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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289화 (289/415)

289화. 바다 너머로(3)

* * *

"지금 제정신입니까?"

카샬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제정신이면 저렇게 당당히 오겠어? 미치거나 뭔가 수작질을 하려고 오는 거겠지."

오도독.

하벨은 입안으로 밀려오는 쿠키에 박힌 초콜릿 맛을 느끼며 활짝 웃었다.

"아뇨. 도련님이요."

"내가?"

하벨은 당최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몰라 눈을 깜박거렸다.

"저놈 안 보이십니까?"

카샬은 습격자 주변에 빙그르르 맴도는 물을 보았다.

그 물도 신경 쓰이지만, 기사를 밀치는 육체적인 힘 자체가 인간과 달랐다.

"뭔가, 다릅니다."

"저놈 정령사가 아니야."

하벨이 목소리를 낮추며 습격자를 보았다.

아무리 봐도 주변에 정령이 없었다.

그렇다는 건 마법사일 가능성이 큰데. 정말로 물 마법사일까.

"그걸 알면서 이리 태평하십니까?"

카샬은 기가 찼다.

"태평한 게 아니야. 여유로운 거지."

하벨은 카샬과 마찬가지로 옆에 선 칼리우스와 헤레스를 바라보았다.

하벨의 시선을 느낀 칼리우스가 눈동자를 한 바퀴 굴리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법사가 아니야. 마나가 없는걸."

'마법사도 아니다?'

하벨은 쿠키를 씹어먹으며 습격자의 정체를 추측해야 했다.

[대장. 그, 물이 그러는데 습격이 아니래! 잠깐만 말 좀 들어달라고 이 몸한테 말하고 있어!]

아라가 꺼내는 말에도 하벨은 가만히 지켜보았다.

어차피 곧 자잘한 일이 끝날 테니까.

쿠르르르.

한순간 덮치는 흙더미가 습격자를 시원하게 쓸어버렸다.

넬시아가 바람에 휘날리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넘겼다.

"용건이 있으면 절차를 밟거나 고개를 숙이면서 들어와야 하는 거 모르는가?"

하벨은 넬시아를 보며 씩 웃었다. 애초에 라르웬도 움직이지 않았다.

당연히 이럴 걸 예상했겠지.

"봤지? 내가 여유로운 이유야."

하벨은 카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걸어갔다.

"누님. 이제 건져 올리죠. 얼굴이 보고 싶네요."

하벨의 눈동자가 무척 반짝이자 넬시아는 흙더미 속에 습격자를 꺼냈다.

"콜록, 콜록!"

갑작스럽게 흙먼지를 뒤집어쓰자 습격자는 연거푸 기침하기 바빴다.

"라르웬. 기사들한테 상황 설명해줘."

"왜? 나도 궁금한데?"

넬시아의 지시에 라르웬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하벨이 이 새… 아니, 이놈하고 잠깐 말 좀 섞고 싶은 거 안 보여?"

"누님. 나도 누님 동생인데?"

"그걸 내가 모르겠니?"

불만이 섞인 라르웬의 말에 대답하며 넬시아는 싱긋 웃었다.

"누나라고 해봐, 라르웬. 내가 갈 테니까."

"누나."

하벨이 날름 말하자 카샬이 눈을 크게 떴다.

저 기회주의자.

"그래, 하벨."

넬시아는 밝게 웃으며 하벨의 말에 대꾸했다.

넬시아의 시선이 라르웬을 향하자 라르웬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건 자존심을 넘어 영혼이 허락하지 않았다.

"진짜 치사해서. …그래, 내가 간다. 가."

[나는 여기 있을 거야. 갔다 와.]

루룸까지 손을 흔들자 라르웬은 얼굴을 와락 구겼다.

[푸하하핫!]

루룸이 낄낄 웃으며 허공에서 다리를 동동 흔들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넬시아는 습격자를 돌멩이로 뭉친 것들을 이용해 다시 쥔 다음에 괜히 허공에서 두어 번 흔들다 하벨 앞에다 얌전히 내려놓았다.

"붙잡고 있으니까, 편안하게 말해봐."

"내가 소리를 막을게. 도련님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해도 돼."

칼리우스가 주변 소리를 차단하는 마법을 사용하자 레디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부터 자르고 시작할까요?"

"이번에는 안 잘라도 돼. 아라가 나쁜 놈은 아니라고 하네?"

"아라 님이 그렇다면야 무조건 아닌 거죠. 좀 아쉽긴 하네요."

레디나가 실실 웃으며 말과 달리 단검을 꺼냈다.

