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암진천경-220화 (220/350)

제20편 귀환(歸還)

약왕이 겸연쩍은 표정으로 세수를 하러 간 사이에도, 정아는 연소현의 곁에 붙어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주인님. 신체에 이상은 없으시옵니까?”

정아는 묻고 또 물었다.

연소현은 쓴웃음과 함께 답했다.

“나는 괜찮다. 모두 계획대로 되었다.”

계획.

정아는 '연소현의 계획'에 대해 전부 알지 못했다.

그것은 약왕도 마찬가지였다.

“이놈아. 대체 그 계획이 무엇이었더냐?”

세수를 마치고 돌아온 약왕이 여전히 붉은 눈으로 연소현에게 물었다.

“걱정하실 것 없소. 마기는 전부 수습되었고, 폭주는 끝났소.”

그의 의식 깊은 곳에서, 두 번째 연소현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교체하여 영육 침식을 감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항을 이 두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러냐?”

그가 이런 사실을 입 밖에 꺼내어 놓는 순간 듣고 알게 되는 것은 그들뿐이 아니었다.

제암진천경 또한 연소현의 대응 방식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소.”

그렇기에.

연소현은 약왕의 시원섭섭한 표정을 무시했다.

'이것은 오롯이 나 홀로 감당해야 할 몫이다.'

제암진천경은 지금 바로 이 순간에도 연소현의 정신 방어 체계를 뚫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으로 침식을 퍼트리고 있었다.

그 침식에 대해 끊임없이 새로운 미끼를 뿌리고 의식 미로(意識迷路)를 설계하여 맞서는 것 또한, 두번째 연소현에게 맡겨진 몫이었다.

'힘내라고, 두 번째.'

닿을 리 없지만.

그렇게 연소현은 고통받고 있을 두 번째 자기 자신에게 응원의 말을 보내고, 가부좌를 틀었다.

"운기조식을 해야겠소.”

약왕과 정아는 자리를 비켜 주었다.

정아는 끝까지, 연소현의 곁을 지키고 싶은 모양이었지만.

약왕이 잡아끌자, 어쩔 수 없이 신신당부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연소현에게 시선을 남기며, 그가 있는 사당의 문을 닫았다.

"......."

그는 눈을 감고, 운기를 시작하며, 천천히 자신의 내부를 관조하기 시작했다.

* * *

“큰오라버니!”

“괜찮으신가요?!”

대주천을 마친 연소현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셋째와 넷째 여동생, 연다은과 연다혜였다.

“걱정을 끼쳤구나.”

두 아이는 연소현이 양손을 펼치기 무섭게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덩치가 크다고는 할 수 없는 연소현의 품 안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두 아이는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그것은 일찍이 어머니를 잃었고,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한 가여운 두 아이가 가진 공포였다.

“오라버니, 걱정했어요!”

“이제는 괜찮으신 거죠?”

연소현은 조심스럽게 두 아이의 등을 쓰다듬어 주며 달래 주었다.

“괜찮다. 이제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거라. 잠시 지병이 발작했던 것뿐이다.”

“저희는 오라버니께 지병이 있으신 것도 모르고….”

“너희 잘못이 아니야. 내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이다.”

연다혜가 자신의 눈에 걸린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 연소현의 품에 머리를 깊이 묻고 말했다.

“저희는 처음으로 오라버니께 아침 문안 인사를 드리러 방문했는데, 오라버니께서 쓰러지셨다는 소리를 들어서….”

그가 의식을 잃었던 것은 비밀에 부쳐졌어야 했지만, 이들은 문안 인사를 왔다가 우연히 그것을 알게 된 모양이었다.

“깨어나셔서 다행이에요. 오라버 께서 깨어나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연다은은 눈물 콧물을 줄줄 흘리며, 연소현의 얼굴을 연신 쓰다듬었다.

그 작고 뜨거운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지는 혈육의 정을 느끼며.

'두 번째 연소현에게도 이 감각을 전달해 주고 싶구나….'

연소현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제 괜찮대도.”

그는 손수건을 들어, 손수 두 소녀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

“자 자. 흥-, 해야지.”

