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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241화 (241/415)

241화. 손잡자(3)

* * *

'아. 이게 이런 뜻이었네.'

하벨은 이곳에 오기 전에 라르웬에게 클로저에 대해 들은 게 있었다.

―잘 들어, 막내야. 일단 브란스는 좀 막혀있어. 그래서 설득이 힘들지도 모르겠는데, 내가 도와줄게.

하벨이 슬쩍 칼리우스를 보자 그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칼리우스는 숨을 참는 척했다.

그 호흡에 클로저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어찌어찌해서 브란스를 설득했다고 하면 엘란이 덤빌 거야. 걔는 시작점인 셈이지.

정말로 라르웬 말대로 엘란이 튀어나왔다.

―무조건 기선제압부터 들어가.

콰앙!

한 발 더 빠른 칼리우스의 마법이 엘란을 중력으로 단숨에 눌러버렸다.

엘란이 바닥에 얼굴을 박았고, 신음을 쏟아내며 바닥에 납작 엎드리고 말았다.

―…으음. 왜냐고?

"와아아."

엘란의 코가 살짝 짓뭉개졌는지 코피를 흘리면서도 눈은 반짝거리고 있었다.

"엄청나게 짜릿한데요?"

―클로저들은 기본적으로 전투에 미쳤거든. 그게 아니라면 죽지 않는 괴물을 상대로 싸울 리가 없잖아? 어쨌든 엘란만 짓누르면 일단 너를 인정하고 들어갈 거야. 그 뒤에 누가 덤비려고 한다면 너 말고 카샬을 시키든 누굴 시키든 시켜. 너 말고. 다시 말하지만, 너 말고, 막내야.

"우와아."

진심이 묻어난 엘란의 말에 레디나가 기쁨을 드러냈다.

"당신 이런 거 좋아하시는구나. 짜릿하고, 심장이 쿵쾅 뛰는, 그 죽음의 줄타기 말이에요."

"……?"

하벨은 잠깐 귀를 의심했다.

"무슨… 줄타기?"

"죽음의 줄타기 말이에요. 한 끗 차이로 제가 죽을지 놈이 죽을지 판단하는, 죽음의 경계에 선 기분 말이에요."

레디나의 목소리에 점점 깊게 잠겨가는 것 같았다.

"햇님아."

하벨은 칼리우스부터 물렸다.

"응."

칼리우스는 대답 후에 빨리 마법을 풀어버렸고, 코밑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엘란은 뭔가 후련한 표정으로 레디나를 바라보았다.

"오. 잘 아시네요? 그 기분 진짜 좋죠. 손아귀에 퍼져가는 뭔가 부서지는 촉감도 좋고요!"

"네네! 그 기분 알죠."

레디나가 손바닥을 내밀자 엘란은 당장 뛰어와 맞부딪쳤다.

짜악!

경쾌한 소리에 이어 클로저들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살짝 바뀌었다.

투쟁심.

하벨은 저런 눈빛을 알고 있었고 어떻게 다루면 되는지 역시 익숙했다.

엘란을 지그시 쳐다보던 하벨은 잠깐 카샬을 바라보았다.

'엘란은 이 미끼를 물 것이다. 반드시.'

쿵.

카샬이 자신의 신호에 맞춰 검을 바닥에 내리찍었다.

소리가 다르다는 걸 클로저들 역시 알고 있겠지.

아마도 음식으로 따지자면 튀김이 뒤덮인 요리를 먹을 때 들려오는 '바사삭'한 소리이지 않을까 싶었다.

투쟁심이 더욱 거세지는 걸 보며 하벨은 거기서 멈췄다.

"거기까지 하죠. 저는 싸우러 온 게 아니라 쓰레기들을 잡으러 왔을 뿐이니까요. 그 힘을 아끼시죠."

"그럼 저랑 한 판만 해요. 제가 시작했으니까요. 괜찮죠?"

역시나 엘란이 물었다.

기대감이 한껏 부푼 얼굴로 하벨에게 제안했다.

저쪽 키가 제일 작은 사람이 이 정도로 세다면 달 문양이 가득한 가면을 쓴 사람은 대체 얼마나 강할지 궁금했다.

몸이 벌써 근질거렸다.

'좋아. 좋네.'

하벨은 엘란을 포함해 클로저들까지 다시 몸이 달아오른 걸 확인했다.

