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목표를 바꿉니다
* * *
"왜?"
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하벨을 바라보았다.
"아니, 집사를 죽인다는 데 동의할 사람이 어디 있어?"
"…아."
그녀는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곧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천천히 그녀의 눈빛에 어렸던 광기가 가라앉는 듯했다.
"내가 너무 흥분했네."
"흥분 수준이 아닌데?"
하벨은 반짝이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아라의 눈을 가렸다.
"그럼 다른 놈을 죽여줄게. 말만 해. 저 새끼만 죽이게 해주면 나라는 날카로운 검은 이제 네 거야."
소름이 돋지만, 또 생각보다 귀를 홀리는 말이기도 했다.
"그렇게 날카로운 검이 왜 이렇게 잡혔을까?"
하벨은 장난기를 가득 실으며 물었다.
"착한 일 좀 하려고 했지. 이렇게 됐지만."
"쟤가 너하고 어떤 관계인데?"
"굳이 말하자면 내 부하였어."
"뒤통수를 맞은 건가?"
"맞아. 나나 저 새끼가 몸을 담은 곳은 '검은 달'이라고 불리는 암살자 집단이야."
'와. 진짜였네?'
하벨은 웃음을 꾹 누르며 그녀의 말을 계속해서 들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 힘이 강한 게 전부인 곳이기도 해. 그래서 마음에 들었고."
술술 불어버리는 말에 카샬은 어느덧 검을 뽑았다.
말해달라고 부탁하든, 협박하지도 않았음에도 알아서 꺼낸다는 건 그만큼 입막음할 자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지만 하벨의 표정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아예 자리에 앉아 그녀와 눈을 마주했다.
"내가 누구인지는 알고?"
"물론이지. 널 만나러 왔는데?"
"말해줘."
"하벨 티에라, 요새 이쪽 업계에서 아주 뜨겁거든."
그녀의 미소가 길어졌다.
'…어쩐지 불안하더라니.'
하벨은 자신의 예감이 적중하자 기쁘면서도 짜증이 났다.
"날 만나러 왔다고?"
"그래. 너한테 알려주려고 했어. 검은 달이 널 죽이려고 한다고. 그게 내가 하려던 착한 짓이었는데."
하벨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뭐 하는 놈들이지?'
"일단, 네 암살 의뢰를 가져간 건 저 새끼가 맞아. 정확히는 날 팔아넘기는 대가로 가져간 의뢰지만. 어쨌든, 쟤가 죽었다는 사실이 본부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그 의뢰는 계속 유지가 될 거야."
또 다음 타자가 올 수도 있다는 여지에 하벨은 무릎을 만지작거렸다.
'기절시킨 암살자를 죽이면 끝이긴 한데 한계가 있는 끝이라니.'
"아마 저 새끼가 실패해도 검은 달에서는 널 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녀는 하벨의 속마음을 읽은 듯 그가 고민하는 부분을 꺼냈다.
"왜?"
"너에게 걸린 의뢰비가 엄청나."
"수상합니다, 도련님. 저는 더는 듣고 있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뭘 해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카샬은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의뢰비가 그렇게 엄청나다면 당장 저자부터 암살 의뢰에 끼어들었겠죠. 암살자가 뭡니까? 돈 받고 사람을 죽이는 곳이 아닙니까?"
"조금 전에 죽인다고 해서 미안. 아까도 말했듯이 저 새끼를 보니 좀 흥분해서. 어쨌든, 네 말이 맞아. 나도 암살자야."
그녀는 눈웃음을 지었고, 카샬은 미간을 찌푸렸다.
"믿든 안 믿든 네 자유지만, 간단히 말해줄게. 난 이 의뢰를 반대했어. 저 새끼는 동의하는 쪽에 붙었고. 어쨌든 잡힌 건 내 실수야. 인정해. 내가 덜떨어져서 이렇게 됐지 뭐야."
자학이 섞여 있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티에라 가문이 무서웠어?"
하벨의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 무섭지. 네가 죽어서 티에라 가문이 폭주하면 어떨 것 같아? 세계에 공급되는 정화제의 60%에 가까운 양이 티에라 가문에서 나오는데 그게 공중에서 사라진다고 생각해 봐."
"정화제 공급량이 60%나 된다고?"
하벨은 당장 카샬을 바라보았다.
