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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161화 (161/415)

161화. 넬시아가 왔다(2)

* * *

"…푸하핫."

칼름은 이가 빠진 채로 웃었다.

너무 기가 차지 않는가.

"레디나. 이 병신 같은 레디나. 헛된 이상에 빠져 현실도 구분 못… 하는 건 여전하구나."

칼름은 쇳소리를 내며 숨을 내쉬었다.

"그때, 네놈을 죽였어야 했어. 네놈이 수장님 앞에서 무릎 꿇고 네 어미의 목을……."

레디나는 칼름의 머리카락을 놓아주었다.

얼마든지 지껄여보라고.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자신이 직접 저 말을 꺼내는 건 어려우니 놈이 말해주는 편이 나았다.

그녀는 평소처럼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칼름의 말을 차분히 기다려주었다.

"목을… 바쳐 살라달라고 말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푸하핫!"

칼름은 다시 웃었다.

그 충격적인 상황을 어떻게 잊겠는가.

"…아. 저놈들은 이 사실을 몰랐구나?"

살짝 가라앉은 분위기에 칼름은 눈동자를 올려 레디나 옆에 쪼그려 앉은 하벨을 쳐다보았다.

"이건, 그래. 날 이렇게 개망신시킨 널 향한 내 칭찬이니까 귓구멍 열고 잘 들어."

다시금 쇳소리를 낸 칼름은 몇 번이나 기침을 내뱉은 후에 말을 이었다.

"뒤통수… 조심해라. 언제 배신당할지 모르니까. 네놈도 나처럼 목이 잘려나가고 후회하지 말라고."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하벨이 싱긋 웃었다.

"지금은 너나 걱정해."

"그래그래. 그건 맞아. 지금은 널 생각해야지, 칼름?"

레디나는 칼름의 볼을 어루만졌다.

"이 개같은 거 당장 치워!"

그가 필사적으로 이를 세우며 레디나의 손을 물어버리려고 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힘을 주어 칼름의 얼굴을 붙잡았다.

"날 살린 건 너희야. 너희가 봤을 때 난 배신자가 맞아."

"그래. 키우던 똥개도… 이렇게 하지는 않을 텐데, 콜록, 콜록."

"그러니까 나는 네놈들을 죽이려고. 배신자는 너희니까."

레디나의 눈꼬리가 휘었다.

그렇게라도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든 건 저들이었다.

"잘 가."

푹!

레디나는 단검을 칼름의 목에 쑤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들 그러고 있어요? 이제 증거 조작해야죠."

레디나의 시선이 카샬을 향했다.

방긋 웃고 있는 그녀의 입꼬리와 달리 시선은 한없이 깊은 슬픔을 머금고 있었다.

* * *

단장은 초조함으로 하벨이 들어갔던 장소를 쳐다보고 있었다.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었다.

"단장. 들어가 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기사가 보다못해 말을 걸자 정령들이 그를 째려보았다.

[하벨이 들어오지 말라고 했던 거 기억 안 나? 그게 아니면 명령이 우스워?]

"그게 아닙니다, 정령님. 혹여나 도련님께 무슨 일이 생긴다면 가장 슬퍼하실 분이 가주님이 아니겠습니까?"

[그건 우리도 알아. 조금만 더 기다려봐. 그때는 음, 우리도… 말리진 않을게.]

하벨이 저 방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초조한 건 정령들도 마찬가지였다.

슬쩍 다가갔을 때, 칼리우스와 아라가 절대 안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리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보다 시간이 더 길어진다면 하벨한테 미안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볼 생각이었다.

하벨과 한 약속보다 그를 구하는 게 더 중요했으니까.

그때, 문이 열렸다.

정령 기사들도 정령들도 모두 한곳을 바라보았다.

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하벨이 걸어 나오자 그제야 기사들과 정령들이 안도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단장이 빠르게 걸어 하벨에게 다가갔다.

"보다시피 괜찮네. 다만, 미안할 일이 생겨버렸다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도련님께서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죽였습니다."

카샬이 검에 묻은 피를 털며 밖으로 나왔다.

"괘씸해서 죽였습니다."

간단히 툭 하고 내뱉는 카샬의 말에도 단장은 자연스럽게 이해했다.

"이런 일로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도련님. 놈이 죽는 것보다 도련님께서 다치지 않는 게 더 중요합니다."

