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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1]
어느 깊은 숲속...
쏴아아아~
바람이 한번 불어올때마다 숲의 나무들은 서로 부대끼며 마치 파도 같은 깊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나무들 아래에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듯한 아름다운 여인들이 쓰러져 정신을 잃고 있었다.
벌거벗은 채로 있는 붉은 머리의 아직 소녀의 티도 못 벗은 아이와 이제 갓 소녀를 벗어난듯한 검은 머리의 여인, 그리고 초록빛 머리칼의 농익은 육체를 지닌 여인까지 총 셋이었다.
“으음...흐으음...”
그들 중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듯 신음을 흘리며 몸을 움직인 것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붉은 머리의 소녀였다.
소녀는 부스스한 머리칼과 얼굴로 방금 막 잠에서 깨어난 듯 몽롱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응? 으음...응?!”
소녀의 두 눈은 순식간에 동그랗게 변하며 커졌고, 다시 한번 더 둘러보고는 자신과 같이 풀숲에 쓰러져있던 초록머리의 여인에게 황급히 달려나갔다.
“이...이보시오! 자네!! 리리안!! 리리안!!!”
“으으음...”
다급한 소녀의 외침에 초록머리 여인도 정신이 드는지 잠깐 투정을 부리듯 칭얼거리다 천천히 눈을 떳다.
“흐으음...여, 여기는?”
그녀 역시도 눈을 떳을 때 보이는 풍경에 깜짝 놀라며 자신을 깨운 소녀를 쳐다봤다.
“세레나, 이게 어찌된?”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내가 어찌 알겠는가. 그래서 자네를 깨운 것 아닌가.”
“아, 다른 일행들은요?”
“저기 망할 용새끼 밖에 안보이는군.”
소녀가 가리킨 곳에는 살짝 배가 솟아오른 검은 머리의 여인이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붉은 머리 소녀와 초록머리의 여인은 곧장 아직 정신을 잃고 있는 검은 머리의 여인에게 다가갔고, 그녀를 깨웠다.
“으음, 베라즈... 조금만 더요... 우으으응...”
“안되요! 일어나세요, 카이아린!”
그녀 역시도 투정을 부리는 듯 칭얼 거렸고, 초록머리 여인은 단호히 대답하며 그녀를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후우웅... 졸린데... 으응...음...응?! 에에?! 여긴 어디야?”
검은 머리 여인의 반응 역시 다른 여인들과 다를바 없었고, 정신을 차린 세 여인들은 서로 이야기를 하며 주변을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들이 한창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 멀찌감치에 있던 풀무더기가 움직이며 건장하다기 보단 험악하게 생긴 사내들 여댓명이 그녀들 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email protected]#!!^$^#$&”
“우왁!! 뭐... 뭐야!”
그들을 가장먼저 발견한 것은 붉은 머리의 소녀였고, 그녀는 자신을 쳐다보는 사내들의 시선을 느끼며 왠지모를 불쾌한 감정을 느꼇다.
“^#$&%#&@”
“[email protected]#$!!$^#”
“이 새끼들이! 뭘 쳐다봐!”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하지만 자신의 몸을 음흉한 눈빛으로 이리저리 훑어보는 사내들을 확인한 소녀는 그들에게 화를 내며 걸어갔다.
챠앙!
“[email protected]%#@#^”
“큭, 젠장! 리리안, 카이아린!!”
그녀가 가까이 다가가자 사내들은 곧바로 칼을 뽑아들었고, 소녀는 깜짝 놀라 뒤의 두 여인에게 달려나갔다.
뒤돌아 가는 붉은 머리 소녀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잠시 넋놓고 쳐다보던 사내들의 두 눈에는 이내 음탕하며 끈적한 기운이 흘렀고, 그들은 곧장 여인들에게 다가갔다.
“뭐...뭐야 저것들은!”
옆에 차고 있던 칼을 모두 뽑아들고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사내들을 발견한 검은 머리 여인은 황당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
“@#%@#”
어느새 그녀들의 앞으로 다가온 사내들은 나머지 여인들도 눈으로 핥듯이 쳐다봤고, 그런 기분나쁜 눈초리에 검은머리의 여인은 화가난 듯 말했다.
“말은 못 알아 듣겠는데 말이지. 니들 눈이 정말 마음에 안들어.”
스윽, 스윽.
말을 끝낸 여인은 곧장 자신의 소매를 걷어올리고는 양손을 주먹을 쥐듯 잡고는 사내들을 향해 걸어나갔다.
“매직미사일 레디.”
“카, 카이아린!!”
검은 머리 여인의 양손에 화살과도 같은 푸르스름한 기운이 형성되는 것을 본 초록 머리의 여인이 그녀를 불렀다.
