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308화 (308/415)

308화. 차곡차곡

* * *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할까.

이따금 카샬은 머릿속이 텅텅 비어버리는 순간을 마주하곤 했다.

오늘이 특히 그날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뭔가 한층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시계를 바라보았다.

검은 달을 흔든다니.

'대체 어떻게?'

의문이 맴돌았다.

"카샬……?"

하벨의 목소리가 들렸다.

카샬은 자신을 괴롭히는 저 목소리에 시계를 거칠게 닫으며 시선을 돌려 밖을 쳐다보았다.

창문 너머에 아직도 마법사의 탑 윗부분이 바다에 빠진 모습이 보였다.

저걸 보고 예쁘다며 하벨이 몇 번이나 입에 올리지 않았다.

"저기, 카샬?"

하벨이 다시 재촉하자 카샬은 '실례합니다'라고 말하며 자리에 앉았다.

"도련님."

카샬의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기에 하벨은 몸을 살짝 뒤로 움직이며 대답했다.

"그, 그래."

어쩐지 평소의 카샬과 다른 기분이 느껴졌다.

아라를 쓰다듬던 손마저 멈췄다.

"이건 이번 일을 말리고 아니고를 떠나 개인적인 궁금증이라 여쭙겠습니다."

"마음껏… 물어봐."

"도련님께서는 왜 누구의 말도 듣지 않으십니까? 왜 다음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십니까?"

카샬은 진지했다.

따지고 본다면 하벨이 제안한 계획은 괜찮았고, 할 수만 있다면 훌륭하기까지 했다.

공식적으로 마법사 협회로 와서 검은 달을 건드리면 누가 하벨이 했다고 의심하겠는가.

이는 검은 달을 주목하고 있는 클로저나 다른 이들을 포함한 코스모피안 왕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 도련님께서는 본인을 주목하는 자들의 시선을 속이려는 셈이겠지.'

이곳 협회장인 셴을 칼리우스의 지배에 놓지 않은 건 누군가를 붙잡기 위한 미끼가 아니었나 싶었다.

다 이해하지만, 이해했지만, 연거푸 부딪치는 문제를 '도련님께서 하고 싶으시니'라는 이유로 끌어가기엔 오늘 하벨이 자신의 이성이 허락하는 선을 너무 멀리 넘어버렸다.

"…음."

하벨이 카샬의 심각함을 읽고는 목덜미를 만지작거렸다.

"그래. 오늘 내가 좀 과했지?"

"예. 과했습니다."

카샬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대답하면서도 카샬은 짜증 났다.

마치 여기까지 예상했다는 듯 하벨은 이미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었으니.

"카샬. 나는 말이야. 생각해보니 원래 이랬어."

하벨이 꺼낸 말에 카샬은 새삼스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애초에 원래 그러지 않았던가.

"그냥 천성이 이런 거였어. 그게 왕이 되고 난 후에 내가 억지로 막고 또 막아서 잠잠해진 거지만. 나는 원래 이랬던 거야."

하벨은 말을 꺼내니 괜히 우스웠다.

카샬이 짓는 새삼스럽다는 표정도 우스웠다.

"그러니까, 도련님께서는 그냥… 그냥 사고뭉치셨단 말씀입니까?"

카샬은 하벨의 결론에 말문이 막힐 것만 같았다. 돌고 돌아 그냥 제자리이지 않은가.

"그렇지! 그리고 다음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건 그냥 내 오랜 습관이야. 나는 왕이었으니까, 내 말과 행동 하나에 수많은 목숨이 왔다 갔다가 하는데 어떻게 '다음'을 떠올릴 수가 있겠어? …오."

하벨은 말하다 말고 갑자기 손뼉을 마주쳤다.

"이거 이제 제대로 보니까, 천성과 습관의 조합이네? 놀라운데?"

"…그럼 어떻게 말릴 수 있습니까?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못 말려."

카샬의 간절한 물음을 발로 걷어차듯 하벨이 대답했다.

"못… 말린다고요?"

"왜냐하면, 나를 막음으로써 벌어지는 그 후회가 결국 너한테 돌아올 거니까. 그렇지?"

"지금 절… 위한 거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카샬의 미간이 왈칵 구겨졌다.

생각하니 더 화가 났다.

"이 모든 것들이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아니지. 그러니까 화내지 마, 카샬."

하벨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을 이었다.

