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7 / 0107 ----------------------------------------------
조우
황급히 막사로 도착한 베라즈는 곧바로 문을 열어 젖히기 위해 손을 뻗었다.
스르륵.
“?!”
막사의 문은 그의 손이 닿자마자 액체로 만들어진것 마냥 일렁이며 잔물결만 일었고,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이리저리 휘저어보아도 손바닥 한뼘 정도 외에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밀어내고 있었다.
“베라즈, 이건 사일런스 마법이랑 일루전 마법 같아요. 해제하지 않는 이상은 접근을 하기는 힘들것 같은대요.”
베라즈가 이곳 저곳을 더듬으며 들어가기 위해 애를 쓰자, 그의 옆으로 카이아린이 걸어 나오며 말을 걸었고, 마법이 걸려있다는 그녀의 이야기에 베라즈는 한발짝 뒤로 물러서며 카이아린과 리리안을 쳐다봤다.
“어떤가 해제할수 있겠는가?”
막사를 가르키며 묻는 그의 질문에 카이아린과 리리안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그를 쳐다봤다.
“저로서는 무리에요. 카이아린이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마법실력으로는 고서클의 마법인 사일런스와 일루전을 해제하기 어려운듯 리리안은 부정의 뜻을 표하며 카이아린을 쳐다봤다.
도리도리.
“나도 안되겠어요. 6서클 마법으로는 막사에 걸려있는 마법들을 해제할 수가 없어요.”
마지막 희망인 카이아린 마저 난색을 표하며 고개를 흔들자 베라즈의 인상은 확 일그러져버렸다.
“제기랄! 대체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냔 말이다! 리리안, 정령왕을 불러서 파괴시켜 버려라.”
화들짝.
“네에? 무, 무리에요. 그런 짓을 했다간 막사 전체가 날아가버릴걸요. 주변에 남는게 없을거란 말이에요.”
막사 채로 마법을 지워버리라는 베라즈의 말에 리리안은 깜짝 놀라며 손을 내저었고, 이것도 저것도 못한다는 그녀들의 이야기에 그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듯 이를 갈며 주먹으로 눈 앞의 막사를 내려쳤다.
투웅, 투웅.
꽤나 강하게 내려치는 그의 주먹질에도 그의 손은 딱 한뼘 정도만 파고들고는 그대로 튕겨나가버렸다. 그래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는 계속해서 주먹을 내려찍었고, 그런 그의 등 뒤에서 같이 따라왔던 아이리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제폐하.”
투웅!
“젠장! 왜 그러는것이냐!”
이미 화가 솟아 오를때로 솟아오른 베라즈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그녀의 부름에 답을 했고, 아이리엔은 조용히 그의 곁으로 다가가 팔을 붙잡고는 입을 열었다.
“폐하, 흥분을 가라앉히세요.”
“크윽, 지금 뭐라고 했는가. 너라면 지금 가만히 있을수 있겠는가! 감히 내가 있는 곳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대체 누가 이따위 짓거리를 하는 것이냔 말이다!”
“폐하, 폐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행동하는 베라즈를 억지로 붙잡은 아이리엔은 그를 부르며 거의 달라붙듯 말렸고, 그녀의 노력덕분인지 조금은 진정한 그는 깊게 숨을 삼키며 그녀를 바라봤다.
“크흐읍, 왜그러는가. 시덥잖은 이야기는 아니길 바라겠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막사의 마법을 풀어낼 방법이 있습니다.”
“!!, 뭐라고 그랬느냐.”
막사 안으로 들어갈 방법이 있다는 아이리엔의 이야기에 베라즈는 깜짝 놀라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앞뒤로 흔들며 되물었다.
“대체 무슨 방법이냐, 그것이.”
“으윽, 자...잠시만. 폐하 그만 좀...으윽...”
막대한 신성력을 가졌으나 육체적으로는 일반적인 여인이나 다름없는 아이리엔으로서는 베라즈의 행동이 꽤나 부담이 되는듯 작게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그는 그녀를 붙잡고 있던 두 손을 놓고 살짝 위로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흐흠, 어서 무슨 방법 인지 말해보아라.”
베라즈의 손이 몸에서 떨어지자 아이리엔은 자신의 신관복을 잠시 정리하고는 그를 쳐다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력이나 신성력이나 두 가지 다 세상의 기초에서 나오는 힘들입니다. 그렇기에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서 두 개의 힘이 섞일수도 반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 원리를 이용해서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다 말고는 자신의 양 손에 신성력을 모아낸 아이리엔은 천천히 마법이 펼쳐져있는 막사로 손을 가져갔다.
파지지지직.
신성력 가득한 그녀의 손이 막사에 닿자 그곳에서는 강렬한 스파크가 튀어오르며 막사 전체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한번 시도는 해볼게요. 뒤로 좀 물러나 주세요, 폐하. 시작하겠습니다. 라, 라라라라~ 라라~”
베라즈를 뒤쪽으로 이동시킨 아이리엔은 두손에 가득한 신성력을 더욱 증폭하기 시작했다.
치지지징!
아이리엔의 두손에 닿은 부분부터 시작해서 일렁이기 시작하던 막사는 이내 굉음과 함께 전체로 퍼져나갔고, 막사는 마치 비바람에 흔들리듯 이리저리 휘날리기 시작했다.
“으윽...”
