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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조교 연대기-107화 (107/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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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1]

베라즈와 그의 여인들이 교왕과 함께 사라지고 난 뒤 제국측에서는 엄청난 난리가 났다.

실질적 수뇌부라 부를수 있는 모든 이가 단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던가.

혼란하는 그들을 하나로 뭉쳐 다시금 일어서게 만든 자가 있었으니 그자의 이름은 바로 대성녀 아이리엔이었다.

그녀는 지금 남은 귀족들과 지휘관들을 모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일 당장 교국과의 전쟁을 재개합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교국측도 교왕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폐하와 다른 몇분들이 없다고는 하나 기본적인 전력은 우리가 우세합니다. 이런 기회를 놓칠수야 없지요. 당장 내일 출전하겠습니다.”

아이리엔은 숨어들어왔던 교왕의 베리어를 파괴시키며 마나와 성력의 반발력에 의해 꽤나 멀찌감치 튕겨나갔던 터라 교왕의 텔레포트에 휩쓸리지 않았고, 지금 이 자리에 있을수 있었다.

덕분에 교국측보다 제국은 더욱 빠르게 안정을 찾을수 있었다.

“다른 의견이나 저의 제안을 거부 하시는 분이 있으십니까?”

이야기를 끝마친 아이리엔의 양손에서 흰빛이 솟아나며 성력으로 가득찼다.

그녀의 빛을 본 귀족들과 지휘관들은 불만 가득한 얼굴을 했지만 모두 조용히 입을 닫고 작은 신음만을 토해냈다.

“아무도 없나보군요. 그럼 더 이상의 의견은 없는 것으로 알고 회의를 끝내도록하죠. 모두 내일 출전 준비를.”

처음 며칠은 귀족들이 유일하게 남은 황제 베라즈의 측근 중 하나인 그녀를 옹립하여 뒤에서 마음껏 움직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늘 자애롭고, 온화하던 아이리엔의 성격이 급작스럽게 돌변하며 자신을 움직이려고 하는 귀족들을 하나 둘씩 성력으로 뭉개버리듯 죽여버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변화한 아이리엔의 행동에 귀족들은 크게 놀라며 반발했지만, 베라즈가 이룩해낸 군사력의 통제권은 모두 그녀에게 넘어가있는 상태였다.

“더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면 그만 나가라고 했습니다.”

“아, 네!!”

“네.네엡!”

아이리엔의 축객령에 남은 귀족들은 황급히 그 자리를 벗어났고, 얼마지나지 않아 막사에는 아이리엔 혼자만이 남아있게되었다.

“흐하아악,,,하악....흐으윽...”

모든 이들이 사라지자 곧바로 아이리엔의 입에서는 고통스러운 신음이 터져나오며 바닥을 뒹굴기 시작했다.

“흐윽!! 흐아아아!!!”

발작을 일으키듯 온 몸을 벌벌 떨던 그녀는 한참이 지나서야 온 몸에 땀을 흥건하게 적신채 자리에서 일어나 막사의 한쪽 구석으로 걸어나갔다.

“하아...하아... 안돼... 안되는데...”

스르륵.

그녀가 막사 구석으로 가 찾은 것은 조그마한 서랍이였고, 그곳에서는 한손에 들어갈만한 크기의 병이 있었다.

그 병 안에는 붉은 색의 액체가 찰랑이며 가득 차 있었고, 아이리엔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뚜껑을 열었다.

“하윽...하아아... 더는 더는... 참지 못하겠어!”

꿀꺽꿀꺽.

뚜껑이 열린 병에서는 비릿한 피내음이 솟구쳤고, 그 향을 맡은 아이리엔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두 손으로 병을 잡고는 며칠은 굶은 사람 마냥 그것을 들이 마시기 시작했다.

“꿀꺽...우웁...웁...”

마지막 한방울까지 들이마신 아이리엔은 갑작스레 솟구치는 구토감에 바닥에 쓰러져 헛구역질을 해댔다.

그리고 잠시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엮어쥐고는 기도하듯 눈을 감았다.

“저를...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이르피온님... 이 어린양은 도저히 참지 못하겠습니다. 흐윽...흑... 용서해주십시오...”

그렇게 한참을 소리죽여 울던 아이리엔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결의에 찬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베라즈님이 올때까지 버텨야해... 그때까지는 이 저주받은 생물의 욕망에 휩쓸릴 수밖에 없어... 내가 가장 피를 구하기 쉬운 방법은 전쟁뿐이야...”

그랬다. 아이리엔의 갑작스런 변화는 베라즈가 그 옛날 그녀의 몸에 심어두었던 드레인웜이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때문이었다.

그와함께 있는 동안은 그의 정액에 포함되어있는 억제제로 인해 활동하지 않던 그것이 더 이상 공급되지 않는 약효로 인해 활동을 재개한것이었다.

여지껏 억눌려있던 것의 반동이었을까, 그 흡혈욕구는 인간이 참을수 있는 정도가 아니였고, 결국 그것이 아이리엔을 바뀔 수밖에 없게 만들어버렸던 것이었다.

“그가...그가 올때까지... 전쟁은 계속 되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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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크으음...”

정신을 잃은 베라즈가 눈을 뜬 곳은 어느 조그마한 석실 안이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았고, 한쪽 구석에 항아리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스르릉.

“이, 이게 무슨?”

