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쏟아지는 시선들(2)
* * *
아주 잠깐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만큼 하벨이 내린 명령이 무거웠다.
제아무리 돈을 주고 샀다 한들, 왕궁의 수문장을 맡은 자들을 어떻게 쉽게 죽일 수 있겠는가.
"알겠습니다, 막내 도련님."
하지만 정령 기사는 표적을 정한 뒤에 거침없이 기사들에게 다가갔다.
정령 기사를 따라왔던 정령들마저 목소리를 냈다.
[쟤가 저런 명령을 내렸다고? 벌레도 못 죽이던 쟤가?]
정령들의 시선에 하벨이 있었다.
[하지만 옳은 선택이지. 저 멍청이들이 먼저 돈을 달라며 티에라 가문을 무시했잖아? 물의 오염에 쥐꼬리만큼도 도움을 주지 못하는 놈들이 감히 티에라 가문을 무시해?]
[맞아! 왕이든 뭐든 우리한테 중요한 건 티에라 가문이니까. 요새 쟤가 정말 달라졌어. 정화…….]
[쉬잇.]
정령들은 입이 가벼운 정령을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벨이 정령사가 되었지만, 이제 막 새싹을 피워낸 수준이야. 당분간은 정령 기사든 누구에게든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으면 해. 부탁이야. 모두 내 말을 들어주겠나……?
룬델이 부탁하지 않았던가.
룬델의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줄 셈이었다.
찰팍.
정령 기사가 내는 묵직한 발소리에 왕실 기사들은 긴가민가하면서도 일단 정령 기사의 앞길을 막았다.
뭐가 됐든 왕실 앞에 칼부림이 나는 걸 보고 있을 수 없었다.
"비켜주게."
하벨이 속으로 즐거움을 삼키며 말했다.
쓰레기 같은 것들을 보다 드디어 제대로 된 기사를 보니 눈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저들은……."
"티에라 가문에 뇌물을 요구한 자들입니다. 두 도련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셨음에도 저들은 그 자비를 거절하는 것도 모자라 뻔뻔스럽게 무언가를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카샬이 나서 왕실 기사단을 중재했다.
"차후 문제가 생기거든 나중에 따로 연락하십시오. 다 처리해드릴 테니."
집사가 낼 수 없는 기백에 왕실 기사들은 살짝 짓눌리는 기분을 느끼며 하벨에게 시선을 돌렸다.
대체 무슨 생각인지 하벨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가장 무서운 건 하벨 티에라 뒤에 서 있는 라르웬이 아직 입도 열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왕실 기사들이 물러서자 정령 기사는 단칼에 기사의 목을 찔렀다.
푸욱!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는지 그곳에 있던 기사들도, 왕실 기사들까지 경악했다.
진짜로 죽여버렸다.
정령 기사는 검에 묻은 피를 털며 기사들을 쳐다보았다.
"누가 감히 왕실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는가?"
감정이 실리지 않은 말임에도 사납게 들려왔다.
기사들은 투구에 가려진 정령 기사의 얼굴조차 마주하지 못한 채 검도 뽑지 못하고 입만 다물었다.
기사라는 직책을 돈으로 산 자신들과 급이 달랐다.
"실례했습니다."
정령 기사는 기사조차 되지 못한 저들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왕실 기사들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는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티에라가 소유한 정령 기사를 보는 왕실 기사단의 시선이 달라졌다.
정말 기사 그 자체이지 않은가.
"나는."
갑자기 입을 연 라르웬의 행동에 모두가 그를 바라보았다.
"오늘 일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니 그리 알게."
그의 경고는 정확히 기사단을 향했다.
감히 주제넘게 덜떨어진 귀족들과 자신들을 동일시하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솔직히 정말 열이 받았다.
하벨은 시선이 라르웬에게 쏠릴 때, 카샬에게 눈짓을 줬다.
카샬은 왕실 기사단 중 직급이 높아 보이는 자에게 걸어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도련님께서 죽이고 싶은 자가 있다면 뒤는 책임질 테니 지금 죽여도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흠칫.
왕실 기사가 놀라자 카샬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책임은 모두 티에라가 진다.
그 말에 순간 왕실 기사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지만, 곧 풀었다.
저 골칫덩어리들을 죽이지 못해서 가만히 둔 게 아니었다.
