금이라면 당연히 가마에타서 편안하게 올줄 알았다.

그런데 선두에서 말을탄 청년이 새로운 국왕이였으니 말이다.

조선이 국시로내건 왕도정치-

나쁜것은 아니다.

왕이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백성을 따르게 한다는 취지다. 서양의 군주제와는 차원이틀린 고귀한 이상이다.

다만 이상은 높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였다.

조선의 임금들중에 왕도정치를 제대로 실행한 사람이 얼마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대다수의 조선 임금들이 궁궐에 박혀서 지냈다.

민초들에게 얼굴조차 내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행동할 것이다.

이제부터 그것의 시작이다.

“과인은 오늘 궁으로 향한다. 앞으로 그곳에서 지낼것이지만 여기있는 수많은 민초들과 함께있는 것이다. 과인은 임금으로서 백성들을 돌볼것이다. 그리고 재능과 실력을지닌 백성들이 그 능력을 발휘하며 살수있도록 해줄것이다. 앞으로 조선은 달라질 것이다. 여기있는 수많은 민초들은 그것을 기억하도록 해라!”

“.....”

엎드린 민초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일부는 눈물을 흘렸고 일부는 새로운 희망으로 가득찼다.

여기서 한말과 행동은 곳곳으로 소문을타고 퍼질것이다.

그중에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인재들은 무슨 뜻인지 알것이다.

그리고 준비할 것이다.

이후에 그들은 나에게 충성하는 인재와 세력으로 탄생할 것이다.

엎드린 백성들이 저마다 환호하고 있었다.

예조판서인 장우영은 당황하고 있었다.

“영상대감. 저의 불찰이옵니다.”

“아니요. 젊은 주상께서 패기가 있으니 보기가 좋군요.”

“.....”

정원용의 말에 예조판서가 머뭇거렸다.

정원용은 영의정이란 신분.

이원범이 아직은 정식으로 국왕이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제동을 걸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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