어머니가 해 주었던 것을 떠올리며, 코도 풀게 해 주었다.

“부끄러워요….”

“그래도 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두 아이가 조금 진정된 기색을 보이자, 연소현이 물었다.

“그래. 이 오라비가 깨어나길 오래 기다렸느냐?”

그에게 찰싹 달라붙은 연다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꼬박 하루를 기다렸어요.”

연다혜가 말을 더했다.

“오라버니는 지금, 하루 만에 깨어나신 것이어요.”

하루

그가 흑색 상황임을 스스로 알리고, 의식을 잃은지, 하루가 지났다는 소리였다.

의식 세계에서 보낸 시간이, 그의 감각보다 훨씬 길었던 모양이었다.

“그렇구나.”

연소현이 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상황을 보고받아야겠다.”

* * *

원각정 집무실.

“대공자님.”

상황 보고를 위해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홍독지주였다.

사공자의 수하이며, 동시에 원각정 행정동의 책임자인 그녀는 연소현을 보고는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느냐?”

연소현의 말에 그녀가 조금 당혹스러운 눈치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것이.”

그의 양 무릎 위에는 두 소녀가 앉아서 그를 껴안고 있었다.

“저기, 공녀님들….”

“주인님께서는 이제 공무를 보셔야 하니….”

하녀들이 안절부절못하며, 그녀들을 어떻게 떼어 놓으려 했지만.

그때마다 그녀들은 하녀들에게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그 모습이 귀여워, 연소현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이대로 두어도 괜찮다.”

그때야 하녀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며 물러났다.

연소현은 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홍독지주에게 말했다.

“자네도 괜찮으니, 이대로 보고 하게.”

“아, 예….”

홍독지주가 떨떠름하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보고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대공자께서 부재한 상황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음을 보고드리려 했는데….”

“그렇겠지.”

그녀가 태연자약한 연소현의 태도를 보고,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미,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예견하고 계셨습니까?”

“예견은 무슨.”

연소현이 피식하고 미소 지었다.

“겨우 하루 정도 자리를 비운것 으로 큰 문제가 생길 정도로, 준비를 덜 해 놓지는 않았다.”

“준비 말입니까…?”

홍독지주가 눈을 껌뻑였다.

자신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특별히 연소현에게 받은 지시가 없었다.

'역시, 나는 아직 대공자님의 인정을 제대로 받지는 못한 것인가...?’

그 뭔가 오묘하게 섭섭해 보이는 표정에 연소현이 작게 미소 지었다.

“최고운영회의는 나와의 약속을 어기지 않았을 것이며, 소요 사태 현장에는 염 장로를 파견해 두었고, 아마 유 장로도 돕고 있겠지.”

그가 두 여동생의 등을 연신 두 드려 주며, 말을 이었다.

“죄악계곡에는 연비 녀석과 녀석 을 따르는 이들이 있으며, 할 수있는 한 많은 인력을 수급해 두었으니, 연비 녀석이 알아서 잘했을것이고.”

연소현은 그 등을 두드리는 손동작의 박자에 맞추듯, 노랫가락처럼 말했다.

“그런 연비 녀석이 확실히 지원을 해주고 있을 터이니, 첩보전을 벌이고 있던 현월각도 걱정할 필요가 없지. 자애원은 이미 예전부터 자신들의 일을 알아서 처리할 수준이 되었고.”

그의 시선이 잠시 멀리 향했다.

“비밀리에 검가전장의 전장장의 협조를 받으며 수사하고 있을 중앙 감찰각의 독고야연은 내가 따로 걱정해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노련한 인물 중 하나지.”

그리고 그의 눈이 마지막으로 홍독지주를 향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행정동에는 우수한 인원들이 있고, 그 우수한 인원들을 이끄는 자네가 있으니.”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니 겨우 하루 동안 자리를 비운것으로, 내가 무슨 큰 걱정을 하겠는가?”

그 말에 홍독지주가 괜히 부끄러워 머리를 긁으며, 시선을 돌렸다.

“그, 그렇군요.”