저들 뒤에 있는 귀족들이 또 무슨 빌미로 왕실을 찔러올지 몰라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뿐이었다.
왕실 기사는 그저 고개를 숙였다.
그 말을 해준 것만으로도 가슴 속에 고마움이 자라났다.
"그만 화내고 얼른 갑시다, 형님."
하벨은 각 잡힌 왕실 기사들의 모습을 봤기에 정말로 웃음이 나왔다.
왕실이 망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아직은 희망이 피어 있었다.
[대장, 레디나가 왔어!]
하벨이 무얼 하려는 건지, 주변이 어떤 상황인지를 빤히 바라보던 아라가 깜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레디나한테 연기가 피어나!]
아라가 허둥지둥하며 놀라자 하벨은 아주 자연스럽게 합류한 레디나를 보았다.
주변 동료마저 의식하지 못할 만큼 조용한 몸놀림이었지만, 그녀의 옷자락 끝에 연기가 살짝 피어나 있었다.
'저게… 레디나가 불법 마법 시술로 얻게 된 힘인가?'
레디나가 자신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앞머리를 입바람으로 휘날리며 살짝 웃었다.
―아, 임무 완수하고 돌아올 때, 완벽했다면 앞머리를 후후 불게요. 그 외에는… 음,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네요. 실패할 수 있는 임무가 아니니까요.
자신감에 가득 찼던 레디나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정말로 그녀는 성공하고 돌아왔다.
하벨 역시 레디나를 따라 앞머리를 후후 불어 보였다.
자신도 성공했다고.
레디나의 표적은 왕실로 올 때 골라냈던 '트로이 체닐라'라는 귀족이었다.
티에라 가문에 시종을 구워삶을 정도의 힘을 가진 귀족이자 페트리오와 얽힌 귀족이기도 했다.
웬만한 귀족들은 페트리오와 다 얽혀 있는 터라 그가 넘긴 방대한 정보들만 슬쩍 떠올려봐도 어느 정도의 위치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이미 백작이니 남작이니 하는 위치는 왕실이 무너지고 돈과 힘에 따라 소용없어졌기에 남작이라는 작위에도 자신이 원했던 중간 다리 역할을 할 귀족이었다.
"성공한 거야?"
라르웬이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예, 잘해줬네요."
하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레디나가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먼저 한 가지를 물었다.
필체를 따라 할 수 있냐고.
―당연히 가능하죠. 암살에 모략과 조작이 빠지면 되겠어요? 어떻게 적으면 될까요? 되도록 짧은 말이었으면 합니다.
필체를 따라 할 수 있다는 말에 자신은 얼른 카샬에게 종이를 받아 그녀가 해줘야 할 일을 적었다.
트로이 체닐라의 죽음은 헛되어선 안 됐다.
그가 티에라의 비밀과 약점을 캐려고 시도한 만큼 죽어서까지도 이용되어야 맞는 게 아니겠나.
트로이 체닐라가 손에 쥐고 있던 비밀이 유언장이라는 빌미로 밖으로 새어나갈 테니까.
"이제 비밀 여러 개가 줄줄이 열릴 겁니다."
귀족들이 움켜쥔 비밀이.
하벨은 싱긋 웃었다.
레디나가 돌아온 시간을 생각한다면 자신들은 역시 자유롭지 못하기에 저 사건과 무관하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하여 일부러 기사를 죽였다.
왕실 기사들의 진짜 모습도 보고 싶었고.
'왕실 기사단만큼은 진짜였다. 정말로 왕실을 생각하는 자들이었어.'
"남은 병신들은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습니까?"
카샬이 묻자 하벨은 재미있는 농담을 들은 것처럼 반응했다.
"그냥 내버려 둬."
가까운 자들의 죽음으로서 충분히 경고됐을 테지.
만약 자신의 경고를 알아먹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멋대로 설치면 나야 좋지."
이 일이 커질수록 자신은 트로이 체닐라의 일에서 멀어지고 귀족들은 제 목을 움켜쥐는 꼴밖에 되지 않아 어느 쪽도 불리할 건 없었다.
하벨의 웃음이 입꼬리에서 사라지질 않았다.
* * *
[우와. 다 대장을 보고 있어. 우와. 우와아!]
아라의 눈이 초롱초롱 빛이 났다.
하벨이 왕실로 들어온 순간, 그에게 시선이 모조리 쏠렸다.
