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화. 부질없는 게 아니다
* * *
그게 아니라면 틈의 세계 주변에 저토록 불길함이 감도는 붉은빛이 돌 리가 없을 테니까.
"…저건."
라르웬이 숨을 참는 소리가 들려왔다.
틈의 세계에서 괴물의 손이 아닌, 사람의 손이 뻗어왔다.
단숨에 공포가 밀려와 라르웬의 손끝이 떨렸다.
동생을 잡아먹었던 그 틈의 세계가 열리자 라르웬은 오직 하벨만 보였다.
'…안 돼.'
마치 안개에 가려질 정도로, 하지만 누군가 죽었다는 게 보일 정도의 기억이 라르웬은 제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
'안 돼!'
넬시아를 밟고, 동생을 죽인 그 괴물.
행복을, 삶을 모든 걸 바꿔 놓은 그 괴물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안 돼……!'
탓.
갑자기 얼굴에 물이 뿌려졌다.
라르웬은 그제야 흠칫거리며 눈을 크게 떴다.
"나는 여기에 있습니다, 형님."
하벨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라르웬은 그제야 눈동자를 돌렸다.
하벨이 불러온 바람이 사람 모습을 한 괴물의 공격을 막고 있었다.
[…네가 넋을 놓으면 어떡해, 라르웬!]
루룸의 목소리가 라르웬의 귀를 때렸다.
라르웬은 마른침을 삼키며 상황을 파악했다.
하벨이 자신을 구해주었다.
순서가 바뀌어버렸다.
"미… 안."
하벨은 자신의 뒤에 들려오는 라르웬의 목소리에 안도하며 눈앞에 있는 자를 쳐다보았다.
자신만만하면서 어딘가 무료해 보이는 눈빛을 보았다.
익히 알고 있는, 세월에 지친 자들만이 낼 수 있는 눈빛이었다.
"나를 보고도 당황하지 않다니."
놈은 손을 내리며 웃었다.
하벨 역시 놈을 보며 웃었다.
'진짜 이 세계는 어떻게 되먹은 건가.'
천천히 하벨의 미소가 지워졌다.
'가설이… 정말일 줄이야.'
이렇게 바로 사실을 확인할 줄은 몰랐다.
눈앞에 있는 놈은 어인이었다.
자신을 죽였던 그 대신들 중 하나였다.
이름은 서황, 그 얼굴을 어떻게 까먹을 수 있을까.
'나를 찾아왔는가. 아니면 에른스트가 나를 찾으라 지시를 내렸던가.'
하벨은 저들이 나온 이유를 추측하며 눈을 떼지 않았다.
"…이건 말도 안 돼."
라르웬이 클로저용 연락 아이템을 꺼내며 경악했다.
분명 틈의 세계가 코앞에 있거늘,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다.
저번 왕실에서 틈의 세계가 나타났을 때는 짧지만, 반응이 있었는데.
[이거 왜 이래? 고장 난 거야? 반응하지 않는 게 말이 돼?]
루룸도 이상함을 느끼며 연락용 아이템을 때려보았다.
'반응하지 않는다고?"
하벨은 잠깐 일어난 혼란에 귀를 쫑긋 세우며 말을 꺼냈다.
"평소에도 도둑처럼 몰래몰래 이렇게 왔다는 거네?"
과거 라르웬의 진짜 친동생을 죽였을 때도.
"이거, 아주 대단한 놈이구나."
놈이 자신을 칭찬했다.
그 꼴이 우스워 하벨은 웃음을 터트렸다.
"칭찬 고마운데, 무슨 일로 이렇게 찾아왔을까?"
하벨은 자신에게 딱 매달린 아라를 쓰다듬었다.
[조, 조심해, 대장.]
"그것참 애석하게도 네놈들에게 볼일은 없구나. 그저 죽거라."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서황은 '또 허탕인가'라는 눈빛을 하자 하벨은 그가 왜 나타났는지를 알아차렸다.
'나를 찾는 거다.'
계속.
어쩌면 에른스트의 명령일 수도 있지만, 이 세계가 멸망하지 않았기에 저들은 자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맴돌고 있었다.
자신에게 직접 쥐여준 그 힘이 아직 작동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다행이다.'
서황이 손을 들자 하벨은 룬델이 알려준 말을 떠올렸다.
―죽지 않는 괴물을 상대할 방법은 적을 얼리는 방법뿐이었지.
'맞는 말입니다.'
하벨 역시 동감했다.
―하벨아.
