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111화 (111/415)

111화. 드러나다(3)

* * *

[갑자기 왜 그래? 입맛이 싹 사라졌어, 대장?]

각설탕을 핥던 아라는 하벨이 손을 멈추자 몸을 기울여 하벨을 바라보았다.

[밥도 평소보다 적게 먹어서 카샬이 엄청 놀랐잖아. 사과도 안 먹구, 과자도 안 먹구, 또…….]

"그런 거 아니야, 아라야."

아사삭.

하벨은 다시금 사과를 베어 물었다.

이미 웨인 놈이 마법사 협회에 충실한 노예라는 걸 예상했지만, 이렇게 바로 뭐가 나올 줄이야.

그 사실이 어이가 없어 입맛이 뚝 떨어졌다.

"혹시 이 사실을 바안 저하와 공유했어?"

<예. 이미 바안 저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어제 카샬한테 새를 보내 알려줬는데 도련님께 보고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딱히 카샬을 변호하는 건 아닌데, 오늘 보고할 틈이 없었어. 내가 먹고 자고, 또 먹고 잤으니까."

이제는 이곳이 제 방처럼 느껴져 하벨은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몸이 멋대로 긴장을 풀어 자도 자도 자꾸만 잠이 쏟아졌다.

"레디나, 있잖아."

"이것도 드시려고요?"

그새 하벨의 손이 비어 있자 레디나는 잼이 가득 올려진 과자를 내밀었다.

"달라고 한 건 아니지만, 주니까 받을게."

와사삭.

"그럼 하시고 싶은 말씀이… 어!"

레디나는 그대로 깜짝 놀라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벨에게 보고하지 못한 게 생각이 났다.

"왜? 역시 수면제라도 탔어?"

"수면제라뇨?"

<수, 수면제요?>

"아니. 계속 잠이 오길래. 혹시나 했지."

툭.

아라가 먹던 각설탕을 떨어트렸다.

[수면제는 잠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지는 거랬는데. 그, 그럼 지금 이 몸이 졸린 것도 수면제 때문이었어?]

"그건 아니지, 아라야. 네가 용용이하고 열심히 저택을 돌아다녔다며?"

[응응! 도중에 막 뛴다고 카샬한테 혼나고, 카샬이 용용이 보고 가르쳐줄 게 있다고 해서 이 몸은 대장한테… 금화 초콜릿이다!]

아라는 레디나가 내민 그릇을 보더니 바로 달려갔다.

자신의 꼬리에서 금화를 확인한 아라는 그제야 레디나를 껴안아 주며 얼굴을 비비적거렸다.

[고마워, 레디나. 헤헤.]

바로 그녀의 입꼬리가 가득 올라갔다.

"아라 님! 저는 아라 님이 엄청 좋아요!"

보드라운 털이 손바닥에 느껴지자 레디나는 똑같이 얼굴을 비비며 혹여나 부서질까 소중히 안았다.

와사삭.

하벨은 과자를 씹어먹으며 아라를 바라보았다.

'누가 초콜릿이라도 준다고 하면 아라는 좋아서 얼른 따라가겠네.'

아라랑 단둘이 남으면 확실히 이 부분을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페트리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쨌든, 저는 여기까지만 손을 댔습니다. 그 이상은 왕권을 넘보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어 그만뒀습니다. 요새 왕권이 강해지기도 했고요.>

"그래. 너라면 어디까지 손을 뻗어야 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줄 알았어."

<칭찬 감사합니다. 도련님께서 제 가문을 다시 일으켜 주셨는데 그 정도 눈치가 없으면 되겠습니까?>

"직접 일으킨 건 너야, 좀도둑. 나는 그냥 슬쩍 바람만 넣었을 뿐이고."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혹시 티트란이 어디인지 알고 있어?"

하벨은 페트리오의 말을 일부러 잘랐다.

이런 칭찬은 고맙지만, 이미 충분했다.

이 이상 길어봤자 꼭 혼자 다 한 것처럼 느껴져 별로였다.

<티트란이라면… 놈이 소유한 영토 중 하나입니다. 혹시 거기에 무언가가 있습니까?>

"…이야."

하벨은 깊은숨을 토해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크라마가 말한 마법사 협회 장로 중 한 명의 방패막이가 됐던 귀족이 웨인 톨일 줄이야.

