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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226화 (226/415)

226화. 놈인가

* * *

* * *

쿵.

시렌이 고개를 바닥에 처박았다.

"…가만히 있어."

칼리우스는 지친 기색으로 시렌이 사용하는 마법을 멈출 뿐만 아니라, 그녀를 마법으로 눌러버렸다.

"…하벨 티에라가 정말 살았을 거라 생각해?"

시렌은 키득거렸다.

또 같은 말을 꺼내자 칼리우스는 이제 진절머리가 났다.

[저 말을 듣지 마, 칼리우스. 하벨이 깨어났다고 레디나가 말해줬잖아.]

[맞아. 그냥 너를 떠보려는 거야. 눈동자를 굴리는 거 보이잖아? 저렇게 정보를 빼서 또 어딘가 이용할 생각이야.]

[대꾸하지 마, 칼리우스. 아까, 레디나도 너한테 그렇게 말했잖아. 나는 레디나가 저 나쁜 인간의 손가락을 더 잘라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령들이 칼리우스를 다독거리며 시렌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그래. 그 말이 맞아.'

조금 전 레디나가 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자신은 바보처럼 시렌이 꺼내는 행동과 말에 속아 다 밝히고 있겠지.

칼리우스는 레디나에게 실컷 얻어맞은 시렌의 꼴을 보며 속으로 화를 참았다.

"이런 뻔한 싸움은 하지 말자고, 칼리우스."

시렌이 또 입을 놀렸다.

"네 실력은 알았어. 확실히 놀랍기도 하고. 하지만 이곳은 마법사 협회야. 아직 마법이 내 손아귀에 있다고. 어느 쪽 줄을 잡아야 할지 잘 생각해. 똑똑한 너라면 알겠지."

칼리우스는 한 귀로 흘리는 척했지만, 시렌이 꺼낸 말은 사실이었다.

지금 마법사를 가두는 감옥마저 시렌의 마나가 필요했기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걱정하지 마, 칼리우스. 장로들이 항복하지 않는 마법사들을 가둘 작은 결계를 만들고 있고 오늘 안에 완성된다고 하니까 그때까지만 참으면 돼.]

[그럼, 그럼.]

[아까 아라가 네가 걱정되는지 괜찮냐고 물어봤어. 꼭 전해달라고 그러더라.]

'나는 괜찮아, 아라야.'

칼리우스는 정령들이 꺼내는 말에 고개를 돌린 후에야 미소를 내보였다.

장로들이 시렌을 붙잡아둘 결계를 만든다고 했지만, 계속 붙잡겠다고 말한 건 자신의 결정이었다.

그녀를 붙잡을 사람은 자신밖에 없었고, 용의 둥지에서 세상으로 나와 지금까지 쭉 자신을 불행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던 장본인이기에 가까이 보고 싶었다.

칼리우스는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너는 왜 그렇게 못된 행동만 하는 거야? 왜 모두를 불행하게 하는 거냐고. 그냥 다 같이 잘 지내면 안 되는 거야?"

"내가?"

시렌이 웃다가 말고 통증을 호소했다.

"지금 내 꼴을 보고도 그 말이 나와?"

그녀는 세 손가락밖에 남지 않은 자신의 손과 잘린 손목을 보여주며 입꼬리를 올렸다.

"지금 누가 불행하지? 지금 누가 내게 못된 행동을 한 건지 정말 모르겠어? 그년이 방금도 내 손가락 두 개를 잘라버렸잖아! 내 손목을 자른 것도 모자라 손가락까지 잘라버렸다고!"

―너는 도련님만 아니었으면 내가 피부부터 하나씩 도려내며 널 갈기갈기 찢었을 거야, 병신 새끼야.

손가락 하나가 잘려나갔을 때, 그 미친 암살자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으며 온갖 살벌함을 입에 담았다.

하지만 자신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그때, 암살자가 웃었다.

아주 환하게.

아주 해맑게.

―도련님이 널 죽이라는 말이 떨어지면 하나, 하나씩 야금야금 잘라줄게. 나 그런 거 잘해.

자신이 세뇌를 시도했을 때처럼 그 암살자도 자신의 뺨을 쓰다듬었다.

―고통이 온몸에 새겨져 날 보자마자 바로 네 피부 속에 그 고통이 느껴질 정도로 잘해줄게. 믿어도 좋아.

