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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
펄럭.
자신의 막사 문을 찢어버릴듯 열어젖힌 베라즈는 곧바로 주둔지 내에 잠들지 않고 있던 보초들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갑작스레 나타난 황제의 모습에 모든 보초들은 깜짝 놀라며 바싹 긴장하기 시작했고, 그들 앞에 걸어간 베라즈는 곧바로 그 중 한 병사를 발로 걷어차 버렸다.
빠악.
“크윽!”
쿠당탕, 후다닥.
꽤나 강하게 걷어차였음에도 보초병은 잽싸게 다시 일어서며 자세를 바로잡았고, 잔뜩 굳은 얼굴로 큰소리로 외쳤다.
“그, 근무중 이상무!”
빠악.
“크으윽!”
병사는 다시 한번 걷어차였음에도 약간의 신음만 흘릴뿐,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가만히 서있었고, 베라즈는 잔뜩 찡그린 얼굴로 이를 드러냈다.
“정녕 아무 일도 없단 말이더냐.”
“쿨럭...네! 그, 근무 중 어느 이상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크으, 알겠다. 경계를 늦추지 말고 있도록 해라.”
아무런 이상도 보지 못했다는 보초병의 말에 베라즈는 짧은 침음성을 흘리며 자신의 막사로 들어와 옷을 챙겨입고 있는 카이아린에게 다가갔다.
“카이아린.”
“네, 베라즈.”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으면서도 확실하게 대답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베라즈는 자신의 턱을 한번 슥하고 문질렀다.
“정말 느낀것이 확실하게 맞는가.”
보초병들의 말을 듣고 의문을 가지며 이야기하는 베라즈의 말에 카이아린은 남은 속옷을 마저 입고는 그의 눈을 쳐다봤다.
“그런 대단위 마법의 마력유동을 착각할 리가 없어요. 그건 분명히 확실해요.”
장담한다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카이아린의 눈동자를 잠시 지켜보던 베라즈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밖으로 향했다.
“흠, 알겠다. 카이아린, 너는 옷을 다 입는대로 밖으로 나오도록해라.”
“네, 베라즈~”
어느 상황에서나 활기찬 카이아린의 대답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온 베라즈는 곧바로 막사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보초병들에게 걸어갔다.
“주둔지내 모든 병사들에게 경계령을 내리고 리리안과 성녀를 불러서 내 막사로 오도록해라. 그리고 레이린은 어디있는가, 우선은 그녀부터 만나야 하겠다.”
베라즈의 명령과 함께 모든 보초병들은 황급히 주변으로 흩어지며 경보를 울렸고, 한밤 중의 주둔지를 금새 시끌벅적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베라즈는 곧바로 레이린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제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사인 레이린 그녀를 찾으면 이 모든 일들은 자연히 풀릴것이 었다. 게다가 카이아린의 말대로 그녀가 마법을 사용한것이라면 더욱 확실한 일이었다.
그렇게 베라즈는 레이린을 찾아 그녀의 막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레이린은 어디있냔 말이다.”
“그...그게... 저희도 밤늦게 나가시는 것을 보고는 아직...”
“뭐라! 경계병이라는 녀석들이 그런것도 알아놓지 못했단 말이더냐!”
“죄, 죄송합니다!”
금새 이 모든 일을 해결 볼 것이라고 생각했던 베라즈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가 레이린의 막사에 도착했을때에는 아무도 그녀의 행방을 모르고 있었고, 그 때문에 그의 짜증은 극에 치닫기 시작했다.
애꿎은 경계병들만 그의 분노를 받으며 진땀을 뻘뻘 흘렸고, 그러던 중 가장 마지막에 도착한 경계병 중 하나가 조심스레 손을 들며 입을 열었다.
“저, 폐...폐하.”
“닥쳐라! 너희가 제대로 하는 것이 대체 뭐냔 말이더냐!”
“히익, 죄...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제가 레이린님을 본듯해서...”
베라즈의 분노어린 목소리를 받으며 화들짝 놀란 병사는 몸을 움츠렸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때까지 화를 내고 있던 베라즈는 그의 이야기에 고개를 돌리고 멱살을 붙잡으며 외쳤다.
“뭐라 그랬느냐.”
“콜록, 그, 그것이 레이린님을 본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디서, 어디서 말이냐!”
