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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조교 연대기-16화 (16/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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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異常)의 시작

한 입... 다시 한 입... 아무리 먹어봐도 미미하게만 느껴질뿐 맛이 느껴지지가 않는듯한 기분에 리리안은 고민에 빠졌다.

‘대체 뭐 때문에 이런거지?’

“저기... 베라즈.”

그녀의 부름에 한창 고기를 먹는데 열중하던 베라즈가 고개를 들었다.

“응?”

“저기, 베라즈는 물고기가 맛이 있나요?”

“흐음... 맛? 뭐 소금이라던지 그런게 없어서 좀 싱거운것 말고는 별다른 것 없는데, 왜그래? 맛이 없어? 덜구워진거야?”

고개를 갸우뚱하는 베라즈를 보며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고개를 젓고는 다시 물고기를 한입 베어물어 먹으며 말했다.

“아뇨, 맛있게 잘 구워졌어요. 괜한 말 한것같네요.”

베라즈의 반응에 리리안은 더욱 고민에 빠져들었다.

‘대체 왜 이런거지? 베라즈가 준 소금때문이라면 그도 함께 먹었으니 이상이 있을텐데, 게다가 그것 외에는 딱히 그가 한일 이라고는 없고... 그도 내가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테니 따로 준비할 것도 없었을텐데... 괜한 의심을 한것 같아.’

의심을 버리려는듯 몇 번 고개를 턴 리리안은 아무래도 맛이 안 느껴져 식욕이 그다지 생기지가 않은 탓에 먹고있던 물고기를 바닥에 내려놨다.

그리고 가만히 누워 두 번째 물고기를 집고있는 베라즈를 쳐다봤다.

그와 함께 하기 시작한지 한달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상하리만치 그에게 관심과 애정이 가려고 하는 자신을 컨트롤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이것을 자기의 감정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그 어떤 징후조차 없었기에 그녀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만 가졌다.

하지만 그런 고민들과는 다르게 그녀의 육체는 식사를해서 일까, 아니면 눈 앞의 따듯한 모닥불에 몸이 점점 풀어져서일까, 두 눈꺼풀이 무거워지는것을 느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윽고 동굴에 그녀의 쌕쌕거리며 잠자는 소리와 타닥이며 모닥불이 타는 소리밖에 남지 않았을때, 베라즈는 먹고 있던 물고기를 바닥에 던져버렸다.

“퉤, 맛도 없군. 잘도 이런것만 먹고 버티는군.”

갑자기 기분나쁜 표정으로 씹고있던 고기마저 뱉어낸 베라즈는 모닥불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자고 있는 리리안에게 다가갔다.

그녀에게 다가간 베라즈는 턱을 쓰다듬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흠... 아슬아슬하게 약효가 발휘된것 같군. 해독제를 먹은 나도 여태까지 섭취한것이 쌓여서 그런지 조금 위험한 양이었는데, 역시 엘프라는 말인가. 대단하군. 크하하.”

방금까지 리리안과 대화하던 순진한 청년이었던 그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지금 이곳에는 원래의 그가 있었다. 원대한 야망과 음험한 계획을 가지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야욕을 가지고 있는 베라즈, 바로 그가 있었다.

여태까지의 순진한 청년인듯한 연기는 오로지 한가지 목적만을 위해 철저히 짜여진 계획이었다. 그것은 카이아린에 이은 리리안의 복속, 이것이 바로 그가 노렸던 한가지 였다.

본색을 드러낸 그는 순진한 얼굴로 평화롭게 자고 있는 그녀를 보며 음흉하게 웃기 시작했다.

“크크크크, 긴 시간이었다. 이제부터 기대해도 좋을것이다. 리리안, 크하하하!”

그의 웃음소리는 동굴 안을 울려며 길게 길게 퍼져 나갔다.

한참을 그렇게 웃던 베라즈는 천천히 자고있는 리리안에게 다가가 그녀의 양 볼을 한손으로 움켜쥐었다.

입이 살짝 벌어질정도로 강하게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리안은 전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여전히 쌔근거리며 잠을 자고 있었다.

