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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
산발이 되어버린 은색의 머리칼을 늘어트리며 자신의 배 위에 올라타있는 아이리엔을 보며 레이린은 침음성을 터트리며 고함을 내질렀다.
“크읏, 당신, 당신 뭐야! 어떻게..... 꺄아악!!”
빠가악!
이지를 상실한듯한 아이리엔에게 무엇이라 말을 하려던 레이린은 미처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그녀로부터 자신의 얼굴을향해 내려꽂히는 주먹을 보고는 깜짝 놀라 고개를 옆으로 젖혔고, 덕분에 아이리엔의 주먹은 그대로 바닥을 향해 내리꽂히며 기괴한 파열음을 터트렸다.
투둑, 툭.
레이린의 안면에 꽂아넣으려던 주먹질이 실패하자 아이리엔은 자신의 손을 다시 들어올렸고, 연약한 여인의 주먹으로 힘의 가감없이 그대로 단단한 바닥을 내려친 탓인지 그녀의 주먹은 보기 흉측할 정도로 부서져 붉은 색 피가 뭉클뭉클 솟아올라 바닥과 경악 가득한 표정을 짓고있는 레이린의 얼굴로 떨어져내렸다.
“미, 미쳤군요. 대체 왜 이런...응? 하아?”
도저히 이해 할수 없는 아이리엔의 행동에 의문을 표시하던 레이린은 곧바로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을 마주해야했다. 바로 부서져버린 아이리엔의 주먹이 급속도로 아물어가며 순식간에 핏자국만을 남기고 복구되어버리는 것을 보았기때문이었다.
레이린은 혼란해하고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저 엄청난 회복능력은 절대 신성력의 힘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또 다른 힘이라고 하기에는 이르피온의 대신관인 그녀가 사도의 힘에 손을 뻗었을리도 없었다.
혼란스러운 생각에 레이린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했고, 그것은 곧 그녀가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데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먹이 복구된 아이리엔은 그녀가 생각을 정리할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
퍼억!
“크륵! 우웨엑!”
다시 내려쳐진 아이리엔의 주먹은 이번엔 피할수 없는 레이린의 가슴팍으로 내려 꽂혔고, 그녀의 입에서는 비명과 함께 새빨간 선혈이 터져나왔다.
“쿨럭...끄륵...”
지독한 통증과 고통에 레이린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해버렸고, 그녀가 반항할 시간을 놓친 순간 잔혹한 피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크아아아!!”
포효하며 울부짖은 아이리엔은 곧바로 레이린을 향해 무서울정도로 주먹을 내려치기 시작했고, 자신의 손이 부서져 터져나가는 것 조차 아랑곳하지 않으며 그녀를 향한 주먹을 멈추지를 않았다.
아이리엔의 주먹이 한번씩 내려꽂힐때마다 레이린의 입에서는 처절한 비명이 터져나왔고, 그것마저 얼마지나지 않아 이제는 잔떨림만 파르르 떨어댔다.
“그만!! 그만하라, 아이리엔!!”
“크..크으으!!!”
어디선가 들려오는 외침에 레이린을 죽일것 마냥 움직이던 아이리엔은 우뚝 움직임을 멈추며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팔다리가 부서진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이리엔을 노려보고 있는 베라즈가 있었다.
“내 말을 잊어버린건가, 분명 죽이지말라고...크윽, 했을텐데!”
“크으...크으으으...”
“다시 제 정신을 차려라 아이리엔!!”
“흐...흐으...크흐으...하아...하아...”
베라즈의 명령과 함께 아이리엔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고, 얼마지나지 않아 부드러운 숨소리로 돌아오며 새하얗던 그녀의 두 눈에도 천천히 분홍빛 눈동자가 돌아왔다.
“흐으읏...핫. 이, 이게 무슨!”
이제는 완전히 자신을 찾은듯 아이리엔은 주변 상황을 보며 깜짝 놀랐고, 이제 그녀가 제정신을 찾은것을 확인한 베라즈는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야기는 나중에, 일단은 어서 와서 날 치료해라.”
“하, 하지만...”
아이리엔은 베라즈의 명령과 함께 움직이려고 했지만 자신의 엉덩이 밑에 깔려 있는 참혹한 모습의 레이린을 보며 움직임을 멈추고, 베라즈를 쳐다봤다.
지금 당장이라도 치료하지 않으면 곧 죽어버릴것 같은 레이린의 모습에 어쩔줄 몰라하는 아이리엔을 보며 베라즈는 짜증이 나는듯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네가 그렇게 만들어놓고 무슨 걱정이냐! 빨리 나를 치료하라고 말했다!”