"사실입니다. 아마 61.5% 정도가 될 겁니다."
"그래서 반대했어. 너에게 말하려고 했고. 낭만주의자라고 해도 좋아. 나는 내 신념대로 사는 주의거든."
결코, 거짓이 섞여 있지 않았다는 걸 강조하려는 듯 그녀는 눈에 힘을 주었다.
"됐고. 네가 나한테 넘길 목줄이 뭔데?"
하벨은 이제 자잘한 설명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저 설명을 듣는다고 해서 저쪽 업계에 걸린 자신의 의뢰가 사라지지 않을 테니.
오히려 그녀를 어떤 방향으로 써먹어야 하나를 먼저 생각했다.
"그래서 저 새끼를 죽이게 해 줄 거야? 저 새끼는 나한테 있어서 흑역사야. 지금 내 손으로 죽이지 못하면 두고두고 사라지질 않을 흠집이지. 난 그런 거 못 참아. 내 성장에 방해가 되잖아?"
살살, 조금씩 목덜미를 노리며 다가오는 손가락처럼 그녀는 어느새 원하는 것에 가까이 있었다.
하벨은 기가 찼다.
어딜 감히.
"정하는 건 나야. 기어오르지 마."
한층 가라앉은 하벨의 시선과 함께 그녀는 온몸을 압박하는 위압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말 놀랐는지 순식간에 눈과 입이 벌어졌다.
"…와아."
"이름이 뭔데?"
"레디나… 컬."
순식간에 주도권을 빼앗겼지만, 레디나는 눈만 깜박거렸다.
이런 경험은 난생처음이었다.
괜히 입 안이 바짝바짝 마르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목줄이 뭔데?"
언제 위압을 풍겼냐는 듯 청량한 미소가 하벨에게 걸려있었다.
"…이 사기꾼."
레디나는 자신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너무도 자연스러워 방금 원래 모습을 봤음에도 또 속을 뻔했다.
저건 반칙이지 않은가.
"인정합니다. 아니, 더 심해지셨죠."
카샬이 조곤조곤 말을 꺼내다 자신을 째려보는 하벨의 시선에 사람 좋은 얼굴로 생글거렸다.
[삐이!]
아라만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래도 조기교육의 효과가 슬슬 오는 모양이었다.
* * *
"…어, 음, 막내야?"
라르웬은 하벨을 보자마자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잠깐 생각했다.
주변으로 시선을 굴린 하벨은 피식 웃었다.
"왜 다들 머리를 박고 있습니까?"
"그냥. 네가 올 때까지 가만히 서 있는 건 보기 좀 그렇잖아?"
"예. 훨씬 보기 좋네요. 그래서 무슨 말을 하려고 했습니까?"
"쟤는 뭔데?"
라르웬은 하벨 뒤에 서 있는 여성을 가리켰다.
누굴 죽이러 간 것 같은데 왜 올 때 사람이 늘어나 있는 건지.
"오늘부터 하벨 티에라의 신도가 되기로 한 레디나 컬입니다!"
레디나는 상쾌한 목소리를 냈다.
싱그러움이 가득한 청록색 눈동자가 눈꺼풀을 따라 배시시 감기며 반 묶음을 한 그녀의 짙은 붉은색 머리카락이 따라서 흔들렸다.
"……?"
라르웬은 말 대신 손가락을 머리 옆에서 빙글빙글 돌렸다.
카샬이 고개를 끄덕였고, 라르웬은 대충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레디나."
하벨은 어깨에 힘을 쫙 빼며 레디나를 불렀다.
조금 전, 레디나는 그녀를 배신했던 동료이자, 자신을 죽이려 뒷세계에 암살 의뢰를 했던 진짜 암살자를 죽였다.
―후.
그러자 또 촛불을 부는 것처럼 바람 소리가 들려오고 랜턴의 불이 꺼졌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이 과정을 봤으니 슬슬 감이 잡혔다.
저 랜턴은 어떤 걸 자신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몰라도 자신의 목숨과 관련 있는 건 틀림없었다.
'바람 소리는 사건이 끝났음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였다.'
"에이, 아까 다 합의 봤잖아요? 그 새끼를 죽이게만 해주면 누가 오든 신으로 모시겠다고. 저는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킵니다. 신을 모시니 신도는 맞잖아요?"
