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216화 (216/415)

216화. 떠보기(3)

* * *

"뭐 하는 거야, 시렌?"

헤일리스가 곧바로 당황했다.

자신도 하벨 티에라가 마음에 든 건 아니었지만, 이건 선을 너무 세게 넘어버렸다.

헤일리스는 금세 웃음기를 잃어버린 하벨을 보며 다급히 말을 꺼냈다.

"대신 사과할게요."

"사과를 왜 해요, 협회장님? 지금 상황이 너무 웃기지 않나요?"

"입 닥쳐, 시렌. 한 번만 더 지껄여봐."

"이곳 소속이라니.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정말로 마법사 협회에 오고 싶다고요?"

시렌은 헤일리스의 말에도 웃음기를 가득 담았고, 마지막에는 하벨을 가소롭게 바라보았다.

"왜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슬슬 본색을 드러내자 하벨은 이를 즐겁게 물었다.

"그거야 누가 봐도 이상하잖아요."

"시렌. 내가 또 말해야겠어?"

이어지는 헤일리스의 재촉에 시렌은 오히려 입꼬리를 높이 올렸다.

"협회장님. 이제 가면은 벗어도 괜찮아요."

"가면이라뇨?"

하벨의 물음에 시렌은 배를 잡고 웃었다.

"하하. 진짜 웃기네요. 왜 다 알면서 모르는 척할까요? 그렇지 않아요, 협회장님?"

헤일리스는 진짜 당황했다.

아직 망설이고 있었고, 지금은 공격할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벨이 조금 더 방심한 그때가 바로 덮쳐야 할 순간이라고 판단했는데.

헤일리스는 모든 걸 망쳐놓은 시렌에게 살의가 넘실거렸다.

"미쳤어? 죽고 싶은 거야?"

당장 헤일리스는 시렌의 멱살을 쥐었다.

"죄송합니다, 하벨 공. 잠깐만 자리 좀 비키겠습니다."

헤일리스는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계심이 가득 오른 짐승 역시 쉽게 잡을 수 없는 법.

지금은 아니었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아니나 다를까, 하벨은 당황스러움을 채 숨기지 못했다.

"아뇨. 머릿속에서 지우십시오. 시렌이 헛소리를 지껄인 것뿐입니다. 정말 오해하지 마십시오. 제가 제대로 혼내고 오겠습니다."

"협회장님. 가지고 싶으셨잖아요."

시렌이 헤일리스에게 끌려가면서도 작게 속삭였다.

"저기에 다 있어요."

손을 올리고 헤일리스의 뺨을 문질렀다.

순간, 헤일리스는 밖으로 나가려다 말고 시렌을 바라보았다.

점점 헤일리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생각해보니 왜 멈춰야 할까.

'아까 지금이 황금 같은 기회라고 분명히 생각했잖아?'

밑에는 자신들의 병사가 되어줄 마법사들이 가득했고, 이곳은 최상층이자 오염이 넘실거리는 바다를 끼고 있기에 물에 내성이 있는 사람조차 떨어지면 죽었다.

하물며 내성이 없는 하벨 티에라는 어떨까.

굳게 닫힌 문을 보자 헤일리스는 시렌을 데려가며 공격 시 성공 가능성을 계산했다.

"여기가 어디인지 잊으신 거 아니죠?"

또 이어진 세렌의 말에 헤일리스는 욕망이 어린 눈으로 웃고 있었다.

이대로 도주로를 차단하고 이곳에 깔린 마법을 시전한다면 모든 것이 끝날 수 있었다.

하벨 티에라는 물론 칼리우스와 한 번 놓친 헤레스까지 손에 넣는다는 황금 길이 펼쳐지는 게 아닌가.

[대장, 대장! 헤일리스 표정이 이상해. 시렌도 이상하구.]

창문에서 쪼르르 날아가 헤일리스의 표정을 확인한 아라가 기겁하며 하벨에게 다가왔다.

'걸렸네.'

하벨은 깍지낀 손을 잠깐 풀어 귓불을 만지작거리며 여유롭게 그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언제든지 헤일리스를 칠 준비와 페트리오에게 신호를 보낼 준비를.

[아아, 맞다! 이 몸이 신호를 보내야 해!]

하벨을 꼭 껴안던 아라가 다시 창문틀로 빠져나왔다.

[이 몸은 준비됐어! 완전 빨리 할 수 있으니까, 대장이 신호만 보내주면 돼.]

아라가 즐거워하는 사이, 헤일리스가 문에 손을 댔다.

'마법이 발동된다.'