슬쩍 눈길을 돌려 브란스를 보자 말릴 마음이 전혀 없어 보였다.

[라르웬이 엄청 긴장하고 있다? 네가 무슨 사고를 칠지 걱정인가 봐. 나는 너무 좋은데.]

루룸이 낄낄거리며 꺼내는 말이 아니었다면 모를 정도로 라르웬은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별로. 그럴 마음이 없습니다."

하벨은 깔끔하게 거절했다.

"그러지 마시고 한 번만 깔끔하게 저하고……."

"이미 지셨잖아요?"

하벨이 엘란을 비웃었다.

"졌… 다뇨? 방금 벌어진 일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방금은 음, 확실히 마법이 빠르긴 했는데 눈치채지 못한 건 아닙니다. 게다가 살기도 없고, 진짜 서로 죽이려고 달려든 게……."

"아뇨."

하벨은 살짝 기분 나빠하는 엘란의 말을 싹뚝 잘라냈다.

"당신들을 습격한 이들한테 말입니다."

"아니, 그거랑 다르잖습니까."

"뭐가 다릅니까? 그렇게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서요. 듣자 하니 부상자가 있다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지금 아무런 조치나 생각조차 하지 않는 당신들은 이미 꼬리를 말아버린 게 아닙니까?"

하벨은 클로저 모두를 비겁한 겁쟁이로 만든 뒤에 자신을 가리켰다.

"나는 싸우러 왔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치켜세웠다.

"솔직히 좀 실망입니다. 무엇이 우선인지 아닌지조차 구분을 하지 못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클로저가 아닙니까?"

하벨이 콕 집은 클로저라는 말에 그들은 살짝 당황했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자신들을 비난할 줄이야.

하지만 하벨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이 중에 당신을 패배하게 만든 놈이 있다는 사실을 잊었습니까?"

"저는 잊은 적이 없습니다. 단 한 번도."

지금까지 얌전히 있던 라르웬이 손을 흔들었다.

"치사한데?"

브란스가 슬쩍 언급하자 라르웬은 그를 끌어들였다.

"같이 아무것도 안 했으면서 왜 그러세요?"

"뭐어, 그렇긴 했지."

브란스는 클로저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손에 쥔 장난감을 빼앗긴 표정, 맹세코 저런 표정은 처음 보았기에 자신도 섣불리 입을 열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달님이라는 남자가 꺼낸 말은 거의 다 사실이었으니.

애초에 클로저인 자신들을 건드릴 존재는 없다고 보는 게 맞았다.

클로저들이 사라진다면 틈의 세계로 엄청난 피해를 볼 테니까.

'그러니 습격당한 경험이 없는 만큼 분위기가 흐트러진 것도 사실이지.'

브란스는 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조금 발끈한 것도 사실이지만, 저 달님이라는 사람이 지금 분위기를 잡아주고 있지 않은가.

그것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그런데 지금 자기소개가 끝난 뒤에 다짜고짜 저하고 싸워요? 왜요? 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해서입니까? 아니면 그저 장난입니까?"

하벨이 마지막으로 던진 말에 클로저들은 털끝이 바짝 서는 기분을 느꼈다.

그때, 한 클로저가 입을 열었다.

"너무 간 거 아닙니까? 예. 습격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그 습격에 대항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

"그게 시작이라면요?"

하벨이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

왜 자신의 말을 잘랐냐고 묻기에는 하벨이 꺼낸 물음이 가슴을 찔렀다. 사실 생각하지 않은 부분이 아니었으니.

"시작이라뇨?"

"애초에 적이 클로저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모르는데 당연히 사전 조사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건 비약입니다."

"이유는요?"

하벨은 태연하게 물었다.

"그거야 조사를 하지 않을 수 있잖습니까. 이번에 어쩌다 기회가 왔고, 평소 우리가 틈의 세계에 나온 괴물을 처리하는 걸 봤다면 대충 어림짐작했을 겁니다. 그러니 당연히 실전으로 넘어가 우리를 습격한 겁니다."

클로저가 내민 대답에 브란스는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마치 저럴 줄 알았다는 태도였다.

"…그만둬라. 내가 부끄러우니까."

"아니, 왜요? 당연히 우리를 상대로 적이 대충 준비해왔겠습니까?"