"이건 날 위해서야. 너희가 후회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하벨의 목소리가 갑자기 무거웠다.

"그러니까 왜 도련님이 아니면 안 된다고……."

"그럼 말해 봐봐, 카샬. 지금 벌어지는 사태를 누군가 해결해줄 거라고 말이야. 과연 언제, 아니, 정말 누군가가 나타날까?"

카샬은 하벨이 제안하는 말에 입술을 깨물었다. 이걸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굳어져 가는 카샬의 표정을 보며 하벨은 느긋하게 웃었다.

"그런 거야, 카샬. 나는 이걸 책임이나 희생이라고 부르지 않을 거야. 그냥 천성이 그래. 누군가를 기다리며 빌고, 울부짖기 전에 내가 하려는 것뿐이야."

칼리우스의 눈동자가 카샬과 하벨에게 향했다.

두 사람의 말에 어떻게 끼어들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딱히 억울할 일도 아니야. 내 복수가 얽혀 있고, 에른스트가 깔아 놓은 것들을 부수는 게 즐거우니까."

정말 얄밉게도 하벨은 즐거워 보였다.

그렇기에 카샬은 거기에서 망설이지 않았다.

"그래도 말리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거야 간단하지. 지금처럼 열심히 나를 설득하면 되는 거야. 어때?"

[…이 몸은 하나도 간단하지 않아 보여.]

아라가 웅얼거렸다.

"아뇨. 전혀 간단하지 않습니다. 간단했다면 제가 이렇게 도련님께 말씀을 드렸겠습니까?"

"그렇지 않겠지.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럴까 싶은 마음이 커."

"그렇다면……."

"아니.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즉, 분발하라는 의미지. 열심히 나를 설득하라고, 카샬."

하벨은 솟구친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카샬을 위해 말을 이었다.

"고로 너는 나를 설득하지 못했기에 이제 시작할 거야."

캬샬은 하벨의 말에 이가 갈리는지 고개를 푹 숙이며 숨을 짧게 내쉬었다.

"하지만 의도는 좋았어. 넌 아주 좋은 집사니까."

이렇게까지 자신을 말려주니 왜 기쁘지 않을까.

이런 사람이 꼭 필요했다.

"내가 그나마 이렇게 앉아 있는 건 다, 카샬 네 덕이야. 비꼬는 거 아니니까 칭찬으로 받아줘."

하벨은 진심으로 카샬을 칭찬했다.

정말로 이렇게까지 앉고, 누워 있는 건 처음이었으니까.

"그럼 원래는 어떻다는 겁니까?"

카샬 역시 삐딱하게 들리지 않았다. 하벨은 칭찬에 있어서 절대로 장난과 거짓을 섞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

"몸이랑 목만 붙어 있거나, 가슴이나 배 부근에 수십 개의 칼날이 박히지만 않으면 살 수 있어서 그냥 움직였지."

"…아무도 안 말린 겁니까?"

카샬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카샬 너 혹시 시간을 끄는 거 아니지?"

"제가 그럴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그렇게 보이긴 한데. 어쨌든, 아무도 날 안 말린 건 아니야. 말렸지. 말렸는데, 상황이 너무 안 좋았어. 내가 단 한 번이라도 움직이질 않으면 너무 많은 죽음이 일어나서 계속 움직일 수밖에 없었어."

탁.

카샬은 그 말에 이마를 치다가 이내 얼굴을 쓸어내렸다.

저 상황이 지금의 하벨을 만든 거겠지. 모두가 하벨을 바라보는, 단 한 명에게 매달린 끔찍한 상황이 그려졌다.

"왜 그래, 선배?"

칼리우스가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카샬이 슬퍼 보였으니까.

"…알겠습니다. 일단 해보십시오. 도중에 제가 기절시키든 하겠습니다. 도련님께 확실한 허락을 받았으니 저도 망설이지 않겠습니다."

"바로 그런 거지, 카샬."

하벨은 씩 웃고는 아라와 칼리우스를 보았다.

"이제 두 번째 계획에 들어갈 건데 협조해줄 수 있어?"

[왜 대장이 검은 달을 건드리는지 물어도 돼?]

아라가 묻자 하벨은 흔쾌히 대답했다.

"이렇게 해야 나중에 클로저와 함께 칠 때도 편하고 그래."

[그럼 그때는 대장은 뭐 하고 있을 거야?]

"나는 클로저들이 승리를 쟁취하게 힘내라며 응원하고 있겠지?"