자신이 보아도 오늘 하벨은 고고함이 넘쳐 마치 하벨이 읽어 주었던 책에서 나오는 '왕' 같았다.
[이 몸은 있지, 지금 너무 신기하다? 우와아아!]
아라가 또 입을 다물지 못하자 하벨은 표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자신을 쳐다보는 귀족들의 시선은 이미 지겹도록 받아본 것들이라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아도 괜찮아."
라르웬이 잔뜩 얼어붙은 하벨의 얼굴에 여유로움을 뽐내며 말했다.
"맞습니다. 여기 와서 이렇게 얼어붙으시면 어떡하십니까?"
카샬의 목소리에 이미 장난기가 살짝 섞여 있었다.
설마하니 왕실에 들어서자마자 이렇게 많은 시선을 받게 될 줄이야.
이미 예상했던 자신도 당황스러웠는데 정작 그 시선의 주인공인 하벨은 오죽하겠는가.
"그런 거 아니야, 카샬."
[우와아!]
하벨이 카샬을 아니꼽게 쳐다보자마자 아라가 또 감탄했다.
절로 뻣뻣해지는 몸에 카샬이 가까스로 웃음을 참는 게 보여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하벨 티에라가 뭐길래 이렇게 우글우글 몰려왔는지.'
하벨은 자신을 둘러싼 정령 기사들을 뚫지 못하고 마치 일이 있어 온 척 가장하는 귀족들의 시선에 금방이라도 비웃음을 그리고 싶었다.
자신은 왕자를 보러왔지 저들을 보러온 게 아닌데.
'랜턴에도 빛이 켜졌고.'
왕실에 들어온 순간, 랜턴은 어떤 사건을 예고하듯 검은 불꽃이 들어와 꺼지질 않았다.
대체 여기에 또 무슨 일이 있다는 건지.
하벨 티에라의 몸을 돌려주기 전까지 약속했기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또각또각.
누구 하나 말을 걸지 못하던 차 알현실 방향에서 누군가 걸어왔다.
이상하게 바글거리던 왕실 내부가 조용해졌다.
하벨은 시선을 돌렸다.
'피나토 웬인가?'
중년인 점도 비슷했고, 직함도 높아 보였다.
"기상국장 웨인 톨입니다."
카샬이 하벨만 들을 수 있게 알려주었다.
'기상국장?'
하벨은 맛좋은 먹잇감을 보듯 입꼬리를 잠깐 올렸다.
이미 기상국을 통해 부패의 끝을 보지 않았던가.
그 윗대가리라면 아래보다 심하면 심했지 다르지 않았다.
베어버려야 할 자 중 하나였다.
그걸 증명하듯 랜턴의 빛이 잠깐 작아진 채, 검은 불꽃이 깜박거리다 다시 원래 크기대로 커졌다.
"오, 이게 누구십니까? 라르웬 공이 아닙니까?"
웨인이 말을 걸어오자 라르웬이 멈췄다.
지금까지 말을 걸어오는 자들도 있었지만, 라르웬이 멈춘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기상국장의 힘이 크다는 걸 의미했기에 하벨은 웨인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오랜만입니다. 웨인 공."
라르웬의 고개는 뻣뻣했다.
왕족 이외에 고개를 숙일 자가 없다는 걸 알리는 듯했다.
"이렇게 공께서 왕실을 찾은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자주 얼굴을 뵀으면 했는데."
"공직에 몸을 담은 것도 아닌데 왕실에 함부로 오면 되겠습니까?"
"그럼 오늘 무슨 일… 아. 내 정신 좀 보십시오. 오늘 아침까지 공께서 방문한다는 걸 알았는데 일이 바빠 그만 잊고 말았습니다."
'일부러 우연을 가장한 척 온 거면서.'
하벨은 꾸미려 해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웨인의 웃음이 빤히 보였다.
자신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얼굴을 보았겠는가.
"일이 바쁘시다면야 계속 붙잡아둘 순 없죠.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라르웬이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며 돌아서려던 그때, 웨인이 그를 붙잡았다.
"하하. 이렇게 보내면 내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전하를 보고 난 뒤에 잠깐 이야기를 나눌까 싶은데 어떠십니까?"
웨인은 라르웬이 입을 열려고 하자 재빨리 하벨을 쳐다보았다.
"혹시 누구인지 내게 소개해줄 수 있습니까?"
네가 하벨 티에라구나.
