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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관 아이리엔과의 만남
커다란 대전 안, 은빛 머리칼과 백옥같이 신성하게 느껴지는 피부를 지닌 대신관 아이리엔은 베라즈의 옥좌 앞에서 부복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언짢은 표정으로 지켜보던 베라즈는 천천히 입을 열며 그녀를 쳐다봤다.
“그래, 무슨 일로 날 보자고 한것이지. 대신관 아이리엔.”
그의 부름에 고개를 살짝 든 아이리엔은 그녀의 분홍빛 눈동자가 살짝 감기도록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예, 위대하신 제국의 황제, 베라즈님이여. 제가 오늘 폐하의 알현을 요청한 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저희 이르피온님의 교단에 관련된 문제로 연락드렸습니다.”
“그래, 어디 한번 말해보라.”
“네, 저의 모국인 카룬 교국과 제국은 피로 맺어진 관계라고 할정도로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입에 발린듯한 아이리엔의 말에 베라즈는 속으로 혀를 찼다.
‘그래, 서로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인간과 이종족의 피를 그 땅에 흘렸으니 섞이긴 섞였겠지, 그렇다고 치자 그래.’
“그런데 이번에 여러 왕국들이 통합되며 제국이 탄생하고, 그 위대한 곳에 베라즈 폐하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시어 대륙이 태평하고 유례없는 평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교국에서는 피로 맺어진 제국과의 관계를 위해 수많은 신관과 사제들을 파견해 이르피온의 교리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말에 베라즈는 흥미가 없는듯 시큰둥한 표정으로 손을 휘휘 저었다.
“그래서?”
“네, 그런데 한가지 제국의 기틀이 워낙 크고 넓다보니 저희 교국의 힘만으로는 부치는점이 있어서 오늘 이렇게 찾아뵜습니다.”
베라즈는 그녀의 말에 자세를 바꾸며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결국 돈 달라는 이야기구만.’
“흐음, 제국에서는 이르피온의 교단에 벌써 지원을 하고 있는걸로 아는데.”
“그렇습니다. 그 덕분에 저희 교단에서도 제국에서의 교리 전파에 힘쓸수 있었고 상당히 많은 진척이 있었습니다만...”
“다만? 그것이면 됐지 또 뭐를 원하는것이냐.”
그의 말에 아이리엔은 더없이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국의 수도에 대신전을 지을수있게 해주십시오.”
“!!!”
그녀가 말한 대신전의 건립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것이었다. 자국의 수도내에 대신전을 가지고 있는 나라치고 이르피온이 국교가 아닌 곳이 없었고, 카룬 교국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지 않는 나라가 없었다.
베라즈는 아이리엔의 그런 요구에 슬슬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 발언인지는 알고 말하는 것이겠지.”
진득한 살기와 긴장감이 조금씩 흘러내려왔지만 역시 드래곤을 물리친 용사들 중 하나 답게 여자의 몸으로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아이리엔은 그를 쳐다봤다.
“다른 여타 왕국과 같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제국같은 거대한 나라를 저희가 좌지우지 할수있지는 않지요. 다만 다른 왕국들에게 의미를 부여하고자 함 입니다.”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겠지만 제국 자체에 대신전이 있다는것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제국을 이용해 다른 왕국들의 지배권을 확고히 하겠다라.
카룬 교국의 그러한 생각에 그는 머리 끝까지 치솟는 화를 느꼇다.
뿌득.
옥좌를 쥐고있던 베라즈의 손에 힘이들어가며 그 손잡이가 비명을 질렀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비명을 지르게 만들고 싶은 마음을 겨우겨우 참아내며 베라즈는 입을 열었다.
“그럼, 그것을 수용해주면 제국이 얻는 이익은 무엇이지?”
“이르피온 교단의 절대적 지지, 그리고 제국과의 영원한 동맹을 약속드리지요. 이 제국에도 이르피온의 신자들은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한마디로 언제든지 신도를 위장한 폭도들이 발생할수있으니 요구사항을 들어주는것이 좋을것이라는 그녀의 속마음이 담긴 이야기에 베라즈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뿌득.
