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죽은 협객의 사회-84화 (84/120)

< 84 : 83. 십만대산(十萬大山, The hundred thousand mountain)(1) >

십만대산.

사실은 하나의 산이 아니라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봉우리가 끊임없이 뻗어있는 산맥을 부르는 이름이었다.

처음부터 이곳에 천마신교가 있지는 않았다.

천마는 버려진 이들과 핍박받는 이들을 모아 이끌었다.

그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다.

중앙에서 점점 바깥으로. 그들은 걸었다.

정부의 행정력이 쉽사리 미치지 않는 대륙의 구석, 사람들의 눈길을 피하기 쉬운 십만대산에 자리를 잡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천마의 사람들은 남중국해를 앞에 둔 산맥에 모였다.

시작은 그랬다. 작고 초라했다.

먼 산맥에 사는 숨어 사는 쓰레기들.

점소이, 도둑, 낭인, 거지, 기녀, 고아, 살인자, 강도, 백정, 천민, 노예, 깡패, 망나니, 고자, 장애인.

선량하고 평범한 백성의 시선으로는 도무지 사람 같지 않은 자들이었다.

그런 그들끼리 모여 산다니. 그런 사회가 상상이나 되는가. 그걸 사회라고 불러도 되겠는가.

그리하여 그들을 마교(魔敎)라고, 또 마인(魔人)이라고 불렀다.

마인들을 이끄는 자가 있다는 소식이 처음 들려왔을 때, 나라님은 당연히 쓰레기들을 이끌고 백성을 혹세무민하려 드는 또 다른 태평도(太平道)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무력과 통솔력을 겸비한 초대 천마 아래에서 천마신교의 영향력은 점점 커졌다.

교도들이 나날이 많아졌다. 평범한 백성들이 마인들 사이에 섞였다.

멀리 있는 나라님보다 가까이 있는 천마가 더 무서웠다.

더구나 천마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주었다. 천마는 교도를 보호했다.

마인들은 날뛰었으나 언제나 선을 지켰다. 교리와 규율이 있었다. 지키지 않는 마인들은 죽었다.

쓰레기들 사이에서 꽃이 몇 송이 피어났다.

무림맹과 황실의 힘이 쉬이 닿지 않는 곳에서 천마신교는 서서히 성장했다.

그리고 황제의 시대가 끝났을 때, 어느새 천마신교는 중앙 정부조차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천마라는 시대의 천재가 창안한 강력한 무공들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지켰다.

십만대산 주변에는 천마신교의 교리를 따르는 경건한 미치광이들로 넘쳐났다.

더 이상 그들은 마인이 아니었으나, 여전히 보통의 백성과는 다른 자들이었다.

그러나 쉽사리 건드리기엔 규모가 컸다.

현대에 와서는 천마신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전 세계에서 신도가 많은 종교가 되었다.

그리하여 중화인민공화국은 천마신교에 대한 토벌을 포기했다.

피를 흘리며 끝을 보는 대신 이미 커버린 종교를 품기로 결정했다.

십만대산과 그 일대를 천마신교의 자치구로 하였다.

그러니 이제 십만대산은 단순히 산을 일컫는 말이 아니었다.

천마신교의 영역 전체.

그 모두가 십만대산이었다.

곧 비행기가 착륙했다.

도착한 곳은 십만대산의 최대의 항구 도시 방성항(防城港)이었다.

남중국해를 끼고 번화한 천마신교의 외항.

육로로는 십만대산을 끼고 베트남과 접하고 바다와 하늘로는 세상과 닿는 곳.

─우리 비행기는 방성항에 도착하였습니다. 편안한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안내 멘트를 들으며 출입구 쪽으로 향하자 철난과 소천마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정말 빼도 박도 못하게 되었다. 마교의 본거지에 내 발로 들어온 것이다.

천마신교 본단이라면 화경의 숫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당장 철난 이원호 역시 완숙한 화경의 고수였으니.

일이 잘못 돌아가면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

물론 이대로 내상을 치유 못 하고 있는 것도 별다를 건 없었다. 워낙 원수가 많은 몸이었기 때문이다.

잠시 기다리자 곧 비행기의 문이 열렸다.

제일 먼저 코를 찌르는 것은 바다의 냄새. 같은 항구 도시지만 사천과는 다른 질감이었다.

