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61화 (61/415)

61화. 화난 척

* * *

"도련님."

카샬은 하벨을 달래듯 그를 불렀다.

"말해."

"아직 약속 시각이 아니라 저하께서 계시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까 얼른 고해."

"마찬가지 이유로 저하께서 도련님을 만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나를……?"

당연히 만날 거라고 생각하는 저 뻔뻔함에 카샬도 깜빡 속을 지경이었다.

"예, 도련님. 그 사실은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알았으니까, 일단 고해줘."

하벨이 눈을 찌푸리자 카샬은 못 이기는 척 방을 지키고 있는 왕실 기사를 바라보았다.

티에라라는 이름이 가진 압박감에 왕실 기사는 긴장했다.

"하벨 티에라 님이 바안 전하를 뵙고자 한다고 전해주십시오."

하지만 카샬의 행동은 공손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왕실 기사는 그제야 긴장을 풀며 문 앞에 서 있는 시종에게 작게 속닥였다.

"들어오시라고 말씀하십니다."

방으로 들어갔다 나온 시종의 말을 왕실 기사가 카샬에게 고스란히 전하며 길을 비켜주었다.

하벨이 한 걸음을 내딛다 뒤를 돌아보았다.

"다들 여기 있게. 카샬 너도."

"알겠습니다, 도련님."

알현실 때처럼 카샬은 방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하벨을 마냥 바라보았다.

'지금은 라르웬도 없는데.'

카샬은 하벨이 왕을 보러 갔을 때보다 더 긴장했다.

부디 아무 일도 없길.

'제발, 도련님. 사고 치면 안 됩니다.'

* * *

하벨은 바안의 방으로 들어가서는 주변을 잠깐 살폈다.

뭔가 괜찮은 게 없나 찾다 창문가에 놔둔 작은 식물을 바라보고는 그쪽으로 슬쩍 향했다.

"아라야."

정령수를 달라는 눈짓에 아라는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식물을 바라보며 물었다.

[대장이 꽃을 피워주게?]

하벨이 고개를 끄덕이자 아라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착해, 대장.]

아라가 배시시 웃으며 정령수를 밀어 넣자 하벨은 식물의 힘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단계를 넘어서면서 식물의 힘에도 변화가 생겼다.

원래 새싹이었던 힘이 자라나 줄기가 생겼고, 새로운 새싹이 하나 더 피어났다.

정령수로 만들어낸 씨앗을 일단 중간에 뒀다.

[지금 이 몸은 완전 두근두근해!]

아라는 씨앗을 빤히 바라보았다.

새싹이 정령수로 만들어진 씨앗을 피워낼 수 있었다면 줄기가 자라나면서 식물도 지배체계가 생겨났다.

직접 손에서 씨앗을 피워냈던 것과 별개로 간단한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된 건 물론, 어디에 자신의 씨앗이 있는지도 인식했다.

"오랜만입니다, 저하."

하벨이 먼저 인사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있던 바안은 어리둥절하며 물었다.

"…화가 났다 들었는데 혹 내 시종이 잘못 본 겁니까?"

[연기야, 연기. 이 몸도 늦게 알았어.]

아라가 자랑인 것처럼 말하자 하벨은 웃음이 절로 났다.

"아뇨. 제대로 봤습니다."

"그런데 공의 얼굴이… 왜 이렇게 기뻐 보입니까?"

"곧 알게 되실 겁니다. 이렇게 불쑥 찾아와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막, 차를 들려던 참이라 다행입니다."

바안은 자리에 앉았다.

"사실 내심 공을 기다리고 있기도 했습니다. 이전에 공이 내게 해준 조언이 도움이 많이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느리게 걸으셔야 합니다. 제대로 된 한 걸음이라면 저하의 곁을 따르는 이가 둘이 올 겁니다. 또 다음 한 걸음이 옳다면 저하를 따르는 이가 넷이 될 겁니다.

바안은 이전에 하벨이 해준 말을 떠올리며 차를 따르다 하벨의 얼굴을 그제야 제대로 보았다.

이전에 봤을 때보다 낯빛이 좋지 않았다.

"아, 이게 먼저가 아니었는데. 몸은 어떻습니까? …독에 정말 당한 겁니까?"

솔직히 바안은 믿기지 않았다.

