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7화 (7/415)

7화. 너희구나

* * *

* * *

"오오…!"

하벨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언가 먹는다는 행위가 어색하게 느껴질 무렵, 입 안을 가득 채우는 향기로운 냄새와 부드러운 맛에 저절로 입이 움직였고 그대로 삼켜버렸다.

'내 이토록 아름다운 느낌은 처음이다. 먹는다는 행위 자체가 행복한 줄 알았다면 진작 시도해봤을 것이야. 무언가를 먹지 못한 일이 이제는 한으로 남는구나.'

"맛있어! 행복해!"

자신의 길고 긴 감탄사가 저토록 짧게 나온다는 게 아쉬웠지만,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담고 있기에 불만은 없었다.

"다행입니다."

카샬은 활짝 웃었다.

헤레스도 자신도 하벨이 내뱉은 '식사는 처음이다'라는 말에 음식을 낯설어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제야 허리를 숙인 뒤 물러났다.

"근처에 대기하고 있을 테니 식사가 끝나시면 옆에 종을 쳐주십시오."

이제 하벨을 위해 해야 할 것들이 눈에 보였다.

어설프게 쥔 숟가락의 모습에 카샬은 입이 간질거렸지만, 당분간 식사에 익숙해질 때까지 참기로 했다.

[삐.]

카샬이 나간 후에 하벨이 숟가락을 들려던 차 털뭉치가 소리를 내며 어느새 하벨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도망갈 때는 언제고 왜 왔어?"

[삐삐.]

털뭉치의 귀가 쫑긋거렸다.

"뭐라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털뭉치는 갑자기 그릇에 찰싹 붙어서는 어떤 흉내를 냈다.

쏘오옵.

무언가를 빨아들이는 듯한 소리에 하벨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물을 달라고?"

그제야 털뭉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벨은 쟁반에 물을 조금 부었다.

헐레벌떡 달려온 털뭉치가 물을 먹다 말고 '퉷퉷' 소리를 내며 뱉기 바빴다.

쏘오옵.

이게 아니야!

그렇게 항의하듯 털뭉치는 다시 무언가를 빨아들이는 듯한 소리를 냈다.

'거참 까다롭네.'

하벨은 털뭉치를 바라보며 천천히 수프를 몇 번이나 먹었다.

쏘오오오옵!

자신이 화가 났다는 걸 알리며 하벨의 손목에 찰싹 붙어 피부를 빨아들였다.

찌르르한 감각이 밀려오자 하벨은 이제 그 감각이 교감을 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걸 확신했다.

'가만히 두면 좋은 거 아니야?'

정령사가 강해지는 방법 중 하나가 분명 교감이라고 했다.

하지만 찌르르한 감각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정령과의 교감은 접촉하는 것만으로 일단 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며 교감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행동으로 이루어질 수가 없다. 일방적인 교감은 오히려 자연의 존재인 정령에게 미움을 사 닿을수록 자연의 힘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 다고? 와, 진짜 치사하다. 그냥 모든 게 정령 편이네.

짜증이 섞인 하벨의 목소리에 하벨은 다급히 털뭉치를 떼어 내려놓았다.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이 몸이 강해져야 했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벨. 이건 너도 뻔히 알고 있겠지? 내가 놀라서 그런 게 아니라 널 위해서 저 털뭉치를 떼어낸 것이다.'

하벨은 신경질적으로 '삐삐' 울고 있는 털뭉치를 향해 말했다.

"보아하니 내가 만든 물이 필요한 모양이야."

털뭉치에게 없던 귀가 이제야 또렷이 보였다.

분명 자신이 털뭉치에게 준 물은 정화된 물임에도 망설임 없이 뱉었고.

'즉, 그냥 정화된 물이 아니라 내가 만든 물이 필요하다는 말이겠지? 아주 간절하게 말이야.'

하벨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어쩌면 자신이 만든 물은 털뭉치의 성장까지 돕고 있을지도 몰랐다.

'암. 내가 만든 물이 어떤 물인데.'

정령이 제아무리 힘을 쓴다 한들 그들 역시 자연의 존재 중 하나.

모든 물과 바다의 지배자인 자신보다 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정령수로 만든 물 역시 달랐다.

"내가 만든 물이 다른 물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참 맛있지?"

[삐삐!]

'맞다'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털뭉치는 기뻐하며 말했다.