“네? 제가? 핫, 네...네! 알겠습니다.”
역정 섞인 베라즈의 외침에 아이리엔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로 달려갔다.
“크흣...”
베라즈에게 가까이 다가간 아이리엔은 그 역시도 만만치 않은 부상을 입은 것을 보며 신음을 흘리며 곧바로 자신의 손을 뻗어 그의 다리에 얹고는 천천히 신성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라...라라라~”
아이리엔의 노래가 시작되고 천천히 그녀의 두 손에 모여든 신성력은 부서진 베라즈의 두 다리를 향해 스며들어가기 시작했다.
우득, 우드득.
“크...크으윽!!”
신성력의 치료와 함께 부서져있던 베라즈의 다리뼈가 원래 자리를 되찾으며 회복되기 시작했고, 그와함께 치밀어오르는 지독한 고통에 그는 신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고통은 몇 번이나 반복된 후에야 끝이나며 그를 해방시켜주었다.
“후욱...후우우...”
치료와 함께 올라오는 고통을 버티느라 꽤나 많은 심력을 소모한 탓인지 베라즈는 피곤함이 가득한 얼굴로 숨을 고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고했다, 아이리엔. 따라오도록.”
“네...”
자리를 털고 일어난 베라즈는 곧바로 레이린에게 걸어가며 아이리엔을 불렀고, 그녀는 그의 뒤에서 조용히 대답을 하며 따라붙었다. 레이린의 상태는 참혹하기 그지 없었다.
토해낸 선혈이 그녀의 얼굴을 온통 뒤덮고 있었고, 입고 있던 옷은 거의 찢어지다시피 훼손되어있었다. 듬성듬성 드러난 맨살은 시퍼렇고 붉게 멍이들어 원래의 새하얗던 그녀의 피부색을 찾아볼수 조차 없었다.
곧바로 숨이 넘어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정도로 미약한 숨소리에 베라즈는 기분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너덜거리는 옷을 모조리 잡아 찢어버리고는 고개를 돌려 아이리엔을 쳐다봤다.
“이 계집을 치료해라.”
“네!”
그 말을 기다렸다는듯이 재빠르게 대답한 아이리엔은 곧바로 레이린에게 다가가 자신의 신성력으로 그녀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콰드득, 우득.
부서진 뼈들이 맞춰지는 기괴한 소리와 뭉개진 살점들이 새로 살아나는 모습은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고, 레이린 그녀에게도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듯 기절한 상태에서도 파르르 몸을 떨어대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레이린의 상태는 보이는 그대로 심각한 중상이었던지 치료를 하고 있는 아이리엔의 이마에서도 굵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며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고, 한참이 지나고 난 뒤에야 레이린의 모습은 어느정도 치료가 된듯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만 거기까지, 비켜서라.”
“라라라~ 네?”
열심히 레이린의 치료에 전념하고 있던 아이리엔은 등 뒤에서 들려오는 베라즈의 목소리에 치료를 하고 있던 신성력을 풀어내며 무슨 말이냐는듯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하, 하지만 그녀의 치료는 아직 다 끝나지가...”
“내가 비키라고 했을텐데.”
“힛...네!”
낮은 저음으로 울리는 그의 목소리에 아이리엔은 깜짝 놀라 손을떼며 뒤로 물러섰고, 베라즈는 이제 어느정도 고른 숨을 쉬고 있는 레이린의 곁으로 걸어가 옆에 쪼그리고 앉고는 정신을 잃은 그녀의 입을 한손으로 비집어 열었다.
그리고 나머지 손으로 주변에 떨어져있는 옷조각 중 하나를 들고는 그녀의 입 안으로 쑤셔넣기 시작했다.
“으음....으으...”
베라즈가 그녀의 입 안 가득 옷가지를 쑤셔넣을때쯤 레이린은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며 신음을 흘렸고, 천천히 감았던 두 눈을 들어올렸다.
“크큭, 일어났는가. 크크큭, 지금부터는 내 차례지?”
“흐읍!! 으으읍!!”
이제야 막 정신을 차린 레이린으로서는 아직 이 상황이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고 있었지만 한가지만은 파악할 수가 있었다. 지금 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자신에게 큰 위험이 닥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흐으윽!!”
생각을 마친 레이린이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입 안 가득 차있는 옷조각으로 인해 주문을 외우지 못하는 이상 그녀에게 남은 것은 바로 순수한 마력을 이용한 물리력의 행사.
바로 베라즈의 팔 다리를 부숴버린 그 방법이었다.