그날, 룬델이 자신의 손을 꼭 쥐며 다정하게 불러주었다.
―혹시 물을 얼려보았더냐?
룬델의 물음에 자신은 대답하지 못했다.
물을 얼려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다시는 얼리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감정에 모든 물이 반응했기에 이성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아라와 함께라면 괜찮다.'
하벨은 물을 불러일으켰다.
"…물이라니, 기분 나쁘군."
서황이 구시렁거리며 손을 뻗자 놈의 손아귀에서 채찍이 손에 나타났다.
불길함이 가득한, 그 무기의 등장에 루룸과 아라가 단번에 굳어졌다.
쿵.
하벨마저 심장이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자신을 죽인 그 무기가 아닌가.
[…허, 허억.]
아라가 숨을 헐떡거리자 하벨은 슬쩍 용왕의 힘으로 아라의 코 주변에 물방울을 만들었다.
[…하아.]
아라가 그제야 축 늘어졌다.
[이, 이 몸은 지금 죽을 것 같아. 더 끔찍해.]
"저게 뭐야? 부정한 건가?"
라르웬은 루룸을 품에 안았다.
오들오들 떠는 게 부정한 것과 가까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같았다.
[모, 몰라. 더, 더 이상해. 내 숨통을… 쥐고 있어.]
라르웬이 그 말에 단번에 움직였다.
미리 받은 정령수로 번개 창을 만들어 서황을 찔러버렸다.
푸욱.
서황은 그냥 그대로 창을 온몸으로 받았다.
고통도 없이 아주 무미건조해 보였다.
라르웬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죽지 않는 자, 이 얼마나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존재인지 몰랐다.
"……하."
서황은 숨을 내쉬었다.
"나는 안 죽는단다, 아가야. 허튼 짓거리 하지 말고, 그냥 죽어주렴."
번개가 퍼져가며 서황의 몸을 갉아 먹어도 그는 오히려 라르웬을 딱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뭐. 억울하긴 할 거야. 나들이? 그런 걸 나왔겠지. 행복을 나누려 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너희는 대체 뭐야!"
라르웬이 악에 받친 채 소리쳤다.
그놈들이 맞았다. 동생을 죽인 그놈들이!
[그, 그만해, 라르웬. 너, 죽는… 다고.]
루룸이 앓으며 라르웬을 말렸다.
"틈의 세계가 뭐길래 사람 같은 너희가 나오는 거지? 대체 왜 사람들을 죽이는 거냐고!"
분노가 뒤섞였든 말든 서황은 대답하지 않고 두 마차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저들의 눈초리에 경악과 전혀 다른 존재를 보는 눈빛이 가득했다.
전부 다 귀찮았다.
왜 하필 이곳에서 반응을 느낀 건지.
벌써 얼마나 긴 시간이 흘렀던가. 용왕이 살아 있을 리가 없었다.
"…만약 혼자였다면 살려줬을 텐데. 어쨌든 미안하다. 미안하기에 아프지 않게 죽여주마. 나란 존재는 아직 사람들이 알기에 이르니까."
서황은 다시금 숨을 섞으며 말했다.
안타까운 감정이 남아 있다는 걸 느낄 때마다 다행이다 싶었다.
아직은 마음이 있다는 의미일 테니까.
"네놈은 자신이 무척 가여운가 봐?"
장난기가 어린 목소리에 서황은 고개를 돌렸다.
어쩐지 용왕을 떠올리게 하는, 불쾌한 눈빛이었다.
하벨은 입꼬리를 가득 올렸다.
물이 그의 주변에 아른거렸다.
"다행이다."
정말로 다행이었다.
혹여나 저놈들이 그 긴 시간 동안 변했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아직도 자신의 가슴에 남은, 백성들을 가엾이 여기는 왕의 걱정이 남아 있다면 어쩌나 싶었다.
하지만 걱정은 우려였을 뿐, 서황은 변하지 않았고 자신이 놈을 보아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로 다행이야."
"…미쳤는가?"
서황은 그 말이 너무도 거슬렸다.
착.
채찍으로 귀찮은 번개를 치자 바스러지고 말았다.
하벨은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모든 걸 죽이는, 아주 불길한 힘이 아닌가.
"…하, 하벨아!"
애절한 목소리가 마차 쪽에서 들려왔다.
넬시아였다.
"나는 괜찮습니다!"
하벨은 소리쳤다.
"다들, 모두 마차에 타!"
하벨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들을 향해 말을 꺼냈다.
저 무기는 위험했다. 아주 불길해서 휘말리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랐다.
