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국 조교 연대기-80화 (8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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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린 외전 - 두 소녀의 이야기

-이번 편은 레이린이 아직 베라즈에게 붙잡히기 전입니다.-

파란, 시리도록 파란색의 머리카락은 그 소유주의 별칭답게 너무나도 차가운 느낌을 발하고 있었다.

얼음의 마녀, 레이린. 그 이름답게 파란 머리에 파란색 눈을 지닌 그녀는 그 누구에게도 정을 주지않고, 그 어느 곳에서도 마음을 풀어놓는 법이 없는 냉혹한 여인이었다.

세상에서 두려울 것이 없고, 그 어떠한 것도 범접하지 못할 막대한 마력을 지닌 그녀에게는 역린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지금 그녀의 눈 앞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한 소녀였다.

“언니야, 이제 오는거야, 헤헤헤.”

그 어떠한 더러움도 범접지 못할것 마냥 밝은 웃음을 짓고 있는 소녀 역시 레이린, 그녀와 같은 파란색의 머리칼을 지니고 있었고, 눈 앞의 레이린을 언니라고 부르며 반기고 있었다.

“아이린, 언니가 그렇게 막 일어서면 안된다고 그랬지. 그러다가 다시 아프면 어쩌려고 그러는거야. 몸도 안좋은 녀석이!”

레이린의 말대로 소녀의 몸 주변에는 십수개의 마법석으로 만들어진 장치들이 빛을 내며, 어느 마법진으로 마나를 공급하고 있었고, 그곳에 모여 정화되고 변형된 마나는 곧바로 최종 목적지인 소녀의 몸 안으로 조금씩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아아앙, 이정도는 괜찮단 말이야. 언니야는 너무 걱정이 많아서 안돼!”

“하아... 그래그래, 알았으니까. 이제 누우렴.”

소녀는 한숨을 푹 내쉬며 다가오는 레이린을 보며 베시시 웃음을 짓고는 그녀의 말대로 다시금 침대 위에 조용히 누워 기쁜듯한 미소를 머금었다.

“언니야, 오늘은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질문은 해오는 소녀를 보며 레이린 역시 기분좋은 웃음을 지으며 소녀의 파란색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스윽.

“없었네요~ 이 꼬마 아가씨.”

“칫, 재미없어.”

무엇인가 잔뜩 기대한 표정이었던 소녀는 레이린의 대답에 볼을 불퉁하게 부풀리며 고개를 핏하고 돌렸고, 레이린 그녀는 다시 한번 소녀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후후. 보자,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레이린의 말과함께 뾰루퉁하던 소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바뀌며 그녀를 조르기 시작했다.

“그럼, 미운 아기 오크 이야기 해줘!”

“에? 그건 몇 번이나 들었잖니, 지겹지도 않아?”

“아냐, 재미있단 말이야. 또 해줘.”

“흐으음... 그래, 알았다.”

옛날 이야기를 해주려는듯한 레이린의 말에 소녀는 뛸듯이 기뻐하며 초롱초롱한 눈빛을 빛냈고, 그런 소녀를 보며 그녀의 입 주변에도 빙그레 미소가 걸렸다.

레이린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소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이야기를 시작하듯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했다.

“옛날 아주 옛날에 오크 부락이 있었단다, 그 부락에는 .... .... .... ....”

이야기가 시작되고 한참이 지났을 무렵 소녀는 슬슬 잠이 오는듯 조그마한 기지개를 피고는 사르르 잠이 들어버렸고, 레이린은 소녀의 머리를 다시 한번 부드럽게 쓰다듬고는 그녀 자신도 조금 졸린듯 소녀의 옆에서 두 팔을 베게삼아 베고는 짧은 잠을 청했다.

파란 머리의 여인과 소녀가 잠이든 방 안에서는 둘의 조용한 숨소리와 마법석들의 구동소리만이 잔잔하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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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랑하는 동생의 곁에서 잠든 레이린은 꿈을 꾸었다. 잊으려고 하면 다시금 떠올라오는 너무도 끔찍했던 어린 날의 꿈을...

