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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아린과 리리안의 음모
카이아린과 리리안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있는 사이 베이디언은 그녀의 인생에 있어 가장 심각한 표정으로 잔뜩 얼굴을 찡그린채 머리를 부여잡고 고뇌하고 있었다.
‘제기랄... 제기랄!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된거지. 옛날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단 말이다. 나는 그저 늘 하던대로 황궁에 온김에 보이는 여자 하나 잡아서 회포 좀 풀고 난 뒤에 일을 시작하려고 한거였단 말이다. 누가 저 계집이 드래곤인줄 알았겠어... 누가 그 드래곤이 황제폐하의 여자가 되어있는줄 알았냔 말이다! 대체 왜... 내가 이런꼴을 당해야하는거지...으아아아!!’
그다지 고민이라도 부를것도 없는 생각들을 계속해서 해나가며 자신의 잘못은 생각도 않고 이렇게 되버린 상황을 욕하던 베이디언은 깊게 숨을 들이키며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후아아아...”
그리고 자리를 털고 있어나 투닥거리고 있는 카이아린과 리리안에게 걸어가 그녀들 앞에 섰다.
“후...”
자신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는 베이디언을 보며 리리안은 카이아린과의 이야기를 그만두고, 베이디언을 쳐다보며 방긋 웃었다.
“그래, 결정은 하셨습니까. 베이디언.”
리리안의 질문에 그녀는 아랫입술을 한번 질끈 씹고는 입을 열었다.
“젠장... 별 다른 수가 없지 않느냐! 너희들이 모든 길을 다 막아놓고, 나에게 선택하라니. 이 무슨 소리인가 대체.”
“푸훗, 베이디언.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희가 나쁜쪽인것 같지 않습니까. 모든 시작은 당신이 먼저 하셨지 저희는 계획이라던지 그런 것을 먼저 짠적은 없습니다만, 저희가 틀렸나요?”
인상을 팍 찡그리며 불만을 토로하던 베이디언은 리리안의 말을 듣고는 당황하며 말을 얼버무리기 시작했다.
“크음... 그...그건 맞지만, 시끄럽다. 앞의 과정들이 중요한게 아니다! 제기랄, 그래. 너희들의 말대로 따르도록하지, 젠장. 내가 어쩌다가 이런 말들을 해야하는건지. 쳇.”
대답을 하고도 불만족스러운듯 아랫입술을 툭 내밀고있는 베이디언의 눈 앞에 리리안이 불쑥 손을 내밀었다.
“이게 뭔가?”
자신이 내민 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듯 베이디언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리리안은 그녀의 손을 붙들고 악수를 하며 빙그레 웃었다.
“이제부터 한 배를 탈건데 이정도 악수는 간단히 해둬야죠. 그리고, 여태까지의 묵은 감정들은 버리고 잘해봐요, 후후. 그럼 이제 말은 편하게 하도록 할게요.”
“응? 어? 어어... 그렇게 하도록.”
원래 자신이 알고있던 그녀와는 다르게 꽤나 밝고 활기찬 느낌의 리리안을 보자 베이디언은 조금 어리둥절해하며 그녀의 말에 대답을 해주고는 양 겨드랑이 사이에 팔짱을 끼며 입을 열었다.
“흐음... 그럼 이제 자네들의 계획을 들어보도록 할까.”
베이디언의 질문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카이아린이 불쑥 끼어들며 고개를 갸웃 거렸다.
“무슨 계획 말이야?”
“응? 나를 끌어들였으면 그에대한 계획이 있을것 아닌가. 원래 내 모습을 되찾을수가 없으니 그에대한 변명거리라던지, 혹은 앞으로 있을 카룬 교국과의 전쟁에서 할 것들이라던지, 그런것들 말이다.”
“아! 그것 말이야?”
이제야 생각난다는듯 손뼉을 탁 치며 웃고있는 카이아린을 보고는 베이디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거다. 그래도 드래곤과 엘프라면 꽤나 거창한 계획은 있을거라고 생각되....”
