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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304화 (304/415)

304화. 좋은 날(3)

* * *

이어 헤일리스가 웃는 걸 하벨은 목격했다.

'내 행동이 정답이라는 거겠지.'

자신이 시렌에게 세뇌를 당했다는 착각을 저들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앗!]

바람이 살살 몰아치자, 아라가 깜짝 놀랐다.

하벨은 슬쩍 옆구리를 긁는 척하며 아라를 슬쩍 찔렀다.

[대장, 대장! 바람이 그러는데 대장이 저 문으로 들어가면 카샬이랑, 헤레스랑, 레디나랑, 용용에게 다 같이 공격하기로 했대!]

아라의 목소리에 화가 가득했다.

'방해자는 제거하겠다는 건가? 좋네. 상당히 공격적이야.'

하벨은 표정을 숨겼다.

"…지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기사들을 물리다니요."

카샬이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언성을 살짝 낮췄다.

"내가 물리고 싶어서."

하벨은 당당하게 말했고, 마법사의 미소가 길어졌다.

'역시 아가씨와 둘째 도련님 중 누구든 같이 왔어야 했는데.'

카샬은 속이 쓰라렸다.

하지만 마법사 협회에서 넬시아와 라르웬을 거절하며 하벨 티에라만 된다는 답장을 보내지 않았던가.

수작질하려는 게 빤히 보이는데 이걸 그냥 넘어간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질 않았다.

"도련님. 이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기사들을 물리면……."

"카샬. 누가 날 공격할 것도 아닌데 왜 그래?"

하벨은 카샬의 말을 막으며 넌지시 말했다.

장난기가 가득한 하벨의 눈빛에 카샬은 잠깐 눈빛을 바꿨다.

'도련님께서 저 말을 그냥 던진 게 아니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저 머릿속에 또 혼자만 신이 날 계획이 떠오른 게 분명했다.

하벨의 눈동자가 슬쩍 옆으로 향하자 카샬은 숨을 한 번 돌린 뒤에 주변을 쳐다보았다.

하벨의 결정에 마법사들이 웃고 있었고, 에르티안 왕국에서 온 마법사들은 오히려 다른 의미로 웃고 있지 않던가.

특히 헤일리스의 든든한 미소가 눈에 띄었다.

'그러니까 저들이 도련님을 치려고 했지만, 도리어 거미줄에 걸린 건 저놈들이란 말인가.'

카샬은 슬쩍 칼리우스를 바라보았다.

혹시 이미 하벨과 말을 나눴을까.

하지만 칼리우스 역시 이게 무슨 소리냐며 눈으로 하벨을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셨네.'

카샬은 하벨을 이해했다.

이번에는 여러모로 준비할 시간도 짧았고, 타국인 만큼 정보를 얻기도 힘드니 일부러 팽팽하게 움직인다는 걸 왜 모를까.

이렇게 짧은 만남에 여러 가지를 파악한 하벨의 관찰력에 손뼉이라도 마주치고 싶을 지경이었다.

"알겠습니다. 제가 기사들에게 보고하고 오겠습니다."

카샬은 하벨의 말을 따르는 척했다.

"고마워. 어차피 하루 묵을 것도 아닌데,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었어."

오래 있지 않는다.

카샬은 하벨이 이어 꺼낸 말을 주목했다.

일단 적당히 마법사들의 비위를 맞추고자 기사들을 물리되, 추가로 자신이 능동적으로 행동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카샬의 시선이 헤레스와 레디나에게도 향했다.

두 사람 다 불만이 가득해 보였으나, 헤레스가 레디나의 옷자락을 필사적으로 잡는 게 보였다.

카샬이 정령 기사단장에게 걸어가는 걸 바라보던 하벨이 말을 꺼냈다.

"날씨가 좋네요. 막 뭐가 터질 것처럼 보이지 않으세요?"

"그렇… 습니까?"

마법사는 어쩐지 저 대화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하벨이 안으로 들어간 순간 그의 시종들을 붙잡을 셈이었으니.

"나는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요."

하벨이 마법사의 탑을 가리켰다.

"뚝 하고 부러지면 좋겠다고요."