제 눈에 마법이 움직이는 게 보였기에 하벨은 슬쩍 칼리우스를 바라보았다.

내내 긴장하던 칼리우스가 그제야 안도했다.

설마하니 그간 헤일리스를 경계한 게 아닌 어디 쪽에 방향을 두어야 하는지를 몰라서 일어난 긴장일 줄이야.

'출발이 좋네.'

쿠쿠쿠쿠.

문 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자 하벨은 정말로 놀란 듯이 반응했다.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도련님.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여기는 아주 더러운 하수도나 마찬가지라고요."

헤레스가 분한 듯이 이를 갈았다.

"아. 별거 아닙니다."

헤일리스는 곤란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이 문에는 보호 마법이 걸려있어요. 그 마법이 발동되는 조건은 내부에서 일정 수치 이상의 마나가 감지됐을 때."

이어 헤일리스는 자신의 손을 내보였다.

"그리고 제가 문을 만졌을 때 발동됩니다."

"지금 만지셨잖습니까. 똑똑히 봤습니다."

하벨이 날을 세우자 헤일리스는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보더니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실수였습니다. 방금 시렌이 곤란한 말들을 했잖습니까."

헤일리스는 아직도 멱살을 쥔 시렌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그 말에 너무 당황해서 정말 실수했어요."

"그 말을 믿을 것 같아요?"

헤레스가 코웃음을 쳤지만, 헤일리스는 이를 가볍게 흘렸다.

믿든 안 믿든 이제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네요. 마법이 풀릴 때까지 기다리거나, 풀어달라고 연락하는 수밖에요."

이미 공격할 의사 있다는 건 알고 있음에도 웃기지도 않은 헤일리스의 행동에 헤레스는 진짜 열이 받았다.

"헛짓거리하지 마시죠. 도련님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거 맞나요?"

"헤레스. 너 피해망상이라도 있니? 아닌 걸 아니라고 말했고, 실수를 실수라고 말했는데 왜 믿질 못하는 거지?"

헤일리스는 시렌의 멱살을 놓고는 헤레스에게 다가갔다.

헤레스를 살짝 내려다보며 그녀를 딱한 듯 바라보았다.

"왜 이런 아이가 되어버렸담. 그때는 총명했는데."

"아니, 멍청했겠지."

헤레스의 대답에 헤일리스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래. 정답이야."

헤일리스는 태연하게 주머니에 손을 넣었고, 헤레스는 그녀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올까.

오는 걸까.

대체 어떻게 올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헤일리스의 주마법은 모래.

샤르르륵.

헤일리스가 꺼내는 어떤 소리에 밖에 있던 아라가 귀를 쫑긋 세웠다.

[어어? 뭔가 소리가 특이하다?]

칼리우스는 헤일리스 주변에 마나가 움직이는 느낌에도 자신을 꾹 눌렀다.

-잘 들어주세요, 칼리우스 님. 이곳 마법사 협회에는 아주 방대한 마나가 흘러요. 칼리우스 님이 마나를 지워버린다고 해도 극히 일부의 마나만 없앨 뿐, 모든 마나를 지워버릴 수 없다면 곧바로 다시 충전될 거예요.

들어가기 전, 헤레스가 주의사항을 알려줬다.

마나를 지워봤자 소용없다는 사실을.

-헤일리스를, 헤일리스가 가진 마나를 제압한다고 해서 마법사 협회 내부에 마법이 발동되지 않는 건 아니에요.

헤일리스의 마나를 지워봤자 마법사 협회 내에 새겨진 마법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차라리 새겨진 마법이나 발동된 마법을 빠르게 지우는 편이 효율적일 거예요.

그리고 무엇이 효율적인지를.

'도련님은 마법을 볼 수 있어.'

그럼 지금 하벨의 눈에도 마법이 발동되기 전이라는 것까지 보이는 걸까.

칼리우스는 무엇이 되었든 하벨의 판단을 믿었다.

만약 실수해도 괜찮았다.

비록 시간이 조금 걸릴지라도 자신이 멈추지 못하는 마법은 없었으니.

그러니 지금은 자신이 나설 때가 아니었다.

이 방에 새겨진 가장 위험한 마법을 없애야 했다.

'폭발 마법이다. 마법사의 탑을 다 날릴 수 있을 만큼 커.'

칼리우스는 조금씩, 천천히 자신의 마나로 긁으며 마법을 지워버렸다.

"너는 멍청했어."

헤일리스가 꺼낸 건 볼펜으로 점을 그린 것처럼 작은 구슬이 가득한 통이었다.

"애초에 여길 나가지 말았어야지."

샤르륵.

헤일리스가 통을 흔들었다.

