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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246화 (246/415)

246화. 들어가기 전(2)

* * *

칼피오는 침묵했다.

아니, 그는 지금 자신이 꺼낸 말이 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눈치였다.

하벨은 주변을 살피다 태연하게 우산을 들었다.

틈의 세계에서 나온 괴물의 핵을 없애 틈의 세계를 닫은 후에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항상 비가 내렸다.

그걸 알기에 사람들은 벌써 저 멀리 달아나거나 마을 어디에나 있는 거대 우산이 펼쳐진 곳에 웅크린 채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대장, 대장. 대장도 어서 여길 벗어나야지.]

아라가 라르웬 쪽을 쳐다보다가 비 냄새가 몰려오자 다급히 하벨을 재촉했다.

그 사실을 알지만, 하벨은 칼피오를 위해 다시금 친절하게 하나씩 알려주었다.

"우리가 쫓던 단체를 기억하시죠?"

하벨이 우산을 핑그르르 돌렸다.

하벨의 손가락이 다시금 엘란을 향하자 칼피오는 더듬거리듯 천천히 시선을 내려 엘란을 바라보았다.

"그 단체와 무슨 거래를 했는지 몰라도 내통자가 저 새끼에요."

하벨은 실실 웃었고, 칼피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잠깐 칼피오가 공황에 빠졌을 때, 하벨은 그대로 등을 돌렸다.

기회라 생각하며 비가 내릴 때 사용하는 가면을 꺼내 지금 가면과 바꿔치기했다.

여기까지 걸어오면서 사람들이 없는 건 꼼꼼히 확인했다.

'다음에는 달 무늬를 넣어달라고 해야겠네.'

하벨은 우산을 꼭 쥐고서는 그대로 앞으로 걸어갔다.

비가 내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기에 저절로 긴장됐다.

[이 몸이랑 여기 정령이랑 최대한 비를 막아볼게.]

아라가 힘껏 말하자 하벨은 눈웃음을 지었다.

톡.

빗방울이 하벨의 우산에 떨어졌다.

단 한 방울임에도 몸이 무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아. 벌써. 비가 내리다니.'

"그게… 그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칼피오가 뒤에서 악에 받친 것처럼 소리쳤다.

"사실인 걸 어떡합니까? 일단 포박도 해놨고 기절도 시켰으니 데려오는 게 어떻겠습니까?"

하벨은 위를 가리켰다.

"비가 오겠네요. 죽기 싫으면 뭐라도 하는 게 어때요?"

아무리 클로저가 오염된 물에 대한 내성이 높다 한들, 쏟아지는 비를 고스란히 맞으면 영향이 없진 않았다.

칼피오는 제 얼굴에 떨어지는 비에 그제야 제정신을 차리고는 클로저에서 지급된 우비를 멍하니 입고, 엘란에게 대충 다른 우비를 덮었다.

여전히 흔들리는 눈동자로 하벨을 쳐다보았다.

"…말도 안 돼."

엘란이 범인이라니.

칼피오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엘란은 누구보다 클로저에 대한 애정이 컸는데.

칼피오의 시선이 달님을 향했다.

제발 거짓말이라 말해주길 바랐지만,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그때, 비가 쏟아졌다.

쏴아아아.

* * *

투두둑.

우산 위로 비가 거침없이 쏟아지고, 하벨은 흐려지는 시야에 더는 참지 못하고 나무에 기대 버텼다.

"…하아, 하아."

[괜찮… 아, 대장?]

아라가 하벨의 거친 숨소리에 놀라 옷자락을 붙잡았다.

[있잖아, 대장한테 정령수를 조금만 줄 수 있을까?]

아라의 꼬물거리는 부탁에 정령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정령수를 찬찬히 밀어주었다.

[비에 맞지 않게 물을 튕겨주는데도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어.]

정령들은 하벨을 안타까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당장 눕게 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대장이 내성이 없어서 그래. 지금 비를 대비해서 만들어진 옷도 착용하지 않았구. 벌써 정화 장치에 빛이 들어왔는데… 어떡해.]

아라는 안타까움에 울먹였다.

최대한 하벨이 비를 맞지 않게 자연스럽게 물을 쳐냈지만, 역시 그걸로는 소용없었다.

아라는 하벨을 괴롭히는 비가 너무 싫었다.

'…죽을 것 같다.'

하벨은 갑자기 올라온 열 때문에 눈앞이 어질거릴 정도였다.

숨을 내쉴 때마다 자신의 입김에 가면 안쪽에 습기가 차는 기분이 들었다.

이제는 다리마저 후들거려 서 있을 힘조차 없을 지경이었다.