"할아버지, 어때요? 십만대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위옥이 팔을 펼치면서 당당하게 외쳤다. 그래 봐야 이미 공항에 착륙한 이상 보이는 것은 회색빛 공항과 저 멀리 있는 십만대산의 윤곽뿐이었다만.

일단 가장 먼저 드는 느낌은.

"……몹시 습하군."

아주 날씨가 끈적거렸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미 가을에 접어든 시점인데도 그랬다.

"어쩌겠어요. 할아버지가 터 잡은 곳이 여긴데."

"……가지."

딱히 할 말은 없었다.

엄밀히 말하면 초대 천마가 터 잡은 곳은 이런 도시조차 아니었으니 말이다.

멀리 보이는 희미한 그림자들.

저 거대한 산맥이 천마신교의 본거지였다.

***

우리는 다시 리무진을 탔다.

천마신교의 광명좌사가 운전해주는 아주 호화로운 리무진이었다.

확실했다. 위옥은 우리의 정체가 알려지는 것을 의도적으로 통제하고 있었다.

설마 광명좌사라는 양반이 늘 소천마의 운전 시중을 드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전용 여객기도 쓰는 사람이 운전기사가 없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

"지금 어디로 가는 거지?"

"물론 교의 본단으로 갑니다. 바로 교주님을 뵐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요."

"불러놓고 바로 만나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건가?"

"아시다시피 바쁜 자리니까요. 할아버지 때도 그랬을 거 아니에요."

"공식적인 질문인가? 그럼, 하긴 그때도 그랬지. 옛날 생각이 나는군."

"킥. 공식적인 질문이 아니라면요?"

위옥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품으며 물었다. 나도 웃으며 답했다. 서로 판 돌아가는 꼴 아는 모양에 거리낄 건 없었다.

"어젯밤에 했던 대답이 유효하지. 난 너 같은 손녀 둔 적 없다. 창창한 30대 초반 도사에게 할아버지라니. 무슨 망발인지."

"풉. 하여튼 재밌는 양반이라니까. 아참, 화산 본산에서 수학하셨으니까 중국어는 유창하게 하시겠죠? 재림천마라고 해놓고 말이 서툴면 좀 우스울 거예요."

"내가 옛말을 하면 제대로 알아들을 수는 있고?"

위옥은 '재림천마'부터는 중국어로 물었다.

나는 일부러 사투리를 잔뜩 담은 어투로 답했다. 진짜 옛날 중국어처럼 들리도록.

제대로 고어(古語)를 준비한 건 아니고 스승님이 화났을 때 쓰시던 사투리를 참조한 정도였다. 스승님이 좀 옛날 사람이긴 했으니까 말이다.

"와. 방금?"

위옥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탄성을 뱉으며 날 빤히 쳐다봤다.

"별거 아니다."

"순간 혹시 진짜인가 싶었어요. 순진한 사람은 속겠어요. 생각보다 더 그럴듯한데요?"

"괜찮은 낭인이라면 중국어와 영어를 포함해 대여섯 개의 언어는 할 수 있어야 하는 법이지. 글로벌 시대잖냐. 일거리가 익숙한 곳에만 있는 게 아니거든."

"그런가? 할아버지는 몇 개 하는데요??"

"나? 한국어, 중국어, 영어 세 개. 거기에 독일어, 베트남어 약간."

독일어와 베트남어를 배우게 된 데에는 각자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간단히 말해서 생존 언어라고만 해두겠다.

참고로 도하나는 한국어, 중국어 두 개가 끝이다.

"할아버지는 세 개니까 괜찮은 낭인은 못 되겠네요? 딱히 대단한 건 아니지만 8개국어 정도는 해요. 아주 괜찮은 편이죠."

위옥이 짓궂게 웃었다. 나보다 좀 나은 게 있다고 신이 난 것 같았다.

"그건 아니지."

나도 비슷한 웃음을 흘렸다.

"아니라고요?"

"나는 설령 귀머거리에 까막눈이라도 그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 말 따위는 아무 상관이 없을 만큼 칼을 잘 쓰면 생기는 일이지. 그냥 괜찮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일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게 된다."

"참나, 재수 없어."

"그런 말을 자주 듣는 게 괜찮은 수준을 넘은 낭인의 조건이지."

위옥은 어이없다는 듯 팔짱을 끼더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출발할 때 그렇게 멀어 보이던 십만대산이 어느새 꽤 가까워져 있었다.