'정령사가 성장하려면 정령은 꼭 존재해야 하고, 나하고 같은 날에 태어난 저 정령이라면 입이 거친 세렌이나 다른 정령들과 달라질 수 있다는 소리잖아?'

뭐든 길들이는 건 자신 있었다.

정령을 길들여보는 건 처음이었기에 설레는 마음과 함께 하벨의 입꼬리가 길어졌다.

"그냥은 줄 수 없어."

하벨은 우선 선을 명확히 그었다.

[삐삐!]

나 화났다.

그렇게 털뭉치는 털을 곤두세웠다.

그러든 말든 하벨은 수프를 한 숟가락 떠먹었다.

입 안에 부드러움이 퍼지자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화를 내면 낼수록 너한테 떨어지는 물은 없어."

[삐?]

털뭉치가 갸웃거렸다.

이번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지만, 하벨은 그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지금까지 봤던 정령들을 살펴본 결과 그들은 태생적으로 오만한 듯했다.

저 정령과 자신이 평등한 관계가 될 수도 있지만, 본능을 억누르려면 이 방법뿐이었다.

'나는 아직 너와 평등할 생각은 없다. 네가 갓 태어난 정령임을 떠나도 나는 너의 위에 서겠다.'

"내가 네 위를 차지하겠어."

까불거리는 목소리에 하벨은 절로 튀어나오는 한숨을 도무지 삼킬 수가 없었다.

화를 내면 무얼 할까. 제 얼굴에 침 뱉기거늘.

"어쨌든 너는 내 아래야."

억지로라도 상하를 만들어야 했다.

"나를… 음."

하벨은 이어지는 호칭 문제를 두고 잠깐 망설였다.

왕은 이제 싫었다.

수장은 왠지 딱딱해 보였고.

조금 더 친근하면서도 위를 가리키는 말.

"아!"

하벨은 적당한 단어를 떠올리며 수프를 한입 더 떠먹었다.

"맛있다. …아니, 나는 이제 네 대장이야."

대장.

이 얼마나 친근한 말인가.

[삐?]

털뭉치는 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대장이라고."

[삐이?]

마치 대장이 뭐냐고 묻는 것만 같았다.

"대장은 너를 지키고 보듬어주는 존재, 아, 물론 물도 주는 존재야. 이해했어?"

[삐삐.]

털뭉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이해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하벨은 대장으로서 털뭉치에게 이름을 주기로 했다.

"너는……."

하벨이 털뭉치에게 손을 뻗자 털뭉치는 쪼르르 달려왔다.

"잠깐만 실례."

하벨은 털뭉치를 빤히 보았다.

'바다를 닮았네.'

저 작은 것에 흐르는 물의 기운을 놓치지 않았다.

세렌도 물의 기운이 꽤 강했지만, 털뭉치와 비교하면 한참 떨어졌다.

"넌 이제 아라야. 네가 바다를 닮았거든. 영광으로 생각해. 용왕이 직접 내린 이름이니까."

[삐이.]

그 순간, 찌르르한 감각과 함께 털뭉치의 크기가 자라났다.

그래 봤자 검지만 한 크기였다.

[삐! 삐이!]

기뻐하는 게 한눈에 보였기에 하벨도 맛있게 수프를 음미했다.

물을 먹으려던 차 갑자기 물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이런.'

하벨은 팔짱을 끼며 가만히 그 현상을 바라보았고 아라는 하벨에게 찰싹 붙었다.

물은 곧 새의 형상을 띄었고 퉁명스러운 세렌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이봐.]

"하벨. 내 이름 몰라? 조그마한 정령님."

[좋은 소식을 가져온 나한테 지금 시비부터 걸어?]

"내가 잡은 좀도둑 이야기를 하러 왔잖아? 그걸 생색이라고 하더라고."

[내 도움 없이 그 좀도둑이 갇힌 지하 감옥으로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세렌은 코웃음을 쳤다.

"물론 아니야."

하벨은 손을 뻗었다.

집을 떠날 기회가 왔으면 잡아야지.

"바로 가자."

[좋아. 하지만 착각하지 마. 나는 네가 싫어. 싫어서 이러는 거라고!]

"알고 있어. 이미 충분할 만큼 알고 있으니, 얼른 가자."

세렌은 툴툴거리며 하벨의 손을 붙잡았다.

[네가 제일 싫어.]