"고맙네."

하벨이 어색하게 웃자 단장은 그제야 안도하며 짧게 숨을 내쉬었다.

이미 하벨이 이런 곳에 온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용기를 냈는지 알기에 단장은 그가 달리 보였다.

평소 외출은 물론, 위험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대규모 연회나 여행마저 자제하지 않았던가.

"아닙니다, 도련님. 저야말로 무사히 돌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대가 날 믿고 허락해주었는데 당연히 멀쩡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벨이 천연덕스럽게 꺼내는 저 말에 카샬과 헤레스의 얼굴이 팍 굳어졌다.

자신들에게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다르지 않은가.

[이 몸은 매일매일 믿는데? 이 몸은 대장을 제일로 믿는데?]

칼리우스의 머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아라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아 차, 다른 건 어떻게 됐는가?"

하벨은 부쩍 따가워진 시선에 단장을 재촉했다.

"몇 놈인지 몰라도 탈출한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추격대를 꾸려 보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건 좀도둑이 알아서 처리할 테니 걱정 없네.'

페트리오라면 설령 정령 기사들과 마주해도 제2 세력이 있다는 걸 들키지 않게 손도 쓸 테고.

하벨은 단장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단장은 자신의 표정을 살피는 듯했다.

'그렇지. 그 증거가 안 나올 리가 없지.'

표적이 자진해서 지부 근처로 왔는데 그 사실을 상부로 보고하지 않는 게 더 이상했다.

아마도 정령 기사 중에 누군가 시체를 뒤지다 그런 내용의 보고가 담긴 쪽지를 발견한 게 아닐까 싶었다.

"나와… 관련되어 있던가?"

하벨이 말을 꺼내자 단장은 입술을 다물며 한 걸음 더 다가와 쪽지를 건넸다.

이미 다 아는 내용이지만, 하벨은 그가 넘긴 쪽지를 확인했다.

―표적 토끼가 접근. 현재 눈치채지 못함. 암살 의뢰가 제대로 진행 중인지 의심됨.

하벨 티에라라는 말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명백히 레디나를 의심하는 쪽지였다.

'내가 토끼라고?'

하벨은 기가 찼다.

진짜 자신을 토끼로 볼 줄이야.

하벨은 쪽지를 가볍게 흔들며 단장을 바라보았다.

묘하게 날카로운 눈빛에 순간, 단장은 흠칫거렸다.

"이 내용을 누가 아는가?"

"발견한 기사와 제가 전부입니다."

"입을 함부로 놀리는 것도, 섣부른 행동도 하지 않으리라 믿겠네."

"알고 있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단장은 허리를 숙였다.

"그럼, 나는 일단 올라가 있겠네. …어쩐지 속이 좀 울렁거려서 말일세."

"물론입니다. 먼저 기다리십시오. 다른 것들을 챙기고 뒤따르겠습니다."

"그래. 고생들 하게."

하벨은 가볍게 웃어주고는 서슴없이 계단을 향했다.

그가 지나갈 때마다 기사들이 고개를 숙였다.

* * *

하벨은 마차에 타기 전에 레디나에게 향했다.

카샬은 하벨을 말리려다 그냥 마차 옆에 섰다.

솔직히 자신도 칼름에게 들은 레디나의 과거가 충격이었으니.

[있지, 대장도 레디나가 걱정되는 거지? 이 몸도 그래. 레디나가 너무 힘이 없어 보여.]

아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칼리우스랑 같이 문에 귀를 대고 있었다.

어쩌다 들어버린 말에 자신도 용용이도 놀라며 서로 동시에 손가락을 입술 위에 올리지 않았던가.

"그래. 걱정되네."

하벨은 들어서는 안 될 비밀을 봐버린 기분에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레디나가 살고자 어머니의 목을 수장에게 바쳤다는 칼름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래서 레디나가 수장 이야기를 할 때마다 증오를 내비쳤을 줄이야.'

막 다른 마차에 오르려던 레디나는 하벨을 보자마자 방긋 웃었다.

"혹시 제가 걱정돼서 오신 거예요?"

"그래. 걱정돼."

[이 몸도.]

"감격인데요? 제 신께서 절 걱정하다니."

레디나가 신도처럼 두 손을 모았음에도 하벨은 어떤 반응도 보이질 않았다.