그렇게 눈으로 말하는 터라 하벨은 낯가림을 가장해 일부러 라르웬 뒤에 숨는 척하며 몇 걸음 물러섰다.
웨인의 눈이 휘어지자 라르웬이 하벨을 대신해 말해주었다.
"몸도 좋지 않고 낯을 많이 가려 지금은 어려울 듯합니다."
'그래, 웨인. 손에 넣은 정보와 딱 맞아떨어지니 기분이 얼마나 좋겠는가.'
하벨은 번지는 웨인의 웃음과 짙어지는 탐욕에 자신의 연기가 제대로 들어갔음을 확인했다.
"내 이렇게 친해지고 싶은 사람은 오랜만이라 너무 마음이 성급했습니다."
웨인은 사람 좋은 얼굴을 띠며 아쉬움을 절절하게 드러냈다.
"어떻게 저렇게 그림과도 같은지. 이렇게 현실감이 들지 않는 얼굴이라니."
대놓고 하벨을 향해 호감을 드러냈지만, 그는 입도 벙긋하지 않고 오히려 더 움츠러들어서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
카샬은 정말 깜짝 놀랐다.
농담이 아니라 이전 하벨과 비슷했기에 경악이 담긴 말이 목구멍 너머로 차오르는 걸 억지로 참아봤다.
"아… 죄송합니다. 너무 빤히 보고 말았습니다."
웨인은 하벨의 반응에 미안해하며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라르웬 공. 바쁜 사람을 붙잡아 미안합니다. 이렇게라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나중에 언제든지 사람을 보내주세요. 라르웬 공께서 오신다면 무조건 시간을 빼놓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라르웬의 대답에 웨인은 움직이려다 말고 잠깐 깜짝 놀랐다.
어딘가 축축한 기분을 느꼈지만, 손에 묻어나는 건 없었다.
[…물?]
물 탐지기가 달린 것처럼 아라가 금세 반응했다.
[물이라니?]
하품하던 루룸이 아라의 말에 호기심을 느끼며 물었다.
쉿.
하벨이 검지로 입술을 가리키자 아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이 몸이 잘못 느꼈나 봐.]
[그래, 아라야. 여기 천장 봐봐. 막혀 있지? 비가 샐 일도 없어.]
[그건 나도 알아! 이 몸은 바보가 아니라고!]
아라가 '씨잉' 하며 언짢아하자 루룸은 재미있어 죽겠다는 얼굴로 코를 벌름거렸다.
웨인이 물러나는 걸 보며 라르웬이 움직였고, 하벨은 속으로 숫자를 셌다.
'…넷, 다섯, 여섯.'
이 정도 떨어졌으면 괜찮다 싶을 때쯤 웨인의 등줄기에 떨어트려 놓았던 물을 움직였다.
반영구인 정화제를 만진 후로 늘어났던 용왕의 힘으로 이제는 옷가지에 스며들었던 물의 일부를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었다.
이미 옷가지에 스며들었던 물 중 반 정도만 원래대로 되돌렸다.
티 나지 않게, 딱 아플 만큼만.
바늘처럼 만들어진 물이 웨인의 등줄기를 찔렀다.
콱!
"악!"
갑작스러운 웨인의 비명에 알현실로 향하던 라르웬과 카샬도, 그들을 뒤따라가던 정령 기사들도, 주변에 모였던 귀족들까지 웨인을 바라보았다.
웨인은 놀라며 등줄기를 만졌지만, 묻어나오는 거라고는 종기가 터질 때 나는 핏자국 정도였다.
"혹시… 어디 불편하십니까?"
주변에 서 있던 귀족이 웨인을 걱정하는 척 다가왔지만, 웨인의 얼굴이 걷잡을 수 없이 붉어졌다.
아무리 감정을 숨기려고 해도 모두 앞에서 약점을 보였다는 것 자체에 참을 수 없는 수치감과 분노가 치밀었다.
하벨은 하이에나들 사이에 던져진 고기 한 점이 되어버린 웨인을 잠깐 바라보다 라르웬을 따라갔다.
웨인이 왕실에게 발작을 일으켰다.
건강과 관련된 문제는 왕이든 귀족이든 꽤 맛 좋은 정보가 아닌가.
'천천히 흔들려야지. 흔들리고 있다는 걸 느끼지 못할 만큼.'
웨인뿐만 아니라 귀족들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