"그렇지는 않겠지. 나름의 전략을 짜왔을 테니 우리를 습격한 게 아니겠어? 나도 달님 씨가 꺼낸 말에 동의한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의 전투 경험이 턱없이 낮아. 이는 적도 생각한 부분이겠지."

브란스는 클로저를 말리며 자신들이 가진 부족함을 언급했다.

"시체가 사라졌다고 들었습니다."

그 틈을 노리고 하벨이 입을 열었다.

조금 전 클로저가 주춤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사라졌습니다."

"시체에는 많은 정보가 있죠. 어떻게 싸웠는지를 살피며 무얼 대비할지 작전을 짰을 겁니다."

"그 부분은 인정하지만, 이 역시 비약입니다."

"무엇보다 이곳에 적의 눈이 있습니다. 앞으로 적을 대비했다 한들 뭐가 소용 있겠습니까? 이미 적들은 당신들의 머리 꼭대기에서 놀고 있는데요."

하벨은 다시 이야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너희들 중 이번 습격에 동참한 놈이 있다고.

클로저들이 술렁거렸다.

지금 중요한 건 내통자를 찾는 일이었으니까.

"당신들은 틈의 세계에 나오는 괴물이 아니라 지금 내부의 적과 싸우는 중입니다. 전혀 다른 싸움이죠. 이걸 인정하셔야 합니다."

조금 전과 다른 하벨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클로저들은 얼굴을 가득 구겼다.

혼란스러웠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때, 라르웬이 동조하자 술렁거림이 더욱 커졌다.

'좋은 지원입니다, 형님.'

발언권의 무게가 라르웬이 무거운 건 사실이었다.

하벨은 지원을 등에 업고 목소리를 냈다.

"지금 적이 노리는 게 무엇일 것 같습니까?"

[이 몸은 알아. 서로 싸우는 거야, 친구들끼리 싸우는 거!]

아라가 앞발을 높이 들었다.

"당연히 분열이죠."

엘란이 대답했다.

"예. 지금 시작됐네요. 당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스며들겠죠."

"아뇨. 분열은 당신이 만들었잖습니까."

클로저 중 '칼피오'라는 이름을 가진, 선생님처럼 생긴 남자가 불만을 담아 말했다.

"당신이 끼어들었기에 균열이 벌어지고, 적은 이걸 더 좋아하고 있을 게 분명합니까?"

"겨우 제가 끼어들었다고 분열이 날 정도로 화합이 되지 않는 곳일지는 몰랐습니다."

하벨은 칼피오가 꺼낸 말을 이용하며 실컷 비아냥거렸다.

애초에 마음속에 일어나는 분열의 싹을 틔운 건 이전 습격이었다.

그걸 왜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지.

"저라는 존재가 과연 분열을 일으킬지, 적에게 있어서 껄끄러운 존재가 될지 지켜보면 되겠네요. 클로저는 강하잖습니까?"

하벨이 던진 말에 칼피오는 다시금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비꼬는 말도 그렇고 갑자기 나타난 존재가 반가울 리가 없었다.

하필 그 시점이 습격 뒤라니. 정답을 옆에 펼쳐둔 퍼즐을 맞춰나가는 기분이었다.

칼피오는 얼굴을 구겼다.

"지금 우연이라기에 너무도 잘 들어맞습니다. 습격 후에 바로 이렇게 찾아오는 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분명 이상할 만하죠. 그래서 저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본다면 애초에 습격당한 것도 우연이 아닙니까?"

여유로운 하벨의 반격에 칼피오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

"게다가 저는 먼저 놈들을 쫓고 있었고, 여기 라르웬 씨와 만난 겁니다. 그럼 라르웬 씨 역시 의심해야죠. 왜 다들 가만히 있는 거죠?"

하벨은 자연스럽게 라르웬에게 걸어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탁.

라르웬이 하벨의 손을 내쳤다.

[오옵!]

아라가 놀래자 루룸이 아라의 볼을 꾸욱 찔렀다.

[연기야, 연기.]

[아……. 너무 진짜 같았어!]

[그럼 진짜처럼 연기해야지. 지금 라르웬 표정 봐봐.]

루룸이 라르웬을 가리키자 그는 내키지 않는 상황에 속이 불편해져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내가 달님 씨를 먼저 발견한 건 사실이야. 날 습격한 놈을 일부러 죽이지 않았고, 그 뒤를 쫓았거든."

라르웬은 브란스에게 그랬듯이 거짓말을 섞었다.

