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암진천경-237화 (237/350)

제12편 노상(路上)강도단

무림맹의 해체는 그 숙적이었던 마교, 십만대산이라 불리는 그 마교의 총본산이 무너지면서 필연적인 일이었다고들 한다.

중원국 전체를 아우르던 연합 조직이란, 그만큼 강력한 적이 없다면, 무너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인들의 생각일 뿐.

식자(識者)들의 견해는 달랐다.

시대적 발전에 따른,

자본(資本)의 고도화.

그리하여 과거, 흔히 세가(世家)라 불리었던 이들이 경제력을 원동력으로 삼아 약진(躍進)했다.

그 변화는 너무 빠르고 정확하게 이루어져 나갔다.

그 결과 구대문파라 불렸던 무림맹의 주축들은 대부분이 과거의 영광에 빠져, 익사했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그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자는 도태된다.

무림맹의 몰락은,

그만큼 간단하고도,

복잡한 이야기였다.

* * *

많은 가문들이 정치권력과 무력뿐만 아니라, 경제 권력까지도 쥐게 되면서, 점차 거대해져 갔다.

물류 운송은 가문들이 소유한 상회나 상단 따위를 통해 자체적으로 이루어졌다.

표국 (縹局).

그렇기에 많은 학자들이 예측하기로, 표국은 반드시 무조건 사라질 업종이라 하였다.

실제로도 많은 표국들이 망해서 없어지는 것보다, 상단이나 상회에 지분을 팔아넘기고, 흡수당하는 것을 택했다.

하지만 학자들의 예상이라는 것이 무릇 그렇듯이.

세상사가 원래 그렇듯이.

'반드시', '무조건', '절대'라는 말은 빗나갈 때가 더 많은 법이다.

낙양 외곽, 인적이 드문 산길.

종속되는 대신 필사적으로 살아 남으려 했던 표국들이 선택한 방식은, '전문화(專門化)'였다.

[곤란한 상황이군요. 하필 운송 장면을 목격하는 이가 나오다니.]

표사가 칼자루를 만지작거리며, 표두에게 전음으로 물었다.

[표두(縹頭)님. 어떻게 할까요?]

"......."

표두는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아이고, 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저희는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

약초나 산나물 따위를 캐서 연명하는 노부부였다.

'이 오밤중에 사람이 있을 줄이야...,

눈이 마주치자마자, 표사들에게 붙들려 무릎 꿇려진 그들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다 해진 옷에, 제대로 씻지도 못한 듯 그들이 줄줄 흘리는 눈물과 땀은 탁한 검은색을 띠고 있었다.

“한 번만…!”

“누구에게도 오늘 본 것을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요!”

그나마 눈치는 빨랐다.

약하고 눈치가 없는 이들은 이미 전부 죽었으니까.

[표두님]

표두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뭘 망설이고 있는 것이오?]

의뢰주가 따로 붙여 놓은 무사(武士) 하나가 그에게 전음을 날렸기 때문이었다.

[목격자를 남겨 둘 생각인가?]

표국이 키워 온 전문성이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

신뢰도가 흔들려도 안 된다.

의뢰주가 그들 표국에 바란것은 신속하고 정확하며, '목격자'를 남기지 않는 수송이었다.

의뢰주를 직접 보았던 것은 예전 딱 한번뿐이었지만.

그는 분명 '연 씨' 성을 쓰는 자였다.

낙양에서 살면서 장사를 하려면, 연씨 혈족의 심기를 건드는 것은 피해야 했다.

덕분에 그 흔한 쟁자수 하나 데려오지 않고, 입이 무거운 표사들이 직접 짐을 들고, 끌고 있지 않던가.

[...죽여]

표두는 그 말만 남기고, 뒤로 돌아섰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요!”

노부부가 그의 행동을 오해하고, 바닥에 머리를 박고 감사했다.

그리고 그 뒤에서.

"......."

표사들이 바닥에 침을 뱉고, 기척 없이 칼을 뽑아 들었다.

어차피 이런 일을 한두 번 해봤던 것도 아니다.

그들이 벌어들이는 높은 급료는, 그들이 자신들의 손을 더럽히는 만큼에 비례하기 마련이었으니.

[단숨에 숨통을 끊어라]

그들의 칼이 뒤에서 단숨에 노부부의 목을 치기 위해 번뜩인 것과,

퍼벅

그들의 손목이 부러져 칼들이 허공에 뜬 것은 거의 동시에 발생한 일이었다.