꿈 속의 그녀는 이제 열서너살 정도 되어보이는 작은 아이였다. 먹을것도 입을것도 제대로 된것이 하나 없었는지 그녀는 삐쩍 마른데다가 걸쳤다라고 말할 정도의 옷가지를 입고 있었다. 앙상한 한손에는 그녀 자신 만큼이나 야윈 조그마한 소녀의 손을 붙들고 있었고, 주린 배를 쥐며 먹을것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었다.

“언니야, 배고파.”

“응, 알았어. 조금만 참아봐 아이린, 이제 조금만 있으면 배부르게 먹을거야.”

“싫어, 맨날 그 소리야! 배고프단 말이야! 흐아앙!”

“이번엔 진짜니까, 조금만 참아 알았지. 우리 아이린은 착한 아이잖아.”

지금 자신들의 처지도 모르고 칭얼거리는 동생이 너무나 야속하게 느껴졌지만 레이린은 나이답지 않게 꾹꾹 참으며 울고있는 동생을 끌어안고 등을 토닥였다.

자신도 이렇게나 배가 고픈데 어린 동생은 얼마나 더 배가 고프겠는가... 레이린은 시큰거리는 가슴을 조용히 억누르며 이번에 유심히 봐두었던 큰 저택의 뒤를 향해 동생의 손을 잡고 돌아가기 시작했다.

며칠 전부터 상인들과 많은 식료품들이 오가는 것을 봐두었던 레이린은 이제 곧 이곳에서 파티가 열릴것을 눈치 채고는 이후에 버려질 음식들을 챙기기 위해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은 그녀 혼자만이 아니었던것 같았다. 저택의 모퉁이를 돌았을때에는 이미 자신과 같은 처지의 많은 사람들이 모여 뒤를 통해 나오는 음식찌꺼기들을 받아가고 있었고, 그녀들이 도착했을때쯤 돌아오는 것은 경쟁자를 보는 듯한 차가운 눈빛 밖에 없었다.

이후에도 몇 번이고 음식찌꺼기들이 배출되며 뒤를 향해 나왔지만 아직 여리고 어린 소녀들인 그녀들의 차례는 오지않았다. 힘있는 자들은 먼저 밀치고 들어가며 음식들을 낚아채갔고, 나머지 사람들은 소녀들을 신경조차 쓰지 않으며 오로지 자신들의 먹을것을 챙기는데 급급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더 이상 음식찌꺼기가 나오지도 않게되었을때 모여있던 자들은 하나 둘씩 사라지고, 그곳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던 파란 머리의 두 소녀만이 자리에 주저앉아있었다.

“언니야, 먹을꺼어...흐아앙...”

배고픔을 참지못한 소녀는 울음을 터트렸고, 레이린 역시 아무런 힘 조차 없는 자신을 원망하며 함께 울음을 터트렸다.

“흐극...흐으윽...으아앙!”

“흐아아앙!!”

그렇게 두 소녀는 서로를 끌어안으며 한참을 울었고, 그러던 중 굳게 닫혀있던 저택의 뒷문이 큰 소리와 함께 열리며 누군가가 걸어나왔다.

쿠앙.

“아오, 시끄럽게 어떤 새끼들이...응? 뭐야, 이 꼬맹이들은?”

저택의 뒤에서 나온 사람은 커다란 몸집에 흰색 조리복을 입고, 하얀 두건을 둘러쓴 산적 처럼 생긴 사내였다.

“흐끅...끅...”

그 험상궂게 생긴 모습과 커다란 목소리에 두 소녀는 깜짝 놀라 울음을 멈추고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떳고, 사내는 레이린과 아이린을 보며 귀찮다는듯 두건쓴 머리를 벅벅 긁으며 입을 열었다.

“뭐하는 녀석들이냐, 니들은. 이제 더 이상 먹을거 없으니 가봐. 말 안들으면 아저씨가 혼낸다!”

“끅.”

커다란 몸집과도 같이 터져나오는 우레같은 목소리에 두 소녀는 화들짝 놀라며 딸꾹질까지하며 놀랬고, 마치 그 순간을 노리듯 아이린의 배에서도 우렁찬 소리가 울려퍼졌다.