[조심해, 하벨. 여기서 쓰러지면 진짜 큰일이 난다고.]

정령들이 억지로 하벨의 옷자락을 잡고 올렸다.

[…이거 진짜 큰일이네.]

계속 뒤쪽을 살피던 라르웬은 루룸이 꺼낸 말에 기어코 걸음을 멈췄다.

가면에 가려졌다고 한들, 딱 봐도 하벨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 아닌가.

'미치겠네, 진짜.'

다시 클로저들이 모인 장소로 걸어가는 내내 뒤쪽을 쳐다보며 마음을 졸였지만, 더는 참지 못했다.

지금 칼피오도 넋이 나갔고, 이러다 하벨 먼저 잡지 않을까 싶었다.

"먼저 가 있어, 칼피오. 내가 달님 씨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먼저 들을 테니까."

라르웬이 칼피오에게 제안했다.

"…알았어."

엘란을 들쳐업은 칼피오는 살짝 멍한 표정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라르웬은 조바심을 억누르며 하벨에게 걸어갔다.

하필 틈의 세계가 나올 줄이야.

이번 틈의 세계는 달랐다. 자신이 알던 틈의 세계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너무도 달랐다.

설마하니 괴물이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줄이야.

아직도 여러 의문이 머릿속에서 맴돌던 참이었지만, 지금은 하벨이 먼저였다.

쏴아아아.

하벨이 든 우산의 끝에 빗물이 더는 고이지 않았다.

하벨 주변에 비는 내리지 않았기에 아라와 정령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가 눈에 보였다.

"…콜록!"

하벨은 기어코 참지 못하고 가면을 올려 피를 쏟았다.

다리도, 온몸도 벌벌 떠는 모양새에 라르웬의 걸음이 빨라졌다.

뒤도 돌아보지 않는 그를 위해 루룸이 말했다.

[칼피오라면 이미 저기 가고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마. 내가 보고 있어.]

괜찮아?

라르웬은 칼피오의 귀가 좋다는 걸 알기에 하벨에게 거의 입만 벙긋하는 수준으로 말했다.

하벨은 고개를 끄덕였고, 라르웬은 정화제가 담긴 주사기를 꺼냈다.

[이것 봐봐, 라르웬. 대장이… 대장이.]

아라가 훌쩍이며 하벨의 망토를 젖혔다.

정화 장치에 거품이 일어난 거 물론 빛까지 깜박거리고 있었다.

[대장은 비만 오면 약해지는데… 지금은 안도 아니고 밖인데. 헤레스도 없구. 이 몸이 물의 길도 못 써.]

아라가 속상해하며 말했다.

비가 내리면 저번에 바다처럼은 아니었지만, 방향이 흐트러져 자신이 어디로 이동하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아라는 이어 앞발을 들어 클로저들이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저쪽까지 비가 내려오잖아.]

"최대한 마차까지 빨리 갈 테니까, 걱정하지 마."

라르웬은 아라를 달랬다.

사실 상황이 좋은 건 아니었다.

"…자백제가."

하벨은 숨을 섞었다.

"아직 효과가 있습니다. 안 멈……."

하벨이 잠깐 무너져내렸고 라르웬은 그를 부축했다.

하벨의 시선이 올라가자 우비의 모자 부분이 뒤로 젖혀 라르웬의 얼굴에 비가 떨어지는 게 보였다.

당장 하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라르웬은 비를 맞으며 자신의 우산을 붙잡고 있었다.

"다… 젖잖습니까."

"지금 그게 대수야?"

"예. …안 됩니다. 비가… 비가 아픕니다."

라르웬은 자신의 우비를 바로 해주려는 하벨의 손길이 기가 찼다.

"기절하기 전에 우산이나 바로 띄워."

우비를 바로 잡은 라르웬의 모습에 하벨은 그제야 웃으며 우산을 띄웠다.

라르웬이 정화제가 담긴 주사기를 자신에게 주입한 뒤 업었지만, 속이 다시 울렁거렸다.

자신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았기에 하벨은 더는 생각할 겨를이 없이 용왕의 힘을 끌어왔다.

이 힘이 현재 자신의 몸에 침식된 검정의 힘을 자극한다는 걸 알지만, 지금은 버텨야 할 때였다.

자신이 쓰러지면 검은 달을 무너트리는 일이 어그러질지도 몰랐다.

"하아……."

아주 조금 끌어왔을 뿐이지만, 하벨은 숨통이 트여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면 됐다. 버틸 수 있다.'

[아앗! 대장 지금 대장의 힘을 쓴 거야?]