“크윽!”

“큭…!"

그리고 산길을 울리는 호통 소리가 있었다.

“실로 무도한 자들이로다!”

그 호통 소리의 주인은 특이한 음공이라도 사용하는 것인지, 사방에서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죄 없는 양민들을 짐승처럼 도살하려 하다니, 그 죄를 용서받을수 있을 것 같은가?!”

표사들이 누구랄 것 없이 칼을 뽑아들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대체 경계를 서던 놈들은 뭘 했나?!]

[기습 방어! 기습 방어 진형으로]

[목소리의 위치를 파악해라!]

전음이 바쁘게 오가는 이상으로, 표사들의 움직임은 재빨랐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천천히 걸어 앞으로 나온 표두가 자신의 칼을 뽑아 들며 말했다.

“그 말을 듣자 하니, 불의를 그냥 보고 넘어갈 수 없었던 협객 같은데, 얼굴이나 좀 보고 이야기합시다.”

표두가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두건을 슬쩍 벗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해가 있었던 듯하니. 서로 피를 볼 필요 없이, 대화로 풀어 나가는 것이 좋지 않겠소?”

물론 거짓말이었다.

요즘 시대에 표국 일을 하다 보면, 시시각각 꼬여 드는 것이, 협객 나부랭이들이 었다.

그리고 그런 협객에게 대응하는 방식은 지겹도록 숙지하고, 또 실행해 본 그였다.

“명예를 아는 분이라면, 떳떳하게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겠소?”

아니나 다를까.

잠깐의 시간이 흐른 후에,

목소리가 돌아왔다.

“…지금 나가겠다.”

불쑥 하고 사방에서 숨어 있던 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복장은 제각각이었지만, 누구랄것 없이 두건을 착용하여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한둘이 아니었군]

모습을 드러낸 상대는 다섯이었지만, 아직 숨어 있는 이가 더 있을 수 있었다.

[내가 신호하면 일제히 달려들어라]

전음으로 표두의 지시를 받은 표사들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

그러면서도 저격조는 눈알을 굴려 자신의 화살통에 담긴 화살의 개수와 위치를 확인했고,

"......."

암기 따위를 품에 지닌 자들은 슬그머니, 손을 품에 넣었다.

능숙한 이들이었다.

“다섯 분이나 되셨구려.”

표두가 표사들의 준비를 눈치채지 못하도록, 괜히 친근한 척 미소를 지으며 한 발 더 앞으로 나섰다.

“그 기상(氣像)이 올곧고, 의기(意氣)가 혁혁한 것을 보아하니, 강호에 이름이 난 협객분들이시겠군요.”

그가 최대한 호의적인 미소를 지으며, 무기를 쥐지 않은 양손을 펼쳐 보였다.

“혹시 별호라도 들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표두와 눈이 마주친 이가 호탕하게 외치려다가 머뭇거렸다.

그러더니 슬그머니, 다른 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 그러니까.”

시선을 받은 이는 말을 흐리며, 또 다른 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결국, 마지막에 시선을 모두 받은 이가 한숨을 내쉬듯 말했다.

“우리는….”

그가 '손도끼'를 들지 않은 손으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뭔가 어딘가 기어들어 가듯 소심한 목소리였다.

“노상강도단이다.”

그 목소리에 잠시 사위가 침묵에 빠졌다.

두건을 쓴 '노상강도단'의 일원이 헛기침을 하더니 어색하게 외쳤다.

“그, 그러니 목숨을 아끼고 싶다면, 당장 그 짐들을 포기하고, 물러나라!”

“너희들의 표물은 이제 우리 것이다!”

다른 이도 거들었다.

“그렇지! 그리고, 두 양민 부부에게도 반드시 사과해라!”

이건 또 무슨 개 같은 상황인지.

"......."

너무나 황당한 상황에 표두가 굳은 사이, 그의 옆으로 지나는 이가 있었다.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놈들이군.”

노상강도단의 일원에게 다가가는 그는 의뢰주가 붙여 준 검가의 무사 중 하나였다.

그 모습에 정신을 차린 표두가 그에게 급히 전음을 날렸다.

[자, 잠깐! 계약상 모든 대응은 우리 표국 쪽에서 전담하기로…!]