신성력과 마력을 억지로 섞은 탓에 밀려오는 반발력을 이기지 못한 아이리엔은 순간 휘청거리며 신음을 토해냈지만 이내 다시 자세를 잡고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성력을 극도로 밀어넣으며 고함을 내질렀다.
“으아아!! 흐으으윽!!”
쩌저적, 쩌적.
그녀의 비명이 커지면 커질수록 막사의 주변을 감싸고 있던 무엇인가가 깨어져나가는듯 쩍쩍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주변의 공간 자체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꺄아악!”
파아앙.
결국 밀려드는 반발력을 이기지 못한 아이리엔이 막사로부터 튕겨져 나오며 바닥을 뒹굴었고, 그 순간 커다란 굉음과 함께 주변으로 충격파가 터져나가며 땅을 뒤흔들었다.
쏴아아아.
엄청난 충격파에 솟아오른 흙먼지가 가라앉자 그 사이에는 멀쩡하게 서있는 막사가 모습을 드러냈고, 주변으로부터 수많은 병사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웅성웅성.
병사들은 저마다 이 엄청난 현상에 한마디씩 하며 떠들었고, 베라즈는 그들 사이를 지나 먼지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막사의 앞으로 걸어나갔다.
스으윽, 턱.
아까까지 무슨 수를 써도 잡히지 않던 막사의 문이 그의 손에 닿았고, 베라즈는 지체없이 문을 열어젖히며 안을 향해 걸어들어갔다.
“!!!”
막사 안으로 들어선 베라즈는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두 눈을 부릅떳다.
“흐읍, 크흐읍... 츄릅...”
믿을수가 없는 일이었다. 들어선 막사 안의 광경은 참혹하기 그지 없었다.
커다란 검을 들고 전장을 호령하던 세레나는 온 몸이 벗겨진채 침대 위에서 구겨지듯 쓰러져 엉덩이에서는 아직 마르지 않은 새하얀 백탁을 뿜어내고 있었고, 그 바로 옆에는 상의가 반쯤 벗겨진 레이린이 비대한 몸집을 한 사내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내는 베라즈가 들어오자 고개를 돌리며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반가운 표정으로 그를 맞이했다.
“하하, 아니 이게 누구신가. 제국의 황제 아니십니까. 껄껄껄. 역시나 빠릅니다, 그래. 전쟁을 시작할때도 미처 준비하기도 전에 오시더니, 이번에는 또 어떻게 제가 여기 온 것을 알고 오셨습니까. 꽤나 신중하게 준비한다고 한것인데요. 항상 당신덕분에 준비한 계획들이 조금씩 어긋나는군요. 허허허.”
베라즈를 보고 웃음을 터트리는 그 사내는 바로 카룬 교국의 교왕이었다. 그는 레이린의 푸른 머리칼을 한손으로 붙잡고는 억지로 흔들며 그녀의 입으로 자신의 성기에 봉사를 시키고 있었다.
적진의 한가운데에서 단신의 몸으로 적군의 수장과 맞닥드렸음에도, 교왕의 표정에는 전혀 긴장감이란 찾아볼수가 없었고, 되려 놀러온 사람인것 마냥 자신이 하던 일에 열중하며 마무리를 하듯 레이린의 입 안 깊숙이 허리를 밀어넣고는 사정을 시작했다.
퓨퓻, 꿀렁.
“큭, 크륵...”
막대한 양의 정액이 레이린의 입 안으로 뿜어져 나갔고, 그 엄청난 양에 그녀의 식도를 거치지 않은 나머지 정액들은 모조리 역류하며 밖으로 뿜어져 나와버렸다.
“후우, 역시 좋은 여성들입니다. 부럽군요, 제국의 황제께서는 이런 여성들을 매일 상대하시니까 말입니다. 허허허. 조금은 나눠받을수 있으면 좋겠군요.”
으득.
베라즈는 비아냥 거리는듯한 교왕의 목소리에 두 눈에 핏발이 터질정도로 분노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리리아아안!!! 카이아린!!!”
그리고 그의 외침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막사 전체가 들려 올라가며 거대한 불의 거인과 함께 흑발의 카이아린이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불렀나요, 베라즈.”
어느새 소환해낸 불의 정령왕 이프리트와 함께 다가온 리리안이 그에게 말을 걸었고, 카이아린 역시 그의 곁에서 팔짱을 끼며 바로 앞의 교왕을 바라봤다.
그리고 막사가 있던 주변으로는 이제 수많은 병사들이 둘러싸기 시작했다.
“허허허, 이거 조용히 끝내기는 틀려버린것 같군요.”
상황이 여기까지 오자 여유롭던 교왕의 표정도 조금은 굳어지며 아직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서 허우적 거리는 레이린을 뽑아내 바닥에 던져버리고는 살들을 출렁이며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신관복을 대충 걸쳐입었다.
그리고 베라즈를 쳐다보며 다시 한번 씨익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일단은 구경꾼들이 너무 많은듯 하군요. 껄껄껄.”
그렇게 웃음을 터트린 교왕은 자신의 발 밑에 있는 붉은 루비 목걸이를 집어들고는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 작품 후기 ============================
헐게이트가 열렸습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악마의 침공을 막아내러 떠났습니다.
그렇죠... 사실... 그래서 늦은건 아닙니다...
전 그전부터 블앤소라는 헬게이트가....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