곧 산과 산 사이에 좁은 평야를 두고 지어진 작은 도시가 나타났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건물들이 모두 고풍스러웠다. 산을 가까이 끼고 있는 도시답게 고층 건물은 거의 없었다.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매체로는 많이 접했던 천마신교 특유의 양식이었다.

"차로 갈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예요."

"고리타분한 옛 문파답게 본단이 산속에 있는 건가?"

"우리는 문파가 아니지만 대답하자면, 화산파도 그렇지 않아요?"

"그 방면에서는 화산파가 또 어디 가서 밀리지 않지. 아직도 높은 봉우리마다 세운 건물을 쓰고 있다. 웬만한 경지로는 돌아보는 데만 반나절이 걸릴걸. 북경에 높이 세워둔 빌딩에는 돈 놀음하는 샌님들밖에 없고 괜찮은 제자들은 다 산에 박혀 있다."

"그래놓고 우리 보고 고리타분하다고 뭐라고 하는 거예요?"

"뭐라고 하지 않았다만."

나는 차문을 열었다. 도하나가 트렁크에서 휠체어를 꺼내려 했지만 손을 저었다.

두 발로 일어섰다.

오랜만에 온전히 느끼는 단단한 땅의 탄력을 즐겼다. 부축없이 제대로 서는 것이 간만이었다. 눈을 감고 전신을 관조했다. 피, 뼈, 살, 신경.

사천시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교통수단을 갈아타면서 계속해서 신체의 상태를 조정하고 있었다.

마침내 완벽하게 복구했다.

단전을 제외하면 환골탈태를 마친 직후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신체 일부가 날아가기라도 했다면 힘들었겠지만, 근육이 찢어지고 신경이 파괴되고 장기가 손상되는 수준에 그친 덕분에 복구가 어렵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난 그런 고리타분한 유형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적어도 무공에 있어서는 말이다."

"……의식을 차린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화경을 우습게 보는구나, 꼬마야. 원래 이런 건 침 바르면 다 낫는 거야."

"……저기요, 할아버지. 제가 화경을 한두 번 봤겠어요? 웬만한 화경은 그런 짓 못해요. 이동하면서 몸을 완전히 회복한다니요."

보라는 듯 위옥은 철난을 향해 턱짓했다. 확실히 철난도 동공이 꽤 커져 있었다. 눈을 마주치자 곧 평정을 찾았지만 이미 내가 표정을 확인한 뒤였다.

흠. 보통 화경은 이 정도 속도가 안 나오는 건가?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위험한 방식으로들 싸우는 거지?

솔직히 잘 모르긴 했다. 다친 화경을 본 적이 잘 없어서.

내가 보는 건 주로 쌩쌩한 화경이랑 죽은 화경뿐이었다.

"그래? 그럼 내가 웬만한 화경이 아니라서 그런가 보지. 슬슬 너희 집 구경이나 좀 하러 가자. 아까 죽밖에 못 먹어서 배고프다."

"……최고급 쉐프들을 두고 죽만 먹었어요? 왜요?"

"……그런 사정이 있었다."

나는 도하나에게 자하신검을 받아 허리춤에 차고 단전에 집중했다.

상태를 보아하니 단전이 깨지는 것을 감안하면 한 번 정도 내공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공을 쓰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뜻이었다.

잠깐 당황하던 위옥은 고개를 휘휘 젓더니 앞장서서 걸었다.

"하긴 할아버지가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이 제게 나쁜 일은 아니죠. 가요."

나는 위옥을 따라 걸었다.

도하나가 내 한발 뒤 바로 오른쪽에서 졸졸 따라왔다. 오른손은 편히 내려두었으나 언제든지 등 뒤의 도를 뽑을 수 있는 위치였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소."

"하긴. 소천마를 앞세우고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나는 숫제 주머니에 손을 꽂고 여유롭게 걸었다.

어차피 집주인을 인맥으로 두고 가는 집으로 가는 길인데 문제가 생길 일이 있겠는가. 문제가 생긴다면 그건 십중팔구 집주인이 의도한 것이겠고. 그럼 어차피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각보다 빨리 생겼다. 그것도 십중팔구가 아닌 느낌으로.

교주전으로 향하는 길목을 지키는 문지기가 우리를 막아섰다.