엘프 족의 특성상 외부자극에 민감한것은 당연한 것이었고 특히나 하이엘프인 그녀는 주변에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만 와도 기척을 느끼는게 정상이었지만 지금 리리안은 전혀 아무것도 느끼지를 못하고 있었다.

분명 이상한 현상이었다. 아니, 그녀가 이미 이러한 이상증상을 보이기 시작한것은 이 동굴에 들어오기 시작해서부터 예견되어 있었을것이다. 그가 건네준 하얀가루... 소금이라고 한 그 하얀가루를 섭취했을때부터 이 증상은 시작되었 것이었다.

베라즈가 그녀에게 먹인 그 가루는 바로...

“모르페인의 수액가루... 크크큭, 까다로운 방법이긴 하지만 한번 걸려들면 이것보다 정석인 방법은 없지. 크하하.”

모르페인이라고 하는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은 특이한 방법으로 말리게 되면 이상한 효능을 지닌 가루가 되는데 그 가루의 효과는 하나였다.

흥분자극제... 하지만 익히쓰이는 약품은 아니었다. 완전한 흥분제로 사용하기에는 효과도 미미한데다가 오래 복용할시 부작용이 너무 엄청났기에 사장되었다고 하는편이 맞는 약이었다.

조금씩 복용할때는 조그마한 흥분 정도 밖에 못느끼지만 이것이 쌓이게되면 몸의 대다수 감각기관이 무뎌지기 시작하며 오로지 쾌락중추만이 살아남아 성교나 수음의 쾌감 외에는 그 어떤 감각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데다가 지속적인 수면욕구가 생기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모르페인 가루는 일반적인 흥분제가 아닌 고문도구로 사용되어왔다.

귀족들이나 여타 다른 이유로 인하여 육체적인 고통으로 심문이 불가능한 경우에 이 약을 중독시켜서 수면 억제와 성고문으로 정신적인 피폐를 끌어내는 약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리고 그 약에 지금 엘프 리리안은 중독이 되어버렸다.

“쯧쯔, 이러니 너희 엘프들이 우리 인간들에게 노예 취급밖에 받지 못하는것이다. 믿을것만 믿고, 쳐낼은 쳐내야지. 순진하기는, 크하하하!”

그녀의 턱을 잡고 있던 손을 내려놓은 베라즈는 리리안의 상의를 벗기기 시작했다.

단추가 하나씩 풀어질때마다 그 안의 가슴골이 조금씩 벌어지며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드러났다. 이윽고 모든 단추들이 풀어지고 그녀의 나신이 드러났다.

“크흐, 대단하군. 많은 엘프노예들을 먹어왔지만 이정도는 없었는데. 크크큭, 역시 하이엘프라고 불리는 존재는 그 육체마저도 뛰어나단 말인가. 푸하하.”

풍만하게 솟아오른 유방과 그 한가운데 핑크빛으로 오똑 솟아난 그녀의 유두, 새하얀 피부와 유려한 곡선을 지닌 복부, 그리고 초록색 음모가 앙증맞게 자라나 비밀을 보호하듯 지키고 있는 음부.

그 무엇하나 눈을땔수 없게만드는 최상의 육체였다.

베라즈는 그녀의 나신을 먹어치워버릴듯 강렬한 눈빛으로 한참을 지켜보다가 이내 다시 그녀의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후후후, 지금은 참아야지. 여태까지 참아왔는데, 이번 한번에 모든 것을 망쳐버릴수는 없지. 왜 이 몸이 친히 이 짓을하며 참아왔는데, 크큭. 결국 리리안 네년은 나에게 다리를 벌리며 종속의 고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것이다. 크크크.”

음흉한 미소를 흘리며 그녀의 옷을 모두 입힌 베라즈는 리리안의 뺨을 한번 슥하고 훑어 내리고는 허리를 펴고 일어섰다.

“자, 그럼 이년이 자는동안 밀린 일들이나 하러 가야겠군.”

앞으로 시작될 리리안과의 즐거운 일들을 상상하며 베라즈는 기쁜 표정을 짓고는 동굴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밖으로 나온 베라즈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 위를 쳐다봤다.

