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68화 (68/415)

68화. 땅따먹기(2)

* * *

* * *

[대장! 대장!]

아라가 신이 난 목소리로 하벨에게 매달렸다.

[진짜 대장 말대로 됐다? 처음에는 거절했는데, 종이를 보더니 데려오라는 말을 꺼냈어.]

아라는 종이를 구기는 흉내를 내며 꼬리를 흔들었다.

"오. 진짜 문이 열리네요? 쪽지에 적힌 이름이 무섭긴 한가 봐요."

레디나는 입을 가리려다 가면을 썼다는 걸 뒤늦게 눈치채고는 그냥 낄낄 웃었다.

"찔리는 사람만 보이는 마법의 주문이지."

하벨 역시 키득거렸다.

모스튼 벨이라는 말만 적었을 뿐인데 이렇게 허락하는 걸 본다면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릴지도 몰랐다.

그만큼 모스튼 벨이라는 이름이 놈에게 있어 무서운 존재라는 말과 같았다.

"집중해. 뭐가 됐든 지금은 적의 아가리 속이니까."

라르웬이 작게 말했다.

한 치의 실수가 최악의 사태로 이어지는 법이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느 때라도 방심하지 않습니다."

이미 몸소 경험해봤다.

방심이 패배라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지는 순간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하벨은 열린 문 안으로 들어갔다.

괜히 겁을 주기 위해서 으르렁거리는 모습이 강아지가 짖는 것 같아 우스웠다.

'이미 포위된 줄도 모르고.'

라르웬, 레디나, 카샬 이렇게 모스튼 벨이 부리는 뒷세계 수장에게 찾아왔지만, 실제는 달랐다.

가면단을 잘게 쪼개 흩어지게 만든 뒤, 이곳을 포위했다.

저들 역시 앞으로 가면단이 될 테니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다만, 거슬리는 게 있었다.

'랜턴의 검은 불꽃이 또 이전보다 커졌다.'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자와 가까워졌다는 의미일까.

그게 아니라면 지금 하는 일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이라는 건지.

어느 쪽이든 하벨은 지금 이 상황을 바꿀 생각은 없었다.

이편이 더 즐거우니.

하벨은 안내자와 함께 다 같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겁에 질린 건 우습게도 안내자였다.

"…이 앞입니다."

절로 존댓말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는 그들의 분위기에 안내자는 당장 자리를 떠나고 싶은 충동과 싸워야 했다.

"고맙네."

하벨은 가볍게 말하고는 열린 방으로 들어갔다.

수장은 벌써 소파에 기대앉아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올바르지 못한 자세의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절대로 따라 하시면 안 됩니다."

카샬은 수장을 보자마자 하벨에게 슬쩍 다가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하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하지만 거들먹거리기에 딱 좋은 자세야. 저렇게 앉아야 하는구나."

"속닥거리는 건 그만두고 여기 앉지 그래?"

수장이 소파를 가리키는 손가락과 내뱉은 말까지 거들먹거린 것처럼 보였다.

"궁금하지?"

하벨이 웃음기를 섞었다.

그의 시선은 수장 뒤에 서 있는 여섯 명의 호위를 향했다.

수장의 여유는 저 호위 때문이겠지.

"기사들이야."

라르웬이 하벨에게 알려주었다.

'모스튼 벨에게 저놈이 중요한 건 분명하네. 기사들이 여섯 명이라니.'

막연하게 움직였으면 당할 뻔한 쪽은 자신들이었다.

왕실에서 보았던 기사들은 기사가 아니라 귀족들이 심어 둔 얼간이었을 뿐, 기사라는 직책은 쉽게 주어지는 게 아니라고 알고 있었다.

무려 귀족이 소유한 기사였다.

특별한 게 당연하지 않은가.

하벨은 아라를 쳐다보았다.

[알았어. 이제 이 몸은 척하면 척이라구.]

아라는 하벨에게 찰싹 붙어 정령수를 밀어 넣었다.

씨앗을 손바닥에 만들어 바로 독의 힘을 불어넣었다.

극독이 들어갔기에 씨앗의 색마저 극독을 알리는 듯 검게 변했다.

[우와아. 씨앗 색이 변했어!]

아라는 씨앗 냄새를 킁킁 맡더니 곧 코를 가렸다.

[에엑…….]

[이 바보야.]

루룸은 한숨을 내쉬며 아라의 꼬리를 잡고 하벨의 어깨 근처로 데려왔다.