"소교주님과 광명좌사께서는 괜찮습니다만 당신들은 통과할 수 없습니다."

"……뭐라고?"

나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위옥을 쳐다보았다.

위옥 역시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연기라면 몹시 고도의 연기였다. 내가 보기에도 그럴듯했으니.

"무슨 소리예요, 장 대협. 최상급 귀빈임을 증명하는 초대장 못 봤어요?"

"봤습니다. 그러나 교주님께서 오늘 방문을 허락하신 객의 명단에는 이 자들이 없습니다. 최상급 귀빈이라 한들 교주전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는 없습니다."

"교주님께서 내게 직접 명을 하신 일이에요! 통과하겠어요."

"저 역시 명을 받은 일을 할 뿐입니다. 설령 소교주님이라 한들 제 직무를 무시하실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문지기는 허리춤에 찬 칼을 슬그머니 쥐었다.

이것 봐라.

보아하니 내게 시비를 거는 게 아닌 것 같았다. 오히려 위옥과 기싸움을 하는 모양새였다.

무슨 일인지도 모르겠고 딱히 신경을 써 줄 이유는 없었지만 나는 지금 배가 고팠다. 여기서 시간 낭비하며 실랑이를 하고 있을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교주전에서 교주를 만날 것 아닌가.

"하나 질문이 있다. 그 교주전의 허가 명단 말이야."

"음."

장 대협이라 불린 문지기는 내가 말을 걸자 나를 쳐다보았다.

사나운 눈빛. 경지는 초절정쯤. 왼손잡이. 곡도의 달인. 긴장한 몸짓. 수비적인 자세.

나를 알아본 것처럼 보였다. 모르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통행을 막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확실하지는 않았다.

그거야 천천히 알아보면 될 일이었다. 급한 문제가 아니었다.

"혹시 그 명단에 교주의 이름도 있나?"

"……무슨 소리요?"

"그러니까 교주가 허락한 명단 안에 교주의 이름도 있냐는 말이지."

"그럴 리가 없잖소. 교주님께서 어찌 교주전에 허락을 맡고 들어오시겠소. 모든 것은 천마의 뜻대로……."

"내 말이 바로 그거야."

나는 씩 웃었다.

"어찌 교주가 교주전에 들어가는 데 허가가 필요하다는 말이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아니, 당신 설마."

"천마신교는 마땅히 너희들의 천마를 받들도록."

나는 앞으로 걸었다. 재림천마로서.

순간 뽑히고 휘둘러져 오는 곡도를 어깨를 뒤로 젖혀 피했다.

검지와 중지를 모아 문지기의 가슴팍을 찔렀다. 마혈이었다.

"컥."

일체의 내공을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신체만 온전하다면 수가 보이는 초절정 따위는 전혀 문제가 아니었다.

물론 문지기가 도화를 일으켰다면 이야기는 달랐겠지만 문지기 역시 일을 거기까지 키울 생각은 아닌 듯했다.

문지기가 죽었는지 호흡을 확인한 위옥이 나를 보며 얼빠진 얼굴로 물었다.

"……할아버지 미쳤어요?"

"그런 소리 자주 듣지. 굶었을 땐 더 자주 미치는 편이고. 얼른 네 아버지랑 면담 끝내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뒷감당할 수 있겠어요?"

"어차피 재림천마로 나를 초대한 것 아니냐. 감당은 관련된 각자가 알아서들 해야지. 필요한 만큼."

문지기를 대충 벽에 세워뒀다. 멀리서 보면 얼핏 서 있는 것처럼 보일 것도 같을 정도로. 아니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우리는 교주전으로 들어섰다.

복도가 길었다.

커다란 문이 보였다. 그 너머에서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일부러 사람을 물린 모양새. 원래라면 복도를 포함해 많은 무인을 대기시킬 수 있는 곳으로 보였다.

손을 대기 전에 문은 알아서 열렸다. 완숙한 허공섭물의 경지였다. 무거운 철문을 원거리에서 손쉽게 여는 모습에서 막대한 내공이 엿보였다. 일월마군과는 업과 격을 달리하는 '진짜'였다.

"재림천마에 뇌정벽력까지. 재밌을 줄은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재밌는 물건이 왔구나."

옥좌라 해도 좋을 거대하고 화려한 의자에 앉아 있는 중년인이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

당대의 천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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