"웃기지 마십시오."

카샬이 바로 하벨의 말을 반박했다.

"지부장의 목을 가져가실 거잖습니까. 아니, 그걸로 만족하실 분이 아니죠. 간부의 목 정도는 베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쉽게도 목을 베는 건 내가 아니라 레디나가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시작한다. 잘 보조해줘."

하벨은 자신의 목숨을 아라와 칼리우스에게 맡기고는 눈을 감았다.

단숨에 용왕의 힘을 끌어왔다.

천천히 일어나던 힘이 점점 강해지자 칼리우스가 당황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공기가 진동하고 있어!"

칼리우스는 이전과 달리 여러 개로 늘어나는 마나의 실을 자르며 자신의 마나를 둘러 하벨의 힘이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대장을 괴롭히지 마!]

침식이 하벨의 가슴팍에서부터 올라오자 아라가 하벨의 내부에 물을 일으켜 저주가 뿌리를 뻗지 못하도록 막았다.

침식도, 어떤 걱정도 사라지자 하벨은 주변이 고요해짐을 느꼈다.

주변에 물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또렷이 들려왔다.

―아니, 용왕님은 아직도 그 버릇 못 버렸어요?

―진짜 저희가 미쳐요. 맨날 이래. 맨날 말해도 소용이 없어요. 소용이.

―저흰 오늘부터 카샬 편 들기로 했으니 섭섭해하지 마요.

"너무 그러지 마."

하벨은 물을 향해 키득거렸다.

"자. 좀 더 가보자."

―알았어요. 알았어요! 어휴, 이게 용왕님이죠.

―자, 더 길게 갈 거예요. 따라오세요. 천천히 갈 테니까요. 아, 이거 재활 훈련 맞죠?

"맞아. 되게 즐거워."

물은 하벨을 더 혼내려다 즐거워하는 그의 모습을 따라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에 절로 행복해졌다.

물이 몸을 움직이자 물줄기가 물줄기를 따라 이어졌다.

하벨은 물줄기의 시점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동안 여러 가지 모습을 눈에 담았다.

잠깐 내린 빗줄기에 흠뻑 젖은 나뭇잎이 보였고, 하늘을 나는 새도 보였고, 호랑이에게 쫓기는 사슴 무리도 보였으며 곱게 마른빨래를 걷으며 즐거워하는 어머니와 자식의 모습도 보였다.

하벨의 코에 피가 흘렀다.

주변이 소란이 일어나자 하벨은 손바닥을 내보였다.

'지금 흔들면 안 된다.'

이전에는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러웠던 일이었으나, 지금은 아니었다. 집중이 좀 필요했다.

좀 많이.

하벨은 계속 시선을 따라갔다.

강을 지나, 물이 분산됐다.

여러 시각이 한 번에 밀려오자 머리가 핏줄이 곤두선 것처럼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시에 해방감마저 일어났기에 하벨은 멈추질 않았다.

당연했던 이 과정을 어느 순간, 자신이 직접 끊어냈다.

수족을 죽였던 승리감보다 가족이 죽었다는 절망감에 아무것도 보려고 하지 않았으니까.

'이제야, 다시.'

물이 거미줄처럼 얽히고 더 퍼지던 와중에 하나씩 멈추기 시작했다.

'…다시 보인다.'

멈췄던 시선 속에 아무것도 모르는 검은 달 놈들의 모습이 한 명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낄낄거리고 있었고, 누군가는 차분히 위에서 내려온 서류를 보고 있었으며, 또 누군가는 부하를 혼내며 언성을 올리고 있었다.

하벨의 눈에 지부장 열대 명이 동시에 들어와 있었다.

하벨은 찬찬히 웃어 보였다.

'이거다. 이 감각이다. 이 느낌.'

물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자신이 서 있는 느낌.

바닷속에 있었을 때 매번 느끼던 자유로움이 이어져 하벨은 가슴이 벅찼다.

모든 만물이 제 손에 들어오는 다소 오만한 시선에 드디어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음을 느꼈다.

하벨은 지부장의 얼굴들을 보지 않았다. 어차피 죽을 이들이 아닌가.

따뜻한 차든, 커피든. 마실 물이든. 그 모든 게 저들에게 비수가 되는 아주 좋은 상황이었다.

하벨은 물방울을 하나씩 모았다.

조용히.

