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284화 (284/415)

284화. 떠나기 전에

* * *

'그렇구나.'

하벨은 자신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알았다.

그때마다 항상 하벨 티에라를 만났으니까.

자신은 에른스트의 공격을 받고 그 힘을 억누르고자 권능을 사용했다.

새어나가려는 피를 막고 피를 돌려 멈추려는 심장을 억지로 움직이지 않았던가.

하지만 칼리우스의 마법이 한계에 도달하자 더는 권능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 마법이 깨져버린다면 에른스트가 남긴 침식이 자신을 어떻게 잡아먹을지 몰랐으니까.

'헤레스를 봐서 안심하기도 했지.'

하벨은 눈을 잠깐 감았다가 떴다.

"네가 나를 불렀어?"

하벨이 하벨 티에라를 바라보며 물었다.

"예. 제가 불렀습니다."

"그래도 너를 본다는 건 내가 살았네 보네. 맞지?"

하벨이 씩 웃자 하벨 티에라는 오만상을 찌푸렸다.

"지금 웃음이 나옵니까?"

"당연히 나오지. 나는 이미 죽은 전적이 있잖아?"

"그래서 두렵지 않다는 겁니까?"

"아니.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는 건 아니야. 하지만 한 번 알았으니 죽지 않은 자보다 막연한 두려움이 없을 뿐이지."

"이번에는 위험했습니다. 정말로요. 심장이 멈춘 건 알고 있습니까?"

"마법이… 깨졌나 보네."

하벨이 생각 외로 담담하게 반응하자 하벨 티에라는 숨을 깊게 내쉬었다.

"맞습니다. 복부의 상처에서 나온 그 힘이 깨버린 거죠."

"판단이 흐려졌네. 분명 마법을 깨지 않은 선에 멈췄다고 생각했는데."

하벨은 머리카락을 살짝 긁적였다.

얼마나 난리가 났을지 안 봐도 뻔했다. 이건 진짜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할지도 몰랐다.

"…큰일이네."

"지금 그게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럼 뭐라고 해야 하는데? 난리를 부리라고? 왜?"

정말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는 눈초리였기에 하벨 티에라는 가만히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정말 많이 해봤는데 그래 봤자 아무 일도 안 일어나. 그냥 현 사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게 훨씬 낫더라. 어쨌든 고마워. 날 걱정해준 거잖아."

씁쓸함이 은연중에 드러나자 하벨 티에라는 오지랖일까 싶어 입을 다물려고 하다가 말을 건넸다.

"그래도 속은 시원합니다. 해결되는 게 없다는 건 압니다. 알아도, 때론 요란을 떨 필요가 있어요."

제법 진지한 충고에 하벨은 더 활짝 웃었다.

"경험담이야? 네가 날 이렇게 생각할 줄은 몰랐는데?"

"매일 보는데 정이 왜 안 들겠습니까? 어쨌든 경험담입니다. 이러면 속이 곯지 않는 건, 적어도 속도는 늦어지죠."

"오. 그럼 한 번 그래 볼게.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네. 주변 반응도 궁금하고."

"그럼 해보세요. 저도 궁금하네요."

하벨과 하벨 티에라는 서로를 보며 낄낄 웃었다.

다른 웃음이었다.

"자, 물어볼 게 있으시죠?"

하벨 티에라가 물었다.

"혹시 엘라힘이 왔어?"

"맞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하벨은 안도감을 느끼며 물었다.

엘라힘이 왔다는 건 적어도 침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이건 직접 확인하십시오. 알아야 하는 즐거움을 제가 뺏을 수는 없지요."

하벨 티에라는 가볍게 웃었다.

아마 깜짝 놀라겠지.

"용왕님."

"그래."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할 거라 생각해 이렇게 불렀습니다. 이미 많은 걸 들으셨잖습니까. 혹시 놀라셨습니까?"

하벨 티에라가 장난기를 드러냈다.

"아주 많이 놀랐지. 너하고 나하고 참, 서로. 진짜, 개같이 살았구나 싶어서. 이런 이야기는 술이나 두고 해야 하는데 말이야."

하벨은 웃음이 살짝 나왔다.

자신의 과거도, 하벨 티에라의 과거도 왜 이렇게 행복함을 찾기가 어려운지.

"맞습니다. 여기서는 술을 구할 수가 없네요."