“너의 그 말, 제국으로의 선전포고로 받아들여도 되는것이냐.”
이를갈며 말하는 그를 보며 아이리엔은 미소를 지우지 않고 손사레를 쳤다.
“그렇지 않습니다. 어찌 저희 교국에서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다만 제국은 통합된지 얼마 되지 않아, 여러모로 불안하기에 저희 교국이 도울수있는것을 찾아봤을뿐입니다.”
언제든지 분열될수 있는 제국이기에 말을 들어주는것이 좋을거다라는 아이리엔의 말에 베라즈는 작게 침음성을 흘리며 자리에 돌아가 앉았다.
그녀의 말대로 제국은 평안해 보였지만 실상은 여러 왕국들의 통합으로 그 속은 말이 아니었기에 어쩔수 없이 베라즈는 그녀의 이야기에 응해주기로 결정했다.
“좋다, 대신전의 건립을 허락하지. 허나, 조심하는게 좋을거다. 다른 마음을 품었다가는 어찌될지 모르니까 말이다.”
“감사하옵니다. 폐하.”
사뿐히 절을 올리는 아이리엔의 모습을 보며 베라즈는 큭하는 신음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대전 밖으로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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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소로 들어온 베라즈는 곧바로 자신의 옷을 찢어 발기며 벗어 던지고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박살내고 부숴버렸다.
“크아아아!! 개같은년! 니가 감히 나를 우롱해! 으아아! 네년은 반드시 반드시 그 얼굴을 일그러트리도록 만들어주지! 크아아!”
그의 주변이 성한 것 하나 없이 되었을때 쯤이야 숨을 헐떡이며 파괴를 멈춘 베라즈는 그 난장판 속에서 유일하게 멀쩡한 거울 앞에 다가가 그 안으로 스르륵 들어가기 시작했다.
거울 뒤편의 석실에 들어가자 마자 복도 끝의 문을 열어제친 베라즈는 여전히 바닥에 쓰러진채 마도구가 주는 쾌락에 몸을 떨어대고 있는 카이아린에게 다가갔다.
고통인지 쾌락인지 모를 감정에 이제는 정신을 잃고 거품까지 물며 몸을 부들부들 거리는 카이아린을 잠시 지켜보던 베라즈는 그대로 있는 힘껏 그녀를 걷어차버렸다.
뻐억.
“끄윽!”
어찌나 강하게 찾는지 실신한 그녀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오며 저멀리 데굴데굴 굴러떨어져버렸고 너무도 심한 고통에 정신을 차린 카이아린은 다시금 찾아오는 마도구의 쾌감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흐익!! 끄으윽... 히이익!!”
카이아린은 자신의 몸에 붙어 진동하고있는 마도구를 미친듯이 뜯어내려고 했지만 그렇게 만지면 만질수록 더 강하게 찾아오는 고통에 몸을 튕겨대며 굴러댓다.
짝짝짝.
베라즈의 박수 소리가 석실을 울림에 따라 점점 마도구의 진동소리가 줄어들었다. 카이아린은 그제야 온 몸에 힘을 다 사용한듯 축 늘어져 헐떡 거리며 숨을 내쉬었다.
“미안하게 됐군. 내일까지 그 상태로 놔두려고 했는데 말이지. 왠 개같은 년이 내 성질을 건드려서 말이야.”
움찔.
그의 말에 카이아린의 몸이 공포에 질린듯 떨려왔다.
“흐이...그...그만...”
애원하듯 비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간 베라즈는 그대로 축 늘어져있는 그녀의 가슴을 발로 짖밟았다. 봉긋이 솟아 올라있던 가슴이 그의 발에 짖눌려 뭉게지며 형태를 잃어갔다.
“끄륵...콜록...그만, 그으마안...”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드는 그의 행동에 그녀는 발버둥치며 다리를 붙잡고 자신의 가슴에서 떼어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질식의 고통에 헤메이고 있는 카이아린을 보며 베라즈는 천천히 발을떼며 그녀에게 말했다.