의도를 알아챈 카샬과 라르웬이 하벨의 옆에 섰다.

하벨은 걸음에 맞춰 씨앗 하나 떨어트렸다.

두 개.

세 개.

하벨은 태연하게 자리에 앉았고, 카샬과 라르웬이 그 뒤에 섰다.

레디나는 시야가 분산되는 지점에 절묘하게 서서는 조용히 자신의 기척을 숨겼다.

"내가 왜 너한테 종이를 넘겼는지 눈치챘어? 아니면 눈치채지 못했어?"

하벨은 개구쟁이처럼 말을 꺼냈다.

자신을 비아냥거리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보이자 수장은 당장 이를 갈았다.

"여기서 묻는 건 나다! 네가 이곳에 오도록 허락한 것도 나고."

"왜 이렇게 소리쳐? 혹시 긴장했어?"

하벨은 말을 툭툭 던지며 하나씩 수장을 파악했다.

"죽고 싶어서 그러나? 네놈이 이곳까지 왔으니 내 손님이라도 되는 줄 알아? 뒤지기 싫으면 말해."

"모스튼 벨."

숨통을 쥐는 그 이름에 수장은 하벨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짜증 나지 않아?"

"……?"

갑자기 꺼내는 말에 수장은 손가락을 움찔거렸다.

티 내지 않으려고 참는 듯하나, 당황한 게 보였다.

"너한테 개 같은 일만 시키고 주는 건 쥐뿔도 없지. 그렇잖아?"

하벨이 도발하는 대상은 수장이 아니라 기사들이었다.

그들이 충성하는 건 뒷세계 수장이 아니라 모스튼 벨일 테니까.

"무슨 개수작이야?"

수장이 코웃음을 쳤다.

"개수작이 아니라 네 뒤를 봐. 저놈들이 널 지켜주기 위해 모스튼 벨이 보낸 거라고 생각해?"

"지금……."

"넌 이번 일만 끝나면 죽어. 알잖아?"

하벨이 수장이 두려워하는 사실을 꼬집자 그가 흔들렸다.

"놈이 분명히 적당한 땅을 알아보라고 했을 거야."

기사들이 하벨의 말에 더는 참지 못하고 움직였다.

땅 이야기는 밖으로 새어나가면 안 될 비밀이었다.

그게 누구든.

하벨은 오기 전에 샀던 사탕 하나를 던지며 씨앗 하나를 피웠다.

'가시덤불이 되렴.'

독을 품은 가시덤불이 자신들을 보호하며 기사들을 향해 날카로운 가시를 드러냈다.

갑작스러운 가시덤불의 등장에 기사들이 잠깐 주춤거렸지만, 곧 차분히 베어버렸다.

"저놈들 중 마법사가 있다."

기사는 수장을 보호하며 조금 전까지 없던 사탕을 경계했다.

마법사라면 말이 달라졌다.

뒤쪽에 보였던 여자가 마법사일까.

아니면.

두두두두.

땅이 요동치다 말고 뒤쪽에서 나타난 흙더미가 기사들의 등을 거세게 밀쳤다.

"으헉…!"

중심을 잡지 못한 그들은 그대로 앞으로 쓰러졌고, 하벨은 가시덤불의 가시를 바짝 세우며 앞으로 움직였다.

오러를 피워낸 자들도 있지만, 가시에 이미 손바닥이 찔린 뒤였다.

"저런 뒤를 조심해야지."

라르웬이 꺼내는 말에 기습에 휩쓸리지 않은 기사는 이를 악물었다.

조금 전 동료들의 등을 밀친 손 모양을 닮은 흙무더기를 보았다.

"대체… 마법사야, 정령사야?"

둘 다 비슷한 힘을 사용했기에 서로 혼란을 주기 위해 위장하곤 했다.

하지만 둘의 공략은 엄연히 달랐다.

마법사의 마나엔 한계가 있어 소모전으로.

정령사가 가진 힘의 원천이 정령이기에 속도전으로 진행해야 했다.

[정령사다, 멍청아.]

루룸은 낄낄 웃었다.

마나가 발현되면 누구나 마법사라는 이름을 쓸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정령사는 적었다.

일상생활에서도 마법이 섞여 있어 마법사에 익숙해진 상황이기에 혼란스러운 건 당연했다.

"커어억!"