“왜, 엘프계집. 지금 너 나보고 가만히 있으라는거야?”
“아, 아니요. 그냥 죽지 않을 만큼 살살하라구요. 물어볼 것도 있고 하니까요. 아셨죠?”
“......, 아음... 알았어, 너 그 사이 꽤나 사악해졌구나.”
“네?”
“아, 아냐. 알았다고.”
대충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걸어가는 검은 머리 여인의 등 뒤로 초록머리 여인이 조용히 말했다.
“저도 그런 눈빛은 베라즈 말고는 사양이거든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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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방금까지 두 다리로 굳건히 서있던 사내들은 모조리 바닥에 드러누워 겨우 숨만을 내쉬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 한 사내는 검은 머리 여인에게 멱살을 잡혀 두 손을 싹싹 빌며 알아듣지 못할 말을 내뱉고 있었다.
“@#%@^@#^@”
“아씨,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수가 있어야지. 너 가만히 있어라.”
서로 말을 알아듣지는 못해도 분위기는 파악을 하는 듯 여인의 말을 들은 사내는 그 자리에 굳어버린 듯 가만히 있었고, 그녀는 그의 머리에 한손을 얹어 조금 긴 주문을 읇고는 시동어를 외쳤다.
“트랜슬레이트,”
파아앙!
주문이 끝나자 곧바로 사내의 머리에서 무형의 기운이 솟구치며 여인의 손을 타고 들어왔고, 잠시간 눈을감고 있던 그녀는 이내 눈을뜨고는 다시금 사내를 쳐다봤다.
“야, 말해봐.”
“네? 예? 무슨 말씀을?”
방금까지 무슨 말인지 모를 이야기를 하던 여인의 입에서 자신이 알아들을수 있는 말이 나오자 사내는 놀란 눈을 뜨며 그녀를 쳐다봤다.
“아아. 됐어, 알아듣나보군. 자, 이곳이 어디이며 넌 뭐하는 녀석인지 상세하게 말한다. 실시.”
“아.....네?”
“이게 덜 맞았나!”
번쩍 들려올라가는 여인의 주먹에 사내는 깜짝 놀라며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청산유수같은 말을 쏟아냈다.
“아, 아닙니다!! 말하겠습니다. 이곳은 강서성에 위치한 삼청산으로서 옥경봉, 옥화봉, 옥허봉이 아름다운 희대의 명산이옵습니다. 봉황같으신 소협들께서 한가로이 노시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습죠. 저희로 말씀드리자면 이 삼청산을 지키며 지나가는 행인들을 보호하며 약간의 보호비를 받는 협객들입니다요.”
“그러니까 산적이다 이말이냐?”
“무슨 말씀을 그리...히익! 마...맞습니다!”
여인의 말에 토를 달던 사내는 들려올라가는 손을 보고는 움찔 놀라 꼬리를 내렸다.
“그...그러신 소저들께서는 어인일로 이곳에... 보아하니 무림인들 같으신데 저희같은 하찮은 것들에게 쓸 힘...”
“조용히 해봐. 너 여기가 어디라고?”
“가...강서성이요.”
“그리고 우리가 뭐라고?”
“무...무림에서 오신 봉황같으신 소저님들이라고...”
사내에게 이야기를 듣던 중 검은 머리의 여인은 황당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나머지 여인들을 쳐다봤다.
초록 머리의 여인은 다소곳한 자세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고, 붉은 머리의 소녀는 사내들 중 그나마 깨끗하게 보이는 자의 옷을 벗겨내 주섬주섬 주워입고 있었다.
“야... 엘프랑 변태 이리 좀 와봐...”
“왜 그러나요, 카이아린.”
“무슨 일인가?”
검은 머리 여인의 부름에 나머지 여인들이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 있지...”
“네, 말씀하세요.”
“이 자식이랑 이야기를 해봤는데 말이야...”
“네.”
“여기가 라이리온대륙이 아닌 것 같은데...”
“네?!”
“뭐라고?!”
검은 머리 여인의 이야기에 나머지 두 여인의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가 숲을 울릴정도로 멀리 퍼져나갔다.
============================ 작품 후기 ============================
이로서 1부 완결입니다.
내일은 에필로그2로 대륙쪽의 이야기를 잠시 풀어나가고
그뒤엔 2부를 쓰기위해 잠수를 조금 타도록 하겠습니다 ㅜㅜ
믛헣헣...
결국 2부 설정집은 못찾았습니다.
아마 2부는 이 시점을 시작으로 한참 시간이 지난뒤를 쓸것 같네요.
에필로그2에 2부 제목도 올려둘테니 한 2~3일뒤에 찾아보시면 올라올...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