"계속 여기에 남아서 네가 짊어질 그 임무를 다했다면 이렇게 일이 꼬이진 않았을 테고, 비참할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

태연하게 뚜껑을 여는 그 모습에 헤레스는 저 통을 뺏고자 숨을 참았다.

콰득!

방에 채워진 마법 하나가 발동되어 지네처럼 기어와 헤레스를 덮쳐왔다.

스겅.

단검을 빠르게 꺼낸 레디나가 마법을 잘라버렸고, 헤일리스는 보란 듯이 통을 열었다.

"우린 마법사잖아. 그 긍지를 떠올려봐, 헤레스."

쏴아아아.

통에 든 구슬을 쏟아내며 헤일리스는 헤레스를 향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힘을 가진 건 우리야. 그런데 왜 우리가 핍박을 받고 있어야 하는 거지?"

"개소리 좀 그만둬!"

"이건 개소리가 아니라 사실이야. 세계가 힘이 있는 자들의 것이라면 우리가 가져야지. 하지만 지금은 고작 마법사라는 이유로 몸에 개 같은 문양을 집어넣고, 우릴 감시하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 문양을 내보여야 하는 상황이 정말 정상이라고 생각해?"

"이 병신아. 마법사가 힘을 가졌으니까. 기사들과 달리 왕실에 충성하지 않으니까. 위험한 만큼 이를 감시하겠다는 게 뭐가 나쁜데?"

헤레스의 말에 헤일리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래서 너는 멍청하다는 거야, 헤레스. 마법사들이 가진 이 우월함이 보이지 않다니."

카샬은 하벨이 앉은 휠체어를 자신의 뒤로 민 뒤에야 검을 뽑았다.

스겅.

헤일리스가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는지 몰라도 살짝 초조했다.

"네가, 우리의 꿈을 짓밟았어, 헤레스."

헤일리스는 안타까움이 가득한 표정을 짓더니 시렌을 보았다.

"문 막아."

"네, 협회장님."

시렌은 웃음을 흘리며 문 앞에 섰다.

헤일리스가 숨을 참자 그녀의 주변에 모래가 천천히 눈을 뜨듯 몸을 일으켰다.

샤르르륵!

"지금… 제정신입니까?"

하벨이 경악하자 헤일리스의 눈꼬리가 휘어버렸다.

묘한 해방감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럼요. 협회장님께서는 언제나 제정신인걸요."

시렌이 이곳에 있는 마법을 하나씩 발동시키며 말을 꺼냈다.

아무도 나가지 못하게 단단히, 꼭꼭.

그렇게 저들 모두 손에 넣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냥 얌전히 항복하세요."

시렌은 벌써 승리를 예상하였다.

그 오만함에 하벨은 기가 찼다.

"아, 헤레스 씨가 설득하면 되겠네요. 이곳에 깔린 마법의 개수가 얼마나 많은지 알잖아요, 헤레스 씨?"

시렌은 헤레스를 건드렸다.

한때 마법사 협회에서 중요한 인물이자 모든 일의 핵심이었던 인물이 아닌가.

손아귀에서 잠깐 흘렸지만, 절대로 잊은 적이 없었다.

다시 주워갈 생각이었으니.

"그냥 순순히 받아들이세요."

"닥쳐!"

헤레스는 힘껏 내지르며 그곳에 있는 원형 탁자를 들어 시렌에게 던졌다.

팍!

시렌이 손짓하자 방패 형태로 된 마법이 나와 원형 탁자를 가뿐히 튕겨내며 입꼬리를 올렸다.

샤르르륵.

[으아앗! 대장! 아직도 신호를 보내면 안 되는 거야?]

아라는 창문 틈 사이에서 올라오는 모래를 보며 기겁했다.

헤일리스 주변에서 비처럼 내려오던 모래는 당장 하벨을 향해 뻗어왔다.

카샬이 크게 검을 휘두르자 모래에게 숨은 마법의 매개체들이 베어졌지만, 그걸로는 막을 수 없었다.

칼리우스가 움찔거리자, 하벨은 그의 옷자락을 여전히 당겼고, 헤레스의 숨이 한 번 더 멈췄다.

정확히 하벨 앞에서 모든 모래가 시간이 멈춘 것처럼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 있었다.

헤레스의 손짓과 함께 모래는 오히려 머리를 틀었고, 헤일리스를 향해 움직였다.

'역시. 저 힘이야!'

헤일리스는 당황하기보다는 오히려 환희했다.

저 힘을 제대로 가질 수 있다면 오미너스를 제대로 움직이는 건 문제가 아닐 테니까.