"아, 잠깐만. 돈 좀 챙기고."

하벨은 하벨의 기억에 의지하고자 잠깐 눈을 감았다.

두근두근.

가출은 처음이라 벌써 가슴이 설렜다.

* * *

똑똑.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룬델은 서류를 보다 말고 멈췄다.

[나야. 나, 룬델!]

정령이 배시시 웃자 룬델도 부드럽게 웃었다.

둘째, 라르웬이 마음에 들었다며 같이 다니는 정령이 아닌가.

룬델은 창문을 열어주며 물었다.

"라르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아니. 라르웬이 말을 전해주래.]

"무슨 말?"

['아버지! 내가 갑니다. 하벨한테 목숨줄 잘 쥐고 있으라고 말해주세요!'라고.]

"언제 온다고 했지?"

[지금!]

"지금……?"

[이제 쓰다듬어줘. 어서!]

룬델은 황당한 얼굴로 정령을 쓰다듬었다.

[이히히. 이제 간다. 안녕, 룬델.]

만족했는지 왔던 곳으로 날아가 버리는 정령을 보며 룬델은 헛웃음을 날렸다.

라르웬이 정령을 닮아가는지. 정령이 라르웬을 닮아가는지.

'집이… 시끌벅적해지겠네.'

룬델은 이마를 만지작거리다 연락용 벨을 눌렀다.

<예, 가주님.>

"카샬을 불러와."

미리 하벨에게 이야기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 * *

눈앞이 잠깐 어두워졌다가 금세 다른 풍경으로 바뀌었다.

어두웠고 물의 냄새가 깊었다.

세렌 말대로 진짜 지하인 듯했다.

세렌이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왜?"

[토할 것 같지 않아? 어지럽다든지?]

물과 물을 통해 늘 이동해온 자신에게 오히려 반가운 감각이었다.

설마 용왕인 자신이 어지러움을 호소하겠는가.

"지금 걱정해주는 거야?"

[내, 내가? 내가? 내가 왜?]

"아니면 말고."

하벨은 키득거리며 세렌의 뒤를 쫓다 말고 시야가 빙글빙글 돌자 벽을 붙잡았다.

"…잠깐만. 어우,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데? 속도 이상하고."

[내 이럴 줄 알았지. 물과 물을 통한 이동을 쉽게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세렌은 왠지 즐거워 보였다.

"그럴 리가. 나는 용왕이야."

[그 정신머리부터 붙잡아야겠네. 아니다, 네가 빨리 가야지 우리가 좋으니까 오늘만, 딱 오늘만 도와줄 거야.]

세렌은 날개를 휘휘 젓더니 허공에서 물을 만들어냈다.

주변이 어두워서인지 몰라도 물색이 미묘하게 탁했다.

[입 벌려. 위대한 내가 주는 특별한 약이 들어 있으니까.]

세렌 말대로 하벨이 입을 벌리자마자 물이 회오리치며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이 멍청아. 아무리 정령이 주는 거라도 넙죽넙죽 받아먹으면 어떡해?]

세렌은 기가 찬 듯이 말했다.

"독은 없잖아?"

[당연하지. 네가 싫어도 나는 그런 치사한 짓은 안 해.]

"대신 더 치사한 행동을 했으면서."

남이 잡은 좀도둑을 생색내는 짓 말이다.

[너어……!]

타악!

사람 목소리에 좀도둑은 다급히 창살에 붙었다.

[삐이!]

창살을 치는 소리에 이어 아라가 깜짝 놀라자 하벨도 덩달아 움찔거렸다.

"…아, 깜짝이야."

['삐이' 라니?]

세렌이 그제야 물었다.

"아라야."

하벨은 정화 장치 쪽에 붙어 있는 아라를 가리켰다.

[…….]

숨을 들이켜는 세렌의 소리가 들렸다.

표정이 보이질 않으니 무슨 감정인지 알기 어려웠다.

"사, 살려주십시오! 제발, 살려주십시오!"

정화제를 훔치려 했던 좀도둑이 목소리를 냈다.

쉬잇.

하벨은 검지를 입술에 올리자 좀도둑은 고개를 끄덕였다.

불꽃이 피어나는 소리에 하벨은 잠깐 시선을 돌렸다.

'불이… 또 들어왔다.'

점처럼 작은 검은 불꽃.

저 좀도둑과 가까워지자 나타났다.