'한 놈 잡았네?'

하벨은 즐겁게 입꼬리를 가득 올렸다.

"좀도둑.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어?"

<일이라면야 많죠. 최근에 칼리우스가 발견한 그 집을 쳐부순 뒤에 몇 놈을 잡았고, 지금 정보를 캐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면단 정리작업에, 가문 일에, 수도 이외에 거대 정화 장치 확인 작업과 현재 웨인 톨 문제까지 있습니다. 일단 말씀드린 건 굵직한 일들입니다.>

하벨은 입을 살짝 가렸다.

저기서 하나 더 추가하려고 하니 미안함부터 들었다.

"…혹시 지원이 더 필요해?"

<지원은 이미 충분히 해주시고 계시잖습니까. 지금 제가 움직이는 것들에 드는 거의 모든 비용을 도련님께서 충당하시는데 뭐가 더 필요하겠습니까?>

"그걸로 되겠어?"

페트리오가 일하는 양이 비해 지원이 적지 않을까.

<도, 도련님? 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십시오.>

"왜?"

<지금 저도 돈을 벌고 있지만, 도련님께서 지원해주는 것에 비하면 아직 한참 모자랍니다. 지금 당장 도련님께서 지원을 끊으신다면 제 모든 게 무너져내립니다.>

"…오, 맞아요. 들어오는 지원금 자체가 달라요. 저는 티에라 가문의 돈이 많다는 소리만 들었지 이렇게 직접 확인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입이 간지럽던 레디나가 기어코 말을 꺼냈다.

솔직히 시녀 봉급만으로도 돈은 충분했는데, 하벨은 임무를 해낼 때마다 어마어마한 상여금을 주었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액수에 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생 티에라 가문에 뼈를 묻고 싶다고 말하는 카샬처럼 자신도 검은 달 일만 아니었어도 그렇게 말했을 테지.

<제가 돈에 미쳐봤기에 돈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도련님께서 지금 기틀을 마련해주시고 계신데 제가 여기서 뭘 더 요구하겠습니까?>

페트리오는 웃음기를 섞으며 말했다.

<그래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알려주십시오. 저는 지금 도련님께 받은 것만큼 일하는 것뿐이니 부담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그렇다면야.

하벨은 레디나가 넘긴 과자를 손에 쥐고는 한층 여유로워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곳에 마법사 협회 장로 중 한 놈이 있다고 해."

"마법사 협회 장로요?"

레디나가 관심을 가졌다.

"그래. 크라마한테 들었거든."

<그럼 저는 지금부터 장로를 잡으면 되는 겁니까?>

"아니. 거기까지 닿으면 좋긴 하지만, 애초에 쉽게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아. 우선 섬으로 가는 통로부터 막아야겠지."

<맞습니다. 어차피 마법사 협회가 섬에 있어 도망칠 수 있는 곳은 뻔합니다.>

"그건 내가 바안 저하께 말씀드릴게. 일단, 사진 하나를 보낼 테니까 받아 둬."

<알겠습니다.>

"레디나, 창문 좀 열어줄래?"

하벨의 부탁에 레디나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저도 갈까요, 도련님?"

"정기적인 보고를 위해 며칠 뒤에 검은 달이랑 만나야 하지 않아?"

"…아."

레디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벌써 그날이 다가올 줄이야.

요새 들어 자신이 검은 달에서 의뢰를 받았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가 있었다.

행복에 젖어 들었기 때문일까.

<걱정하지 마세요, 레디나. 저도 일단은 마법사입니다.>

페트리오의 당부에 레디나는 입을 열었다.

"제가 걱정스러운 건 장로의 정체가 숨겨져 있어 오히려 역으로 공격당할지 모른다는 사실이에요."

"혹시 장로를 죽여봤어?"

하벨의 물음에 레디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도 한 번 잡아봤어요. 물론, 이건 혼자서 한 게 아니었고요. 그래도 엄청 까다로웠어요."

레디나는 그때를 잠깐 떠올렸다.

장로를 맹목적으로 보호하는 마법사들의 눈에는 광기가 엿보였다.

믿음이라는 의미가 심하게 변질된 광기.

"걱정하지 마, 레디나."

하벨은 사진을 꺼내 레디나에게 보였다.

