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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협객의 사회-117화 (117/120)

< 117 : 116. 매화만리(Huashan forever)(1) >

김산이 자하신검마저 내버리고 뒤로 뛰기 시작했을 때.

김산은 분명 혼자서라도 포위망을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목숨이 아까워서는 아니었다. 그저 그래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임무 목표 달성은 이미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임무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일어난 일을 기억하고, 화산에 알려야 했다.

물론 포위망 뒤편에 무림맹원과 개방도가 몇 있긴 했다.

그러나 김산은 그들이 정황을 제대로 파악했을 거라고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들이 위치한 곳은 현장과의 거리가 꽤 멀었다. 게다가 사태가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무림맹원과 개방도는 기껏 해봐야 초절정의 수준의 정보요원들이었다. 안목을 마냥 신뢰할 수는 없었다.

거혈도와 마선의 무위, 핵폭단의 효과, 임무의 진행 경과, 연구실의 보안 상태, 자료의 저장 방식.

모두 현장에 없었다면 알기 힘든 것들이었다.

최소한 거혈도의 수준을 가늠할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알 수 있는 정보도 있었다.

실제로 핵폭단의 개발이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다.

일개 화경을 가히 초월적인 존재로 만드는 수준이었다.

전대 고수가 복용한 것을 고려하더라도 효력이 그 선을 한참 넘었다.

여태 화경을 대상으로 개발된 핵폭단이 이 수준에 다다른 적은 없었다.

위험한 단계였다.

화경 대상의 핵폭단은 통상의 물건에 비해 파급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화경이 귀하다 한들 현경에 비하면 몹시 값싼 인력이었다.

상응하는 효과만 있다면 화경의 목숨도 투자할 수 있는 집단이 이 세상엔 많았다.

만일 이 핵폭단이 보급된다면 강호가 몹시 혼란스러워질 것은 뻔했다.

품 안에는 그 증거물도 있었다. 곽유에게 전달받은 최신 핵폭단.

그것을 무림맹에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임무의 차선 목표라도 달성하는 길이었다.

암매화의 희생을 헛되게 만들 수는 없었다.

복수는 그 이후의 일이었다.

김산은 언제까지라도 잊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모두가 살 방법도 없었다.

김산 혼자서라도 탈출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나머지 암매화들 역시 진작 동의한 사안이었다.

최악의 사태에는 나머지 모두가 희생해서라도 김산을 살리겠다고 검에 대고 서약했다.

나이나 배분 따위의 문제가 아니었다.

암매화칠수에는 연화문과 홍설문의 소문주도 있었으며, 또 검선의 사질인 검광자도 있었다. 그중 하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산의 가치는 그런 천재들 가운데서도 유독 밝게 빛나는 재능에 있었다.

소년화경은 무림 역사상 유례가 없는 속도로 성장한, 대체 불가능한 인재였다.

화산, 아니 정파 전체에서.

김산은 다음 세대의 검선이 되리라 기대받았다.

검룡은 정도 후기지수의 간판이었으며, 우상(Icon)이었다.

화산파의 모두가 입을 모아 김산을 '화산의 미래'라 불렀다.

그러니, 김산은 살아남아야 했다.

동료를 잃는 것은 처음인 것도 아니었다.

임무 중에 사고와 피해, 희생은 드물지 않은 일이었다.

열여섯 나이에 암매화 7호가 되어 6년 만에 1호에 이르기까지 이미 수차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아직도 김산은 그들을 기억했다.

그들의 희생은 결코 의미 없지 않았다.

김산은 늘 살아남았고, 임무를 완수했고, 끝내 복수에 성공했다.

모든 순간이 가치 있었다. 모든 희생이 값졌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품 안에 있는 증거를 전달하는 일이 , 후에 훨씬 더 많은 사람을 살리게 할 수도 있다. 비록 암매화들은 이 자리에서 죽더라도.

김산은 그런 마음으로 경공을 밟았다.

다행히 거혈도는 김산의 도주에 반응하지 못했다. 순간이지만 움직임을 놓쳤다.

전력을 발휘한 김산의 경공은 나머지 암매화들과도 궤를 달리했다. 땅을 접는 것처럼 달렸다.

거혈도가 아주 잠깐 멈칫한 사이 거리가 멀어졌다. 김산은 찰나에 거혈도의 공격권을 벗어났다.