레디나는 진실을 알리듯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아직 한 가지 모르는 건 있지만.'
하벨은 팔찌를 만지작거렸다.
랜턴의 검은 불꽃이 꺼지고, 마치 레디나가 무슨 존재인지 알리는 것처럼 또 밝은 빛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래서 누군데, 막내야?"
라르웬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검은 달의 암살자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날 암살한……."
까드득!
레디나의 단검과 라르웬이 만들어낸 번개 검이 맞부딪쳤다.
"이 새끼가 원흉이다, 이거지?"
라르웬이 이를 갈며 묻자 하벨은 차분하게 말했다.
"날 암살한 곳에 소속되어 있으나, 오늘부터 배신자가 되었습니다."
"뭐…?"
"도련님께서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이제 배신자가 되기로 했죠."
레디나의 팔이 부르르 떨렸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솔직히 걱정이 들었는데, 어차피 배신하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더라고요."
"상관이 왜 없어? 너 이제 쫓기게 생겼는데."
하벨은 기가 찬 듯이 웃었다.
라르웬이 먼저 뒤로 물러서자 레디나 역시 단검을 거두었다.
"정말로 상관없어요. 이 기회에 검은 달을 접수해버리시면 되잖아요?"
"뭐…?"
하벨은 황당했다.
이야기가 왜 그쪽으로 튀는 건지.
"오. 그것참 좋은 생각입니다. 도련님께서도 아가씨와 둘째 도련님처럼 뭐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암살자 집단이라니. 제법 멋집니다."
카샬 역시 동의했다.
검은 달이라는 게 정확히 얼마만큼 어떤 집단인지 파악되지 않았지만, 암살자로 이루어진 집단이니 이곳 뒷세계보다 훨씬 도움이 될 테지.
"저도 다른 곳이면 권하지 않겠지만, 여기는 좀 복잡한 듯한데 사실 되게 단순한 곳이에요. '설득보다 힘으로, 대화보다 검으로'가 집단을 이루는 근본이자 돌아가는 힘이니까요."
요컨대 힘이 강한 자가 위를 차지하는 곳이라는 레디나의 말에도 하벨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나는 이제 누구 위에 군림하는 건 질색이야."
하벨의 완강한 거절에 레디나와 카샬은 의문을 담아 그를 보았다.
어차피 검은 달을 털 거라면 포섭하는 쪽이 유리할 텐데.
"자자,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는 집에 가서 하자고. 우리 훌륭한 막내의 집사만 빼고."
라르웬은 그들을 상황을 말리며 동시에 카샬을 보았다.
"…하. 이래서 집사는 서럽습니다. 뤤트로와 여기 있는 놈들의 계약서부터 받아오겠습니다."
카샬은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
너무 유능해도 문제였다.
* * *
"…그러니까, 자네도 의뢰인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검은 달'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하벨의 암살 의뢰를 맡았다는 건가?"
룬델은 레디나가 해준 말을 요약하며 물었다.
뒷산을 가듯 뒷세계를 들린 후에 하벨이 가져온 것들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제 티에라 마을 뒷세계는 티에라 가문의 소유입니다.
오다 주웠다는 것처럼 툭 하고 던진 하벨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았다.
뒷세계가 없는 곳을 꼽으라면 티에라 가문의 영토 내부라 할 수 있을 만큼 어디든 존재하는 곳이었다.
티에라 가문 영토와 맞닿아 있는 티에라라는 이름을 빌린 마을 역시 뒷세계가 존재했다.
하지만 마냥 가지고 싶다고 해서 가질 수 없는 건 아니었다.
그 영토를 소유한 귀족이 정화제를 얻을 빌미로 별의별 트집을 다 잡을 테니까.
하지만 자발적으로 들어온다면야 당연히 환영했다.
음지에서만 벌일 수 있는 일이 있으니.
"요약이 확실한데요? 맞아요. 솔직히 '검은 달'이라는 이름은 다들 처음 들어보셨죠?"
레디나의 물음에 룬델은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들어봤네."
"나도 처음 들어봤지."
라르웬도 동의하며 하벨을 쳐다보았다.
아라를 만지작거리던 하벨은 룬델과 라르웬의 시선에도 무덤덤했다.