덩달아 레디나 역시 장난을 그만두고 괜히 옷자락을 만지작거렸다.

"그냥 다 들으라고 한 거예요. 어차피 검은 달하고 엮이면 언젠가는 다 들통날 건데, 이참에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아니라면 제 성질에 빨리 놈의 입을 막았겠죠?"

"괜찮아?"

"네. 저는 괜찮아요. 보세요."

레디나의 시선이 근처를 어색하게 돌아다니는 헤레스에게 향했다.

헤레스는 레디나와 눈을 마주하자 다급히 고개를 돌려버렸다.

레디나는 키득거렸다.

"저랑 접점이 거의 없던 언니도 절 이렇게 걱정해주는데요? 왜 괜찮지 않겠어요?"

"레디나."

[이 몸이 보기에는 하나도 안 괜찮아 보여.]

아라는 울상을 짓다 레디나를 안아주었다.

그녀는 보드랍고, 따뜻한 감촉에 흠칫거리다 입술을 깨물었다.

이상하게 아라가 자신을 안아주면 기껏 얼굴에 둘렸던 가면이 벗겨지는 기분이었다.

"…도련님께서, 아니 모두가 들은 건 전부, 다 사실이에요."

레디나는 차마 하벨의 시선을 보지 못하고 말을 털어놓았다.

자신을 보는 시선이 많았으니.

"역겨… 우시죠?"

레디나의 옷자락이 가득 구겨졌다.

"자기 어머니를 죽인 미친년이라고… 그렇게 말씀하고 싶죠?"

"아, 그러고 보니 내가 이 말을 하지 않았어."

갑자기 천연덕스럽게 구는 하벨의 말에 레디나는 자리를 뛰쳐나가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나는 하벨 티에라가 아니야."

"……."

레디나와 아라가 놀란 눈으로 하벨을 보았다.

"도련님. 지금 그런 장난은……."

어설픈 미소를 짓다 말고 그녀는 한없이 진지한 하벨의 눈빛에 말을 멈췄다.

"그러니까, 전혀 다른 영혼이 낯선 몸에 들어오는 걸 빙의라고 하지."

"도, 도련님?"

"나는 용왕."

하벨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모든 물과 바다의 지배자였어."

"용… 왕?"

처음 들어본 말에 레디나는 어설프게 발음했다.

"그래. 나는 하벨 티에라가 아니야."

하벨은 고개를 끄덕였고, 싱그러운 웃음을 꺼냈다.

"네가 저지른 일이 무엇이든 나는 널 비난할 생각은 없어. 적어도 내가 본 너는 악이 아니니까."

레디나는 자신을 옹호해주는 저 말이 너무도 낯설었다.

낯설고, 낯설어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다 마차에 등이 닿아버렸다.

왜 욕을 하지 않는 건지.

왜 역겹다는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건지.

"내가 원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하벨 티에라가 가졌던 걸 빼앗고, 거기서 더 나아가 마치 내가 하벨 티에라라도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게 사실상 더 역겹잖아? 레디나. 너는 한순간이었고, 나는 지금도 그러고 있어. 이 차이를 알겠어?"

레디나는 자신도 모르게 하벨의 팔을 붙잡았다.

뭔가 어디론가 훌쩍 떠날 것만 같았다.

"왜… 그러세요, 도련님?"

"나도 사실이야. 거짓말은 없어."

"그러니까 왜 이런 말을 하시는 건데요?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셔도 되잖아요."

애초에 자신이 본 하벨은 처음부터 지금의 하벨이었다.

아마도 하벨이 꺼낸 빙의라는 게 벌어지고 난 뒤에 자신을 만났겠지.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를, 그 엄청난 사실을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털어놓는 걸까.

"내가 더 역겨우니까, 이제 그런 소리를 하면 네 신인 나를 욕하는 게 되는 거야, 레디나. 기억해."

"…하."

레디나는 기가 찬 소리를 냈다.

돌고 돌아 다시 처음으로 오지 않았는가.

"지금… 지금 그런 이유로 말씀하신 거예요?"

겨우 자신의 입을 막자고, 이렇게 어마어마한 정보를 흘릴 수 있다니.

"그래."

하벨이 활짝 웃자 레디나는 그가 너무도 얄미웠다.

이러면 어쩌란 건지.

"아니, 아니, 도련님."