"아코."

카샬이 아코를 부르자 그의 검에 깃들었던 아코가 모습을 드러냈다.

[뭐더라, 무슨 작전을 한다며? 벌써 나와도 되는 거야?]

아코는 주변을 살폈다.

정령들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아코는 안도했다.

"그래."

카샬은 대답과 함께 아공간 주머니에서 여러 개의 검을 꺼내 바닥에 대충 던졌다.

[좋아. 그렇다면야…….]

[안녕, 아코!]

아라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리자 아코는 기겁했지만, 곧 입을 다물었다.

카샬이 집중하고 있었고, 자신도 그 작전이라는 걸 어렴풋이 듣지 않았던가.

카샬이 눈을 떴다.

파르르.

검의 소리가 울렸다.

아코가 정령수를 밀어 넣자 카샬 주변에 있던 검들이 저절로 일어났다.

칼리우스의 눈이 커졌고, 하벨은 그 광경을 무척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카샬은… 정령사지만, 다른 쪽으로 성장해버렸어.

저번에 아코가 슬쩍 언급해주지 않았던가.

이게 카샬이 가진 진짜 힘이었다.

"…마법사?"

시렌이 그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마법이라기에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무렵 그쪽에서 마나가 거세진 느낌이 들었다.

'진짜 마법사라니. 이런 건 보고에도 없었다.'

헤일리스는 헤레스가 쏜 모래를 다시 되받아치며 주르륵 흐르는 모래 사이로 카샬을 바라보았다.

눈을 깜박거릴 무렵, 검 하나가 날아왔다.

팅!

시렌에게 발동되었던 그 마법 방패가 헤일리스에게도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헤일리스는 입꼬리를 틀며 손을 양쪽으로 뻗었다.

그녀의 왼쪽과 오른쪽의 모래들이 모여 거대한 주먹이 되었고 하벨 일행을 향해 동시에 휘둘렀다.

부웅!

거친 바람과 함께 방에 설치해두었던 마법들이 동시에 일어나 벽면 전체에 시렌과 헤일리스를 보호했던 마법 방패로 빼곡히 채워졌다.

헤레스는 조금 전 기억했던 수백 개 이상의 매개체 위치를 마나와 연결해 그대로 멈췄다.

"그럼 이것도 멈춰봐."

헤일리스는 여유롭게 손가락을 튕기며 모래를 추가로 쏘아냈다.

노리는 건 하벨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곳에서 필요 없는 건 저 집사였다.

지워버려야 할 존재.

'죽어.'

헤일리스는 도중에 방향을 틀어 카샬의 이마를 노렸다.

'죽어버려!'

티잉!

카샬 주변에 일어난 검들이 벽처럼 세워져 모래를 막았다.

[보이지, 카샬?]

아코의 물음에 카샬은 검으로 응답했다.

자신이 그려야 할 궤적을 향해 검을 휘두르자 모래 속에 숨은, 점만큼이나 작은 매개체를 부드럽게 베어버렸다.

'……?'

헤일리스의 눈이 커졌다.

대체 몇 번이나 검을 휘둘렀는지 보이지 않았다.

샤르르륵.

모래가 무너져내렸고, 카샬은 헤레스가 열어버린 모래 틈 사이로 움직였다.

하벨은 입꼬리를 올리며 카샬의 발에 바람의 힘을 불어넣었다.

'…가볍다.'

카샬은 깜짝 놀랐지만, 곧 그 흐름에 적응했다.

순간 가속한 카샬의 속도에 맞춰 궤적을 그리는 그의 속도 역시 빨라졌다.

매서웠고, 간결했다.

티잉!

하지만 마법 방패를 부수지는 못했다.

카샬이 다음 공격을 위해 방향을 틀 동안 카샬 주변에 둥둥 떠 있던 검이 같은 궤적으로 공격했다.

팅! 팅! 팅!

'자, 잠깐만…….'

헤일리스는 점점 다급해졌다.

줄줄이 이어진 검의 공격이 하나씩 지나갈 때마다 공격이 중첩되는 것처럼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마법 방패가 쪼개질 것만 같자 헤일리스는 추가로 마법을 발동시켰지만, 마지막 검이 온 힘을 다해 틈 사이를 파고들었다.

쩌억!

마법 방패가 깨져버렸다.

헤일리스는 당황함을 껴안고 다급히 숨을 참던 그때, 짐승의 송곳니 같은 매서운 칼날이 치밀어 들어왔다.

푹!

모래로 검의 방향을 살짝 바꿨음에도 카샬의 검은 기어코 헤일리스의 어깨를 찔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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