"......."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그저 무사는 검을 세우며 손도끼를 든 노상강도와의 간격을 좁혀 들어갈 뿐.

검집에서 뽑지도 않은 검의 오싹한 예기가 대답을 대신하는 듯했다.

'하긴.'

표두는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검가의 무사는 강호에 굴러다니는 일반적인 무림인과는 질적으로 다른 존재였으니.

[준비하라. 일검을 교환하는 순간, 선제공격한다.]

표두의 명이 끝나는 순간, 무사의 몸이 순간적으로 땅으로 꺼져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검가 검법.

검심검명(劍心劍鳴).

발검세(拔劍勢).

길게 디딤발을 내디디며, 몸이 낮추어지고, 검집에서 검이 마치 발사되듯 튀어나오며 번뜩였다.

순간적으로 표두가 감탄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발검술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그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는 검에 집중되었다.

하지만.

"......!"

그 발검은 끝을 맺지 못했다.

검을 뿌리던 무사의 손은, 노상 강도에게 허무할 정도로 쉽게 붙잡혔기 때문이었다.

쾅!

무사의 팔을 금나수(擒拿手)의 수법으로 붙잡은 노상강도의 머리통이 무사의 얼굴에 그대로 작렬하듯 꽂혔다.

투박하지만, 나름의 경지에 달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연마된 철두공(鐵頭功).

“큭?!”

그 무시무시한 위력에 무사의 코뼈와 안와(眼窩)가 내려앉았다.

하지만 검가의 무사는 무사였다.

그는 그 와중에도 자유로운 반대손으로 붙들린 팔이 떨어뜨린 검을 받아 들었다.

검신검명(劍心劍鳴).

속검세(速劍勢).

오의(奧義), 세절예예(細切銳銳).

숙련된 검객(劍客)은 좌수와 우수를 가리지 않는다던가.

하지만 그 숙련된 검은 제대로 펼쳐지기도 전에, 다시 한번 막강한 철두공의 위력에 의해 끊겼다.

쾅!

내공으로 보호했던 안면(顔面)이 이번엔 완전히 내려앉았다.

그리고 무사가 무슨 대응을 다시하기도 전에 그의 머리통이 하늘로 날았다.

"......!”

너무도 의외의 광경에 표두와 표사들이 기습을 가할 예정이었다는것도 잊고 입을 벌렸다.

“검심검명의 오의를 쓸 정도의 수준이 된다면, 처음부터 썼어야지.”

무사의 핏물이 흐르는 손도끼를 탁 하고 허공에 털어 낸 협사, 아니.

“미안하지만.”

노상강도가 혀를 차며 어깨를 으쓱였다.

“근래에 검가의 기본 검술은 너무 질리도록 많이 상대해 봤거든.”

삼공자 측, 신(新) 무림맹에 속한 쟁쟁한 구파의 정수를 검가의 힘으로 개량한 무공을 쓰는 무사들.

무림맹 시절, 그 악명이 자자했 던 사냥개, 탐랑.

다행히도 부딪치지는 않았지만, 사천에서 공포의 대상인 그림자단까지.

"헤헷."

그들의 앞에 섰던 이들이 항상 너무나 무거운 이름값을 가진 이들이었을 뿐.

“비록 우리가 지금은 낙양 밖으로 도망가야 하는 처지지만, 그들의 이름값에 우리 이름이 모자라지는 않으니까.”

과거 연소현에게 쳤던 큰소리가 한없이 부끄러워졌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치유받는 순간이었다.

“방심하지 마라.”

지켜보던 나머지 무사들이 검을 뽑아 들었다.

“범상한 자들이 아니다.”

그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표두가 외쳤다.

“쳐, 쳐라!”

화살이 쏘아져 나가고, 암기가 허공을 갈랐다.

표사들이 칼을 뽑아 들며 달렸다.

한동안 기합 소리와 단말마가고 요하던 산골짜기를 뒤흔들었다.

* * *

“흡…!”

협사가 나직한 기합과 함께 시체의 머리통에 깊이 박힌 자신의 손도끼를 회수했다.

머리가 깨진 시신에서 진득한 피와 뇌수가 흘러, 달빛에 번들거렸다.

[오오, 이것 보게』

[예술품들이군.]

표사들이 나르던 손수레와 지게 따위에 실린 물건들을 확인하는 동료들의 환호성이 전음으로 들려왔다.