"얼굴이… 보이는데요? 이거 장로의 얼굴인가요?"

"맞아."

"…와. 이건, 이건 진짜 귀중한 정보인데요? 놈을 잡아다가 입만 털게 한다면 정보가 얼마나 쏟아질까요?"

레디나는 갑자기 군침을 흘렸다.

다른 장로들까지 붙잡을 수 있는 끈이 만들어진 게 아닌가.

<그럼 더 열심히…….>

"좀도둑. 혹시나 또 말하는데, 장로를 잡으라는 뜻이 아니야. 물론, 잡으면 좋지만, 여기까지는 바라지 않아. 위험하니까. 그저 놈들이 흘리는 정보가 필요해."

하벨은 페트리오의 의욕을 억누르며 말을 이었다.

얼굴이 확인된 이상, 반은 먹고 들어갔지만, 오히려 이럴수록 천천히 접근해야만 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아 장로의 얼굴을 알게 됐지만, 다음번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그러니 어떤 흔적이든 찾아야지. 서로만 알 수 있는 의사 표현이라든지, 마법사들이 아는 흔적 같은 거 말이야."

<제가 잠깐 의욕이 과했습니다. 거대 정화 장치 일 때문에 열이 받은 탓일지도 모릅니다. 더 신중해져야 할 상황에, 카샬도 아니고. 어쨌든, 머리 좀 식히겠습니다.>

"그래. 조심히, 은밀하게 접근할 때야. 놈들은 건들면 무는 정도가 아닐 테니까."

마법사 협회는 무력 집단이니 흘릴 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도에 마법 반응이 있다던 남은 거대 정화 장치는 어때?"

하나는 정령들과 함께 검은 물을 정화하지 않았는가.

그 때문에 손바닥이 이렇게 되었고.

<일단 적의 덜미를 붙잡고자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래."

푸드드득.

하벨은 창문 틈으로 날아오는 새를 향해 손을 뻗었다.

[새다!]

아라가 다급히 날아와 새를 꼭 안아주었다.

[안녕, 새야!]

헤헤.

아라의 꼬리가 붕붕 흔들렸다.

"좀도둑, 지금 어디에 있어?"

<저는, 음, 그때, 임시 거주지로 가고 있습니다. 그 일대가 가면단의 임시 아지트가 되었거든요.>

그때 그곳이라면 어디인지 알고 있었다.

수도 뒷세계를 통일하고자 잠깐 머물렀던 곳이 아닌가.

"크라마."

하벨은 크라마를 불렀다.

푸드득.

새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장소를 말해줄 테니, 이 사진을 가지고 페트리오 비발체를 찾아. 누구인지 알고 있어?"

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음. 일단, 머리카락 색은 주황인데, 되게 사기 잘 당할 것처럼 생긴 사람을 찾아. 마치 신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있잖아?"

새의 눈동자가 빙그르르 돌아갔다.

<사기요……? 으음, 도련님을 두고 제가요?>

"페트리오도 좀 그렇게 생기긴 했지만, 사기 잘 당하실 것 같은 얼굴로는 도련님이 최고인데요?"

[응?]

아라는 초콜릿을 입가에 묻혀서 먹다 말고 하벨을 빤히 보았다.

사기에 잘 당할 것 같다는 게 무슨 소리인지.

"농담이지?"

하벨은 슬쩍 레디나를 쳐다보았다.

평소 장난을 많이 쳤지만, 오늘은 농담치고 그녀의 눈동자가 어쩐지 살짝 가라앉은 듯했다.

"아뇨. 오늘은 진지해요. 정말, 장난치는 거 아니에요. 도련님께서는… 걱정스럽네요."

레디나는 중간에 말을 삼키며 하벨을 짠하게 바라보았다.

"갑자기 왜 그런 눈으로 봐?"

<카샬이 따라오지 않으면 도련님께서는 얼마나 많은 사기꾼들의 먹이가 될지. 레디나가 지금 무슨 눈으로 도련님을 보는지 알겠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다음에 혼자 다녀보면 되지 않을까요? 도련님, 이럴 게 아니라 꼭 해봐요. 저도 지금 되게 궁금하거든요."

레디나는 장난기를 드러내며 에그타르트를 건넸다.

순서야 상관없다지만, 과일에 과자에 에그타르트까지.