“그런거 없는데.”
“쿨럭...뭐?”
너무도 간단히 대답하는 카이아린의 모습에 베이디언은 사레가 걸린듯 기침을 했고, 그런 그녀를 보며 리리안이 앞으로 나서며 상황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아, 잠시만. 일단 계획이 없는것은 맞아요, 우리가 상황이 이렇게 될줄 알고 준비했던것도 아니고 모든 일들이 즉흥적으로 일어난거라, 이런식으로 될 줄은 몰랐었죠.”
“뭐라고! 그래놓고 내 몸을 이따위 계집으로 만들었단 말인가!”
불같이 화를 내려는 베이디언의 모습에 리리안은 진정하라는듯 손을 내저으며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진정해요, 지금부터라도 계획을 짜내면 되죠. 어차피 저질러진 일 아닌가요. 그렇죠?”
“끄으응... 제기랄, 나도 생각없이 사는 놈이지만 하아... 너희들도 만만치 않구만, 그러고도 드래곤이랑 엘프냐?”
“이, 이게! 야! 인간 너 한번 더 죽어볼래! 이게 우리 잘못이냐, 다 변태같은 네놈 탓이잖아! 이 자식이!”
빈정거리는 베이디언의 어투에 카이아린이 폭발하며 그녀에게 달려들려고 했고, 간신히 리리안이 그녀를 말리며 중재를 했다.
“그만, 그만! 지금 여기서 싸워서 더 뭐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흥, 저 녀석한테 오늘 상하관계를 제대로 보여줘야 앞으로가 편해지는거야. 저 더러운 변태자식 입 놀리는거 오늘로 끝을 고하게 해주겠어!”
독기어린 카이아린의 눈빛에 방금까지의 고문같은 행위들이 떠오른 베이디언은 움찔 놀라며 리리안의 등 뒤로 재빠르게 달려가 숨어서 고개만 빼꼼 내밀고는 리리안을 다그쳤다.
“저... 저것 좀 말려봐, 이런 같은 동료를 이런식으로 대접해도 되는거야!”
방금까지 불만을 토로하던 그녀는 어디간듯 뻔뻔하게도 도움을 요청하는 베이디언을 보며, 리리안은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씩씩 거리며 서있는 카이아린에게 다가갔다.
“카이아린, 참아요. 원래 저런 인간이니까, 일단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니잖아요. 그쵸?”
“우욱! 야! 엘프계집, 넌 대체 뭔데 맨날 나보고 참으래! 너도 죽을래? 응!!!”
서서히 마력을 모으는듯 작은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기 시작하는 카이아린을 보며 리리안은 조금은 사악하게 웃음지은 얼굴로 그녀의 두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만하죠, 카이아린. 아니면 다시 한번 엉덩이 맞을래요?”
움찔.
리리안의 말에 잠시 몸을 떤 카이아린은 끌어올리던 마력을 지워버리고는 허리에 손을 얹고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좋아. 네 말대로 하도록 하지. 우, 웃지마! 착각하지말라고, 이건 빨리 일 처리를 하려고 하는 내 생각이니까, 웃지말라니까!!”
고함을 빽 지르는 카이아린이 귀여운듯 그녀의 머리를 몇 번 슥슥 문지른 리리안은 이번에는 베이디언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슬슬 계획을 잡아보도록 할까요?”
“으음, 그, 그러도록 하지. 그럼 먼저...”
벌컥.
“????”
“?!”
“누구...야?! 엑?”
이제야 상황이 어느정도 정리가 된듯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던 그녀들은 갑작스레 방 문이 벌컥 열리자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고, 방문 뒤에 있는 자를 보며 두 눈들은 더 이상 커질수 없을만큼 커져버렸다.
“이게 무슨 난장판인가.”