"너도 나한테 궁금한 게 있지?"

"있습니다."

"네가 불러야지만 내가 이곳에 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뭐, 좋아."

하벨은 일단 제일 묻고 싶었던 것부터 꺼냈다.

"너는 류아를 어떻게 만났어?"

"세상이 멸망하던 날, 제게 접근했습니다."

"류아가?"

"예."

하벨 티에라는 잠깐 류아를 만났던 그때를 떠올렸다.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니었다. 얼굴 일부분에 비늘이 살짝 보였으니까.

―지금 이렇게 세상이 멸망할 시기에 제 말이 얼마나 우습게 들릴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멸망을 막고, 가족들을 지킬 방법이 있으면 절 한 번 봐주실래요?

류아는 절망하는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며 다가왔다.

다시 생각해도 참 웃기다 싶었다.

―…저도 지키고 싶었던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아주 오랫동안 외로우셨던 분이죠. 모든 걸 바쳤음에도 모든 걸 잃어버렸어요.

'류아는 당신을 지키지 못했다 후회했습니다. 마치 저처럼요.'

하벨 티에라는 눈으로, 속으로 하벨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러니 제가 다시 텅 빈 그 손에 여러 가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제 동생이거든요. 하지만 그러려면 당신이 희생해야 합니다. 당신이어야만 합니다. 무조건 당신이 필요합니다.

류아는 대놓고 자신에게 '희생'을 강요했다.

하지만 우습게도 자신의 마음을 움직인 건 '내가 필요하다'라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 때문이었다.

자신은 그 희생의 대가가 무엇인지 들었고, 이를 수락했다.

"세상은 어떻게 멸망했는데? 네가 회귀하면서 필요한 그 대가는 류아가 마련한 거야?"

하벨이 물었지만, 하벨 티에라는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건, 안 됩니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입니다."

"좋아. 그럼 류아가 왜 너한테 접근했는지 알아?"

"알죠. 저는 다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역시 안 됩니다. 저는 아직 남아 있고 싶어요. 꼭, 꼭 보고 싶은 장면이 있거든요."

"그럼 꼭 나여야만 했던 이유가 류아 때문이었어?"

하벨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자 하벨 티에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저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용왕님."

"듣고 있어."

"전부 용왕님 탓이라 생각하지 마세요. 제가 용왕님을 선택한 건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에요."

하벨 티에라는 하벨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장 가까이서 들었다.

아마 모르겠지. 어쩌다가 혼잣말로 중얼거린다는 걸.

그 긴 세월 동안 외로웠기 때문에 생긴 오랜 습관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죽었기에 세상이 뒤바뀌고 말았다는 가정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하벨은 말을 무겁게 내뱉었다.

―너는 바다와 물의 지배자인 용왕이자 그것들의 심장이다. 네 존재는 세계를 위한 것이며 세계를 위한 열쇠가 되거라.

그 사실이 자신이 지키지 못했던 열쇠와 맞물렸다.

열쇠의 용도는 기억을 거의 다 찾아가도 아직 몰랐다.

"제가 보니까요, 용왕님은 그 생각을 버려야 해요."

"생각이라니?"

"다른 사람들한테는 다 자기 탓이라고 하지 말라면서 알고 보면 자기 비하는 용왕님께서 제일 심하니까요."

하벨 티에라가 가리킨 사실에 하벨은 입가를 핥았다.

"…그걸로 잔소리를 들은 적이 많아."

"예. 그럴 줄 알았습니다. 용왕님께서는 좀 들으셔야 해요."

잔소리가 이어질 각이 보이자 하벨은 시선을 살짝 돌리며 화제를 바꿨다.

"…네가 틈의 세계에서 나왔다는 말을 아버지께 들었어."

"저도 거기 있었잖아요."

하벨 티에라는 살짝 핀잔을 드러내며 말했다.

"기억하고 있었어? 아니면 들어서 알았던 거야?"

"둘 다요. 이야기를 듣고 떠올렸죠. 물론, 아주 어렴풋이요."

하벨 티에라는 자신의 팔을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

지금 떠올려도 여전히 정확하다고 볼 순 없었다.

"…누군가 저를 소중히 했고, 그러던 중에 누군가 찾아왔고, 저는 도망쳐야 했습니다."

"왜?"

