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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조교 연대기-65화 (6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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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서막.

레이린의 눈길을 즐기듯 크게 웃음을 터트린 베라즈는 곧 미소를 지우고는 귀족들을 향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9서클과 6서클의 마법사, 그리고 마탑의 마법사들 또한 엘프들의 지원, 이정도면 교국이 아니라 대륙의 어떤 나라와 싸워도 이길만한 충분한 전력이 아닐까 하는데만. 게다가 카룬 교국은 마법을 배척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받아들이지도 않는 나라지. 그렇기에 그들에게는 내세울만한 마법사가 없지. 마법사가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의 전쟁. 병력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면 누가 유리하다는 것 정도는 알거라 생각하네만.”

베라즈의 말이 끝나자 모든 귀족들은 저마다 짧은 신음을 흘리며 고민하는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쟁을 피하기 위해 이르피온을 걸고 넘어지자니 그가 아이리엔을 내세운 것이 걸리고, 전력에 대해서 트집을 잡자니 그렇게 밀리는 전력도 아니었다. 되려 이길수 있다면 이길수 있는 전력, 게다가 거의 완벽한 명분까지...

전쟁을 피하고는 싶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회피할 수는 없는 상황에 귀족들의 시름은 조금씩 깊어만져갔다.

그리고 그들이 고민하는 동안 아이리엔은 무엇인가 생각난듯 베라즈에게 다가가 조그마한 그를 불렀다.

“베라즈 황제폐하...”

아이리엔의 부름에 그는 귀족들을 쳐다보던 고개를 돌려 그녀를 내려다봤다.

“왜 그러는가, 대신관 아이리엔.”

“그,...그게...잠시 밖에서 시간을 좀 내주시겠습니까.”

그녀의 요청에 잠시 내려다보던 베라즈는 고개를 돌려 여전히 고민 중인 귀족들에게 입을 열었다.

“자, 여러분 생각들이 많으신듯하니 나는 잠시 나갔다 오도록 하지요. 내가 돌아왔을때 좋은 소식이 있길 바라겠습니다.”

귀족들에게 가볍게 한마디 날린 베라즈는 곧바로 몸을 틀어 회의장 밖으로 향했고, 그의 등 뒤로 아이리엔이 황급히 쫒아 달려나갔다.

다른 시종들과 기사들이 밖으로 나가는 그를 쫒아가기 위해서 따라 붙었지만 그의 제지에, 카이아린들과 함께 회의장에 남아있었고, 그렇게 밖으로 나온 베라즈와 아이리엔은 회의장의 문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날 왜 불렀는가, 아이리엔.”

먼저 시작된 베라즈의 질문에 머뭇거리던 아이리엔은 이내 결정한듯 그를 쳐다봤다.

“그게 폐하께서 아직 모르는 것이 있어서 불렀습니다.”

“음? 무엇인가 그것이?”

아이리엔의 이야기에 베라즈는 턱을 쓰다듬으며 그녀를 쳐다봤고, 그의 시선을 느낀 아이리엔은 조심스레 이야기를 시작했다.

“카룬 교국에 마법사가 없다는 것은 옛날 말입니다.”

“뭐라?”

생각지 못한 아이리엔의 발언에 베라즈는 깜짝 놀랐고, 그녀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대신관들 일부 밖에 모르는 사실이지만, 고서클의 마법사가 교국에도 나타났습니다. 그것도 7서클의 고위 마법사입니다.”

“!!”

마법을 권장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왕국들에서 조차 4서클 이상의 마법사가 나오기 힘든 지금에 신성한 왕국이라 불리우며 마법에 관련된 것들을 멀리하던 교국에서 나올 리가 없는 그런 엄청난 서클의 마법사가 존재한다는 말에 베라즈는 깜짝 놀라며 아이리엔에게 다시 물었다.

“대체 교국에서 어떻게 그런 자가 나온단 말이냐. 누구길래 그런!”

“그것이... 교국의 국왕입니다.”

베라즈는 그녀의 입에서 나온 대답에 잠시 몸을 멈추고는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카룬 교국의 국왕을 떠올렸다. 커다란 몸집에 비대한 살들을 가지고 있는 그는 생긴 것과는 다르게 꽤나 경건하고 독실한 이르피온의 신자였었고, 그런만큼 마법에 관해서는 거의 무지할 정도로 아는게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그가 7서클의 마법사가 되었다고 하는 아이리엔의 말에 베라즈는 믿을래야 믿을수가 없었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 자가 7서클의 마법사라고? 하하하, 아이리엔. 자네 지금 나를 능멸하는건가!”

격한 분노를 느끼는듯 잔잔하게 울리는 그의 목소리에 아이리엔은 몸을 떨며 움츠렸지만 그녀의 대답은 바뀌지 않았다.

“사, 사실입니다. 어느 날 부터인가 마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더니, 믿을수 없는 속도로 서클을 올리기 시작해서, 지금에 도달했어요. 그리고 그 이후에는 각 왕국들에 대한 간섭을 더 확고히 했고, 카이아린과의 전투 이후 제가 제국으로 온 이유도 바로 그때문이었요. 폐하의 말대로 여태까지 저희가 내정에 조금씩 간섭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고위신관들을 파견하면서 직접적인 압박을 주기 시작한건 그 이후부터 였으니까 말이에요...”

확실히 아이리엔의 말대로 그 전까지 간적접으로 이르피온을 믿는 왕국들을 움직인적이 있는 교국이었지만 신관의 파견, 직접적인 내정간섭 등을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던 것이 기억난 베라즈는 턱을 몇 번 쓰다듬으며 아이리엔을 쳐다봤다.

“믿을수가 없군. 자네는 그가 그렇게 빠르게 서클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아는가?”