“또 한번 날 죽이러 덤벼보시지. 응? 한번 해보라고! 네 년이 날 그렇게 무시하니까, 그 더러운 신관 계집도 날 무시하는거겠지. 씨발!”
극도로 열이 받은듯 욕설을 내뱉던 베라즈는 그대로 카이아린의 배위에 올라타며 주먹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빠악!
“니가!”
빠악!
“나를!”
퍼억!!
“무시할수 있을것 같아!”
연약한 소녀의 몸으로 성인남자의 가감없는 주먹을 받을때마다 카이아린의 육체에서는 붉은 피가 튀어올랐다. 온 몸이 퉁퉁 부어 이제 더 이상 때릴곳이라고는 보이지 않자 그제서야 그녀로부터 떨어진 베라즈는 그대로 품에서 붉은색의 약병을 꺼내 그녀의 몸에 천천히 부어갔다. 약병에서 떨어져내리는 붉은 색의 액체는 그녀의 상처에 닿을때마다 부글부글 피거품을 일으키며 상처를 치료해갔다.
그러나 그 치료행위는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듯 그녀의 육체가 원상태로 매끈하게 변해가면 변해갈수록 발작적인 몸부림은 점점 더 심해져갔다.
약병의 액체가 다 사용될때쯤 카이아린의 육체는 처음과 같이 변해있었지만 주변의 난자해있는 피들은 얼마나 지독하게 그녀가 고통을 당했는지를 나타내주고 있었다.
상처가 모두 나앗음에도 불구하고 카이아린은 몸을 웅크리고 덜덜 떨었다.
최강의 육체를 가졌던 그녀가 언제 이런식으로 저급한 육체적 고통을 받아본적이 있겠는가, 카이아린은 지금 베라즈라는 인간이 자신에게 새기고 있는 원초적인 공포에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흐으으, 사...살려...주...세...요...”
얼마나 비명을 질렀는지 목소리 조차 쉬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그녀를 보며 베라즈는 크게 한번 웃고는 가까이 다가갔다. 그가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그녀의 몸이 눈에 띌정도로 덜덜 떨리는게 보였다.
“이제야 내가 무서운 걸 좀 알았겠지. 어때 아티펙트를 뺄테니까 한번 더 개지랄을 해볼래? 응? 해볼래?”
“아닙니다. 아니에...요. 제가 자, 잘못했습니다.”
두 손을 비비며 눈물을 흘리는 카이아린을 보며 씨익 웃은 베라즈는 그대로 석실의 한 귀퉁이로 다가가 툭 튀어나온 돌덩이를 힘껏 눌렀다.
쿠구구궁.
그가 누른 돌이 조금씩 들어가며 석실의 벽이 울리며 한쪽 벽면씩 반전을 하기 시작했다.
각 벽마다 반전된 곳에는 기괴한 도구와 장비들이 주렁주렁 메달려 있었다. 그 중에 하나에 다가간 베라즈는 공포에 떨고있는 카이아린을 보며 다시 한번 웃었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겠지. 크하하하!!”
============================ 작품 후기 ============================
아아, 그디어 본격적으로 나락에 떨어지기 시작하는 드래곤.
역시 고등 생물에게는 원시적인 효과가 짱이짐!
ㅇㅅㅇ;;;
자, 장편에만 등장하는 피슁 앤 후기
[다음화 예고]
기괴한 장비들을 가지고 카이아린에게 다가간 베라즈는 쓰러져서 자신을 쳐다보는 카이아린에게 다가가자 그녀가 갑자기 입을 벌리며 물었다.
"묻겠다, 그대가 나의 마스터인가."
그녀의 질문에 이게 무슨 소린지 물음표가 머리위에 동동 떠다니던 베라즈는 순간 머리속에 강한 충격을 받으며 육덕귀축의 영혼이라는 시X의 영혼이 빙의 된듯 그대로 그녀를 덮쳐가며 말했다.
"이...이건 마력 회복일 뿌니양!! 넌 지금 인간의 육체니까! 항가항가"
그렇게 뜨거운 밤이 지나가고...
응? 뭔가 이상하다?
***! 믿으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