하벨의 물음에 하벨 티에라는 웃었다.

대답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그럼 혹시 이전 생에서 에른스트를 본 적이 있어?"

하벨은 이미 자신을 통해 하벨 티에라가 에른스트를 보았기에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며 물었다.

에른스트가 나타났을 때, 랜턴에 검은 불꽃이 붙지 않았다.

신성 국가 시엘느와 검은 달, 마법사 협회, 틈의 세계, 정령왕까지 이 모든 일이 에른스트와 이어져 있음에도 하벨 티에라는 단 한 번도 에른스트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아뇨. 보지 못했습니다."

하벨 티에라는 하벨이 원하던 답을 내놓았다.

'이전 생에는… 놈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그럼 놈의 목적이 정말 세상이 멸망하는 거라는 소리인가?'

하벨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기엔 말이 되지 않았다.

바로 자신의 존재가 그 이유를 반박하는 예시이질 않은가.

자신이 죽으면 물이 사라진 세상은 멸망밖에 남질 않았음에도 에른스트는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

제 육체에 영혼을 억지로 넣어 멸망을 막지 않았던가.

"분명히 아까 세상이 멸망할 때, 류아가 너한테 손을 내밀었다는 거지?"

"예. 류아 씨는 분명히 세상이 멸망해 모든 게 무너지던 그때, 제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왜 그때였을까.'

하벨은 잠깐 생각했다.

'놈이 멸망으로 대체 무얼 얻을 수 있다는 거지? 왜 그때는 세상의 멸망을 막았고, 지금은 왜 일으키는 걸까.'

멸망을 막았고, 막지 않았던 그 차이만 안다면 에른스트의 목적을 얻을 수 있을 텐데.

"…용왕님."

하벨 티에라가 자신을 부르자 하벨은 생각을 멈췄다.

"에른스트를 이전에 봤다고 했는데, 혹시 기억하고 계십니까?"

"아니. 내 기억은 너도 알다시피 빙의의 후유증과 영혼이 찢겨서 망가졌어. 분명 내 과거를 봤을 때, 나는 이전에 에른스트를 만난 적이 있었어."

―내가 네놈을… 확실하게 죽였어야 했다.

자신이 에른스트를 향해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류아가 죽었다고 생각한 그 이후부터 내가 유렌에게 왕의 자리를 빼앗기 전 기억이 아직 많이 비어 있거든."

하벨이 여전히 웃자 하벨 티에라는 그에게 꼭 묻고 싶었던 말을 꺼냈다.

"어떻게… 버틸 수 있는 겁니까?"

"버티다니?"

"지금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웃을 수가 있는 겁니까?"

"너도 카샬이랑 똑같은 질문을 하네?"

하벨은 키득거렸다.

하지만 하벨 티에라는 웃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말을 꺼냈다.

"저는요.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버틸 수가 없었어요."

"그래.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부터 힘들지."

하벨은 하벨 티에라를 이해했다.

자신도 백성들이 인질로 잡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왕좌에 앉아 가만히, 가만히 세월을 덧없이 흘려보냈다.

"시간은 독이 되었고, 바뀌는 계절이 무척 원망스러웠을 테니까. 그리고 돌아볼 수 없었을 거야.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텅 비어 있으면 어쩌나 무섭잖아?"

"예. 무섭습니다. 무서웠어요. 만약에."

하벨 티에라는 잠깐 말을 멈추고 두려움이 가득한 눈빛을 지었다.

"저도… 용왕님과 같은 힘을 가졌다면 이렇게 달라질 수 있었을까요?"

하벨 티에라가 간절하게, 절박하게 물었다.

저 말을 자신 이외에 누구한테 할까.

하벨은 웃음기를 지우며 진지하게 대답했다.

"이미 달라지고 있어. 네가 나한테 그렇게 말해줬잖아? 기억해?"

하벨은 하벨 티에라가 자신에게 해줬던 말을 아직도 기억했다.

―용왕님 덕분에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어요. 달라지는 게 느껴지시나요?

"예. 그걸 어떻게 잊어버리겠습니까? 이번에도 또 용왕님 덕에 미래가 달라졌는데요. 칼리우스가 더는 세상의 파멸을 바라지 않게 되었어요. 제가 할 수도, 알 수도 없었던 정령왕 역시 용왕님께서 도와주셨잖아요."