보통의 마법사라면 그저 마력의 소용돌이 정도만이 일어날테지만 이미 경지를 넘어버린 그녀의 마나와 마법은 그것을 의지만으로 움직이는게 가능한 곳까지 도달해있었다.
파아앗.
레이린의 몸 주변에서 그녀의 의지와 함께 마력이 솟구치기 시작했고, 베라즈는 그로인해 너풀거리는 자신의 옷을 보며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하!! 같은 수에 두 번이나 당할 것 같으냐!”
어차피 마법이든 마나의 조정이든 그것은 모두 술자의 의지, 많은 마법사들을 상대하며 그것을 터득한 베라즈는 마력을 끌어모으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곧바로 그녀의 손가락을 부여잡고 반대방향으로 꺽어버렸다.
우드득!
“크흐흐흡!!”
손가락으로부터 머리를 뒤흔드는 고통을 느낀 레이린은 비명을 내지르며 몸을 튕겻고, 모여들던 마력은 온데간데 없이 흩어지며 다시금 자연으로 돌아가버렸다.
“크크크, 내가 말했잖은가. 내가 너에게서 벗어나면 반드시 그 입에서 죽고 싶다는 말이 나오도록 만들어준다고 했었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키득. 아이리엔!”
“네, 넷!”
“지금 당장 이곳에서부터 내 침실로 가는 길까지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도록 만들어놔라, 당장!”
“흣! 넷!”
베라즈의 말이 끝나자 아이리엔은 곧바로 집무실에서 뛰어나갔고, 베라즈는 레이린의 옷자락을 마저 찢어 반항하는 그녀의 입과 두 팔을 묶은 뒤 머리채를 붙잡고 밖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크흐윽!! 으읍!!”
바닥에 질질 끌려가며 머리카락이 통째로 뽑혀 나갈것 같은 고통에 레이린은 발버둥 쳤지만 베라즈가 그녀의 머리칼을 워낙 강하게 틀어쥐고 있는 탓에 도저히 벗어날 방법이 없었고, 맨살이 바닥에 쓸리는 통증과 부여잡힌 머리칼의 통증으로 인해 마력 조차 모으지 못하고 그렇게 그녀는 그의 손이 이끄는대로 끌려가는수 밖에 없었다.
“기대해라, 개같은 년. 날 이렇게 만든 수모는 몇 배로 갚아주도록 하지. 크큭.”
아이리엔이 일을 잘 처리한 탓인지 집무실로부터 그의 침실까지 가는 길에는 인기척이란 없었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레이린의 반항은 점점 힘에 부치는듯 약해져 가기만 했다.
원래부터 그의 집무실과 침실은 그다지 먼 곳에 위치하고 있는게 아니었기에, 베라즈는 금새 자신의 침실 앞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 앞에는 아이리엔이 조금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숨을 내쉬며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고했다, 아이리엔.”
간단한 말을 건넨 베라즈는 곧바로 침실의 문을 열어 젖히고는 레이린을 질질 끌어 안으로 들어섰고, 이내 자신의 침실 안에 존재하는 커다란 거울 앞에 걸어갔다.
거기까지 끌려가면서도 레이린의 반항은 끈임없이 계속되었고, 그 소란에 침대 위에서 자고 있던 카이아린이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후으응... 베라즈에요?”
아직은 졸린듯 웅얼웅얼 거리는 카이아린의 질문에 살짝 그쪽을 쳐다본 베라즈는 이내 고개를 돌려 거울의 몇 군데를 만지고는 레이린을 끌고 그 안으로 스르르 들어가버렸다.
잠결이지만 분명 베라즈의 얼굴을 확인한 카이아린은 비몽사몽간에 그를 따라 침대에서 일어나 거울의 방으로 비틀거리며 들어갔고, 그의 방에 이런 장치가 있는 줄 처음 안 아이리엔은 깜짝 놀라면서도 황급히 침실의 문을 걸어닫고는 그녀 역시도 거울의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 작품 후기 ============================
그동안 연중한 이유는 제 [뜰]에 들어오신 분들이면 아시겠지만
회사 시험이 모레입니다. 그래서 공부하느라 여태 못 적었구요.
뭐 궁금하시지는 않겠지만 제 근황이 궁금하신 분들은 뜰로 오시면 연재 확인이라던지
그런거 하실수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슈발... 노트북 날아가면서 4편 적어둔거 사라지고 나니까 의욕 상실...
이제 슬슬 모레면 시험!!
우오오!!! 왠지 더 글이 쓰고 싶어졌다!
연중 해제를 선언한다!!
그리고 나는 시험을 망치고 선임과 소장님에게 칼을 맞으며 장렬하게 전사하게치...
나에게 탈고따위는 사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