김산은 계속 움직였다.

그렇게 문득 하늘을 보며 멈췄다.

쏴아아─.

차가운 빗줄기가 화경 고수의 달궈진 몸을 식혔다.

반쯤 무너진 연구소 건물을 눈앞에 두고 김산은 멍하니 품 안에 있는 물건을 떠올렸다.

"……증거품."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였다.

─난, 종이랑 USB랑 핵폭단이랑 대충 집히는 대로 챙겨왔어.

들릴 리 없는 곽유의 목소리가 김산의 귓가에 아른거렸다.

김산은 품 안에 든 물건을 꺼냈다. 손가락으로 작은 상자를 매만졌다.

그러니까.

김산 혼자서라도 도망가는 것은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동료들을 버리고, 살아남아 화산의 무맥을 잇는 것.

임무를 완수하고, 나중에 동료의 복수를 하는 것.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길.

암매화가 되고 늘 해온 것.

대문파의 간판 제자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일.

그러나 김산이 화산에서 배운 것은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김산은 스승에게 합리를 한참 벗어난 협행에 대해서도 배웠다. 멍청하게 죽어간 고수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화산이 가르치는 것과 검선이 가르치는 것은 때론 충돌하곤 했다.

그럴 때면 검선은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산아, 세상엔 정답이 없는 문제도 있단다.

어린 김산은 다시 묻곤 했다.

"……어려워요, 스승님. 어떡하죠? 전 잘 모르겠어요."

검선은 늘 이렇게 대답했다.

─그저 네가 옳다고 믿는 일을 행하거라.

"하하……."

들을 땐 참 쉬워보였는데 막상 상황이 닥치니 그렇지는 않았다.

생각할 것과 걸린 것과 소중한 것이 너무 많아졌다.

─협객으로 살겠다고 마음을 먹고, 그렇게 살면 된단다.

검선의 목소리가 김산의 귓가에 계속 울렸다.

─옳다고 믿는 일을 행하거라.

그리하여, 행했다.

왜냐면, 협객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화산의 용(龍)이 필사(必死)의 독약을 삼켰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천살성의 생명이 하찮은 땔감처럼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하늘이 내린 재주(The gift)로, 그저 지금(只今, The present)을 샀다.

***

거대한 연보랏빛 강기가 벌판을 메웠다. 아지랑이처럼 신비롭게 일렁거렸다.

거혈도는 저도 모르게 몸을 약간 움츠렸다.

그것은 수십 년 동안 반복 학습으로 각인된 공포심 때문이었다.

척사멸마(斥邪滅魔)의 정종 도기(道氣). 그 가운데에서도 정점에 있는 기운이 바로 자하강기다.

마치 화산검선이 이 자리에 현신하기라도 한 것 마냥 광대한 척사의 기운이 거혈도의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그러나 그 강기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직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어린 청년이었다.

순간 거혈도는 저 어린 괴물이 마침내 화경을 넘어 현경위에 도달해버린 게 아닌가 생각했다.

어린 괴물의 스승인 '진짜 괴물'처럼 막대한 내력을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강기의 위압감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 양은 엄청나게 늘어났되, 질은 그대로였다.

어린 괴물이 천지교통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증거였다.

"허허."

그제야 거혈도는 청년이 무슨 짓을 한 건지 깨달았다.

마음을 놓은 거혈도가 금기를 어긴 어린 도사를 비웃으며 말했다.

"하, 네놈. 복용했구나."

"……뭐?"

김산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거혈도의 말에 놀란 것은 오히려 나머지 암매화들이었다.

의식이 있는 몇몇 암매화들이 일제히 김산을 노려봤다.

암매화들은 바보가 아니었다.

김산의 능력으로 저런 강기를 다스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의 거대 기공이었다.

자연히 그 광경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물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특히 핵폭단을 직접 건넨 곽유는 얼굴이 하얗다 못해 창백해질 지경이었다.

"……아니지?"

김산은 입을 다물고 상황을 관조했다.

바다처럼 넘쳐나는 내공을 온전히 제어하는 것은 검선의 마지막 제자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초당 반 갑자에 해당하는 내공이 단전으로부터 미친 듯이 쏟아나고 있었다.