하벨 티에라는 고마움을 담아 하벨을 바라보았고, 하벨은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그 모든 시작이 너야, 하벨 티에라."

"…네?"

"내 변화의 시작도. 미래가 변화한 시작도. 전부 다 네가 시작해 내게 안겨준 거야."

하벨 티에라가 이 몸으로 자신을 빙의시키지 않았다면 아마 죽어서까지도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이라 후회하며 있었겠지.

변하지 않는 세계에서 자신은 무얼 하고 있을지 상상이 가질 않았다.

"너도 알다시피 너를 원망했어. 아주 많이."

하벨은 가볍게 웃었다.

"그건… 제가 잘못한 겁니다. 제가 허락도 구하지 않고 제 몸에 빙의시켰잖습니까. 이건… 원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원망하지 않아."

하벨은 하벨 티에라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진지한 눈빛에 하벨 티에라는 진심으로 당황했다.

"정말… 입니까? 왜요? 왜 저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내가 용왕이었을 때, 한 번씩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했던 게 있었어. 네 덕에 나는 그걸 이루고 있고. 이미 이룬 것들도 있어."

자신을 위한 삶.

누군가에게는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에게는 그게 너무도 어려웠다.

왕인, 유일한 용왕이었던 자신은 '나를 위한 삶' 같은 건 존재할 수가 없었다.

"세상이 이렇게도 재미있을 수 있는지, 자유라는 게 이렇게도 포근한 것이었는지, 내가 나답게 살아가는 게 당연하다는 사실까지도 모르고 있겠지."

하벨은 활짝 웃었다.

"그러니 후회하지 마. '만약'이라고 가정하며 너를 갉아먹지 마."

자신은 하벨 티에라의 후회를 그냥 둘 생각이 없었다.

"나를 선택한 네 선택은 틀리지 않았어. 거기서 잘 지켜봐. 반드시 네가 옳았다는 걸 내가 증명해줄 테니까."

"…예."

먹먹한 소리가 하벨 티에라에서 흘러나왔다.

말을 왜 이렇게 잘하는지 몰랐다. 단번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반드시 그래 주세요. 아무 힘도 없는 저였지만,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세요."

하지만 그 무엇보다 듣고 싶었던 말이기에 하벨 티에라는 눈물을 흘렸다.

"물론이지. 네가 뽑은 패가 가장 훌륭하고 아름다웠다는 걸 보여주지."

하벨을 바라보는 하벨 티에라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자신의 선택.

자신의 모든 것.

자신이 할 수 있었던 노력의 결정체가 바로 하벨이었다.

"그럼 더는 에른스트, 그놈한테 다치지 마시고요."

"…그건 기습이었잖아? 치사하게. 그 새끼는 진짜 치졸해."

"흉터를 지우는 약은 뭉탱이로 대충 얹지 마시고, 좀 더 꼼꼼히 발라주세요. 한 번씩 약도 빼 드시는데 헤레스가 기어코 속상해서 울어야 제대로 드시겠습니까? 좀 드세요."

"…그, 그걸 봤어?"

"전 다 보고 있습니다."

"딱 한 번……."

"한 번이요?"

"두 번."

"정말 두 번이요? 이렇게 거짓말을 잘 하실 줄은 몰랐……."

"그래, 세 번이었다, 세 번! 약이 너무… 쓴 걸 어떡해!"

"정말로 손이 많이 가네요, 우리 막내는."

하벨 티에라는 눈물을 닦으며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을 드러냈다.

"마… 막내?"

"예. 저 류아 씨한테 다 들었어요."

"뭘?"

"저보다 어리다면서요?"

"웃기지 마! 내가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하벨이 발끈하자 하벨 티에라는 그를 밀었다.

하벨은 자신의 몸이 뒤로 움직이는 걸 느꼈다.

"너……?"

"이제 슬슬 시간이 돼서요. 제가 드린 '인간이 어떻게 회귀할 수 있냐'는 답은 다음번에 꼭 알고 오셔야 해요."

하벨 티에라는 해맑게 손을 흔들었다.

"아차, 착하다는 의미로 사탕 못 줘서 미안해요. 다음번에는 꼭 줄게요. 막내님."

히쭉 웃는 하벨 티에라의 표정이 고스란히 보여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