레이린을 위치를 알고있다는 병사의 말에 베라즈는 반색하며 그에게 되물었고, 병사는 자신이 본것을 있는 그대로 상세하게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한참 전에 근무교대를 하던 중 급한 표정으로 세레나님의 막사가 있는 곳으로 가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마도 계신다면 그 근처가 아닐까 합니다.”
병사의 이야기에 베라즈는 그의 멱살을 풀어주며 주변의 다른 경계병들을 쳐다봤다.
“그런가, 알겠다. 너희들 오늘은 내 이리 넘어가지만 다음에는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것이다! 알겠는가.”
“예, 알겠습니다!”
자신들 중 하나라도 그가 원하는 답변을 했다는 것에 안심하듯 나머지 병사들의 표정에는 안도라는 감정이 솟아올랐고, 베라즈는 그런 그들을 뒤로 하고 자신의 막사를 향해 이동을 했다.
그가 병사들을 닦달하던 곳에서 막사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기에 그는 금새 자신의 막사로 돌아갈수가 있었고, 그곳에는 그의 명령을 들은 병사들이 불러온 여인들이 모여있었다.
초록빛 탐스러운 머릿결의 리리안, 은발과 순백의 신관복을 입고있는 아이리엔, 그리고 이제 옷을 다 갖춰입고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카이아린까지 그녀들은 그가 눈 앞에 보이자 방긋 웃음을 지으며 그의 품안으로 달려들어갔다.
“베라즈! 헤헤.”
“베라즈.”
“황제폐하.”
세 명이나 되는 여인들이 자신의 품으로 안겨오자 베라즈는 조금 곤란한듯 그녀들을 옆으로 떼어내며 하나하나의 얼굴을 쳐다봤다.
“흠, 리리안. 카이아린이 주둔지 내에서 고서클의 마법이 시행됐다고 하던데, 혹시 그것에 대해서 느낀게 있는가?”
베라즈의 질문에 리리안은 검지 손가락을 자신의 입술 위에 가져다 대고는 잠시 고민하는듯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아, 음... 미안해요. 마력 감지능력은 그다지 높지가 않아서 저는 잘 모르겠어요. 아마 카이아린이 느꼇다고 하면 그건 확실히 맞을거에요.”
“흠, 그런가.”
리리안의 이야기에 베라즈는 턱을 짧게 쓰다듬고는 몸을 돌려 한걸음 성큼 걸어나갔다.
“일단 레이린을 만나야겠다. 세레나경의 막사에 들어간것을 본 병사가 있다고 하니 먼저 거기부터 들러봐야겠군. 따라오도록.”
베라즈가 간단한 한마디만 하고 몸을 돌려 걸어나가자 카이아린들은 황급히 그의 뒤를 따르며 쫒아나갔다.
주둔지 내는 베라즈가 울린 경보로 인하여 온 사방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와 그녀들이 걸어나가는 길만큼은 그 누구도 얼씬거리지 않고 평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응?”
베이디언 대공가의 문장깃발이 펄럭이는 세레나의 막사에 거의 다 도착해가자 카이아린은 불현듯 느껴지는 이상한 기운에 고개를 갸웃 거리며 베라즈를 쳐다봤다.
“베라즈...”
“?, 왜그러는가. 카이아린.”
조심스레 자신을 불러오는 카이아린의 부름에 그는 고개를 돌리며 그녀를 내려다봤고, 카이아린은 저기 보이는 세레나의 막사를 가르키며 말했다.
“저기 뭔가 미약하지만 마법적인 기운이 느껴져요. 꽤나 잘 숨겨뒀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점점 제대로 느껴지는것 같아요.”
“네, 베라즈. 정령들도 저곳에서 뭔가 위화감을 느낀다고 하네요.”
카이아린에 이어 리리안까지 자신의 느낌을 이야기하자 베라즈는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갑작스레 걸음을 빠르게하여 세레나의 막사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그의 뒤로 나머지 여인들 역시 황급히 그를 따라 달려갔다.
============================ 작품 후기 ============================
절대로 며칠동안 안적으려고 한게 아닙니다
믿어주세요 정말이에요
그저... 판상에 모분깨서 주신 블앤소 3차 클베 담청 아이디를 가지고...
금요일날 게임을 시작햇는데 정신을 차리니 지금이네요...
전 외계문명에 납치됐었던거에요.
타임머신을 탄것같아.,.. 블앤소 정말 잼밋드앙..ㅜㅜ
군계일학 천군학, 보시는 분은 윙크를 날려주시면 도망칩니다.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