"이런 내가 갑자기 역겨워?"

"……."

레디나는 저 말에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방금 자신이 꺼냈던 말이 아닌가.

"아니면 태연해 보이는 내가 미친놈 같아?"

"진짜……."

레디나의 입술을 떨리자 하벨이 낄낄 웃었다.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긴 한데, 아까도 그렇지만 나는 안목이 좋아."

하벨은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

"네가 꺼낸 그 과거 이야기 때문에 달라지는 사람은 없을 거야. 한… 반쯤은 믿어도 좋아."

"보통은… 이럴 때 전부라고 말하잖아요."

레디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저게 뭐야.

"나도 만능은 아니라서. 아니면 어떡할 거야? 나도 도망갈 구석은 있어야지."

하벨은 손등을 긁적이다 등을 돌렸다.

"어쨌든, 이제 그런 말은 하지 마."

"도련님!"

레디나가 하벨의 망토를 붙잡자 그의 등이 휘었다.

"레디나? 화가 났으면 말로 해. 방금 등에서 '우드득'하고 뼈 소리가 선명하게 났어."

"저 화 안 났어요! 그렇게 쪼잔하지도 않고요!"

"그럼 다행이네."

"괜찮으신 거… 맞으시죠?"

하벨은 대답 대신 레디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지금 듣는 귀가 몇 개인데 아니라고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괜찮지 않았다.

그건, 절대로.

하벨은 마차로 걸어가며 연락용 아이템을 사용했다.

"어떻게 됐어?"

<처리했습니다, 도련님.>

페트리오의 목소리만으로도 든든했다.

"잘했어. 이제 알아낼 수 있는 건 다 알아내 줘."

<물론입니다. 평소처럼 움직이겠습니다.>

"그래."

<도련님.>

"왜?"

<평소처럼 하셨습니까?>

"아니야. 오늘은 진짜 얌전히 있었어. 나중에 카샬한테 물어봐."

하벨의 언성이 자신도 모르게 올라갔다.

완전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믿음을 주지 않았던가.

그런데 당최 왜 이렇게 못 믿는지.

<아닙니다. 그냥 나중에 레디나한테 물어보겠습니다.>

어림도 없지.

"카샬. 좀도둑이 내가 얌전히 있었는지 아닌지 간절하게 물어보는데?"

<도, 도련님?>

페트리오가 당황했지만, 하벨은 카샬한테 연락용 아이템을 넘겼다.

"날 언급할 정도로 간절하다면야 말해주지 못할 건 또 없지."

카샬은 한쪽 입꼬리를 올렸고, 하벨은 배를 잡고 웃었다.

* * *

어느덧 저녁이 찾아오던 때쯤에 티에라 가문 저택 앞에서 마차가 멈춰 섰다.

"…으."

꾸벅꾸벅 졸던 하벨은 본능적으로 도착했음을 알자 마차 안에서 기지개를 펼쳤다.

헤레스가 포탈 사용은 안 된다고 자신을 그렇게 말렸기에 정해진 노선으로 오는 덕에 모처럼 푹 잤다 싶었다.

"몸은 어떠십니까?"

카샬이 마차 문을 열기 전에 물었다.

"잠을 푹 자서 그런지, 아주 좋은데?"

"다행입니다. 하지만 방에 들어가신 후에 다시 헤레스 씨한테 검진을 받으셔야 할 겁니다."

웬일로 카샬이 순순히 말하나 싶었다.

하벨은 아직도 꿈나라에 가 있는 아라를 어깨에 들쳐메고는 카샬을 따라 마차에 내렸다.

"카샬. 내가 잠이 덜 깼나? 갑자기……."

갑자기 땅이 울린다고 생각하던 차, 누군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듯 그대로 하벨을 안았다.

살기가 없었기에 하벨은 반응조차 하지 못했고, 카샬은 눈을 크게 떴다.

"누구……."

"잘 있었어, 하벨?"

조용조용 울리는 여성의 목소리에 의문을 가지던 차 그녀가 뒤로 한 걸음 물러나서는 하벨을 바라보았다.

한쪽으로 땋아 내린 회색빛이 감도는 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남색이 살짝 섞인 보라색 눈동자로 무미건조하게 자신을 바라보았다.

하벨은 차차 그녀가 누구인지 알았다.

넬시아 티에라.

하벨의 누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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