하벨은 받으면서 한쪽 눈썹을 올렸다.

"좋아. 해봐."

"약속 지키셔야 해요. 꼭이요."

하벨이 고개를 끄덕이자 레디나는 활짝 웃었다.

이게 그렇게도 좋은 일인지.

하벨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새를 바라보았다.

"어쨌든, 크라마. 당분간 페트리오 쪽에 붙어서 같이 장로를 추적해. 할 수 있겠지?"

페트리오가 마법사 협회의 눈을 피할 좋은 그림자가 되어줄 테지.

하벨의 물음에 새는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

하벨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 새에게 주자 발톱으로 사진을 움켜쥐었다.

"크라마."

새가 가려다 말고 발로 창문틀을 걷어찼다.

한 번에 말씀하시죠.

그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전서구 역할을 할 새 한 마리는 불러줘야지."

눈을 크게 뜨던 새는 살짝 민망한 듯이 고개를 앞으로 내밀며 몇 번이고 꾸벅꾸벅 숙였다.

"알아들었으면 이만, 가."

새는 인사하듯 날개를 파닥이더니 다시 창문 너머로 움직였다.

하벨은 이참에 연락용 아이템을 꺼내 두었다.

와사삭.

에그타르트를 가득 베어 물어 우물거릴 때쯤, '지이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안이었다.

타이밍이 좋았다.

"제가 잡아드릴게요."

레디나는 하벨에게 무얼 줄까 고민하다 연락용 아이템을 쥐어 하벨 앞에 가져갔다.

"이번에는 조용히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카샬이 칼리우스를 교육하는 동안만이라도 하벨을 잘 보살펴달라고 부탁했다.

카샬이 자신한테 마음을 살짝이라도 열었다는 증거일 테니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레디나는 신경을 가득 쓰고 있었다.

<하벨 공. 지금 잠깐 통화할 수 있나요?>

바안의 목소리가 들리자 아라는 얼른 연락용 아이템 쪽으로 다가가 귀를 가져댔다.

[오오, 바안의 목소리다.]

연락용 아이템에 파묻히지 않은 아라의 귀가 파닥이며 발가락까지 꼼지락거렸다.

"예, 저하."

하벨은 대답하며 아라의 배를 살살 간질였다.

헤헤헤.

아라의 발이 웃음과 함께 동동 흔들렸다.

<공이 티에라 저택에 도착했다는 보고를 들었습니다. 몸은 어떤가요?>

이제는 인사처럼 들려오는 저 말에 하벨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이제는 숨을 쉬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괜찮다고 말해봤자, 거짓말이라 믿으니 어쩌겠나.

무언가를 놔버린 듯한 하벨의 표정에 레디나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괜찮다는 말을 하지 않은 게 어딘지.

<하, 하벨 공? 숨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습니까?>

당황한 바안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흘러들어왔다.

하벨은 에그타르트를 한입 베어 먹고는 대답했다.

"그런 셈입니다."

<살아는… 있습니까?>

"그럼요. 양팔과 양다리는 멀쩡합니다."

<그 말이 아니라. …하벨 공은 본인을 아낄 줄 모르는 사람이었네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저하?"

이렇게나 하벨 티에라의 몸을 아끼고 있는데.

자신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면 저런 말도 나오지 않을 텐데.

"저하. 죄송하지만, 지금 제가 농담할 기분이 아닙니다."

<나도 농담하는 거 아닙니다, 하벨 공. 어쨌든, 알겠습니다. 오늘 몰랐던 사실을 알았네요.>

바안의 목소리에는 안타까움이 섞여 있었다.

<공께서 내 연락을 기다렸을 것 같아 이만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맞습니다, 저하. 목이 빠지도록 기다렸습니다."

<그럼, 요점부터 말하겠습니다.>

하벨은 바안의 다음 말을 기다렸습니다.

<웨인이 소유한 톨 가문에 엄청난 빚이 있었고, 이를 누군가 갚아주었습니다.>

"그게 누구입니까?"

<나와 공이 처음 만났던 기상청을 기억합니까?>

"기억합니다. 여기까지 인연이 닿지 않았습니까?"

<웨인 톨의 어마어마한 빚을 갚아준 자가 바로 그 지역을 관리하는 귀족, 데론 트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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