하벨은 손가락에 묻은 쿠키 부스러기를 털고서야 습격자를 바라보았다.

"…이보시오."

상당히 이질적인 말투에 하벨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습격자의 얼굴은 후드에 가려진 상태였기에 하벨은 손을 휘휘 저었다.

"카샬, 후드 좀 젖혀줘 봐."

카샬이 후드를 젖히자 하벨은 습격자의 모습에 그대로 정지됐다.

당최 이게 무슨 일인지 제 눈을 의심해야만 했다.

'어인족……?'

얼굴 밑 목에서 비늘이 보였다.

스겅.

카샬이 집어넣었던 검을 꺼내며 분노했다.

"이 새끼, 이전에 틈의 세계에서 나왔던 놈이랑 닮았습니다."

[마, 맞아! 서황도 비늘이 있었어! 이 몸도 똑똑히 봤어!]

아라는 혼란스러웠다.

[분명, 분명히 물이 저 사람은 나쁘지 않다고 말해줬는데.]

넬시아는 시선을 살짝 흘렸다.

기분 나쁜 역함이 목덜미로 기어올라 괜히 멀리 보았다.

'괜찮아, 괜찮아.'

"진정해 선배, 아라야."

비늘을 보았음에도 카샬과 아라처럼 격양된 반응을 보이지 않던 칼리우스가 천천히 냄새를 맡더니 손을 흔들었다.

"저 사람은 저번에 틈의 세계에 나왔던 존재하고 냄새가 달라."

냄새가 다르든, 다른 사람이든 하벨한테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인족이 나타났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하벨의 머릿속을 크게 흔들었다.

"…너, 대체 누구야?"

"귀인이여."

습격자는 자신을 금방이라도 받들 듯 바라보았다. 부담스러운 시선이었다.

'빌어먹을.'

틈의 세계에서 나왔을까. 아니면 저번에 바다가 말했던 바닷속에 사는 어인족일까.

어디 쪽인지 알 수 없는 지금 하벨은 섣불리 말을 꺼내지 않았다.

"물이 나를 귀인에게 안내했소."

습격자는 솟구치는 감격을 주체하지 못해 목소리가 잠겨갔다.

"물이 도련님에게 안내했다니."

헤레스는 자연스럽게 하벨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귀인을 찾으러 정처 없이 헤맨 지가 어언 수십 년. 나는……."

"잠깐만."

하벨은 습격자의 말을 멈추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물이 습격자를 이끌었다면 대신들 무리가 아닌 건 확실했다.

아라도 그렇게 말했으니까.

"일단 앉자. 배가 아프네."

* * *

하벨은 헤레스가 마련한 자리에 앉아 습격자를 꿇렸다.

덩치가 무척 컸기에 그를 바라보는 하벨의 몸집과 무척 비교됐다.

"30분 뒤에 가셔야 합니다."

시계를 확인한 카샬이 입을 열었다.

"시간이 없으니 간단하게 하자. 이름은?"

"여하라고 하오."

"어인족 맞지?"

하벨은 여하의 머리를 감싼 띠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인족……?"

여하가 고개를 갸웃거리다 곧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총명함이 눈가에 깃들었다.

"물론, 그 이름을 잊은 건 아니오. 하나, 세상은 그 이름을 잊었고, 선조 때부터 '어인'이라는 말을 밝혀봤자 좋을 게 없다는 말을 들었소. 하여 인어라고 말하는 게 옳을 듯싶소."

"인어?"

[인어……?]

하벨과 아라가 낯설어하며 주변을 살피자 칼리우스가 입을 열었다.

"카르밀이 그러는데 바닷속에 살고 있었대!"

[우와아아! 바닷속에도 사람이 살았어?]

아라가 밀려오는 신기함에 앞발을 부르르 흔들었다.

"다리는 없다고……."

칼리우스의 시선이 잠깐 여하의 다리를 향했다.

다리가 멀쩡히 있었다.

"다리 대신에… 어, 음, 물고기 꼬리가 달려 있다고 그랬는데. 카르밀… 이거 바른 지식이 맞아?"

칼리우스가 자신의 머리를 때리며 물었다.

"머리가 아픈 분인 듯하오."

여하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꺼내자 칼리우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 머리 안 아픈데?"

"그 말이 아니야, 용용아."

하벨은 눈꼬리를 살짝 올렸다. 아주 불쾌한 말이 아닌가.

"네가 누군데 지금 남을 그렇게 함부로 평가하는 거지?"

넬시아가 하벨 대신 입을 열자 아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용용이는 똑똑해!]

순간, 여하는 순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살짝 날을 세웠다.