"원래 제대로 된 암살자 집단은 의뢰를 받을 장소만 공개적으로 드러내죠. 이름이 아니라 실력을 팔면서 살아가거든요. 어디인지 몰라야 암살 대상 가족들에게 쫓겨도 뒤탈이 없잖아요?"
"하긴. 암살자가 대놓고 암살자라는 걸 드러내는 것도 웃기긴 해."
하벨은 잠깐 키득거렸다.
뒷세계에 있던 그곳도 암살자가 아닌 심부름꾼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았던가.
"세계 전역에 퍼진 지부는 '검은 달'이라는 이름 아래에 묶여 있죠. 웃기게도 서로 위치를 몰라요. 여기에."
레디나는 손등을 내보였다.
그곳에는 오래된 상처뿐, 아무것도 없었다.
"동료를 만나면 문양이 떠올라 같은 검은 달 소속이구나 하고 아는 게 전부죠. 지부의 모든 위치를 아는 사람은 수장과 간부들뿐이고요."
"내가 보기에 넌 지부를 알고 있는 것 같은데?"
하벨의 물음에 레디나는 눈웃음을 지었다.
"몇 개는 알죠. 궁금하잖아요?"
"다 좋네. 검은 달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고. 그런데 왜 하벨에게 접근하는가?"
차분히 이야기를 듣던 룬델의 표정이 점차 싸늘해졌다.
결국,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투성이였다.
"절 구해줬거든요. 제가 저 새끼만 죽일 수 있게 해준다면 누구든 신으로 모신다고 속으로 빌기도 했고요. 그래서 저한테 있어 도련님은 지금 신이에요."
"서로 언성이 높아지지 않았으면 하네."
룬델의 '서로'를 언급할 때부터 공기가 무거워졌다.
이제는 보였기에 하벨은 살짝 열린 창문으로 끝없이 들어오는 정령들의 모습에 입을 살짝 벌렸다.
'정령에게 사랑받는다는 게 이런 의미인가?'
룬델은 분명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령들이 알아서 움직인 게 아닌가.
[삐잇.]
아라가 정령들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자네도 그렇지 않은가?"
룬델의 시선은 오직 레디나를 향했고, 정령들의 시선 역시 레디나를 향했다.
"아버지께서 화가 많이 나셨네요?"
라르웬은 오랜만에 보는 저 모습에 등을 소파에 기대어서는 신나게 구경했다.
[눈치도 없게 웃지 마. 룬델이 화난 거 안 보여?]
루룸은 라르웬의 옷자락을 물고 늘어졌다.
"…헙!"
레디나는 한순간, 숨을 멈추더니 갑자기 땅으로 꺼지는 듯한 압박에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자신의 말을 굽히지 않았다.
"사실입니다."
룬델은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제 신념을 따라 도련님께서는 정말로 제게 신이 되셨고."
하벨은 저 말에 얼굴을 쓸어내렸다.
저런 와중에서도 꺼냈다는 건 진심이라는 소리가 아닌가.
"저는 검은 달을 사랑합니다."
룬델이 손을 들자 거대한 힘이 멈췄다.
"검은 달은 모든 나라에 퍼져 있었으며 소위 말해서 세계에 '악'이 될 자를 죽이는 비밀 결사대였습니다."
"그래서 무얼 말하고 싶은 건가?"
"검은 달은 망가졌습니다. 망가진 검은 달을 고치려고 하다 동료에게 배신을 당해 붙잡혔고요."
배신이라는 말에 하벨은 순간 눈썹을 꿈틀거렸다.
왜 이렇게 기분 나쁜 단어로 들리는지.
"어떻게 고치려 했는가?"
룬델은 또 물었다.
"검은 달이 티에라 가문의 막내아들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했습니다."
레디나는 하벨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단 한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다.
"악을 죽이는 검은 달이 망가졌다면, 세상을 구하려는 티에라 가문, 그 가문의 막내아들을 죽지 않게 막는 것부터가 검을 달을 고치는 방법이라 생각했죠."
'오호.'
하벨은 입꼬리를 올렸다.
손에 들어온 목줄과 별개로 이제야 흥미로웠다.
똑같은 말을 두 번이나 들었지만, 지금 저 말에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레디나의 송곳니를 제대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레디나."
"예, 도련님."
"나하고 일 하나 할래?"
방금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