아무도 보지 못했는데 거짓말 정도는 무슨 상관일까.

"아뇨. 제가 먼저 쫓았습니다."

하벨이 덥석 끼어들었다.

강한 의지에 라르웬은 마지못해 대답하는 척 연기했다.

"…뭐, 그렇다고 합시다."

"자. 제 상황은 라르웬 씨가 증명해줬네요."

하벨은 손뼉을 가볍게 마주쳤다.

"그렇다고 수상하지 않은 건 아니잖습니까."

엘란이 라르웬을 슬쩍 쳐다보며 입을 열자 하벨은 보란 듯이 자신의 가면을 가리켰다.

"당신들이 절 수상하게 여기는 이유를 압니다. 이것 때문이죠?"

"예. 저는 그렇습니다."

엘란은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들이 절 수상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저 역시 당신들이 무척 수상하거든요. 이유가 뭔지 아세요?"

"내부에서 습격이 일어났기 때문이 아닙니까?"

하벨의 물음에 칼피오가 대답했다.

"예. 라르웬 씨가 제 알리바이를 증명한 이상 현재 이곳에서 범인이 아닌 쪽에 가장 가까운 절 의심하니,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수상한 거예요. 이런 상황이 싫은 사람은 딱 한 명 있겠죠. 바로 범인."

즐거움이 섞인 하벨의 말투에 클로저들은 라르웬과 하벨을 번갈아 바라보며 당황했다.

하벨을 의심하면 곧바로 라르웬을 의심하는 꼴이 되며 이는 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니.

엘란마저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래도 제가 싫다면 갈까요? 저는 이곳에서 범인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놈들의 정체와 위치마저 알고 있는데요?"

하벨은 숲길을 가리키다 말고 그냥 팔짱을 꼈다.

"음. 아니다. 여기서 물러가긴 억울합니다. 그냥 공평하게 투표해주십시오."

더는 잡음이 나오는 걸 하벨 역시 원치 않았다.

이미 클로저들과 대화하며 찌른 게 있어 자신도 있었고, 이제부터는 달릴 순간이라 우물쭈물할 필요가 없었다.

"나도 투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달님 씨의 말대로 여기서 명확한 신분이 증명됐고 범인이 될 수 없는 사람은 라르웬이다."

브란스가 상황을 정리했다.

사전에 이야기를 들었고, 달님이 어떻게 저들을 설득하나 궁금하기도 한 터라 자신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하지만 꽤 흥미로웠기에 돕기로 했다.

"혹시 이의가 있나?"

'있을 리가 없지.'

하벨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손을 들려던 이들 역시 주변의 분위기를 살피며 우물쭈물했다.

범인으로 몰리기 싫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테니.

주변을 살핀 브란스는 바로 다음 말로 넘어갔다.

"여기서 달님 씨가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면 손을 들면 된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제법, 교활하네.'

하벨은 브란스가 펼치는 행동에 꽤 즐거웠다.

손을 든다는 행위 자체가 엄청난 부담일 텐데, 다수결이라는 원칙을 들먹이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지 않던가.

아마 저기에서 질문이 뒤바뀌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었다.

"아라 님."

레디나가 침묵이 흐르기 전에 조용히 아라를 불렀다.

[응?]

아라가 쪼르르 레디나에게 다가가 그녀가 속삭이는 말을 들었다.

침묵이 얼마나 흘렀을까, 하벨은 이미 결판이 난 상황을 더는 기다리지 않았다.

"자. 모두 동의했으니 이제 본격적인 대화를 해볼 준비가 됐다고 판단하겠습니다."

몇몇 클로저들은 강제로 동의한 것처럼 느껴지는지 불만이 가득 보였다.

하벨은 어깨를 간질이는 척하며 다른 이들에게 신호를 주었다.

자신의 눈은 두 개이기에 전체를 볼 수 없으니 다른 이들의 안목을 믿어보기로 했다.

[대장! 레디나가 엘란한테 피 냄새가 아주 짙게 난다고 했어.]

아라가 목에 힘을 줬다.

'피 냄새?'

하벨은 레디나가 알려준 정보를 일단 묻으며 입을 열었다.

"당신들과 내가 쫓고 있는 단체의 이름은 '검은 달'입니다."

그 단체의 이름이 흘러나오자 조금 전보다 더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때, 하벨은 해맑게 웃었다.

"그리고 지금 바로 쫓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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