다른 곳도 아니라 티에라이지 않은가.

[응! 정말, 정말 대장이 독을 먹었어! 이 몸은 그때 진짜 놀랐다구. 막 울고 싶었다니까.]

아라는 금세 울상을 지으며 하벨의 뺨을 만졌다.

"맞습니다, 저하."

"대체 누가……."

"왕실입니다."

"……?"

바안이 그대로 굳어졌다.

요동치던 그의 눈동자가 잠잠해졌을 때 그가 다급히 말을 내뱉었다.

"아, 아닙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흥분한 바안의 모습에 하벨은 차분히 찻잔을 손에 쥐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라고 귀족들은 알고 있고, 그렇게 만들었죠."

하벨은 말을 던지고는 차를 후후 불었다.

"그럼… 내 시종이 봤던 화가 난 공의 모습은 일부러 꾸민 겁니까?"

"그 또한 맞습니다, 저하."

하벨은 이야기가 빨라 다행이다 싶었다.

"기어코, 놈들이 내 목을 노리기 시작했네요."

바안은 방황하던 손을 꽉 쥐었다.

"하여 저하께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부탁이라뇨? 그게 무엇인지 먼저 들어봐도 되겠습니까?"

"그 전에 묻겠습니다. 어떤 왕이 되실 생각입니까?"

[왕……?]

아라는 자신에게 건넨 질문이 아니었음에도 괜히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기분을 느꼈다.

"…왕이라뇨?"

이미 왕권이 바안 자신에게 넘어간 뒤를 생각하는 말에 바안은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남이 봤으면 무척 건방진 말이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가슴을 두드렸다.

"그대가… 나를 지지한단 말입니까?"

바안은 설마 하며 물었다.

"아뇨. 저는 아무도 지지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고요."

누군가를 지지하면 필연적으로 무언가를 떠맡을 수밖에 없었다.

다 알면서 왜 그런 짓을 하겠는가.

"그렇다면 왜 이런 물음을 내게 하는 겁니까?"

"다음 왕위는 무조건 저하께서 이으실 테고, 제가 하려던 행동과 이어져 있으니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꿀꺽.

바안은 마른 침을 삼켰다.

저 말이 무슨 소리인지 모를 만큼 어리석진 않았다.

하벨은 지금 왕실, 나아가 나라를 흔드는 귀족들을 쓸어버리겠다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바안은 아직 차를 따르지 못한 자신의 찻잔을 빤히 보았다.

안에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기에 무엇도 담을 수 있는 자신과 닮아 있었다.

"훌륭한 왕이 되겠다고 단언하지 못합니다."

겨우 두 번째 만남에서 이런 말을 나눌 줄은 몰랐겠지만, 자신도 당황할 정도로 마음이 편했다.

"어째서입니까?"

"훌륭하다는 나만의 기준을 아직 세우지 못했습니다. 하여 남들이 성군이라 불리는 길부터 걷고자 합니다. 공이 알려준 대로 천천히 말입니다."

"아마 나라가 혼란스러워질 겁니다."

"이미 외부에서도 이 에르티안에 손을 뻗고 있습니다. 여기서 어떻게 더 혼란스럽겠습니까?"

하벨은 바안의 말에 잠깐 한숨을 내쉬었다.

"귀족들이 거기까지 손을 댄 겁니까?"

"아마 그렇겠죠. 어떻게 해야 에르티안을 값비싸게 팔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놈들이 많을 겁니다."

"그건 제가 아니라 저하의 몫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거기까지 도달할 수 있게 기회를 준다면 내가……."

"뭘 하실 수 있습니까? 힘도, 기반도 없으신 저하께서 말입니다."

빈정거리는 것 같은 말투에 바안은 분함을 드러냈다.

"…압니다. 내가 많이 모자란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무얼 위해서입니까?"

"나와 내 백성, 그리고 나의 나라를 위해서입니다. 나는 어리석지만, 더는 이 어리석음과 무능함을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바안이 꺼내는 다짐과도 같은 말에 한 치의 거짓이 없어 하벨은 마음에 들었다.

모름지기 왕이라면 백성이라는 말을 걸었을 때는 물러서지 않고, 무엇이든 해내야만 했다.

"저하께서 가진, 가장 큰 걸 제게 주십시오."