벌레가 기어간다고 생각이 들 만큼 너무 끔찍하다고 생각할 때, 그 암살자가 나머지 손가락 잘라버렸다.

"봤잖아? 내 손가락이 어떻게 날아갔는지. 그년이… 내 손가락을 내 눈앞에서 갈기갈기 찢어버렸잖아?"

시렌은 여전히 엎드린 채로 손가락이 세 개가 남은 손을 부르르 떨며 칼리우스에게 호소했다.

"그건 네 행동으로 벌어진 일이야, 시렌. 너는 모두를 불행하게 했어. 나도 헤레스도, 크라마도 그리고 마법사들 모두를."

시렌이 그렇게 호소해도 칼리우스는 전혀 가엾지 않았다.

오히려 하벨이 걱정됐다.

정신을 차렸으면 바로 움직이지 않을까 싶은 무서운 생각이 몰려왔다.

"넌 모르겠지. 마법사들이 이전에 어떤 취급을 당했는지."

시렌은 이를 악물었다.

"전부 다 내가……."

시렌이 반응하기 전부터 칼리우스의 고개가 벌써 방의 한구석으로 향했다.

[어, 어?]

[하벨이다. 하벨!]

정령들이 웅성거렸고, 칼리우스의 얼굴에 밝은 햇살이 내려오는 것처럼 반짝거렸다.

"이 꼴이 되어서도 자기변호나 하고 있다니 진짜 대단하네."

하벨의 목소리가 들리자 시렌은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하벨 티에라?"

시렌의 눈동자가 위에서 아래로, 또 아래에서 위로 움직이며 입을 살짝 벌렸다.

"하, 하벨 티에라? 네가 왜? 네가 왜……."

아무리 보아도 하벨 티에라가 맞았다.

"네가 어떻게 살아… 있는 거야? 죽었을 텐데. 그 높이에서 떨어졌는데 살았다고? 네가? 이렇게 지금 내 앞으로 왔다고?"

몇 번이나 머리를 굴려봐도 앞뒤가 맞지 않았다.

그 높이라면 누구도 구할 수 없었다.

아니, 누구라도 떨어지면 죽을 수밖에 없는 높이였다.

하물며 물의 내성이 턱없이 약한 하벨 티에라가 살았다니.

시렌은 귀신에 홀린 기분을 느꼈다.

"봤지? 저런 개소리는 그냥 흘려듣는 거야, 용용아."

하벨이 시렌을 가리키며 실실 웃었다.

화르르륵.

랜턴에 검은 불꽃이 거세게 타올랐다.

'역시 아직 끝이 아닐 줄 알았지.'

랜턴이 제대로 작동하는 건 마음에 들지만, 하벨은 뭔가 아니꼬웠다.

하벨 티에라가 진작 이럴 수 있는데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도련님!"

칼리우스가 아라를 부르고 싶은 마음을 누른 채 힘껏 하벨을 불렀다.

기쁨으로 가득하던 칼리우스의 눈동자에 곧 당황함과 미안함이 깃들었다.

허공에 떠돈 링거의 개수가 3개.

하벨은 우산을 짚었음에도 비틀거렸다.

'도련님은 여기 있으면 안 돼. 지금 이러면 안 되는데.'

[용용아아!]

아라가 꼬리를 흔들며 앞발을 뻗고는 칼리우스를 안았다.

이 따스하고 보드라운 감각에 칼리우스는 이상하게 눈물이 핑 돌 것만 같았다.

가슴이 따뜻해졌다.

과거에는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마냥 기쁘고 행복할 거라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아무나 함께해서 행복한 게 아니라 다정한 사람들과 함께하기에 더욱 행복하다는 걸 다시 또 알아버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벨과 아라가 너무 반가웠다. 너무 그리웠다.

"용용아."

하벨이 자신을 부르자 칼리우스가 살짝 고개를 숙여버렸다.

자신이 더 빨리 하벨이 구했으면 이러지는 않았을 텐데.

[앞을 봐봐, 용용아. 대장 지금 화난 거 아닌데. …아앗!]

아라가 칼리우스를 토닥이다 말고 다급히 앞발을 흔들었다.

하벨 바로 뒤에 꽃이 나와 의자처럼 만들어졌다.

[어서어서 앉아, 대장. 지금 엄청 어지럽잖아.]

하벨은 활짝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고마워, 아라야."

대놓고 허공을 보는 그 모습에 시렌은 이를 갈았다.

"…더러운 정령사."