"그게 무슨……."
"물러나 있어."
조용히 퍼진 하벨의 목소리는 마치 절대적인 명령처럼 들려와 입을 열었던 레디나마저 주춤거렸다.
"형님은 누님을 달래주세요."
"…무슨 소리야?"
"걱정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럴 필요도 없고요."
"하하!"
서황은 자신감이 어린 그 말에 웃음이 터졌다.
이렇게 우스운 사람은 얼마 만에 보는지 몰랐다.
"아쉽게도 도망은 못 간다네. 혹여 괜찮다면 자네만 살리고 싶은데. 어떤가?"
"아니. 갈 수 있어."
하벨은 자신감에 가득 찬 말을 꺼냈다.
서황은 오히려 일반 틈의 세계에서 나온 이들보다 더 상대하기 편했다.
하벨 주변에 일렁거리던 물이 단숨에 서황을 덮쳤다.
서황은 예상대로 가만히 있었다.
죽지 않는다는 그 오만함이 어떻게 바뀌는지 하벨은 금방이라도 보고 싶었다.
권능을 끌어오며 정령수로 만든 물에 섞어 같이 서황을 덮쳤다.
치이이익.
놈이 쥔 채찍이 녹아내리는 모습에 하벨은 이를 악물었다.
틈의 세계마저 에른스트의 짓이라는 게 확실해졌다.
'에른스트, 네놈은 대체 무슨 생각인가.'
당연하게도 자신의 물음은 지금 해결할 수 없었다.
"가자."
딱딱.
하벨이 손가락을 두 번 튕기자 아라가 고개를 들었다.
―하벨아, 아라야. 기억하렴. 얼음을 만드는 방법을.
[이 몸이… 할 수 있어!]
아라는 하벨이 만든 물을 바라보았다.
물이 얼음이 될 때까지 물이 가진 온도를 뺏어버리는 되는 일이었다.
세렌이 자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라가 물을 보며 룬델이, 세렌이 알려준 잔잔하게 퍼진 온도의 울림을 떠올렸다.
―아라야. 이 울림을 기억해. 우린 자연에 있는 모든 걸 손에 쥘 수 있어. 특히, 너는 더 많은 걸 쥘 수 있을 거야.
아라가 손을 뻗자 손아귀에 물의 온기가 느껴졌다.
따뜻했다.
마치 촛불이 눈앞에 일렁거리는 것만 같았다.
아라는 바로 손바닥에 느껴지는 온기를 쥐었고, 그물을 끌어당기는 것처럼 힘껏 당겼다.
[흐읍!]
파사사사.
온기를 뺏긴 물이 모습을 탈바꿈하며 하벨의 지시에 따라 서황을 발끝부터 장악해버렸다.
꽁꽁 얼어 햇빛에 비쳐 반짝이는 모습에 아라가 깜짝 놀랐다.
[우, 우와아!]
이런 느낌이었다니.
아라는 기뻐 어쩔 줄 몰라 했다. 다음에는 더 빨리할 수 있었다.
"너, 괜찮아?"
라르웬은 룬델과 같은 힘을 사용한 하벨의 모습에 잠깐 넋을 잃다 곧 그를 바라보았다.
[아아앗!]
그제야 아라도 눈치채고서는 하벨이 가진 순환의 길을 살폈다.
불순물이 단숨에 올라왔다.
[…어떡해. 갑자기 많이 올라왔어.]
하벨은 자신을 찌르는 불순물과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서황에게 걸어갔다.
서황은 하벨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재주도 좋은 자인 것 같지만, 어차피 이런 잔재주는 한 번뿐이다. 너는 이미 내 손아귀에 있으며……."
"서황."
묵직하게 울리는 하벨의 목소리와 함께 새하얀 김이 새어 나왔다.
점점 얼어붙고 있던 서황은 그대로 하벨을 바라보았다.
천천히 서황의 눈동자에 불안감이 뒤섞였다.
방금 그 말은 무엇인가.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거지?"
"오만했구나, 서황."
하벨이 다가오자 서황의 눈빛이 바뀌었다.
한없이 작았던 존재가 점점 커져 자신을 잡아먹을 포식자처럼 보였다.
"그간 죽지 않는 너희를 없앨 자를 만나지 못해 그렇게 오만하게 굴었어?"
서황의 입가가 덜거덕거렸다.
믿고 싶지 않았던 현실이 금방이라도 닥칠 것만 같았다.
죽지 않는 자가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은 흔적 하나에 불안해 미칠 것만 같았는데.
