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화. 물 마법사 몰라요?(3)
* * *
뭐가 됐든 신관의 힘을 체험할 기회인데 왜 거절하겠는가.
하벨은 다시금 식은땀을 닦으며 설렌 마음을 느꼈다.
난생처음 겪어보는 일이 아닌가.
이 세계에 와서 마법을 처음 봤을 때 얼마나 신기했는지 몰랐다.
'진짜 신이 존재하면 좋겠다.'
하벨은 살짝 흐리멍덩한 눈으로 신관을 빤히 바라보았다.
신관은 갑자기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는 두 손을 공손하게 잡았다.
"……?"
하벨이 놀라자 옆에 있던 다른 신관이 그를 다독였다.
"신의 은총은 신께서 힘을 내려주시는 일이니 가장 낮은 자세로 임하는 게 맞습니다."
뭔가 그럴듯하게 들려와 하벨은 더는 당황하지 않고 신관이 눈을 감고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하늘을 향해 올리는 기도랑 비슷하네.'
하벨은 그 소리가 무엇이 될지 몰라 가만히 기다렸다.
신관의 손바닥이 점점 밝아진다고 느끼던 차 정말로 손바닥에서 은은하게 빛이 뿜어져 나왔다.
'……!'
하벨은 그 빛을 느끼자마자 처음 자신이 태어났을 때, 자신을 감쌌던 촉감과 비슷하다는 걸 느꼈다.
보드라운 바다 같기도 하며, 따스한 손길 같기도 한, 두 번 다신 느낄 수 없었던 그 감각이.
신관이 내는 빛이 자신의 손에 스며들자 따뜻한 코코아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온 느낌이 손끝에서부터 전해졌다.
달달하고, 따스한 빛이 온몸에 돌자 갑자기 식은땀도 멈추고, 부들거리던 손도 더는 흔들리지 않은 채 오히려 활력도 돋아났다.
'……와.'
하벨은 몸의 변화에 놀라운 눈으로 신관을 바라보았다.
잠깐 숨을 돌린 신관은 곧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으며 물었다.
"몸은 괜찮아지셨습니까?"
"어떻게… 하신 겁니까?"
"신께서 제게 주신 권능을 사용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대단하게 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미천한 종일뿐이니까요."
"신은 정말 있는 겁니까?"
하벨은 뒷사람이 기다린다는 걸 알지만, 신관을 보면 꼭 묻고 싶었던 말을 꺼냈다.
"예, 있습니다.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이 뒷내용을 이어 말씀드리고 싶네요."
어떤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 신관의 눈빛과 목소리에 너무도 당연한 믿음이 깃들어 있었다.
하벨은 저 눈을 알고 있었다.
한때, 어인들도, 사람들도 자신을 저 눈으로 바라보지 않았던가.
이유 없는 충성과 복종을.
"저는 엘라힘이라고 합니다."
엘라힘은 고개를 살짝 숙인 뒤, 바안에게로 걸어갔다.
'신이 진짜로 있다면… 하벨 티에라 일도, 내가 빙의된 일도 물을 수 있는 것인가?'
하벨은 엘라힘을 곁눈질로 살피며 다음 사람과 악수했다.
이전에도 신을 만나면 묻고 싶은 게 많았다.
대체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냐고.
자신이 살던 세계를 지배하고, 사람과 어인을 학살한 수족을 말살해 미래와 평화를 되찾은 자신에게 왜 이러냐고.
방금 죽기 전 감각을 느껴서인지 모르겠지만, 하벨은 잠재웠던 억울함이 치밀어올랐다.
곱게 죽지도 못했다.
자신이 죽은 뒤에 그 육체가 어떻게 됐을지도 몰랐고.
'어떻게든 갈기갈기 뜯어 물이 아닌 육지에 내던졌을까. …아니면 보란 듯이 박제를 해둔 것일지도 모르지.'
하벨은 다시금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다잡으려 애를 썼다.
하지만 좀처럼 그 마음은 잡히질 않았다.
죽기 전에 느꼈던 감각이 되살아난 건 분명 누군가의 시선으로부터 시작했으니까.
"그런데 정말 물 마법사가 맞는 겁니까?"
그림자가 다시금 지고 누군가 하벨에게 질문을 꺼냈다.
복장을 보아하니 레놀드 왕국의 대신 중 한 명이었다.
"그거야 저도 모릅니다."