아라가 단번에 눈치채자 하벨은 살짝 놀랐다.

'…이걸 어떻게 알지?'

물을 만들어내지 않았다. 그저 권능을 사용했을 뿐이었다.

그 효과만으로 주변에 퍼진 물들이 정화가 될 테니까.

[하벨이 뭘 사용했다고?]

"뭐, 사용했어?"

루룸이 깜짝 놀라고 라르웬이 눈을 크게 떴다.

"내 권능이요."

숨쉬기가 한결 편해져 제 목소리에 숨소리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식은땀을 흘렸고, 마음도 조급했다.

"이걸로 버틸 수 있어요. 어서 서둘러주세요, 형님."

하벨은 라르웬에게 부탁하며 그를 재촉했다.

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끓었지만, 라르웬은 달렸다.

"뒷일은 나한테 맡기고, 너는 버텨."

* * *

"…자, 이게 무슨 일인지 설명해 봐."

브란스는 여전히 넋이 나간 칼피오와 인상이 가득 구겨진 라르웬, 그리고 반쯤 죽어간 엘란을 보며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갑자기 틈의 세계가 열렸다.

다급히 팀을 꾸려 지원을 보냈고, 다행히도 비가 내리기 전에 상단이 이곳을 지나갔다.

상단주가 '달님'을 언급하며 약속대로 지정된 곳까지 태워주겠다는 말을 꺼내 이야기가 잘 해결이 됐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틈의 세계만 닫히면 끝이 날 무렵, 비가 내리는 와중에 칼피오가 엘란을 업고 다른 클로저의 호위를 받으며 왔다.

이게 무슨 일인지, 왜 라르웬은 보이지 않는 건지, 틈의 세계가 닫힌 후에 어떻게 됐는지, 아무리 물어보아도 칼피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답답함이 목구멍을 찌를 때쯤, 지금 라르웬이 도착했다.

"틈의 세계가 열렸습니다."

라르웬이 입을 열자 브란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다."

"혹시, 달님은 어디 갔습니까?"

비가 온 터라 하벨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카샬이 입을 열었다.

왜 라르웬 혼자서 오는 건지.

역시 아코를 불러 정령들에게 말을 들었어야 했을까.

라르웬은 잠깐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달님은 바로 마차로 갔고, 상단주와 말을 나눠 먼저 마을로 사전 조사를 하러 갔습니다."

라르웬의 대답에 카샬은 속으로 안도했다.

비가 오는 이곳을 벗어나고 있다는 말이 아닌가.

"라르웬. 그럼 엘란은 왜 이렇게 됐지?"

브란스는 그제야 엘란을 가리켰다.

"내통자입니다."

라르웬이 꺼낸 진지한 목소리에 브란스와 클로저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 지금 내통자라고 했나?"

"예. 엘란은 내통자… 입니다."

브란스의 물음에 칼피오마저 입을 열었다.

"엘란이… 틈의 세계가 나타났다는 이유로 살인까지 저질렀습니다."

칼피오는 도중에 달님한테 들었던 말을 더듬거리며 꺼냈다.

―단순히 내통자이기만, 한다면 이러진 않았겠죠. 이 새끼는 죄도 없는 일반인까지 죽인 쓰레기예요.

내내 생각해봤지만, 달님이 보여준 시체에서 나타난 상흔은 엘란의 주먹질로 나타난 게 맞았다.

엘란이 맞았다.

엘란이 내통자였다.

"…엘란 저 새끼는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짓거리까지 저질렀습니다, 형님."

칼피오는 입술을 부들거리며 말했다.

"…하."

브란스는 얼굴을 쓸어내렸다.

암암리에 살인을 저지르는 클로저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지만, 이를 확인하기엔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 어떻게 할지 너무도 막막했기에 놓고 있었다.

그런데 이 일이 이렇게 나타날 줄이야.

더는 외면할 수 없는 문제가 되어버렸다.

* * *

하벨은 짐 마차에 누워 눈을 깜박거리며 언제부터 흔들렸는지 모를 랜턴을 바라보다 살짝 건드렸다.

'…지금 몸이 최악인 건 맞지만, 네 탓이 아니다.'

하벨 티에라의 몸이 오염된 비에 약하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니 새삼 놀라울 것도 없었다.

[대장. 많이 아파?]

아라가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담았다.

"…아니."

하벨은 눈을 깜박거렸다.

가면이 답답할 만도 하지만, 벗는 순간 어떻게 될지 알기에 벗을 수가 없었다.

[원래라면 헤레스가 여기에 링거를 달아줘야 하는데.]