김산은 살아남기 위해 그 내공을 밖으로 분출했다. 그러지 않으면 몸이 터질 것 같았다. 내력을 아낌없이 내뿜고 뻗치고 둘렀다.

그 결과가 벌판을 채운 자하강기였다.

이윽고 조금이나마 내공 제어에 익숙해진 김산이 입을 열었다.

"본도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본도?"

거혈도가 의문을 표했으나 김산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저 암매화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말을 이었다.

"매화만리의 약속은 내가 아니라 나보다 배분이 낮은 제자들에게 적용되는 게 맞다."

"……뭐?"

"화산의 미래 같은 건 너희가 직접 이어라. 여긴 본도가 책임지겠다."

"……대주?"

"……야, 이 개새……!"

"반박은 안 듣겠다."

김산이 가볍게 손짓하자 암매화들의 몸이 공중에 떠 김산의 등 뒤로 이동했다.

무인이 지닌 외기 저항력을 무시할 정도의 거대한 내공이 암매화를 대상으로 허공섭물을 가능케 했다.

김산은 그들 주변에 원격으로 호신강기를 덮었다.

"……대주."

"야! 김산! 아니, 사백! 제발……!"

"시끄럽다."

김산이 손을 한 번 털어 암매화 여섯의 마혈과 아혈을 동시에 짚었다.

의식이 있는 암매화는 그저 눈만 부릅뜬 채 상황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제야 김산은 거혈도에게 시선을 돌렸다.

"대머리."

"어린 괴물아. 내게 목숨이 아깝지 않으냐 묻더니 대관절 무슨 꼴이냐? 검선의 제자가 기어이 삿된 약에 목숨을 맡겼구나."

"혀가 길다."

김산이 손을 뻗자 땅에 꽂혀있던 자하신검이 날아와 잡혔다.

거혈도가 그 광경을 보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허허, 미친 것아. 핵폭단을 복용했다고 내게 견줄 수 있을 것 같으냐. 적응할 시간도 없었을 텐데 감히……!"

"적응?"

김산이 그대로 자하신검을 휘두르며 말을 이었다.

"그런 게 필요했던 적은 없었다."

절벽처럼 김산의 등 뒤에 높게 서 있던 자하강기가 그 궤적을 따라 동시에 무너져 내렸다.

──자하신검 벽.

김산이 가장 애용하는 자하신검의 첫 번째 초식이었다.

그러나 그 위력은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본래 벽은 그저 산사태를 형상화한 검초(劍招)였다. 화산파의 비전이었으나 그래 봤자 일개 초식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의 벽은 내공으로 이루어진 산사태 그 자체였다.

무공이라기보단 자연재해에 가까웠다.

마치 하늘이 통째로 무너지는 듯한 모양이었다.

거혈도가 기겁하며 혈강기를 모아 강기 세례에 대응했다.

쿠우우우우우웅─.

거대한 강기가 서로 부딪히며 공기를 멀리까지 진동시켰다.

주변에 있던 회색 무복 무인들의 고막이 터졌다. 암매화도 마찬가지였다. 김산의 등 뒤에서 자하강기의 보호를 받았음에도 그랬다.

세상의 종말인 듯했다.

그 첫 합.

거혈도가 밀렸다.

"무슨……!"

거혈도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놀랍게도 거혈도는 내력의 양에서 밀렸다. 끊임없이 단전에서 내력을 뿜어내고 있음에도 그랬다.

진원진기 자체의 문제였다.

핵폭단은 진원진기를 분해하여 당장 가용한 기운으로 바꾸는 작용을 했다.

결국은 출력을 진원진기 자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거혈도의 진원진기의 질과 양이 모두 김산의 것에 미치지 못했다.

질의 차이는 곧 천살성과 평범한 천재의 차이였다. 같은 양의 진원진기를 분해해도 그 결과가 달랐다.

양의 차이는 수명에서 발생했다. 천수가 얼마 남지 않은 거혈도와 달리 김산은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더 많았다.

게다가 아직 어린 김산이 오히려 거혈도보다 내공을 더 아낌없이 쏟아냈다. 오늘 죽겠다는 각오로 보였다.

거혈도는 이를 악물고 진원진기의 분해를 가속했다.

역량을 넘은 내공 재생이었다.