굉장히 가벼운 물음이었기에 하벨 역시 대수롭지도 않게 대답하자 남자는 씩 웃었다.
"어쨌든 놀라웠습니다. 이런 시국에 굉장히 좋은 광경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남자는 손을 내밀었고, 하벨은 악수했다.
"별말씀을요."
하벨은 그의 뒤쪽에 서 있는 레놀드 왕국의 대신 중 한 명의 표정이 일그러지자 의아함을 느꼈다.
'내가 마음에 안 드는 건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며 하벨은 더욱 활짝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지금 그보다 더 자신을 따갑게 바라보는 이들이 뒤쪽에 기다리고 있었으니.
마법사 협회 소속 마법사들이.
"…우리를 모욕하지 마십시오."
하벨 앞에 서자마자 마법사는 언짢음을 드러냈다.
하벨은 그 모습이 참 우습다 싶었다.
"개인적 감정을 신성한 장례식까지 끌고 오는 겁니까?"
"먼저 얼토당토않은 일을 꺼낸 건 그쪽입니다."
"진짜인데요?"
"웃기지 마십시오. 뭐가 진짜입니까? 우리는 결단코 그런 일을 벌이지 않았습니다."
"가슴에서 양심이 뭐라고 말을 하지 않습니까? 아, 양심이라는 단어의 뜻부터 아냐고 물었어야 했는데 실례했습니다."
하벨은 미소를 지으며 마법사 뒤에 서 있던 협회장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알아서 자리를 비키는 마법사를 제치고 하벨 앞으로 걸었다.
"무슨 꿍꿍이입니까?"
가까이서 보자 하벨은 그녀에게서 풍기는 강한 힘을 느꼈다.
살기를 내뿜었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다른 마법사들과 달랐다.
"왜 그렇게 날을 세웁니까. 곧 한 식구가 될 사이인데 벌써 이러면 곤란한 건 그쪽일 텐데요."
"지금… 한 식구라고 말한 겁니까?"
협회장은 기가 찼다.
"벌써 자신이 물 마법사라고 착각이라도 하는 겁니까?"
"착각이 아니라 사실인걸요."
하벨은 자신 있었다.
자신이 사용하는 이 힘은 물의 특성을 강하게 가진 세렌마저 속이지 않았던가.
"아니면 물 마법사 몰라요?"
하벨이 툭 하고 던진 말에 협회장의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물 마법사는 마법사들의 아픈 손가락이자, 어느새 용과 함께 동화책 속에 소재로 전락한 상상 속 존재가 아닌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아주 잘 알고 있죠. 당신보다 더요."
협회장은 내쉰 숨과 함께 정령사들을 향한 분노를 삼켰다.
저 어린애한테 끌려다니는 건 질색이었다.
협회장은 머리를 달리 굴렸다.
만약 하벨 티에라가 정령사가 아니라 마법사라면 어느 쪽이 이득이 될지.
사라진 물 마법사의 등장으로 마법사 협회는 무얼 얻게 될지.
'…그리고 물 마법사가 가지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마법사들이 결집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겠지.'
하벨은 협회장의 손가락에 들어간 힘이 천천히 풀리는 걸 보며 그녀가 무얼 생각하는지 눈치챘다.
세상의 중심에 있는 자는 마나를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이며 그들이 동물에게 번호를 매기는 것처럼 손목에 새겨진 그 문양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페트리오를 통해 들었다.
'네놈이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나를 잡아야 할걸? 반드시.'
분노를 조금만 걷히면 자신이야말로 마법사들이 바라던 이상향을 위한 아주 좋은 도구인 게 보일 테지.
이번 희망은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현 사태에 회의적이던 마법사마저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을 엄청난 게 아닌가.
"…하."
협회장은 한숨을 짧게 내쉬었다.
"잘 알고 있기에 조금 전에도 지금도 날을 세우고 말았습니다. 저희에게 물 마법사는 엄청나게 아픈 손가락이라서 말이죠. 일단, 너무 흥분해 소리친 점, 공격적인 말을 퍼부었던 그 모든 점을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협회장이 이렇게 꼬리를 말며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말을 했겠는가.
자신이 예측한 것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자신을 물 마법사로 만들어야겠다는 열망 또한 엿보여 하벨은 해맑게 웃어주었다.
'어디 한 번 그 욕심을 제대로 보여주게.'