"물론 드려야죠. 나는 뻔뻔한 사람이 아닙니다."

"제게 무얼 줄 수 있습니까?"

"그럼 공은 어디까지 날 도와줄 수 있습니까?"

흥정을 시도하는 모습에 하벨은 바안이 가진 패가 있음을 알아챘다.

"아주 큰 걸 가지고 계신 모양입니다."

"티에라 가문의 목줄을 내가 풀어줄 수 있습니다."

"목줄… 을 말씀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내가 왕위에 올라야지만 풀 수 있는 목줄입니다."

바안은 자신이 가진 패를 망설임 없이 내보였다.

몇 번을 생각해도 '하벨 티에라'를 손에 넣을 기회는 지금뿐이었다.

현재 티에라보다 막강한 자를 어떻게 손에 넣겠는가.

"다급한 마음에 거짓을 섞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하벨의 날카로운 눈빛을 보며 바안은 심장을 세게 두드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쩌면 자신의 인생에서 마지막 전환점일지도 몰랐다.

"어째서 에르티안에 티에라라는 큰 가문이 있는지. 왜 망해가는 이 땅에서 티에라가 독립하지 않는지, 나아가 왕권조차 노리지 않는지. 이를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까?"

"그거야… 충정이 아닙니까?"

솔직히 룬델이 어떤 마음으로 에트리안 왕국에 임하는지는 잘 몰랐다.

그래도 왕실이 사라지지 않게 막는 이유라면 신하로서 왕에게 바치는 정과 그간 쌓아온 기반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닙니다."

바안은 하벨의 말을 부정했다.

"티에라의 피가 흐르는 자는 이 땅, 에르티안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하벨은 잠깐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치 어떤 힘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제가 제대로 들은 겁니까?"

"네. 제대로 들었습니다. 티에라 가문은 정령을 걸고 체결된 맹약 때문에 에르티안을 떠날 수 없습니다. 그게 왕실이 쥐고 있는 티에라 가문의 목줄입니다."

훗날, 목줄이 풀려난 티에라가 이 나라를 어떻게 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뒤를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무조건 눈앞에 보이는 티에라를 잡아야 했다.

"어리석었습니다, 저하."

그런 목줄이 걸려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인 것과 별개로 하벨은 바안을 훈계하듯 입을 열었다.

"가장 중요한 패는 어떻게든 꼭꼭 숨기시고 절 흔들었어야 했습니다. 너무 일찍 내보였지 않습니까?"

"압니다."

바안은 목소리에 힘을 빼며 자신보다 어리되, 어리지 않은 존재를 향해 고마움을 드러냈다.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해준 존재는 지금까지 아버지뿐이었으니.

왕이 되는 방법은 모두 책에서 배웠고, 책을 통해 실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귀족들에게 자신이 해야 하는 말은 그게 무슨 요구든 '알았다'라고 수긍하는 길 하나가 전부였다.

"내 손에 쥔 패가 너무도 크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지금 내게 공이 지적한 대로 귀족들을 척살할 힘이 없습니다. 두 팔과 두 다리마저 다 잘린 상태니까요."

왕실에 마지막까지 충성을 바쳤던 귀족 가문들은 이제 거의 무너져 티에라 말고는 없었다.

"나는… 공을 손에 넣어야 합니다. 귀족들을 짓누를 힘을 가진 자들은 현재 티에라 말고는 없지 않습니까?"

귀족이 아님에도 귀족들보다 더 막강한 힘을 가진 가문, 티에라.

"무엇보다 공과 친하게 지내면 지냈지, 결코, 흔들고 싶지도 않습니다."

"마음도 참 여리십니다."

"미안합니다. 하지만 공이 이렇게 계속 가르침을 주니 내 어찌 마음이 여려지지 않겠습니까?"

"저하."

하벨의 얼굴에 어느덧 웃음기가 지워져 있었다.

그가 어떤 감정인지 바안은 도무지 읽을 수가 없어 긴장됐다.

"말하세요."

"목줄이 풀려난 티에라 가문이 어떻게 나올지는 생각해보셨습니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래도 나는 몇 번이고 이랬을 겁니다. 이 나라 에르티안은 이제는 귀족들의 우리에서 벗어나야만 합니다. 이게… 마지막 기회잖습니까?"