잠깐 상념에 빠졌던 기사가 갑작스러운 비명에 정신이 번쩍 뜨였다.

동료가 피를 토하며 죽어버렸다.

"독이다!"

급하게 소리를 내질렀지만, 이미 가시에 찔려버린 동료들은 하나씩 차디찬 바닥에 뉘었다.

"너만 남았네. 가여워라."

뒤쪽에서 넘실거리는 연기에 이어 해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콰드드득.

무언가가 잘리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기 무섭게 우두커니 서 있던 기사의 머리가 날아갔다.

"하하하!"

레디나가 덜덜 떨고 있는 수장을 보며 웃음을 흘렸다.

"이런, 두 개나 더 만들었는데."

하벨은 아라의 눈을 가리며 떨어트려 놓았던 씨앗을 없앴다.

"그러니 예측하셨어야죠. 막 사용하시면 안 됩니다."

카샬이 망토를 살짝 들어 하벨의 정화 장치를 보았다.

"아직은 괜찮습니다."

"그럼, 이제 대화 좀 해봐도 되겠네."

라르웬은 수장에게 걸어갔다.

찰팍.

신발에 피가 밟히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자 수장의 얼굴에 핏기가 사라졌다.

기습 공격이나 허를 찌르는 방법 등 많았지만, 틈이 보이지 않는 라르웬의 걸음걸이에 모든 생각이 백지로 돌아갔다.

"맞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대화할 맛이 나겠네요."

하벨은 라르웬이 멱살 잡고 소파에 앉힌 수장을 빤히 보았다.

조금 전 상황과 달리 한껏 위축된 모습에도 하벨은 이전처럼 평온하게 목소리를 냈다.

"자, 이제 모스튼 벨의 부하는 없어. 편안하게 말해보자고."

"무슨 말을 하자는 거… 요?"

"모스튼 벨이 앞으로 살 땅이 어디야?"

"방금 말이랑 다르잖아… 요."

어설픈 존댓말에 하벨은 피식거리며 카샬을 보았다.

차르륵.

카샬이 돈주머니를 꺼내 던지자 황금이 살짝 튀어나왔다.

수장의 눈이 금세 핑그르르 돌아갔다.

"그, 금이 아닙니까!"

[우와아!]

아라가 덩달아 눈을 반짝이더니 자신의 꼬리에서 금화 하나를 꺼냈다.

여러 문양이 그려진 금화를 보더니 눈을 살포시 감았다.

[헤헤, 그래도 이 몸이 가진 게 더 예뻐.]

아라는 금화를 꼭 안아주고는 다시 꼬리에 잘 숨겼다.

황금이 담긴 주머니에 손을 대던 수장은 멈칫거리더니 눈을 위로 떴다.

잘 생각해보면 이상한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대체 어떻게 여기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 건지.

저 황금은 대체 왜 자신에게 보여주는 건지.

천천히 일어나는 알 수 없는 공포에 수장은 손을 내렸다.

"살려… 주십시오."

수장은 고개를 제대로 들어 하벨을 바라보았다.

마치 모든 게 잘 짜인 퍼즐 같지 않은가.

정말로 저자가 겨우 몇 명만 데리고 이곳에 왔을까.

점점 커지는 생각을 걷잡을 수 없었다.

"내가 원하는 건 처음부터 하나였어."

"아, 알려드리겠습니다. 모스튼 벨이 사려던 땅 말입니다."

수장은 하벨의 말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뒷세계에 발을 디딘 자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었다.

그중 첫 번째가 바로 '무슨 일이 있어도 귀족을 노리지 마라'였다.

그런 암묵적인 규칙마저 깨버리려는 존재에 수장은 두려우면서도 호기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대체… 누구십니까?"

"가면단이야."

그 이름을 듣자, 수장은 흠칫거렸다.

처음 자신의 부하에게 쪽지를 받을 때 들었던 이름과 다르게 들려왔다.

"그냥 지금 네가 하던 일에 집중하면 되는데, 들어올래?"

하벨은 태연하게 물었고, 수장은 기겁했다.

"이렇게 쉽게 제안해도 되는 겁니까?"

"알 될 이유가 어디 있어?"

가면단은 나중에 사라질 단체였으니 무슨 상관일까.

어차피 이렇게 며칠 구르다 보면 나갈 이들은 나가고, 배신할 이들은 배신하게 되어 있었다.

알아서 걸러지는데 제안을 왜 못 하겠는가.

"대신, 배신은 용납 안 해."