지금 협회장이 느낀 그 욕심이 어떻게 마법사 협회를 무너트리는지를.
* * *
'아까 내가 느낀 그 감각은 대체 뭔지.'
하벨은 침대에 엎드려 손가락도 꼼짝하지 않았다.
다시금 생각해도 의문스러웠다.
자신이 죽기 직전에 열쇠를 언급한 놈과 비슷한 감각이 들었다.
'그건 불가능할 텐데.'
하벨은 천천히 눈을 감아보았다.
하벨 옆에서 손가락에 불도 만들고, 바람도 만들던 아라가 하벨을 힐끔 바라보았다.
어떤 미동도 없자 손에 만들던 것들을 다 지우고 하벨을 빤히 보았다.
"왜 그래?"
하벨이 감았던 눈을 뜨자 아라가 방긋 웃었다.
[대장이 가만히 있어서 자는 줄 알았어. 그럼 이 몸이 이불을 덮어주려고 했지.]
"그냥 긴장이 풀려서 그래."
이제 물 마법사 검증과 늦은 저녁에 왕의 시신을 태우는 일만 남았기에 하벨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다 말고 현기증과 함께 땅바닥하고 인사할 뻔하지 않았던가.
―신관한테 신의 은총도 받았는데도… 물의 저주가 심해지셨다니. 당분간 힘을 사용하는 건 정말 자제해주세요.
하벨은 헤레스에게 신의 은총은 정말로 도움이 되었고, 자신이 용왕의 힘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런 게 아니라고 말하려다 그만뒀다.
자신이 느꼈던 그 감각을 무어라 말해야 하며 애초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원래 몸은 이미 죽었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일어날 후폭풍이 예상되어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우와. 대장도 긴장하는 거야? 대장도?]
신기한 걸 목격한 아라의 모습에 하벨은 실실 웃었다.
"그럼. 나도 당연히 긴장하지."
[대장은 언제 가장 긴장했어? 이 몸은 있지, 모르는 사람이나 모르는 정령이 보이면 바로 긴장한다?]
"음……. 내 말 한마디에 수많은 생명이 바스러질지도 모를 때랑 마지막 승리를 눈앞에 뒀을 때. 그때 정말 긴장했어."
[승리? 대장이 누구랑 싸웠어?]
"싸웠지. '수족'이라고 불리는 아주, 아주 못된 놈이랑."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증오가 치미는 족속들이었다.
[싸우는 건 안 좋은 건데. 화해했어?]
아라가 꼬리를 꽉 쥐며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아라야."
[응?]
"때론 화해할 수 없는 상대도 있어. 나에게 수족은 그런 존재였어. 그래서 다 죽였어."
[…왜에?]
아라가 꼬리를 꽉 안고선 눈을 깜박거렸다.
"놈들이 사람들의 생명을 무참히 뺏고, 미래조차 뺏어가 버렸거든."
[미래를 뺏어가? 진짜 시간을 뺏었다구?]
"그래. 나도 이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겠지만, 수족을 죽이면 죽일수록 멈췄던 세계의 시간이 돌아가더라."
하벨은 살짝 벌려진 아라의 입속에 손가락을 살짝 넣자 아라는 고개를 흔들었다.
"사람들이 이제껏 없었던 기술을 만들어내면서 '발전'이라는 개념이 생겼어. 내가 봐도 그 속도가 아주 빨랐어. 처음에 나무로 대충 만든 활과 창을 쓰던 사람들이 수족을 거의 물리칠 때쯤에 '총'이라는 걸 쓰고 있었으니까."
[초옹?]
"그래. 음, 내가 최근까지 본 건 총알이라고 길쭉하게 생긴 걸 넣고 방아쇠를 당기면 '빵'하는 소리와 함께 그 총알이 나가는 아주 흉포한 무기……."
하벨은 말을 멈추고 덩달아 멈춘 페트리오를 바라보았다.
아라랑 이야기에 너무 심취했던 건지 발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총이 뭡니까?"
페트리오가 태연하게 물었다.
분명 노크도 했고, 들어간다는 말도 했지만, 안에서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말소리가 들려 아라와 대화 중이라는 걸 알았다.
무슨 말을 그렇게 재미있게 하는지, 유심히 듣다 말고 곧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들었다.
난생처음 들어보는 것들을 언급하지 않는가.
"…아."
