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6 / 0107 ----------------------------------------------
전쟁의 서막.
뒤를 돌아본 베라즈의 시선은 다름 아닌 붉은 머리의 소녀가 되어버린 베이디언, 즉 세레나에게 향하고 있었고, 그의 시선을 느낀 세레나는 당황하며 허둥지둥 그의 곁으로 달려나갔다.
“일단 먼저, 자네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
세레나를 자신의 옆에 세운 베라즈는 귀족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고,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의 옆에 있는 소녀와 그의 이야기에 대한 궁금함에 하나로 모였다.
“사실 이번 카룬 교국과의 전쟁에서 총 사령관으로 베이디언 대공을 앉히려고 했다.”
좋은 소식이라고 말한 그의 말과는 다르게 베이디언 대공을 교국과의 전쟁에 총 사령관으로 앉히겠다는 베라즈의 발언에 대부분 귀족들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들의 표정이 그렇게 일그러지는 이유는 베이디언 대공은 자신들과는 다르게 황제와 가깝다면 제일 가까운 자였고, 대륙의 영웅답게 자신들이 함부로 할 수 있는 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를 총 사령관의 자리에 앉히겠다니 그 말인 즉 황제, 스스로가 전쟁을 지휘한다는 말과 별 다를바 없는 말이었다.
“다들 표정이 묘하군, 하하하.”
“크흠...”
“흠흠.”
자신들의 표정을 보고 웃음을 터트리는 그를 보며 귀족들은 황급히 안색을 바꾸며 헛기침을 해댓고, 한바탕 웃음을 터트린 베라즈는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너무들 그렇게 싫어하는 표정을 하면 쓰나, 내가 자네들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하하. 베이디언 대공을 총 사령관으로 앉히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지금 이번 전쟁에 참전 할 수가 없다.”
“!!!”
“무, 무슨.”
자신들의 견제대상이기는 하지만 교국과의 전쟁에 있어서 빠지면 안될 중요한 전력 중 하나인 베이디언 대공의 부재소식에 귀족들은 분분히 일어나 베라즈에게 해명의 눈빛을 보냈다.
베라즈는 그들의 눈빛을 하나하나 훑어 보며, 자신의 옆에 긴장한듯 허리춤에 차여진 칼자루를 계속해서 어루만지고 있는 세레나의 어깨를 붙잡고, 그들 앞에 내세웠다.
“히, 히익!”
갑작스레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된 세레나는 작은 신음과 함께 시선을 한 곳에 두지 못하고 여기저기 굴려댓고, 베라즈는 그녀의 작은 어깨를 살며시 부여잡으며 귀족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일단 그가 참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나보다 여기 이 소녀가 더 잘 말해줄듯 하군. 자, 처음으로 소개하지. 이 소녀는 나 조차도 몰랐던 베이디언 대공의 영애인 세레나라고 한다.”
“...........”
“......”
베라즈의 입에서 나온 말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했음인가, 아니면 너무도 충격적인 말이어서 할 말을 잃어 버린 것인가, 모든 귀족들은 그의 이야기가 끝나고는 그대로 입을 떡 하니 벌리고 닫을 생각도 하지 못한채 자신들의 눈 앞에 작게 떨고있는 붉은 머리의 소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호색한에 저돌적인 베이디언 대공의 딸이라니, 세상에 그 무엇보다 믿을수 없는 말을 진실이라고 내놓는 황제의 발언에 귀족들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리고 그 긴 침묵을 참지 못한 귀족들의 대표격인 하루른 대공이 먼저 입을 열었다.
“미, 믿을수가 없습니다. 그 베이디언 대공의 영애라니! 저희들보고 그게 사실이라고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황제폐하, 베이디언 대공의 이야기에 이어 저 소녀에 대한 이야기까지! 대체 무슨 계획을 짜시는건지 궁금하군요. 이런 식으로 저희 대공들을 속여서 얻으실 이익이 무엇입니까.”
단숨에 해치워 버리듯 열변을 토해낸 하루른 대공은 의심의 눈초리를 지우지 않고 베라즈를 쳐다봤고, 베라즈는 세레나로부터 한걸음 뒤로 물러서며 그를 쳐다봤다.
“내가 자네와 다른 이들을 말로서 설득 시키는 것 보다는, 일단 이것부터 보고 이야기 하는게 더 빠를듯하군. 세레나, 너의 성취를 저들에게 한번 보여주기 바란다.”