이 팔찌는 카샬도 모른다고 했고.

'뭔가 찝찝한데?'

불꽃은 잠깐 나타나고 사라질 뿐이지만, 나타난다는 것 자체가 점점 이상해졌다.

하지만 일단 의문을 죽이며 목소리를 냈다.

"나 기억하지?"

"기억합니다. 무조건 기억합니다. 막내 도련님이지 않습니까?"

좀도둑이 숨죽여 말했다.

"누구야?"

"…예?"

"너한테 저택 내부를 가르쳐주고, 정화제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려주고. 아, 티에라 가문에 숨어들 수 있게 도와준 친절한 사람 말이야."

저 어리바리한 좀도둑이 티에라 가문을 휘저을 수 있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도중에 누군가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좋아. 좀 더 범위를 줄여줄게. 그 친절한 정령사가 누구야?"

[…지금 뭐라고?]

아라를 빤히 보던 세렌이 놀란 듯이 말했다.

"왜 놀라? 너희의 눈을 피해 몰래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은 정령사뿐이잖아."

티에라 가문은 정령사 가문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정령사가 많았다.

거꾸로 말하자면 정령사가 많기에 배신자 역시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건 불가능해.]

세렌은 단호하게 말했다.

[정령사들이 우리 정령을 배신하고도 무사할 것 같아?]

"뒤가 없으면 왜 불가능하겠어?"

하벨은 세렌에게 눈길을 한 번 주고는 좀도둑을 바라보았다.

어리둥절하던 좀도둑이 금세 고개를 숙였다.

"아마 너처럼 시종으로 위장했을 수도 있겠지. 기사나 가신들에게는 정령들이 상대적이 많이 붙을 테니까."

하벨은 고민하는 척하며 점점 입꼬리를 올렸다.

"시종끼리 사이좋게 이야기를 하는데 뭐가 이상할까? 그렇지 않아?"

"……."

"침묵은 너에게 도움이 되질 않아."

하벨의 웃음기가 사라졌다.

무표정.

아무 표정도 없는 그 얼굴에서 밀려오는 기세에 좀도둑은 갑자기 벌벌 떨었고, 세렌마저 당황했다.

쟤가 하벨이라고?

하벨이라기에 거대했다.

고개를 올려봐야 할 산만큼 높았고, 끝을 알 수 없는 바다처럼 넓게 느껴졌다.

"침묵은 널 죽일 뿐이라고 했어. 이제 다시 물어볼게."

조금 전과 비슷하지만, 다른 질문.

하벨은 놈의 '침묵'으로 확신했다.

누군가가 개입했다는 걸.

그럼, 좀도둑이 흔들렸던 '암살자' 일은 검은 달이 아니라 쓰레기를 가리키겠지.

어제 일은 뒷공작을 하기에 너무도 요란했으니.

하지만 하벨은 확실한 목줄을 위해 암살자를 언급하지 않았다.

"왜 좀도둑으로 위장하는 거야? 이곳을 털려면 대도둑 정도는 되어야지."

정화제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화제를 훔치려면 혼자로는 불가능했다.

'지금 잡힌 건 저놈뿐이야. 룬델도 그 수상함을 알기에 아직 죽이지 않는 것일 테지.'

[위장이라고?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우리가 다 봤어.]

세렌의 목소리에 당혹감이 섞여 있었다.

"네가 시선을 끌면 누군가 움직이겠지. 무얼 노리고 들어왔는지, 친절한 정령사는 누구인지 지금 말해야 할 거야."

하벨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공포는 한순간이면 충분했다.

"…커헉!"

좀도둑이 자신의 심장을 붙잡고 그대로 쓰러졌다.

그를 위해 그의 몸속에 있는 물을 1초도 걸리지 않을 만큼 잠깐 건드렸다.

'역시… 이건 좀 많이 버겁네.'

동시에 온몸에 식은땀이 맺히고 현기증에 이어 두통까지 밀려왔지만, 이곳은 어두웠다.

어둠은 많은 걸 가려줄 수 있었다.

"더 버텨볼래?"

내가 그랬다.

내 힘이다.

하벨은 좀도둑을 내려다보며 자신이 힘을 사용했다는 걸 알렸다.

"아니면… 나랑 뭘 더 하고 싶어?"

공포.

장난기가 섞인 하벨의 목소리에도 그가 바라던 깊은 공포가 좀도둑의 눈동자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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