“그...그건 잘 모르겠어요...”

“흠... 알았다, 뭔가 많은 것들이 믿기지는 않지만, 그래도 몰랐던 것 보다는 나은듯 하군. 일단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봐야할듯 하군. 그 외에 나한테 뭔가 이야기 할것은 없는가.”

베라즈의 질문에 잠시 고민을 하던 아이리엔은 그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직은 없어요. 나중에 생각나면 다시 말씀 드려도 괜찮을까요?”

“훗, 그렇게 하도록. 너무 많은 시간을 나와있었군. 다시 들어가도록 하지.”

아이리엔과 이야기를 끝낸 베라즈는 곧장 몸을 돌려 나왔던 회의장 문으로 걸어갔고, 그의 등 뒤로 아이리엔 역시 몸을 움직여 따라붙었다.

교국의 국왕이 어떻게 7서클의 마법사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국에는 9서클과 카이아린이라는 최고급 마법사들이 있었기에, 그의 고민은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았다.

다시금 대회의장 안으로 들어온 베라즈는 웅성거리던 모든 귀족들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하는 것을 느끼며 그들을 쳐다봤다.

“많은 의견들은 나누었는지 모르겠네. 그럼 다시 시작해보도록 하지. 자, 자네들의 결정은 어떻게 되었는가.”

그디어 올것이 왔다는 표정을 한 귀족들 중 한 대공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베라즈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황제폐하, 신, 하루른 대공이 여기 있는 모든 귀족들을 대표해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자신이 돌아오기 전에 어느정도 이야기는 끝난듯 말하는 대공의 이야기를 들으며, 베라즈는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좋소, 그럼 그대들의 결정이 어떤지 한번 들어보도록 하지.”

간결한 그의 말에 대공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주변의 귀족들을 죽 훑어보고 난뒤 입을 열었다.

“황제폐하께서 미리 서신으로 언질을 주셨으나, 나라의 큰일을 이렇게 빠르게 결정하기엔 시간이 너무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답이 나올것 같지 않은 대공의 이야기에 베라즈의 눈썹이 조금씩 꿈틀 거렸다.

“하지만!”

“흠.”

무언가 한 마디 하려고 하던 베라즈는 뒤 이어 터져나오는 대공의 한마디에 가벼운 침음성을 흘리며 말을 삼켰고, 대공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하이엘프인 리리안님과 그 카룬 교국의 대신관인 아이리엔님이 폐하의 말을 보증하는 바, 저희는 폐하의 뜻에 따르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다만?”

이야기를 하다말고 끝을 흐리는 대공의 말에 베라즈는 되물었고, 대공은 그의 물음에 진중한 어조로 대답했다.

“교국 징벌군의 인사(人事)는 저희 귀족들이 맡는다는 전제하에서 입니다.”

어차피 해야 될 전쟁이라면, 그리고 이길 가능성이 많은 전쟁이라면, 최대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시작하겠다는 대공들과 그들을 따르는 귀족들의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이야기에 베라즈는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으음...”

베라즈가 웃는 이유에 대해서 감을 잡지 못한 귀족들은 그의 웃음에 긴장하며 쳐다봤다, 잠시간 웃던 그는 웃음을 멈추고는 그들을 바라봤다.

“겨우 그런 것으로 되겠는가, 최소한 자네들이 이룩한 전공에 따라서 교국의 영토를 나눠가지는 것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는가. 전 병권의 인사고과는 물론이고, 전쟁의 승리시 그 전공의 고저에 따라서 교국의 영토를 마음대로 하는 것까지 허락하지.”

“!!!”

예상치 못한 베라즈의 엄청난 발언에 모든 귀족들은 충격을 받은듯 멍한 표정을 지었고, 저마다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모든 귀족들이 동요할만한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입 밖으로 내뱉은 베라즈였지만, 정작 그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듯 그들의 반응을 즐기는듯 바라보고 있었다.

대륙 전체의 복속을 꾀하고 있는 베라즈로선 첫 번째 목표인 교국은 누가 어떻게 하든 상관 없었고, 되려 지금 자신의 눈 앞에 있는 귀족들이 그로 인하여 대륙 정복의 계획에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열심히 발벗고 나서게 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었다.

귀족들의 머릿속에 하나같이 옛날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어넣은 베라즈는 저마다 계산을 하느라 여념없는 귀족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자, 그대들의 행동을 보니, 수락했다고 느껴도 되겠는가.”

“아...예! 예!”

귀족들의 대표로 일어서있던 하루른 대공은 베라즈의 말에 자신의 옆에 있던 대공과 한창 이야기하던 것을 중단하고는 황급히 대답을 했고, 그런 그의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던 베라즈는 다시 한번 그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럼, 자네들에게 말해 줄 것과 소개 해줄 사람이 있다네.”

궁금함을 자아내는 그의 이야기에 귀족들의 시선은 다시금 베라즈에게로 모였고, 그는 자신의 뒤를 돌아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 작품 후기 ============================

우와, 몇일 연짱 술먹다가 1박2일 등산 갔다왔더니...

삭신이 쑤셔서 죽을 지경입니다...

사실 텍본 유출로 판상에서 연중 캠페인이 벌어질려길래 거기에 동참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역시 그래도 안쓰고는 안되겠네요.

자, 그럼 다시 오늘부터 달려보도록 할까욘~!

슬슬 전쟁의 서막편도 끝을 내고 모두가 이야기하는 레이린 공략으로 ㄱㄱ를?

음... 그리고 앞으로 대략 3~40화 정도? 더가면 엔딩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다행인건! 1부 엔딩이라는 겁니다. 켜켜켴, 3개의 엔딩 중에 하나를 결정했음요.

2부가 나오는 엔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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