하벨은 자신의 팔을 매만지는 아라의 손길에 옆구리를 간질어주었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아라는 여전히 울먹일 뿐이었다.

[링거까지 달아? 인간들이 아프면 그걸 단다고 하던데?]

[으응……. 대장은 비만 오면 진짜 아파해. 지금도 아픈데, 헤레스 없이 어떻게 버틸지 이 몸은 너무 걱정이야.]

아라가 하벨의 손아귀에 얼굴을 비볐다.

헤레스가 있어도 하벨이 금방 죽을 듯 보였는데.

[어어엇. 주, 죽으면 안 돼, 하벨.]

[그래. 우리는 네가 마음에 든단 말이야.]

정령들이 하벨을 쓰다듬었다.

"안 죽어. …걱정하지 마."

자신이 탄 마차가 사전 조사라는 목적으로 먼저 움직이고 있었기에 조금만 있으면 비 구역을 벗어날 테지.

그럼 상태가 지금보다 안정화될 수 있었다.

[우리가 헤레스라는 인간을 불러올까? 어디 있는지 알면 불러올게.]

정령들이 쓰다듬는 손길에 하벨은 잠깐 눈을 감으며 말했다.

작고 앙증맞은 손길들 덕분에 오염된 비 때문에 일어나는 증상이 훨씬 줄어드는 기분이었다.

"…괜찮아. 그냥 이렇게 쓰다듬어줘."

장난스럽게 꺼낸 말에 아라는 아랫입술을 바짝 올리며 열심히 하벨을 쓰다듬었다.

'큰일이다.'

하벨은 정령들의 굳센 표정과 부지런히 움직이는 손길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웃음이 새어 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참아야 할 때였다.

'저 손길에 중독될 것 같네.'

하벨은 입꼬리를 올렸다.

열이 머리를 찔렀지만, 생각할 것들이 밀려왔다.

틈의 세계에 나왔던 괴물들.

'하벨 티에라를 '아가야'라고 부르며 틈의 세계로 오도록 손짓했다.'

하벨은 다시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위험… 없어. 아가… 야.

무슨 위험을 말하는 건지,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영문을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지만, 그 괴물이 부른 게 하벨 티에라라고 한다면 틈의 세계와 하벨 티에라가 관련이 있는 건 분명했다.

―인간이 어떻게 회귀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하벨 티에라가 자신을 밀어버리며 장난스레 꺼냈던 그 말이 문득 떠올랐다.

'인간이… 어떻게 회귀할 수 있냐고?'

그건 아직 풀 수 없는 문제라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 방법을 풀 해답을 찾은 걸지도 몰랐다.

'틈의 세계를 파고들면 네가 어떻게 회귀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벨은 랜턴을 바라보았다.

하벨 티에라는 룬델의 진짜 아들이 아니었으며 넬시아의 말을 빌리자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다고 했다.

―셋째는… 못된 동생이야. 어느 날, 훌쩍 찾아왔고, 이젠 훌쩍 떠났잖아?

'형님과 누님이 내게 말해주지 못하는 사실과 관련된 거라면…….'

갑자기 마차가 멈췄다.

하벨은 다급히 눈을 떴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둬. 잘 말해뒀으니까."

라르웬이었다.

[그래. 얼른 자.]

루룸이 하벨에게 다가와 다른 정령들처럼 토닥여주었다.

"…어떻게 됐습니까, 형님? 카샬하고, 레디나, 용용이는요?"

하벨이 물으며 상체를 일으키자 라르웬은 하벨의 미간을 눌렀다.

"잘 해결됐어. 그런데 지금 클로저 내부 상황이 좋지 않아서 브란스가 잠깐 너와 떨어져 달라고 부탁했어. 그 대신 내가 왔고."

"…모두한테 괜찮다고 전해줄래요?"

"쉽게 믿을지 모르겠네."

"아, 저 방금… 좀도둑한테 연락했습니다."

―웨아스… 마을입니까? 알겠습니다. 근처에 배치한 마법사들과 가면단에게 지원을 요청하겠습니다. …그런데 목소리가 왜 그러십니까? 꼭 비를 맞은 사람처럼요.

오늘을 위해 마법사 협회와 가면단은 지금까지 검은 달이 에르티안 왕국에 설립한 지부 대부분에 배치된 상태였다.

대략 80% 정도라고 보면 됐다.

벌써 지부가 부서진 곳도 있었으니 자신이 한발 늦은 셈이었다.

하지만 준비는 됐다.

"형님. 이제 우리도 마구잡이로 부숴버리면 됩니다."

하벨은 자신감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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