암살자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저들이 사람을 죽이러 어둠에서 나오는 것처럼 허공에서 만들어진 물은 아주 고요했다.

맑고 맑은 물은 곧 송곳이 되어 날을 세웠다.

'가자.'

하벨의 명령과 함께 송곳이 된 물이 지부장들의 목을 꿰뚫었다.

푸욱.

선명한 소리와 함께 피가 튀었고, 비명이 튀어나왔지만, 하벨은 만들어진 물을 조용히 피와 함께 섞여갔다.

꺼져가는 생명을 따라 땅에 흘렀다.

우당탕!

거의 비슷한 시기에 지부장들의 몸이 무너지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혼란스러운 상황에 검은 달 일원들은 죽어버린 지부장을 흔들며 주변을 살피고, 분노를 터트려봐도 그들은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아니, 발견할 수 없을 테지.

'애초에 그곳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으니까.'

―이제 됐어요, 용왕님.

―다 죽인 거 봤죠? 그러니까 그만 해요.

―조금 더 알아내지 못해서 미안해요. 저희와 연결이 아직 원활하지 않아서요.

―이 바보야! 그러면 용왕님이 뭐라고 생각하겠어?

―그, 그게 아니에요. 용왕님을 원망하는 게 아니에요. 저는 용왕님이 제일 좋아요! 제일요!

―그건 다 똑같거든?

물이 투덕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하벨은 힘을 가라앉힌 후에야 눈을 떴다.

당장 땀을 뻘뻘 흘리는 아라와 여러 개의 마법을 펼친 칼리우스가 보였다.

하벨은 입을 열려다가 손으로 막았다.

카샬이 손수건을 건넸다.

[…미, 미안해, 대장!]

아라는 피 냄새를 맡자마자 바로 고개를 올렸다.

하벨의 고개가 가로저어졌다.

손수건이 붉게 물든 후에야 입에서 떼어냈다.

피 맛이 맴돌았지만, 하벨은 활짝 웃었다.

"고마워, 아라야, 용용아!"

[하지만 도중에 이 몸이 막지 못했어.]

"나도… 도련님이 힘을 쓸 때마다 늘어나는 실 같은 게 점점 많아져서 너무 당황했어."

아라와 칼리우스가 시무룩했지만, 하벨은 두 사람을 쓰다듬었다.

"아니야. 나는 너희가 너무 자랑스러운데."

오늘 조금이나마 자신의 힘을 맛보지 않았던가.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카샬은 정화 장치를 살피며 물었다.

거품이 일어나는 모습에 카샬은 짜증이 확 솟구쳤지만, 이미 저지른 일에 화를 내면 무얼 하겠는가 싶어 그냥 정화제가 든 주사를 꺼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낸 지부의 위치가 있잖아?"

"예. 다양하게 알아내셨죠. 그놈의 힘도 빌렸고, 정령님들의 힘과 도련님이 소유한 힘을 통해 물에게도 물어보셨죠."

"지부장들만 다 죽였어. 방금 확인까지 마쳤어. 레디나가 들으면 좋아하겠지?"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맞춰 카샬은 입을 살짝 벌렸다.

진짜로 해내다니.

"괜찮아. 나중에 확인해보면 돼. 이게 믿기 어려운 일이니까. 그러니까 아라랑 용용이가 정말 잘해줬다는 거지."

싸아아아.

하벨이 가볍게 던진 말에도 카샬은 어쩐지 소름이 돋아났다.

앞으로 모아야 할 영혼이 든 신체가 4 부위나 더 남았다고 하지 않았던가.

대체 이보다 더 얼마나 강해지실 수 있다는 건지.

"밖에 누가 왔는데 안 가봐?"

하벨은 카샬에게 물을 튀기며 물었다.

"…아뇨. 갑니다."

카샬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엘라힘인 줄 알았는데, 헤일리스가 서 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혹시 도련님을 뵐 수 있겠습니까?"

"용건을 말씀하시죠. 도련님께서는 바쁘시니까요."

카샬의 냉대에 헤일리스는 망설이다 말을 꺼냈다.

무엇이 되었든 지금은 헤일리스 자신이 협회장이었으니.

"오늘 마법사의 탑이 부러졌습니다."

"예. 눈이 있다면 보이겠죠."

"그 일로 도련님을 찾아왔습니다."

당당한 저 말에 카샬은 한쪽 눈썹을 꿈틀거렸다.

왜 저 일로 하벨을 찾아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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