“아? 아아, 아. 네넷!”
베라즈의 명령이 떨어지자 세레나는 긴장한듯 허둥거리며 딱딱한 움직임으로 자신의 허리춤에 차여있던 검을 뽑아내어 치켜들었다.
그리고 정신을 집중을 하는듯 치켜든 검신을 노려보며, 기합을 내질렀다.
“하앗!”
촤아앙!!
그녀의 기합소리와 함께 들고있던 검에서는 베라즈에게 촛대로 보여준 검기와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검기가 뿜어져 나왔고, 그 영롱하고 푸른 빛에 모든 이들의 시선은 서서히 경악에 물들어갔다.
세레나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기의 양은 베이디언 대공의 그것과도 맞먹을 만한 엄청난 것이였고, 거기에 그녀의 겉모습을 통한 나이대를 보자면 그건 검의 괴물이라고 칭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을 엄청난 일이었다.
“자, 더 이상의 다른 이야기가 필요한가?”
“........”
오늘 여러모로 할 말을 잃어버린 하루른 대공과 다른 귀족들은 조용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베라즈를 쳐다봤다.
“빨라서 좋군. 앞으로도 그렇게 이해를 빠르게 해줬으면 좋겠네. 그럼 세레나, 하던 이야기는 마저 해야겠지. 베이디언 대공의 부재 이유와 자네의 소개를 해줬으면 좋겠네.”
“아, 으으....네...”
베라즈의 이야기에 솟아오르던 검기를 순식간에 지워버린 세레나는 다시금 불안한듯한 표정으로 뻣뻣한 몸을 움직여 귀족들의 앞에 나섰다.
여자로 변하기 전 거의 맨날 사람들 앞에 나서고, 활동하기 좋아하던 그녀의 긴장한 이런 움직임의 이유는 사실 하나였다.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지는 않을까? 만약 알아본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이렇게 내 인생은 끝장 나는건가? 따위의 온갖 망상들이 세레나의 머릿속을 괴롭히고 있었기에 지금 그녀는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귀족들의 앞에 나서는데 긴장을 하고 있었다.
“저, 저는...으으... 베이디언 대공님의... 딸로서... 우으...”
“우오...”
“오오오.”
자신의 정체가 들통 날것에 대한 극도의 긴장으로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하던 세레나는 갑작스런 귀족들의 감탄사에 극렬한 피로감을 느끼며 그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 눈에 글썽이는 눈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엄청난 무력과 너무도 사랑스럽게 생긴 외모를 지닌 소녀가 부끄러운듯 우물쭈물 거리며 아름다운 미성으로 자기의 소개를 시작하자, 그들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터져나온 탄성이었지만, 그녀가 그런 것을 알 수 있을 턱이 없었다.
세레나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 애쓰며, 애꿋은 칼자루만 계속해서 비비적 거렸다.
“에...다,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베이디언 대공의 딸로서 아버님의 말씀을 대신 전해드리고자 이 자리에 왔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좀 더 높은 경지의 도약을 위해 수련을 하시다가 잘못되어 지금 치료를 하시는 중이시어, 이번 전쟁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하...하지만 교국과의 전쟁을 염려하신 아버님은 저를 여기 이 자리에 보내셨습니다. 에, 에에... 그리고 갑작스럽지만 여지껏 저를 숨겨오신 아버님께서 이렇게 저를 드러내신 이유는 이제 저의 힘이 적에게서 이 한 몸 충분히 지킬정도가 되었기에, 보내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으... 혹시 다른 궁금하신 점 있으십니까?”
세레나는 모든 이야기를 마치고 귀족들을 쳐다봤고, 베라즈가 그녀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듯 앞으로 나섰다.
“일단 나도 미심쩍어서 몇 군데 확인 해봤지만, 베이디언 대공이 갑자기 사라진 것은 사실이고, 마법으로 확인한 결과, 그녀의 마나가 베이디언 대공과 매우 유사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그와 같은 붉은 머리라... 자네들 생각은 어떠한가.”
황제의 인정만으로도 그녀의 존재에 대한 충분한 증명이 되었겠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엄청난 무력은 그의 딸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기에 모든 귀족들은 반론을 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그녀를 받아들이는 방법 밖에 없었다.
게다가 몇몇 귀족들은 그녀를 향해 이제는 야릇한 표정을 보내고 있기까지 했다.