단전을 칼로 쑤시는 듯한 고통이 있었으나 거혈도는 거기서 한층 더 박차를 가했다.

대응하지 못하면 당장 죽을 상황이었으니 사소한 고통은 대수롭지 않았다.

콰아아앙! 콰앙! 쾅!

거대한 강기가 쉬지 않고 맞닿았다. 점점 짧은 간격으로 격돌했다.

이미 화경 이하의 고수는 경파의 충격만으로 기절한 채 낙엽처럼 휩쓸려 튕겨나가고 있었다. 피아를 가리지 않았다.

포위망을 갖춘 회색 무복의 무인들은 물론 무림맹도와 개방도도 땅을 거칠게 굴렀다.

그나마 멀쩡한 것은 암매화칠수 뿐이었다.

매 합의 순간마다 거혈도가 한 걸음씩 물러서고 있었다.

끝없이 쏟아지는 내력을 제어하는 역량에서도 차이가 났다.

김산은 발출하는 내력을 온전히 제어하고 휘두르고 있었으나 거혈도는 그 과정에서 약간의 손실이 있었다.

그 손실률이 약 1할.

비율로는 그리 높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현재 두 화경이 뿜어내는 내력 자체가 막대했다. 그 1할은 초절정 수십을 격살할 수도 있는 내공이었다.

차이가 점점 벌어졌다.

거혈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이미 핵폭단을 복용한 지 2주일이 넘었고 어느 정도 적응기를 마친 상태였다.

그럼에도 방금 핵폭단을 복용한 애송이에게 뒤처지고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불합리했다.

"어째서……."

"네가 일개 화경이라 그렇다."

김산은 거혈도의 의문을 다 알겠다는 듯 말했다.

"……무슨 소리냐?"

"현경만큼의 내공을 휘둘러도 마찬가지다. 화경의 그릇에 금칠을 해봐야 화경일 뿐이라는 소리다."

즉, 온전히 내력을 제어하는 김산 자신은 거혈도와 달리 현경의 그릇이라는 의미였다.

"감히……!"

전대 고수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표정이 흉측하게 일그러졌다.

분노한 거혈도가 진원진기의 분해를 다시 한번 가속했다. 생존의 한계치까지 수명을 태웠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았다. 목숨보다 귀한 긍지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검선도 아니고 검선의 어린 제자 따위가 저렇게 까불어서는 아니 되었다.

"죽여버리겠다!"

"그래. 짧게 끝내자."

김산이 힘겨운 얼굴로 대답했다.

이내 발출한 모든 기운을 한곳에 응축시켰다.

연보랏빛이 쌓이고 쌓여 자하신검이 찬란한 백색에 가깝게 빛났다.

이십사수매화검법──.

──암향척.

김산은 다섯 번 찔렀다. 음속을 한참 넘은 검격에 공기가 터져나갔다.

거혈도 역시 왕가비전의 거대 기공으로 다섯 번으로 대응했다. 그 크기만큼은 김산의 검강의 수 배에 달했다.

쾅!

첫 합은 비등했으나.

쿠우웅!

두 번째 합에 거혈도의 강기가 크게 흔들렸고.

칵!

세 번째에는 강기 한 뭉텅이가 그대로 찢겨나갔다.

콱.

네 번째 찌르기는 거혈도의 팔을 찔렀다. 거혈도의 어깨에서 손끝까지 통째로 강기에 휘말려 소멸했다.

척.

다섯 번째 암향척은 거혈도의 목 바로 앞에서 멈췄다.

자하신검은 한참이나 떨어져 있었으나 긴 검강이 거혈도의 목젖을 가르고 피를 내고 있었다.

"투항해라. 죽이고 싶은 것을 참으라 나도 미칠 지경이니까."

김산이 낮은 목소리로 선언했다.

팍!

핏빛 도가 뒤늦게 흙바닥에 꽂혔다.

거혈도의 팔이 잘리며 하늘 높이 떠올랐던 그의 성명병기였다.

거혈도는 충격받은 표정으로 눈만 부릅뜰 뿐 대답이 없었다.

"어서 투항……. 이런."

그제야 김산이 피곤한 표정으로 자하신검을 거두었다.

전대 고수의 눈에 생기가 없었다.

거혈도는 이미 절명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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