바안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간절함에 하벨은 차분히 물었다.

"언제가 됐든 티에라 가문에 패를 내보일 셈이었습니까?"

"맞습니다. 가장 강한 힘을 손에 쥐고 있다고 한들, 쓰지 못하면 굴러다니는 돌멩이와 대체 무슨 차이입니까?"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할 것만 같은 맑은 눈동자에 하벨은 만족스러웠다.

적어도 의지는 확실했다.

"하여 묻겠습니다, 하벨 공. 내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까?"

"그럼 또 묻겠습니다."

분명 나이나, 신분에 있어 하벨보다 바안 자신이 더 높지만, 여전히 함부로 대하기가 어려웠다.

"말해보세요."

"의지가 꺾이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바안은 그 물음에 쉽게 그렇다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분명 하벨인데.

아까부터 이곳에 앉아 자신과 말을 나누던 사람임에도 분위기가 바뀌었다.

거대한 자와 마주하는 것만 같았다.

"의지가 꺾이면 차라리 지금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엉망이 될 겁니다. 버틸 수 있습니까, 저하?"

"…부왕께서도 내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왕은 버티는 자라고요."

"맞습니다. 고독하고 외로운 자리이기에 가슴 속에 무엇도 품을 수가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가시밭길을 위에서 돌아오지 않을 사랑만을 바라며 나아가야 하는 자입니다."

"참, 신기합니다."

하벨의 말에 경청하던 바안은 비로소 편안하게 웃었다.

하벨이 의아해하자 바안은 자신의 찻잔에 차를 따랐다.

"공은 내게 있어 갑자기 나타난 조언자입니다. 우습게 들리겠지만, 방금 나는 공에게서 왕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내가 바라는 왕이요."

[아니야. 대장은 이 몸이 봤을 때 왕보다 더더 대단해 보여.]

아라는 자신이 관찰했던 에르티안의 왕을 떠올렸다.

왕보다 바안이 더 왕좌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하벨을 보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왕좌가 하벨을 위해 만들어진 것만 같았다.

'…내가 너무 노골적이었나 보네.'

하벨은 살짝 민망했다.

만약 자신에게도 후계자가 있었으면 어떨까 생각하다 보니 과하게 나간 부분이 있었다.

바안은 그래도 준비가 됐겠지만, 자신은 어떤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다로 뚝 떨어져 누군가의 왕이 되고 말았다.

괜히 그때가 생각이 나는 터라 바안의 저 절박함이 이해가 되어 그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주제에 맞지 않은 말입니다, 저하. 다시는 꺼내지 마셨으면 합니다."

하벨은 바안의 말을 거부했다.

"미안합니다, 하벨 공. 내 공을 부담스럽게 했습니다."

바안은 잠깐 숨을 몰아쉬었다.

"내게 기회를 주십시오, 하벨 공."

다시금 간절하게 꺼내는 저 말에 하벨은 끝까지 고민을 이어 나가는 척했다.

미안하지만, 어차피 자신의 계획을 위해 바안이 필요했다.

그래서 찾아오지 않았던가.

"좋습니다."

하벨은 고민을 끝낸 것처럼 말을 꺼냈다.

기왕 움직이는 거 바안에게 무언가를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왕은 지는 해였고, 바안이야말로 에르티안 왕국의 왕이 될 자였으니까.

하지만 티에라 가문의 목줄은 정말로 뜻밖이었다.

생각하지도 못한 게 굴러와 하벨은 이 거래가 정말로 만족스러웠다.

'보고 있는가, 하벨? 티에라 가문의 목줄을 내가 풀어주마.'

하벨은 방금 하고 싶은 게 또 하나 늘어났다.

무언가로부터 해방.

비록 용왕이었던 자신은 아니었지만, 이렇게라도 느끼고 싶었다.

"먼저 목줄을 풀어주겠다는 약속부터 지켜주십시오."

"내가 무얼 하면 되겠습니까?"

"계약서를 적어주십시오. 그거면 됩니다."

모름지기 명분은 꼭 가지고 있어야 했다.

하벨은 지웠던 미소를 그리며 바안이 절대로 거부하지 못하는, 그가 기다렸던 말을 꺼냈다.

"하면 저는 저하를 위해 귀족들을 처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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