갑자기 하벨이 대놓고 목적을 말하자 레디나가 가까스로 웃음을 참았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마법사가 발끈하자 하벨은 능글맞게 대답했다.

"왜 화를 내십니까? 그런 상상 정도는 해볼 수 있잖아요. 당신은 그런 상상 안 해보세요? 원하는 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요."

"그거야 하긴 하죠."

"하지만 때론 이룰 수 없는 꿈이 존재하죠."

너는 그랬으면 해.

그런 눈빛으로 하벨이 마법사를 쳐다볼 때쯤에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카샬이 엘라힘을 데리고 오자 하벨은 웃었다.

'역시 카샬이야. 내 말을 잘 이해해줬네.'

하벨은 흡족함을 숨기고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 내 일행이 한 분 더 있었습니다. 긴장해서 그만 깜빡 잊어버렸습니다."

얼굴에 반점이 있는 마법사는 그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하필 신관이라니.

"아마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 몸이 좋지 않아서요. 에르티안 왕국에 일어난 폭파 사건에 휘말렸거든요."

하벨은 저 마법사가 무어라 말하기 전에 바로 다음 말을 이었다.

"이 정도는 괜찮지 않습니까? 아니면 이 정도도 안 된다는 겁니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곱게 말을 듣던 하벨이 점차 달라지자 마법사 역시 동요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대답했다.

아까부터 계속 뭔가 찝찝하지 않던가.

'내가 세뇌에 걸렸지만, 물 마법사이기에 무언가 다를 수 있다는 그 생각이 네놈을 불안함을 만드는 거겠지.'

하벨은 즐거웠다.

아마도 헤일리스가 이곳 마법사 협회를 찾아가 제일 먼저 확인한 건 '세뇌'를 알고 있느냐 없느냐 여부가 아니었을까.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은 헤레스에게 보고 했지만, 세뇌와 관련된 일은 신중히 접근하다 보니 보고가 늦어졌으리라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이 빨리 왔을 수도 있었고.

'무엇이 됐든, 계속 착각하거라. 나와 헤일리스를 포함한 에르티안 왕국의 마법사들이 아직도 시렌의 세뇌에 걸렸다고. 시렌이 죽지 않았음을 멋대로 생각하거라.'

하벨은 태연하게 웃으며 아무 일도 모르는 것처럼 마법사의 탑을 가리켰다.

"그럼 갈까요?"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걸어가며 마법사 협회의 입구와 가까워지자 마법사들이 짓는 승리의 미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벨이 실실 웃었다.

'어쩌나. 승리는 내 차지인데.'

하벨은 옆구리에 매달린 아라를 톡톡 건드렸고, 아라는 하벨의 손가락을 꽉 쥐며 소리쳤다.

[용용아! 대장이 그러는데, 지금이래!]

칼리우스는 그 말에 어깨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이제 내 차례야. 내 차례인데…….'

칼리우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카르밀이 남긴 마나를 얻고 난 후 처음으로 마나를 크게 써보는 게 아닌가.

머릿속에 카르밀이 뭘 그렇게 긴장했냐며 말하지만, 좀처럼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두근두근.

심장이 크게 뛰었다.

정말로 할 수 있는 건지, 조금 전 자신감에 찼던 마음이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달라졌다.

살랑살랑.

갑자기 부는 바람과 함께 허공에서 물이 나타났다.

요동치는 물이 글자로 바뀌었다.

힘내.

칼리우스는 격렬할 정도로 일어나는 주변의 웅성거림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도련님.'

그저 물을 본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고, 동시에 걱정이 일어나 하벨을 바라보았다.

"지, 진짜 물 마법사라니."

"이게 물 마법사가 내는 마법일 줄이야."

"…다르다. 너무 달라. 이걸… 뭐라고 해야 하는 거지?"

예고도 없는 하벨의 행동에 마법사들은 일제히 행동을 멈추고 하벨을 쳐다보았다.

왜 물로 '힘내'라는 글자를 썼는지,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곳에 부정한 게 있으니 정령사는 무조건 아니었기에 대체 어떤 식으로 물을 불려올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심과 호기심이 가득 차올랐다.

"용용아."