꼬르륵.

“흐읏...”

아이린은 자신의 배에서 나오는 소리가 부끄러운듯 배를 움켜쥐며 새빨갛게 볼을 물들였고, 그런 동생을 잠시 바라보던 레이린의 두 눈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빛을 내며 눈 앞의 사내를 쳐다봤다.

“아저씨.”

방금까지도 파들파들 떨고있던 조막만한 소녀가 갑자기 당돌하게도 고개를 들어올리며 자신을 부르자 사내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의문을 표했다.

“엉? 뭐...왜?”

“저 여기서 일하게 해주시면 안될까요? 돈은 안주셔도 되요, 저랑 제 동생 먹을것이랑 잘곳만 주시면 열심히 일할테니까, 안될까요? 저 막 다 잘해요, 청소도 잘하고, 빨래도 잘하고요. 그러니까요, 네?”

“뭐라고?”

삐쩍 마른 소녀에게서 예상치못한 제의를 받은 사내는 황당한 표정으로 레이린을 쳐다봤고, 이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아서라, 아서. 그 빼빼마른 몸으로 무슨 일을 한다고 그러냐. 어서 엄마한테나 가거라.”

“엄마 없단 말이에요! 일하게 해주세요! 네? 네?”

“그, 그럼 아빠한테...”

“아빠도 없어요! 일하게 해주세요오오!”

어느새 다리까지 기어들어와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 레이린을 보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고있는 사내는 사실 이 커다란 저택의 부주방장인 제럴드라는 사내였다.

몸집만큼이나 강한 힘과 화끈한 성격을 가지고 있던 그는 이번에도 조리사들을 주방장 대신 들들 볶으며 괴롭히다 남은 음식들의 뒤처리를 관리하기위해 내려온 뒤 들려오는 울음소리에 나왔다가 이런 봉변을 당하고 만것이었다.

찰거머리 처럼 달라붙은 레이린은 절대로 허락해주기 전까지는 그의 바지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듯 젖먹던 힘까지 짜내며 그의 다리를 붙잡았고, 한번 툭 걷어차는 것만으로도 날아가버릴것 같은 소녀를 바라보며 제럴드는 한숨을 내쉬는수 밖에 없었다.

그냥 떼어내버리고 가고 싶었지만 그 몸집과는 다르게 여린 그의 마음에 차마 거기까지 할 수가 없었기에 제럴드는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좋다, 하지만 그건 내 마음대로 정할수 없다. 주방장님께서 허락한다면 또 모르지.”

죽을힘에 메달리기는 했지만 여태까지 겪어왔던 일들의 과정상 걷어차이거나 얻어맞거나 둘 중 하나일것이라고 생각했던 레이린은 예상치못한 그의 답변에 되려 스스로가 다시 되묻는 일을 하고있었다.

“네? 정말요?”

“그래, 일단은 너를 데리고 주방장님께 말은 해보겠지만 안된다고 하면 나도 어쩔수 없으니 그만 돌아가도록 해라. 알았냐.”

“흑...네! 가, 감사합니다!”

너무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울먹이는 레이린을 보고 조금은 멋쩍은듯 다시금 머리를 긁적인 제럴드는 두 소녀를 데리고 주방장이 있는 곳까지 데리고 갔다.

“뭐 그렇게해.”

“네?”

“못들었어? 어차피 잡일쪽에서 일손이 모자라다며, 거기로 가던가. 귀찮으니까, 알아서하라고.”

제럴드는 깜빡하고 있었다. 그의 주방장이 어떤 사람인지를... 왜 자신이 온갖 일들을 감독하며 사람들이 부주방장인 자신을 주방장으로 부르고 있는지를 말이다.

“아, 네...”

그렇게 어린 레이린과 두 소녀는 오랜 방황의 시간 끝에 잠시간의 달콤한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 오늘 친구형님과 술을 먹어서...

글을 못 적...쿨럭...

비축분 지르고 도망을... 죄송.... 내일 연참할께요...

약속....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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