"잘했어, 용용아."

하벨은 시렌의 말을 한 귀로 흘리며 칼리우스를 칭찬했다.

'죽을 것 같네.'

식은땀이 멈추질 않자 하벨은 잠깐 우산에 의지해 이마를 닦았다.

땀을 닦는 손이 떨리고 온몸이 욱신거려오기까지 해 긴 숨을 토해냈다.

"잘 버텼어, 용용아. 그때, 내가 너한테 잘했다는 말을 했는데,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네."

"기억하고 있어. 무조건 기억하고 있어."

"다행이다. 그래도 레디나가 왔다 간 이후로 얼굴이 밝아서."

"…으응. 레디나가 나를 위로해줬어."

"푸핫. 위로……?"

시렌이 듣다못해 웃음을 터트렸다.

"위로했다고? 날 개병신으로 만든 게 위로라고?"

"내가 너한테 들을 말이 있어서 아무래도 레디나가 그 혀를 자르지 않은 모양인데, 고맙게 생각해."

하벨은 시렌을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당장 이를 악문 시렌은 그를 보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이 개새끼가… 지금 내 꼴을 보고도……."

"그게 다행인 거지. 겨우 손가락으로 그쳤잖아?"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하벨은 시렌의 꼴을 보니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시렌."

"그 더러운 입으로 내 이름 부르지 마!"

"네가 어떤 희망을 품었는지 알고 있어."

우산에 기대다시피 한 하벨은 살짝 감긴 눈으로 시렌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널 구하러 올 거라 생각하겠지. 마법사든, 장로든 누구든 말이야."

장로라는 말에 시렌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아, 그리고 네가 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당연하지."

시렌은 자신감 있게 말을 꺼냈다.

"날 죽이면 네가 잃을 게 너무 많거든."

"아니야, 시렌아."

하벨이 살포시 웃었다.

"그걸 착각이라고 말해주러 왔어. 용용이가 너 때문에 고생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엄청 힘들었어! 자꾸 도련님은 죽었다면서 나한테 그렇게 말하는데 정말 무서웠어. 나는 도련님을 잃는 게 싫어. 너무… 싫어."

칼리우스는 그제야 오만상을 찌푸리며 속상했던 걸 털어놓았다.

"미안해, 용용아. 내가 시렌한테 들어야 할 말이 거창할 거라 예상했거든. 그런데 생각 외로 손쉽게 풀려서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 곧 죽을 거거든."

"네가… 날 죽인다고?"

시렌은 하벨을 비웃었다.

너무도 우스웠다.

자신이 가진 값어치는 상당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로 따져도 높을 만큼 상당히 객관적이었다.

특히 하벨이 가지고 싶은 정보를 자신이 아주 많이 가지고 있지 않던가.

"페트리오를 기억해?"

하벨이 입을 열었다.

[어우, 무서웠어.]

[맞아. 나도 무서워서 기억하고 있어.]

정령들이 수군거렸다.

느닷없는 이름이라 생각이 들 테지만, 시렌은 당장 공격적인 눈빛을 지었다.

―네가 시렌이란 새끼냐?

툭 하고 쏘는 말과 달리 말투는 제법 고풍스러워 막연히 욕처럼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눈빛은 굉장히 살벌했다. 사람이 아닌 그저 사물을 바라보는, 살짝 무덤덤한 시선도 엿보여 무척 기분이 더러웠다.

"그 개새끼를 내가 어떻게 잊겠어?"

시렌은 갑자기 치밀어오르는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자신이 공들여 만든 마법사들이 한 명씩 나와서는 그 남자, 페트리오가 전해준 검을 쥐고 자신한테 다가왔다.

자신을 죽일 거라 생각했지만, 우습게도 검 끝의 방향이 달랐다.

―해방이네. 드디어.

제 가슴을 찌를 때 나던 소리마저 선명했다.

"내 앞에서… 죽여버렸는데."

시렌은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죽기 전, 모두가 너무 행복해 보였다.

자신에게 보란 듯이 단숨에 목을 찌르며 그렇게 한 명씩, 한 명씩 죽어갔다.

시간이.

세월이 그토록 허망하게 무너질 순 없었다.

"그래. 기억하고 있으면 됐어."

하벨은 안도하며 웃었다.

피는 이미 확보됐다는 말이었다.

"무슨 소리야?"

"설령 네가 살려고 무슨 말을 지껄여도 내가 네 말을 어떻게 믿어? 거짓말하면 그뿐인데."