어째서인지 섭섭해하던 속을 그대로 읽힌 기분이 썩 불쾌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모두의 노력을 연소현이 알아준 것에 감사를 느꼈다.

가끔, 연소현이 그저 혼자 힘으로 이 모든 균형을 간신히 유지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사흘 동안 그렇게 하루하루를 낮 밤도 없이 밀도있게 보내던 연소현이, 하루를 그냥 날렸지만.

저토록 태연한 것만 보아도, 그가 지금 그저 허투루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도 느낄 수 있었다.

'...대공자께서는 우리를 믿고 계셨던 것이구나.'

그렇기에 연소현의 말은 그녀에게 적잖은 위안이 되었다.

“…그래도 의식이 되찾으시는 것이 더 늦었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을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하루만에 돌아 왔지 않느냐?”

흐뭇한 미소를 억지로 감춘 채 허리에 손을 얹고 말하는 홍독지주를 보며, 연소현의 얼굴에 걸린 미소가 진해졌다.

'이들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 오히려 큰 위안을 얻고 있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자신이었다.

연소현은 자신이 처음 돌아왔던, 그날을 떠올렸다.

제암진천경에 의해 열일곱 살의 과거로 돌아왔던, 그날.

“...…대공자님은 기침(起寢)하셨을까?”

“뭐, 아무렴 어떠한가. 어차피 또 일어나자마자 서책을 붙들고 있지 않겠나?”

그가 처음 들었던 말은, 원각정 하인들의 그에 대한 뒷담화였다.

"...…것참. 중원제일가(中原第一家)라고 일컬어지는 낙양검가(洛陽劍家)의 대공자가 저런 꼴이라니……"

“오죽하면 사람들이 무검자(無劍者)라고 부르겠나.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지.”

“그래도 예전엔 영특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분이었는데 말이야……. ”

“그것도 전부 한낱 소문에 불과했던 게지. ”

연소현, 자신이 그간 베풀었던 온정과 은혜를 모르고, 그를 업신여기기 바빴던 자들.

그리고 그뿐이었는가.

당시 돌아온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가 돌아온 것을 알고 반겨 주는 이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시선이 집무실의 출입구를 향했다.

“…흠흠.”

문에 기대어 그의 안색을 연신 살피던 탈명귀검이 슬쩍 헛기침하며, 시선을 돌렸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리를 떠날 줄을 몰랐다.

"......."

그 옆에 서 있던 약왕이 괜히 연소현의 시선에 무안한 듯이, 팔꿈치를 들어 탈명귀검의 옆구리를 찔렀다.

“억?! 약왕 어르신, 갑자기 왜 그러시오?!”

“흑색 상황에 대비한 훈련 때는 귀찮은 티를 그렇게 팍팍 내더니, 결국 실전에 들어가니까 얼을 타지 않았더냐! 이리 따라오거라! 네 녀석을 단단히 준비시켜 주마!”

약왕은 탈명귀검의 귀를 잡고 자리를 떴지만, 노인은 멀어지면서도 연소현을 슬쩍슬쩍 돌아보았다.

“…어째서 먼지가 이렇게 많은지.”

“그러게.”

그들이 떠난 자리에도 원각정 하녀들이 괜히 바닥을 쓸고 또 쓸고있었다.

그녀들은 연소현에게 보내는 노골적인 염려의 시선을 감추지도 않았다.

"......."

저 멀리에서는 상관난화를 위시한 다선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자신들끼리 회의 중이었다.

어째서 연소현의 집무실이 들여다보이는 곳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지는 뻔했다.

그녀들의 시선에서 느낄 수 있는것은 은인(恩人)을 잃지 않았다는 안도감이었으니.

“어머, 그쪽은 지금까지 편했나보군요. 얼굴이 아주 폈어요.”

“일령이야말로, 주인님 곁에서 제대로 보필도 하지않고, 팔자가 늘어졌군요.”

근처에서는 그녀들을 호위하던 이령과 연소현을 보필하던 일령이 괜히 티격태격하며, 그의 시선을 끌어 보려고 하고있었다.

"......."