하벨은 지금 가면단을 이루는 큰 조건 하나를 엄격하게 말했다.

"가면단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 입만 조심하면 될 거야. 설마, 우리만 왔을 거라고 순진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역시……."

"지금도 널 보고 있고, 계속 지켜 보고 있을 건데? 그렇지 않습니까?"

하벨은 자연스럽게 라르웬을 보았다.

"그래. 그건 걱정하지 마."

라르웬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하벨이 언급한 일주일이 끝나기 전까지 저 수장의 입은 무조건 무거워야 할 테니 정령들에게는 알아서 부탁할 생각이었다.

"제가… 수장 자리를 노리고 누군가 침입했다고 모스튼 벨에게 보고하겠습니다."

"그래."

"의심을 사지 않게 시체도 위장하도록 하겠습니다."

"뭘 좀 알고 있네."

"가면단에 들어가면… 제가 뭘 얻을 수 있습니까?"

수장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자신의 뒤에 모스튼 벨이 있다고 한들, 가면을 쓴 남자 말대로 어차피 버려질 말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귀족은 멀고, 당장 자신의 목을 잡는 저 남자는 가까웠다.

모스튼 벨에게 가서 누군가 땅의 비밀을 알게 됐다고 징징거린다고 그가 해결해주겠는가.

'땅에나 묻히겠지.'

수장은 입꼬리를 올렸다.

두려움이 넘실거려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웃음이었다.

"패기가 넘치네."

하벨의 말은 상당히 공격적이었기에 수장은 주먹을 꽉 쥐었다.

"하지만 마음에 들어. 네 말대로 얻을 건 얻어야지."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상황에 수장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관리자가 필요하던 참이야. 세력도 거대하고, 눈치도 빠르고, 셈도 빠른 자면 더 좋지."

수장은 노골적으로 자신을 가리키는 듯한 말에 입꼬리를 올려 보였다.

"가져."

하벨은 수장의 욕망을 알기에 황금이 담긴 주머니를 밀었다.

"…정말 가져도 됩니까? 이러다 토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달리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니야? 기울어진 배보다 보물이 가득 담긴 배로 갈아탈 차례라고."

한 번 쓰고 버릴 패라고 해도 모스튼이 멍청하고, 무능한 자를 선택하지 않았을 테지.

놈을 버리는 이유는 하나였다.

이곳을 관리할 자를 이미 내정해놓은 상태겠지.

이전 수장이 어떻게 죽었는지 찾아보지도 않고 그저 막연하게 충성할, 더 멍청한 자로.

"상당히 긍정적이십니다. 그런데 제가 모스튼 벨을 찾아가……."

"날 떠보려고 하지 않는 게 좋을 건데. 너도 가봤자 죽는 거 알잖아? 왜? 나랑 말씨름이라도 하고 싶어서 그래? 그래서 네가 얻을 게 뭐라고 생각해?"

하벨은 수장을 가볍게 비웃었다.

자신을 파보려고 하는 것 같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에본입니다."

에본은 하벨에게 내밀려던 마지막 이빨을 스스로 부러트렸다.

이건 처음부터 계획된 일이었고, 자신은 덫에 걸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벌레였을 뿐이었다.

철저하게 약육강식의 세계로 돌아가는 뒷세계에서 새삼 새로운 일도 아니었고.

후.

랜턴이 꺼지는 소리에 하벨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알겠다.'

랜턴의 불꽃이 커지는 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할 자와 가까워진다는 의미였다.

에본까지 꿇렸으니 이제 그럴 놈이 없다는 게 아니겠나.

그렇지 않고서야 아직 뒷세계를 완전히 지배하지 않았음에도 랜턴이 꺼졌을 리가 없지.

하벨은 목소리에 즐거움을 담았다.

"그래, 에본."

"예, 주인님."

에본은 두 무릎을 꿇었다.

"주인은 됐고, 그냥 '달님'이라고 불러."

하벨은 에본이 그랬듯 거들먹거리는 자세를 취하며 등받이에 기대 팔꿈치까지 올렸다.

"넌 이제 가면단의 지부장이다, 에본."

거부권은 당연히 없었다.

티에라 가문의 벽으로 세력을 지킨 네 수장처럼 페트리오 대신 돌아다니며 그에게 상황을 보고, 관리할 존재가 있었으면 했고.

옆쪽에서 하벨의 자세를 보던 카샬이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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