"나의 기준은 내 것이오. 귀인이 아닌 그대들은 내게 간섭할 생각 마시오."

"나도 간섭할 생각은 없네만, 칼리우스를 비난한 건 사과해야 하지 않겠나? 이게 자네가 말하는 기준인가?"

"아니요. 사과하겠소."

여하는 칼리우스를 향해 몸을 돌려서는 고개를 숙였다.

"미안하오. 내가 섣부른 판단으로 그대의 명예를 더럽혔소."

여하는 깔끔하게 칼리우스에게 사과했다. 자신이 선을 넘은 건 사실이었으니.

"아니야. 사과해줘서 고마워. 사실 나는 그게 나쁜 뜻인지 몰랐어."

"이봐."

칼리우스가 비록 괜찮다고 했지만, 하벨은 꾹 참다가 말을 꺼냈다.

바다에서 살아 인간 문화에 적응이 덜 됐을 수도 있고, 원래 태생이 그럴 수도 있으니 하벨은 최대한 말을 누그러트리려고 했다.

"말씀하시오."

"내가 이런 꼴을 많이 봤어. 너 나한테 부탁하러 온 거지?"

"…그렇소."

"그럼 잘 들어."

하벨의 말에 여하는 경청한다는 다시 하벨을 향해 몸을 돌렸다.

"듣고 있소."

"여기 있는 모두에게 나처럼 대해. 그게 싫으면 당장 꺼져. 내 소중한 시간을 너한테 더는 낭비하고 싶지 않으니까."

"…이해했소. 그 부분은 내가 잘못했으니 너그러이 용서해주시오."

여하가 고개를 땅에 박으려고 하자 하벨이 손을 뻗어 여하의 머리를 잡았다.

"그것도 진짜 잘못한 게 아니면 이것도 하지 마."

"이번에는 내가 정말 잘못한 것이오. 저들이 귀인의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몰랐으니 내가 저지른 무례는 무척 크오. 사과하게 해주시오."

하벨이 손을 놓자 여하는 모두가 들리게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쿵.

여하가 고개를 들자 이마가 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땅이 움푹 파였다.

"너는 바닷속에서 살고 있어?"

하벨이 태연하게 물었고.

"바닷속에 살았소."

여하 역시 태연하게 대답했다.

"지금은 아니라는 거네?"

"…나만 아니오."

"왜?"

"나만, 여행을… 떠났소. 지상이 어떤 곳이 궁금했고, 바닷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없었소. 그래서 일부러 물을 멀리했고, 바다와 떨어진 곳으로 갔소. 그러다가 물이, 바다가 오염됐다는 걸 알아버렸소."

"됐고. 나한테 바라는 바가 뭐야?"

하벨은 여하의 자잘한 이야기는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결국, 여행을 나갔다가 오염 때문에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축약할 수 있었으니까.

"바다를… 되돌려주셨으면 하오, 귀인이여."

"이봐."

카샬이 참다못해 입을 열었다.

"바다가 무슨 장난이야? 그걸 도련님한테 부탁하면 다야?"

"그냥 부탁하는 게 아니오. 정말 귀인밖에 없어서 하는 말이오."

"물이 그렇게 말했어?"

하벨이 묻자 여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보아하니 물을 부릴 수 있던데."

"부리는 게 아니요. 오랜 맹약에 따라 물이 나를 도와주는 것이오. 아니, 물이 우리 인어족을 도와주는 것이라 말하는 편이 낫겠소."

'인어족이 어인족의 후예라서 그런 걸까.'

하벨은 차마 그 물음을 꺼내지 못했다.

"나는 물속에서 헤엄을 잘 치고, 힘도 세고, 아, 재생도 빨라 다쳐도 쉽게 낫소."

"그럼, 피는 어때요?"

대체 그게 무슨 말인가 싶던 차에 헤레스가 끼어들었다.

하벨은 찌푸렸던 미간을 금세 풀며 당황한 여하와 기대감으로 가득 차오르는 헤레스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내 피… 말이오?"

"네. 피 말이에요. 인어족 피는 어떻게 되는 거죠? 혈액형이 뭐죠? 모두에게 줄 수 있나요?"

"혈액형이 무엇이든 간에 나는 다 줄 수 있소."

"어떤 피라도요?"

"그렇소. 지금 바로 줄 수도 있소! 그 이유로 과거에 사냥을 당했다고 하오. 뭐,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피가 필요하시오?"

헤레스가 여하의 손을 잡았다.

여하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무, 무, 무슨 짓이오!"

"주세요."