부드러운 하벨의 목소리에 칼리우스는 그를 바라보았다.

"네가 누구인지 잊었어?"

당당해져라.

하벨이 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기에 칼리우스는 눈을 질끈 감고 다시 떴다.

마법사들을 지배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카르밀이 알려주었다.

용이 가질 수 있는 마나를 뿌려 그들의 모든 걸 짓눌러야 한다고 했다.

하여 칼리우스는 마나를 뿌렸다.

쿵.

마법사들은 용의 마나에 본능적으로 반응했다.

"…허억."

"이게, 이게……."

오랜 시간이 흘러도 마나라는 본질은 그대로이며 그 속에 흐르는 기억이 차차 깨어나자 형용할 수 없는 압박감에 숨을 쉬지 못하는 마법사들 역시 나올 정도였다.

"듣거라."

칼리우스의 입에서 묵직한 말을 흘러나왔다.

이미 지배된 에르티안 왕국의 마법사를 포함해 모든 마법사가 칼리우스를 보았다.

붉게 물든 그의 눈동자가 마치 불타오르는 화염처럼 보였다.

"나의 수족인 마법사들이여."

이 얼마나 오만한 말인가.

마법사들에게 대놓고 수족이라 꺼냈음에도 그들은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

마나가 거짓말처럼 움직이지 않았으니.

"그대들의 주인인 용이 돌아왔도다."

모든 마법사를 옥죄는 말이 나오고 말았다.

용.

이 얼마나 오만할 수 있는 이름인가.

"내게 충성의 의미로 이름을 바치거라."

칼리우스는 손을 뻗었고, 마법사들의 몸에 각자의 마나가 피어오르는 게 보였다.

연기처럼 나온 마나가 직접 마법사들의 진짜 이름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칼리우스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트에리안 놀입니다."

"헬 알리오라고 합니다."

마법사들이 한 명씩, 직접 진짜 이름을 밝혔으니.

그때마다 서명이라도 한 것처럼 마나가 그린 이름이 하나씩 빛을 내다 사라졌다.

하벨은 그 모습을 보며 활짝 웃었다.

굳이 누군가 말하지 않아도 칼리우스는 이미 훌륭한 용이었다.

'대단하네, 용용이.'

하벨은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었다.

"…용이시여."

"우리의 주인이시여."

칼리우스를 바라보는 마법사들의 눈빛에 점점 더 깊은 숭배심이 드리웠다.

칼리우스는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다.

"가자."

누가 칼리우스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을까.

마법사들은 일제히 앞으로 나아갔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 * *

"…예. 예. 다 알려드리겠습니다."

처음에 하벨에게 접근했던 얼굴에 반점이 있는 마법사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만 같았다.

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 후회가 밀려와 미칠 것만 같았다.

"울지 말라고 해줄래?"

하벨이 칼리우스에게 슬쩍 말했다.

"울지 마."

"예."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전해주고."

"어, 이렇게 해줘. 아니, 도련님 말에 그냥 다 대답해줘."

칼리우스는 하벨의 말을 전달하려다 더 간단한 방법을 알아냈다.

그제야 마법사는 입을 꾹 다물다 눈물을 삼킨 뒤에야 다시 목소리를 냈다.

"오미너스의 실험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필요하대?"

이곳 1층은 이미 지배된 마법사들과 정령 기사들의 공격에 아주 조용히, 간단히 점령되었기에 하벨은 편안하게 말을 꺼냈다.

"그, 에르티안 마법사 협회의 협회장인 시렌의 세뇌가 걸렸으니까요."

"세뇌? 그런 게 있을 리가 있어? 그냥 장단 맞춰준 거지. 재밌었지?"

하벨이 슬쩍 꺼낸 말에 마법사는 경악하며 그를 막연하게 바라보았다.

속았다니.

세뇌에 걸린 게 아니라니.

"생각하지 마. 아무것도 추측하지 마. 입 밖으로 그 생각도 꺼내지 마."

"…예. 물론입니다."

속내가 빤히 내보인 것 같아 마법사는 침을 삼키며 머리를 조아렸다.

"너는 여기 협회장한테 뭘 잡힌 거야?"

"죄를… 저질렀습니다."