"수작 부리지 마."

"수작이 아니라 네 뒤에 누가 있는지 알게 되어서 그래."

[…진짜?]

아라가 깜짝 놀랐다.

[이 몸은 전혀 모르겠던데? 역시 대장이야.]

칼리우스에게 매달려 있던 아라가 꼬리를 흔들었다.

"맞아, 도련님은 진짜 똑똑해. 나도 도련님처럼 됐으면 좋겠는데."

칼리우스는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흔들릴 때, 슬플 때, 기쁠 때 등 모든 곳에 하벨이 있었다.

하지만 하벨과 잠깐 시선이 마주치자 칼리우스는 살짝 움츠러들었다.

꼭 자신이 뭔가를 잘못 말한 것처럼 왜 이렇게 하벨의 눈빛이 슬퍼 보이는지.

쿵.

칼리우스는 한 박자 늦었지만, 시렌의 마나를 지웠다.

또 시렌의 머리가 바닥에 납작 붙었다.

이곳이 유일하게 마법이 새겨지지 않은, 이전 헤레스의 방이라 다행이었다.

―여길 써요. 시간이 좀 오래 걸릴 뿐이지, 저는 마법도 움직일 수 있어요. 그게 제힘이니까요.

헤레스가 말한 것처럼 마법 자체도 옮기는 힘을 가졌기에 방에 마법이 없는 건 당연했다.

"…크흑."

시렌은 또 자신을 짓누르는 힘에 발버둥 치다 어깨로 숨을 쉬며 하벨을 위로 쳐다보았다.

"떠볼 셈이라면 그만두지그래? 내가 알려줄 것 같아? 내가?"

"아니야. 그건 정말 궁금하지 않아. 대신 두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 그런데 대답하지 않아도 돼."

하벨은 조금 전, 과거에서 벌어졌던 꿈을 꿨다.

꿈에서 펼쳐진 일과 하벨 티에라가 알려준 사실을 이어본다면 시렌 뒤에 자신에게서 열쇠를 가져간 그놈일 확률이 엄청 높았다.

왜 이런 짓을 벌이는지, 어떻게 살아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자신의 몸에 새겨진 침식이 놈이 살아 있음을 알렸고, 자신이 가진 권능으로 만든 물과 상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지 않았던가.

유렌.

놈은 자신이 다스리던 국가의 장관이자 다른 장관들을 손에 쥐고 자신을 밀어내 사실상 대리청정이나 마찬가지인 힘까지 손에 넣은 자이기도 했다.

그런 유렌을 쥐고 흔들 정도라면 시렌 위에 있는 것도 사실상 어색하지 않았다.

―내 심장이 지금 그자한테 붙잡혀 있어. 비록 헤일리스의 입을 통해 말하긴 했지만, 나는 말이야, 모든 마법사가 행복해졌으면 해. 이건 진심이야.

'심장이 잡혀 있다는 말은 그냥 꺼낸 말이 아닌 게 분명하다.'

시렌이 선뜻 심장을 내어줄 정도의 힘을 가진 자라면 지금 그놈 말고 누굴 떠올릴 수 있을까.

대체 뭘 하려는지 모르겠지만, 놈이 원하는 건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면 살짝 두렵기도 했다.

"물의 오염을 그놈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지?"

하벨은 꿈속에서 보았던 걸 떠올리며 물었다.

자신이 열쇠를 빼앗긴 후에 류아를 만날 때, 바다에서 검고 탁한 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건 착각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하벨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오미너스를 알려준 것도 그놈이지?"

오미너스에서 느끼던 불길함은 자신을 공격했던 대신들이 가진 무기에서 느낀 불길함과 너무도 비슷했다.

"아니, 설령 알려주지 않았다고 해도 네가 그걸 본 게 맞지?"

줄줄이 꺼내는 하벨의 말에 시렌은 심장이 욱신거려왔다.

"놈이 그 힘을 이용한 모습을 보고 오미너스를 만들었을 테고. 그렇지 않아?"

확신에 찬 하벨의 목소리.

갑자기 움직이는 시렌의 입 모양도, 눈동자에 한순간 깃든 놀람과 무엇보다 하벨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처음으로 공포가 어렸다.

"정답이네."

하벨은 오만함이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벽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시렌의 목숨을 빼앗으려 기다리고 있던 침묵의 사신을 불렀다.

"레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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