하벨은 그제야 자신이 페트리오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는 걸 떠올렸다.
상체를 일으키고는 페트리오를 빤히 바라보았다.
"좀도둑, 나는 하벨 티에라가 아니야."
'…그래서 도련님께서 소문과 다르셨던가?'
페트리오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
하벨은 눈을 깜박거렸다.
페트리오의 반응은 자신이 예상한 부분과 아주 크게 벗어나 있었다.
[오, 신기해. 이렇게 안 놀란 건 좀도둑이 처음이야!]
아라가 꼬리를 흔들며 페트리오에게 다가갔다.
"아, 혹시 그럼."
페트리오가 무언가를 물으려 하자 하벨은 그럼 그렇지라는 마음을 바라보았다.
"이름도 다릅니까? 평소에 도련님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이름을 달리 부르면 그렇잖습니까."
"…아니, 내가 하벨 티에라가 아니라니까?"
"충분히 알아들었습니다. 또 말씀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 정도로 이해력이 부족하진 않습니다."
페트리오는 눈에 보이는 의자를 끌고 와 자리에 앉았다.
"밖에 카샬이 보이지 않던데… 아, 방금 일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게 도련님이 누구인가 하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제 복수도 도와주시고, 다시 살 수 있게 해주신 건 눈앞의 분이라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진짜 신기하네. 혹시 뭘… 보기라도 했어?"
하벨은 미심쩍어하며 그냥 말을 던졌다.
저렇게 반응해주니 오히려 말을 덧붙일 일이 없어 고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어떻게 아셨습니까? 역시 도련님을 속이는 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
갑자기 페트리오가 한껏 진지해지자 하벨은 당황스러웠다.
[오오. 이 몸은 몰랐는데 어떻게 알았어?]
'…아니. 나도 몰랐는데?'
하벨은 잠깐 갈등하다 입을 다물었다.
대체 페트리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저번에 도련님께서 피를 건네시고 기억을 읽어달라고 하셨잖습니까."
'그건 실패했을 텐데.'
하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와 꺼낸다는 건 그때 페트리오가 무언가 보았다는 말과 같았다.
"그랬지."
"산에 오르던 도련님을 보았습니다. 기억을 읽으려는 절 인식해서는 아무도 이 기억을 보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벨은 그 말에 랜턴이 달린 팔찌를 움켜쥐었다.
'거기까지 본 건가, 하벨 티에라?'
누군가 그 기억을 읽어갈까 봐 이미 막은 치밀함에 하벨은 기가 찼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도련님이 아닌 모양입니다. 아마 원래… 하벨 티에라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니, 누구도 제 기억을 볼 수 없습니다. 당신을 위한 일이자, 그분을 위한 일입니다. …그자는 대체 어디까지 본 건지.
페트리오는 그때 들었던 말을 떠올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자'를 언급했습니다. 그게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혼자서 한 게 아닌 듯합니다."
"맞아. 하벨 티에라가 날 이 몸으로 불러냈고, 이 작업을 같이한 누군가가 있어. 아마 놈이 바로 하벨 티에라가 말했던 '그자'겠지."
하벨은 페트리오가 혼자서 생각해 도출해낸 결과를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마음이 편했다.
레디나도 그렇고, 칼리우스, 페트리오까지 하벨 티에라와 원래 인연이 없던 사람이 아닌가.
온전히 자신으로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자가 바로 내게 용용이를 찾으라고 말했던 놈이지 않을까 싶은데.'
"도련님. 필요한 게 있다면 지금처럼 뭐든 말씀해주십시오."
자신을 바라보는 페트리오는 이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기에 하벨은 만족하며 말을 꺼냈다.
"필요한 거라."
하벨은 잠깐 생각하고는 씩 웃었다.
"당연히 있지. 이제 내가 물 마법사라는 걸 증명하는 자리가 만들어지잖아."
"…예."
페트리오는 잠깐 긴장했다.
"그냥 자리만 열리면 심심하지 않을까 싶어서, 좀 생각 중이야."
"하나도 심심하지 않습니다. 전혀요."
"일단 생각 중인데 뭘 그렇게 긴장해?"
"벌써 손에 진땀이 납니다."
페트리오는 땀이 흥건한 손바닥을 내보였다.
"에이, 긴장하지 말고. 지금은 네가 편지에 적은, 그 정보라는 게 뭔지부터 말해봐. 엄청 궁금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