그 흔적이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그렇게도 불안했나?"
하벨은 용왕일 때, 어인들에게 받은 선물이 있었다.
이는 세대를 거쳐서도 변하지 않는 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맹세는 에른스트가 지워줄 수 없는 모양이지?"
―…저희 모두 용왕님께 목숨을 바치나이다. 이 피가 흐른 한, 절대로 용왕님을 해할 수 없으며 설령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용왕님에게 목숨을 바치겠다고 영혼을 걸고 맹세하겠습니다.
자신이 왕이 된 그때, 저들의 조상들이, 저들이 자신에게 한 맹세가 있었다.
"……."
서황의 눈동자에 그제야 두려움이 어렸다.
몸을 움직여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처음 용왕과 마주했을 때, 온몸을 훑고 간 그 감각이었다.
형용할 수 없는 아득함.
"너는 그때, 채찍이 아니라 검을 들었잖아."
"…허, 허억."
서황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아래턱을 벌벌 떨었다.
죽지 않는 자가 된 후에,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뒤에 이렇게 무서웠던 게 있던가.
절대로 잊을 수 없었던 죄가 자신의 목을 졸라왔다.
"그때 많이 아팠는데, 넌 이러더라."
하벨은 어느새 서황의 가슴팍까지 올라온 두꺼운 얼음을 보며 조용히 손을 뻗었다.
서황이 뒤로 움직이려고 하지만, 다시 만들어진 물이 출렁거렸다.
딱딱.
하벨이 또 손가락을 두 번 튕겼다.
[대… 장? 또 해야 해?]
아라가 놀란 눈으로 하벨을 바라보았다.
이래도 되는 걸까.
딱딱.
하벨이 재차 손가락을 튕겼다.
아라는 서황을 바라보았다.
'대장을 아프게 한 나쁜 인간!'
아라는 아랫입술을 올리며 하벨이 만든 물의 온도를 앗아갔다.
파사사사.
나머지 물까지 얼면서 서황을 움켜쥐듯 꽉 쥐었다.
―이, 이러려고… 이러려고 한 게 아닌데. 내가…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하벨은 서황이 그때 꺼냈던 말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하벨의 숨결을 따라 조용히 김이 새어 나왔다.
"이러려고 한 게 아니라고. 내가 대체 무슨 짓을."
"…요, 요, 용왕님."
서황은 더는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었다.
용왕이었다.
과거와 전혀 다른 외형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서황아."
하벨이 조용히 부르며 용왕의 힘을 끌어와 천천히 손바닥에 움켜쥐었다.
한 방울, 한 방울씩 모이며 검 모양을 만들어갔다.
하벨의 눈동자가 파랗게 빛이 났다.
"왜 그랬어? 왜 날 죽였어?"
"잘못… 자,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용왕님!"
맹세에 따라 자신을 유일하게 죽일 수 있는 자, 그게 용왕이었다.
"유렌도 있어?"
"이, 이, 있습니다. 있습니다!"
서황은 저 파란 눈동자가 너무도 무서웠다.
하벨은 검을 쥐지 않은 다른 손을 뻗어 서황의 얼굴을 만졌다. 그 감각에 서황은 더욱 부들부들 떨었다.
"서황아."
"…예, 예."
"네가 왜 틈의 세계에서 나오는 거야? 틈의 세계는 대체 뭐지?"
"그건 유, 유렌만이 말할 수 있습니다. 저, 정말입니다. 허락되지 않아서……."
"놈은 살아 있어?"
"…예. 있습니다. 아직도."
"너희를 이렇게 죽지 않게 만든 건 에른스트, 그놈의 힘이겠고?"
그래서 저들이 과거에 자신을 죽일 수 있었다.
죽지 않는 자가 됐기에 맹세를 넘을 수 있었겠지.
'내가 직접 죽이기 전까지.'
"그렇… 습니다."
"놈의 목적이 뭐야?"
하벨은 더욱 나긋나긋해졌고, 서황은 두려움에 눈물을 흘렸다.
맹세코 저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심장을 자꾸만 찌르는 저 감각은 살의였고, 죽지 않는 자신일지라도 통째로 삼켜질 것 같은 죽음의 공포가 넘실거렸다.
"요, 용서해주십시오, 용왕님! 에른스트는 제, 제 입으로 목적을 말한 적이 없습니다!"
"서황아."
하벨이 웃었다.
"그럼 나한테 뭘 말할 수 있어?"
그 웃음은 서황에게 있어 마지막을 알리는 소리처럼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