"피 말이오? 좋소. 대신 내 피부가 두꺼워 웬만한 바늘은 들어가지 않을 것이오. 그리고 피를 나눠주는 건……."

"괜찮아요. 제가 다 알아서 할게요. 피만 주세요. 되도록 많이요. 아, 재생력이 되게 빠르시다고 했죠? 실험해봐도 되나요?"

"저… 헤레스?"

하벨이 조심스레 헤레스를 불렀다. 그녀가 분명 기뻐하거늘, 굉장히 낯선 모습이 아닌가.

"잠시만요, 도련님. 카샬 씨 지금 여하 씨를 베어주세요."

헤레스는 하벨을 말리고 카샬에게 부탁했다.

"기꺼이 도와드리죠."

마침 재수 없다 싶은 참에 잘됐다 싶었다.

"팔 한 짝 받아가면 되겠습니까?"

"언니, 그건 제가 더 잘하는데요. 치."

레디나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여하는 다급히 고개를 들어 주변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게 무슨 소리인지.

"손등만 살짝 벨 거니까, 카샬 씨한테 부탁한 거야."

헤레스의 목소리와 함께 뒤섞인 바람 소리에 여하는 고개를 돌려 카샬을 보았다.

그의 검이 이미 손등을 스치고 지나갔다.

'…빠르다.'

일직선으로 그인 자국마저 선명하게 드러났다.

'깊다.'

여하는 카샬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호승심.

당장 싸우고 싶어 근질거렸다.

"눈, 내려라."

하벨의 말이 떨어지자 여하는 눈을 내렸다.

헤레스는 상처가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아물어가는 모습에 당장 하벨을 바라보았다.

"이분이 필요해요."

"헤레스 네가 원한다면야."

하벨은 망설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샬."

"…또 접니까?"

"여기서 집사가 너뿐인걸. 이참에 그냥 때려치울래?"

하벨은 여하를 지그시 보았다.

물 때문인지 몰라도 여하는 자신한테 순종적이었다. 묘하게 무날을 닮아있어 그렇게 낯설지도 않았다.

"…그냥 던져본 말입니다. 왜 이렇게 날이 섰습니까?"

카샬이 주춤거리자 하벨은 키득거리며 말을 이었다.

"포탈을 앞둬서 그런가."

"그런 일이라면 이해합니다."

"여하를 대충 시종처럼 꾸며. 왜 숫자가 안 맞냐고 하면 대충 그렇다고 말하고."

"예. 대충 말하겠습니다."

"가자. 너도 따라와, 여하. 아. 당분간 입 좀 닫고 있어."

여하는 바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내가 이런 말은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막내 너는 진짜 잘 주워온다."

라르웬은 마차 창문에 팔꿈치를 올려서는 비스듬한 자세로 담요로 몸을 똘똘 감은 하벨을 보며 살짝 웃었다.

"이번에는 내가 아니에요. 헤레스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엣취!"

하벨이 기침하자 아라가 마차 안 온기를 모조리 하벨에게 가져다주었다.

[이 몸이 바람을 막았는데 추웠어?]

"아니. 그냥 코가 간지러워서 그랬지."

"헤레스가 왜 그 여하인가 뭔가가 필요하대?"

라르웬이 지그시 쳐다보며 묻자 하벨은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하벨의 수혈 문제 때문이지. 모아놨던 피가 다 떨어졌나 봐."

말을 마친 넬시아가 조용히 배를 가리켰다.

"아. 그거라면야 나도 환영이지."

라르웬은 안도하며 고개를 몇 번이고 끄덕거렸다.

웅웅.

포탈이 작동되는 소리가 들리자 긴장하고 있던 칼리우스가 손가락을 풀어서는 하벨을 조심스레 잡았다.

포탈 후유증을 막고자 칼리우스가 대표로 뽑혔다.

"꽉 잡아도 돼. 엘라힘이 다른 마차에 타고 있는데?"

하벨이 가볍게 던진 말에도 칼리우스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도련님의 상처는 건들면 안 돼."

하벨에게 마나를 흘리며 마법을 시전했다.

"이제 도련님 몸이 무거워질 거야. 나는 준비 됐어."

칼리우스의 말에 라르웬은 자리에서 살짝 일어나 하벨의 머리를 붙잡았다.

"나도."

마차 안에서 식물이 자라나 마차 벽을 타고 꽃들이 피어올랐다.

[이 몸도 준비됐어.]

사르르르.

보드라운 모래가 넬시아 근처에서 나타났다.

"걱정하지 마, 하벨. 네가 다치는 일은 없을 거야."

모두가 긴장 그때, 마차가 포탈을 향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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