누구도 넘볼수 없는 엄청난 힘, 베이디언 대공이라는 거대한 뒷배경, 그리고 조각같은 외모까지 사내라면 반드시 얻고싶은 여자가 아닐수가 없었다, 게다가 리리안이나 아이리엔 처럼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존재도 아니었기에 그들의 망상은 극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추, 충분히 베이디언 대공의 영애라고 생각될 엄청난 증거들이었습니다. 그럼 그녀를 총사령관으로?”
갑작스런 세레나의 소개가 당연히 그녀를 총사령관으로 앉히기 위한 황제의 계획이라고 생각했던 하루른 대공은 베라즈에게 넌지시 물었고, 그의 질문을 들은 베라즈는 가벼운 미소로 답했다.
“후후, 아니다, 그녀는 앞으로 나의 호위기사가 될것이다.”
“아.”
의외의 말에 귀족들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나왔고, 이내 수긍을 하기 시작했다.
전쟁이 터지면 가장 위험한 사람은 바로 황제였고, 그렇다면 후방으로 빠질 그에게 제국의 가장 강한 전력이 붙는 것은 당연했기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지만, 정작 베라즈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들이 생각한 그것이 아니었다.
“모든 군사들의 지휘는 내가 직접할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지금부터 나의 호위기사가 되어 나를 지킬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병권에 대한 인사는 모두 자네들에게 맡기지.”
청천벽력과도 같은 베라즈의 이야기에 모든 귀족들과 대공은 그 자리에 딱딱하게 굳어버렸고, 세레나 역시 처음 듣는 그의 발언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베라즈를 쳐다봤다.
“호, 호위기사라니요?”
떨리는 세레나의 목소리에 베라즈는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당연히 전장에 나갈텐데 호위로 가장 강력한 기사를 옆에 두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아, 아직 자네는 기사서임을 받지 않았던가? 조만간 해주도록 할테니, 앞으로는 나의 호위에 힘쓰도록 해라.”
세레나에게 자신의 할 말만을 끝낸 베라즈는 여전히 굳어있는 귀족들을 바라보며 크게 외쳤다.
“자, 더 이상 나에게 물어볼것이 있는가. 얼마든지 대답해 주도록 하지.”
“.......”
베라즈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이미 큰 충격을 받은듯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하느라 바쁜 귀족들은 대답을 하지 않았고, 그는 한쪽 입꼬리를 스윽 올리며 몸을 돌렸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하지. 자네들끼리 할 말들이 있으면 충분히 하도록하게, 참 그리고 결정난게 있으면 서신으로 연락 부탁하네. 하하하.”
웃음을 터트리며 몸을 돌리는 베라즈의 등 뒤로 네 명의 여인들이 황급히 따라붙었고, 그들은 순식간에 회의장 밖으로 사라져버렸다.
충격의 폭풍 같았던 황제의 시간이 끝나자, 그제야 모든 귀족들은 하나 둘씩 정신을 차리며 서로의 의견을 토론하며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고, 시끄러운 그들 사이에 한 여인만이 자신의 엄지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베라즈가 사라진 회의장 문을 노려보고 있었다.
“베라즈 황제, 당신 대체 무슨 생각이지. 으득, 대체 무슨 생각이냐고.”
============================ 작품 후기 ============================
ㅡ,.ㅡ;;;
헐... 오늘 말도 안되는 걸 봤습니다.
어떤 유출종자들이 제국조교연대기 완결을 봤다고 지껄이는 소리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이거 제가 쓰는 글인데 대체 누가 고맙게도 완결을 내줬을까요?
아이고, 고마워라.
저도 완결 내버릴까요? 카이아린이 투명드래곤이었다, 크아앙! 세상은 멸망했다.
아니면 우리의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라고 하면서 멀티 엔딩 내버릴까요?
텍본을 만드는걸 뭐라고 하는게 아닙니다, 허락도 안받고 유출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자신이 노력해서
[훔쳤다]라는걸 자랑하는게 보기 싫은 겁니다.
게다가 남의 글을 자기 맘대로 완결 시켜?
으하하하!!!
미치겟네... 오늘 연참 들어갈랬는데 사실 그것땜에 더 유출된거 없나 인터넷 뒤진다고 시간을 너무 끌어버렸네요.
유출종자의 어의없는 드립 링크
http://cafe.naver.com/worldfantazy.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2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