[...이 낙관(落款) 좀 보게. 황도 십육가문 전대 가주의 작품도 있어]

[이건 해동국의 청자(靑瓷)들 같은데?]

그렇게 짐이 가득 쌓인 수레만 다섯 대가 넘었고, 상자를 실은 지게는 열을 넘었다.

[엄청난 양이군....]

협사 하나가 드러난 물품들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대체, 이것들을 금으로 환산하면, 가치가 얼마나 되는 거지?]

다른 협사가 동료의 몸에 붕대를 감아 주며 피식 웃었다.

[적어도 우리 돈은 아니니까 처음부터 신경들 끄는 편이 좋지 않겠나?]

[그건 그렇지.]

질문을 던졌던 협사가 어깨를 으쓱이고는 물러서자, 나머지 이들도 아무렇지 않게 물러났다.

[자 자, 응급처치는 대충 하고 당장 합류 지점으로 이동합시다!]

재물에 욕심이 많은 자는 애초에 낙양의 봄에 소속되지도 않는다.

그들은 속세의 즐거움을 만끽할 줄 알지언정, 그 즐거움에 휘둘리는 자들이 아니었다.

“제, 제발 살려 주십시오!”

그리고 이 노부부가 협사들이 전음으로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던 이유였다.

“쉿.”

구석에서 벌벌 떠는 노부부를 앞에 둔 협사가 손가락을 세워 자신의 입 앞에 대어 보였다.

"......."

"......."

눈치 빠른 노부부가 얼른 입을 다물었다.

협사가 두건 너머에서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겠나?”

그는 섣불리 그들을 달래 주지도, 안심시켜 주지도 않았다.

그렇게 애송이처럼 굴기엔, 그의 협사로서 보낸 세월이 너무 길었다.

노부부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이곳을 떠나겠습니다요!”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건 당연하지.”

그가 칼집에 든 칼의 손잡이를 은근히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하자, 눈치 빠른 노부부의 머리 회전이 빨라졌다.

“호북에 친척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습니다요!”

“산골 깊은 곳에 있는 작은 마을이니 누구도 저희를 찾지 못할 것입니다!”

협사는 순진하지도, 어리숙하지도 않았다.

“그래?”

협사가 품에서 꺼낸 자기병을 조심스럽게 열어, 그 안에 든 것을 노부부에게 뿌렸다.

“코, 콜록!”

하얀 분말이 날리자, 노부부가 거세게 기침을 해댔다.

“이건 추종향(追從香)이다.”

추종향은 특유의 냄새가 남아 향이 묻은 목표를 추적할 수 있게 해주는 물건이다.

“들어 본 적은 있겠지. 제법 비싼 물건이니, 시간이 지나도 얼마든지 너희 부부를 찾을 수 있다.”

어둠 속에서 그의 눈이 번뜩였다.

“집에도 들르지 말고, 당장 호북으로 향해라.”

급히 서로를 일으키는 노부부에게 그가 말을 덧붙였다.

“내, 나중에 직접 호북까지 찾아가 확인을 할 것이야.”

노부부는 한없이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예! 알겠습니다요!”

“당장 떠나겠습니다!”

협사가 칼을 까닥였다.

“그럼 꺼져라.”

허둥지둥 수풀을 헤치고 멀어지는 노부부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그가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이걸로 저들은 자신들이 우연찮게 알게 된 사실을 어떻게 이용해 보려는 사심 없이, 틀림없이 멀리 달아나리라.

"......."

협사는 사람을 구하고, 사람을 돕되, 반드시 사람의 본성을 깊이 이해하고, 헤아려야 한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을 잘 믿고, 사람이 착한, 협사는-.

'죽은 협사뿐이지.’

노부부가 멀리 달아난 것을 확인한 그는 돌아서서 동료 협사들에게 말했다.

"다들 저 부부의 흔적을 없애는 것을 도와주게.”

다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추적자가 노부부를 향하지 않도록, 흔적을 지우기 시작했다.

“고생했군. 잘 처리했네.”

다가온 나이 든 협사 하나가 그에게 자기병을 하나 던져 주었다.

그가 노부부에게 뿌렸던 하얀 가루가 들어 있던 그 자기병과 똑같은 물건이었다.

“고맙습니다.”

그는 그 병을 열어 자신의 몸에 난 상처에 뿌렸다.

그 자기병은 지혈제(止血劑)가 든 약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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