항아리에 다가간 베라즈가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빼곡하게 담긴 콩같은 알들이 가득 차 있었고, 뒤쪽으로는 가느다란 물줄기가 약하게 흐르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대체 이곳이 어딘지를 파악해 낼수가 없었던 베라즈는 지끈 아파오는 머리를 꾹꾹 누르며 방 이리저리를 돌아다녔다.

철컹.

“응? 아, 아니!”

그렇게 한참을 움직이던 중 그가 방 한가운데를 밟는 순간 그곳의 땅이 움푹들어가며 무엇인가 움직이는 소리가 석실을 울렸다.

크그그긍.

그리고 방금까지 아무것도 없던 벽에 붉은색의 진한 글자가 솟아올랐다.

血魔之墓

“저게 무슨 글자지? 대체 이곳은 어디란 말이냐!”

벽에 나타났던 글자는 베라즈가 혼란해 하든 말든 아무 상관 없다는 듯 서서히 사라졌고, 글자가 있던 곳에는 새로운 그림이 나타났다.

사람 모양의 그 그림은 무언가 이상한 움직임을 하며 천천히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고, 베라즈는 하염없이 변화하는 그 그림을 넋놓은 듯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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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무림에 존재하는 한 이름없는 산에 무엇인가 거대한 검은 물체가 추락하듯 내리꽂혔다.

쿠와앙!

그것이 떨어져 내린 곳에는 엄청난 먼지구름이 솟아나며 주변을 자욱하게 가렸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서서히 가라앉았다.

[크르르...]

아직 희끗하게 보이는 먼지구름 사이에 떨어진 물체는 생명체인 듯 낮은 울음을 토해냈고, 이내 완전히 먼지가 사라진 뒤 그 위용을 보였다.

그것은 거대한 몸체에 검은 빛깔의 비늘, 그리고 뱀과 같은 눈동자를 가진 드래곤, 카이어스였다.

[크으... 인간 놈들 뛰위에게... 내가... 내가!!]

그의 날개 한쪽은 부러져 버린 듯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몸체 여기저기는 뼈가 보일 정도로 깊게 파인 상처들과 한움큼씩 떨어져나간 살점들이 보였다.

파아앙!

약해질대로 약해진 상태로 상처입은 몸체를 그대로 보이게 했다간 무슨 일을 입을지 몰랐기에 카이어스는 폴리모프 마법을 사용해 자신의 몸을 작게 만들었다.

“으윽... 내 반드시... 이 치욕은 값아주마.”

뿌득뿌득 이 갈리는 소리가 저 너머까지 들릴정도로 그의 표정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런 몸상태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법, 그는 회복을 위해 몸을 숨길 곳을 찾아 산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고 불행 중 다행인 듯 제법 커다란 입구의 동굴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이정도면... 아쉬운데로 수면에 들수 있겠군. 일루젼! 하이딩 게이트! 지금 몸 상태로는 이정도 밖에 못쓰겠군... 그래도 이 근처에 이정도 마법을 깨거나 들어올 녀석들은 없겠지.”

카이어스의 마법이 시전되자 방금까지 동굴의 입구였던 곳은 언제 그런 곳이 존재했냐는 듯 사라져버렸고, 그는 막혀버린 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스으윽.

그리고 그의 몸은 벽 안으로 빨려들어가듯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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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이이이잉~~

엄청난 눈보라와 강풍이 몰아치는 대지 한곳에 기후에 맞지 않게 얇은 옷만을 입은 푸른 머리칼의 여인이 금방이라도 쓰러져버릴듯한 걸음으로 비틀비틀 걸어가고 있었다.

“하아...하아... 이제 곧 마지막 마나도 고갈이 되는데... 방한마법이 해제되는 순간... 나는... 하악...하악...”

그녀가 한마디 말할때마다 주변의 온도를 체감시켜주듯 입에서는 엄청난 양의 입김이 뿜어져나왔다.

여인의 말대로 몸 주변을 얇게 둘러싸고 있는 막이 마지막 안전장치인 듯 했지만 그것마저 곧 사라질 듯 희미해지고 있었다.

“%[email protected]@#@@”

“아...아아...”

이제 그만 포기하고 쓰러져버리려는 순간 그녀의 눈 앞에 날카로운 창들이 보였다.

“아, 신이여 가...감사합니다... 절 도...와...”

"$#@##@"

"%$#$$"

털썩.

그녀는 자신에게 창을 들고 있는 자들을 향해 고개를 들어올렸고, 그곳에 있는 하늘하늘한 옷을 입고 양손에 긴 창을 쥐고 있는 여인들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져버렸다.

============================ 작품 후기 ============================

으어... 1부 에필 끝입니다.

2부와 3부 떡밥 살포도 끝냈고.

원래부터 전개는 이렇게 될 예정이었습니다용

처음 글 적을때 3부까지 예상하고.. 시작했었다는... 미쳤나봐...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2부는 베라즈가 주인공이 아닙니다 ㅇㅇ

그럼 과연 누구?

다음 2부 제목은 뭘로 할지 고민입니다...

창룡의서 아니면 뭐 이것저것 고민중입니다.

설정집을 날린 관계로 다시 조금 스토리도 봐야할것 같구요...(스토리가 있었어?!)

여튼 이래저래 끝났습니다! 와~ 짝짝...

한 이틀 동안 정리 좀 하고 오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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