“하아, 참 나올때마다 보는거지만. 여기서 떨어져서 살아난다고 하는 말 자체가 거짓말이지. 크크크,”

그의 말대로 까마득한 높이의 절벽은 떨어지는순간 아무리 물 위라고는 해도 정신을 잃고 급류에 산산조각이 날정도로 높았다.

그런 곳에서 그는 과연 어떻게 살아남은것일까?

베라즈는 천천히 물가로 걸어가 모래를 헤집기 시작했다.

그가 모래를 파헤치기 시작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가 헤집은 모래 사이로 철로된 판이 보였다. 그 철판에는 기이한 마법진이 여러개 그려져있었고, 베라즈는 그 판에 손을 가져다 대고는 입을 열었다.

“텔레포트.”

한차례 강렬한 빛이 그의 몸을 감싸며 빛났고, 조금씩 그 빛이 사그라들자 동굴 앞에는 그의 흔적이라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다시 나타난 곳은 제국 황궁의 한쪽이었다. 그곳에는 시녀와 시종들이 베라즈가 나타나자마자 알아차리고는 익숙한 몸놀림으로 그의 옷을 갈아입히고는 옆에서 몸을 조아렸다.

그들의 앞에는 방금까지의 금발청년은 사라지고 제국 황제의 위엄이 서려있는 베라즈가 서있었다.

흡족하게 그들을 바라본 베라즈가 몸을 움직이기 위해 걸음을 걷는순간 그의 등장을 눈치챈 또 다른 존재가 그에게 달려들어갔다.

“베라즈! 베라즈! 베라즈!”

제국 황제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 단 한번이라도 했다간 당장 처형당해도 할말이 없는 행동이었지만 몇 번이나 그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드는 존재는 다름 아닌 그에게 종속되어버린 존재인 카이아린이었다.

핑크색의 하늘하늘한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달려가며 그의 품 안으로 안겨들어갔다.

분명 황제에게 그러한 일들은 절대로 못할 일들이었지만, 그녀가 워낙 빠르게 안겨들어갔기에 다른 이들이 제지할 틈도 없었거니와 베라즈가 그녀의 모든 행동을 묵인해줬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그의 품에 안겨든 카이아린은 고개를들어 베라즈의 얼굴을 쳐다보며 히죽 웃었다.

“히히히. 베라즈, 오늘은 일찍왔네요. 후웅... 근데 그 엘프 계집은 이제 안 만나면 안되는거에요? 카이아린이 있잖아. 뭐든지 다해줄게, 기분좋은것도, 즐거운것도 전부!”

칭얼거리듯 말하는 그녀의 머리를 슥슥 문지른 베라즈는 살짝 몸을 숙여 카이아린의 눈을 쳐다보며 단호히 말했다.

“안된다.”

“후이이잉...”

실망한듯 고개를 푹 숙이는 카이아린을 보며 살짝 미소지은 베라즈는 다시 한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일을 끝내고 갈테니, 침실에서 기다리고 있어라.”

“!!”

마지막 그의 말에 카이아린의 얼굴은 빨갛게 변하며 기쁜듯이 환한 웃음을 지었다.

“헤헤헤, 알았어요. 어서 와야되요!”

그의 품에서 떨어진 카이아린은 손을 흔들며 왔을때와 마찬가지로 후다닥 어디론가 달려갔다. 이제는 도저히 드래곤이라고 볼수 없을정도로 육체와 동화되어버린 그녀의 행동에 베라즈는 조금 쓴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자신의 업무실로 향했다. 아무리 자신이 저렇게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저렇게까지 붕괴될줄은 몰랐기에 조금 더 놀랍고 의아하기는 했다. 잠시 서서 생각을 하며 보일듯 말듯한 미소를 머금고 걸어나가는 그의 뒤로 시종들과 시녀들이 길게 늘어서며 따라나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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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그디어 본색을 드러냈구나!

더러운 자식! 나쁜자식!

음...

다음편과 다다음편은 정해졌군요!

여튼 다음편은 레이린과 베라즈의 음흉한 속셈이 드러나는 외전!

과거편입니다! ! 므하하멀ㅇㅁㄴ럼ㄴ쳐ㅑㅁㅇ

ㅁㄴㅇ럼ㄴㅇ러ㅏㅁ널

+_+b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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