마법사는 목소리를 낮췄다.

"죄?"

"…아무 죄도 없는 일반인을 오미너스의 실험체로 바쳤습니다."

마법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칼리우스가 마법으로 목소리를 조절했기에 밖으로 샐 일은 없었다.

그저 헤레스가 이를 악물고, 레디나는 손가락이 근질거려 만지작거렸고, 아라가 기겁했다.

[너무해!]

하벨은 옷자락을 꽉 쥐는 아라의 손길을 느꼈다.

"사실은, …사실이라고 말하기에 너무도 뻔뻔하다는 걸 알지만."

마법사는 이를 악물었다.

"…이용당했습니다."

"어떻게?"

하벨은 그저 물었다.

여기에 있는 사람 중에 이용당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아마 손에 꼽을 정도겠지.

"그저 작은 시험이라고 했습니다. 죄인이고, 어차피 사형당할 사람이라 괜찮다고 했는데, 실험 후에야 사실 무고한 사람임을 밝혔습니다. 저는… 죄 때문에 발목을 붙잡혔고, 협회장은 제 죄를 모두에게 밝혔죠."

마법사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여기 협회장은 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마법사의 죄와 죄를 엮었습니다. 서로 죄로 얽혀 빠져나올 수 없게요."

"그래?"

하벨은 마치 아무런 일도 아닌 것처럼 대꾸했다.

그 대답에 마법사는 슬쩍 하벨을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봐? 위로라도 해주라고?"

하벨은 상냥하게 웃었다.

"내가 왜? 애초에 사람을 가지고 실험하면 안 된다는 것부터 모르는 인간말종을 내가 왜 위로해야 할까?"

띵.

엘리베이터가 도착한 소리가 들렸다.

"그럼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알려달라고?"

하벨은 마법사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됐지?"

마법사는 하벨의 대답에 멍하니 그를 바라보며 발을 옮겼다.

하벨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마법사를 보며 싱긋 웃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고마워. 덕분에 더 즐겁게 되겠어."

마법사의 탑을 부술 이유가 하나 더 생기지 않았는가.

* * *

띵.

운이 좋은 건지, 정말로 마법사의 탑을 부수라고 운명이든 뭐든 뒤에서 미는 건지 몰라도 중간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으흠."

하벨이 턱을 만지작거리자 카샬이 눈치채서는 입을 열었다.

"아니… 시죠?"

"맞아."

"아니시죠?"

"맞다니까."

하벨은 대답하며 주변으로 시선을 뒀다.

이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저어, 실례지만, 이쪽으로 가셔야 합니다."

마법사가 안내하다가 말고 하벨이 우물쭈물하자 재촉했다.

"잠깐만 기다려 봐봐. 방해되니까 저쪽으로 가 있을래?"

하벨은 아예 반대편 복도를 가리키자 마법사는 움찔거렸다.

이어 마법사가 칼리우스를 바라보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사가 다급히 반대편 복도로 향하는 소리를 들으며 하벨은 칼리우스를 불렀다.

"용용아."

"응?"

"내가 여길 쪼갤 건데."

"…네?"

헤레스가 기겁하며 입을 열었다.

"드디어 하시는 거예요?"

하지만 레디나는 오히려 기대하며 하벨을 바라보았다.

"그래. 지금이 딱 좋은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대장, 이 몸이랑 해!]

아라가 갑자기 손을 번쩍 들었다.

"응? 뭘 하자고?"

[이 몸은 이제 세렌이 했던 거 할 수 있어!]

"세렌이 했던 거?"

[응! 세렌이 피의 연회에서 했던 실체화 말이야.]

하벨은 저 말에 그날을 떠올렸다.

룬델이 에르티안의 귀족들을 죽였을 때, 세렌과 실체화를 시도하지 않았는가.

[이 몸도 할 수 있어.]

아라가 눈에 힘을 가득 주었다.

"그러니까, 너랑 같이 실체화해서 마법사의 탑을 부서트리자는 거지?"

하벨이 반가워하며 묻자 아라가 고개를 몇 번이나 끄덕거렸다.

[응응! 이 몸이랑 같이!]

"좋아! 하자!"

하벨은 아라의 말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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