황궁 정식 제복을 입고, 조금 인상을 찌푸린채로 담담하게 입을 열고 있는 그 사람은 바로 제국의 황제인 강철왕 베라즈 였다. 여러 기사들과 시종들과 함께 갑작스런 베라즈의 등장에 그의 앞에 서있던 리리안을 뺀 나머지 다른 둘은 경악과도 같은 표정을 지으며 주변 침대 뒤로 도망쳐 고개만 내밀고 그를 바라봤다.
리리안은 당황한 표정으로 더듬거리며 베라즈에게 다가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베...베라즈, 여긴 무슨 일로 왔어요?”
사실, 베라즈 그가 이 객실로 온 것은 그다지 큰 일은 아니었다. 카이아린과 리리안이 자신의 방에서 무엇인가를 챙겨서 이 곳으로 사라졌다는 보고를 시종들에게 받은 뒤, 그저 둘이서 무슨 일을 벌이는가 하는 궁금함에 산책 겸 왔었던 것이었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었던 것이었다.
리리안의 드레스 치마는 다 찢어져서 속옷이 보일듯 말듯하고 있었고, 왠 붉은 머리의 여자아이는 알몸으로 돌아다니는데다가, 그나마 나은 옷차림의 카이아린도 온통 드레스라던지 머리카락이 헝크러진채로 있었기때문이었다.
거기다가 깔끔해야할 객실은 마법의 여파때문인지 시커멓게 탄 자국이라던지, 가구들은 온통 굴러다니고 있었기에 말로 표현하기에는 조금 참담한 상황이었다.
베라즈는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수 없는 노릇에 인상을 찌푸리며 주변을 보며 외쳤다.
“그것은 알 필요 없다. 그리고 모든 기사들과 시종들은 모두 이 방에서 나가라, 내가 부를때까지 방 문 앞에는 접근하지 말도록 일러두어라.”
“예!”
그의 뒤로 쭉 늘어서있던 기사들과 시종들은 재빠르게 그의 명령에 대답하며 일사 분란하게 흩어진뒤 방문을 닫았고, 방문 뒤에서 일어나던 웅성거림이 잦아들자 베라즈는 천천히 리리안에게 걸어가 말을 걸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리리안.”
“그...그게...”
확실하게 말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리리안을 보며 베라즈는 짜증이 난듯 커진 목소리로 그녀를 다그쳤다.
“내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리리안! 그리고, 거기 숨어있는 카이아린과 소녀는 뭐하고 있는건가! 지금 내 앞에서 몸을 숨기고 뭐하는 짓이냔 말이다!”
“히익!”
“큭!”
베라즈의 호통과 함께 침대 뒤에 숨어있던 카이아린과 베이디언은 깜짝 놀라며 그의 앞으로 튀어나오듯 달려나왔고, 카이아린은 그의 옆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우물쭈물 거리며 있었다. 그리고 베이디언은 알몸인 자신이 부끄러운듯 두 손으로 중요한 부위들만을 가리고는 발가락을 꼬물 거리며 새빨개진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있었다.
“크흠, 일단 이것을 입어라.”
“가...감사합니다.”
베이디언의 알몸을 지켜보던 베라즈는 자신이 입고있던 제복의 상의를 벗어 그녀에게 건네줬고, 베이디언은 그것을 받아들자마자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몸을 돌려 그가 건네준 상의를 입었다. 원래의 몸과는 다르게 꽤나 왜소한 소녀가 되어버린 베이디언의 육체는 베라즈가 건네준 상의만으로도 충분히 허벅지까지 가려질만큼 작았기에 그의 상의 하나만으로도 온 몸을 가리기엔 충분했다.
베이디언의 나체가 이제 보이지 않게 되고 어느정도 상황이 수습되자 베라즈는 마저 하던 말을 그녀들에게 걸었다.
“자, 그럼 다시 묻도록 하지.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대답하라!”
제발 그냥 이렇게 부드럽게 넘어가기만을 바라던 그녀들은 다시 시작된 그의 질문에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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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저녁부터 술을 먹어서 ㅜㅜ
흙흙...
죗송...
오늘은 진짜 연참 할게요 흐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