시녀장 정아는 그의 곁에서 얼마이상 멀어지는 법이 없었고, 하녀 단장 향또한 끊임없이 그의 집무실 근처만을 순찰하고 있었다.

평소, 아직은 내심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원각정 특임대 대원들도 괜히 식사를 핑계로 오가며, 그의 안색을 확인하고 갔다.

“흠흠. 딱히 별문제 없어 보이는구먼.”

창가에 비치는 그림자의 주인은 괜히 집무실 옆으로 와서 되새김질을 하는 검둥이와 누렁이였다.

그 외에도, 지금 당장 시선 안에는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귀환을 반기고 환영하고 있으리라.

'내가 지금까지 잘해 오고 있었구나….’

그렇다.

이제는 소멸해 버린 첫 번째 연소현도, 지금 고독과 추위 속에서 고통을 감내하고 있을 두 번째 연소현도.

이 광경에서 적잖은 만족과 위안을 느낄 것이다.

이것은 커다란 보상이었다.

그들의 헌신은 헛되지 않았다.

앞으로 몇이나 더 있을지 모르는 희생도, 누가 알아주지 않을 외로운 싸움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오라버니.”

“아직 몸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으신 것인가요?”

그가 잠시 입을 다문 것만으로도, 그의 양 무릎을 점거한 두 여동생이 재잘거리며 안부를 걱정해 주었다.

“아니다. 이 오라비는 멀쩡하단다.”

사뭇

그는 자신의 의지가 더욱 견고해지고, 일말의 흔들림조차 사라진것을 느꼈다.

“하나도 걱정할 것 없어.”

그가 두 아이를 안아 들고, 번쩍 자리에서 일어났다.

“꺅?!”

아이들이 새된 소리를 지르며, 그를 더욱 껴안았다.

"주인님?!"

그 모습에 정아가 깜짝 놀라 그를 불렀고, 그는 안심하라는 듯이 주변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괜찮다.”

그의 시선이 홍독지주를 향했다.

“내가 쓰러진 것을 적들은 누구도 모르고 있겠지?”

홍독지주가 급히 고개를 끄덕여 수긍했다.

“예! 정보의 보안과 통제는 철저 했습니다. 그런데….”

연소현은 자신이 무리할까 안절부절못하는 홍독지주를 무시하고 말했다.

“그래. 오히려 적들은 내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에 더욱 경계를 높이고 있겠지.”

그는 적들에게 이미 많은 능력을 보여 주었다.

“이번엔 또 대공자께서 무슨 기상천외한 흉계를 꾸미고 있는 것인지, 두려운 것이겠지요.”

그의 침묵은 적들의 불안이 되고, 초조함이 되고 있었다.

“좋아. 잘되어 가고 있었군.”

그는 오라비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서, 내려 달라는 아이들의 요청에 그들을 내려주었다.

“다음 보고는 무엇인가?”

그가 여동생들이 꼭 붙잡는 양손에서 온기를 느끼며 물었고, 홍독지주는 즉각 대답했다.

“최고운영회의는 아직 소요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결정적인 발표는 미루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삼공자 측은 점차 불만을 크게 드러내고 있고, 이공자 측은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정보를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서류를 보며 보고하던 그녀가 무언가 눈치챈 듯 연소현을 바라보았다.

“혹시…?”

연소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최고운영회의는 발표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쳐놓고 내가 마지막으로 허가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가 시녀장 정아를 향해 지시했다.

“최고운영회의의 행정각에 사람을 보내어 내가 최종적으로 허가를 내렸음을 알려라.”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상황이, 연소현의 귀환으로 다시금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느새.

낙양검가의 무검자 연소현은,

누구도 그의 첫 귀환 사실조차 몰랐던 그 연소현은,

이제 이 천하제일의 가문을 관통하는 거대한 사건의 흐름에서 그 중심축이 되어 있었다.

“그럼 대공자께서는…?”

연소현은 내키지 않아 보이는 정아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흑잠사 외투를 걸치며 말했다.

“나는 소요 사태가 있었던 현장에 방문하여, 일이 마무리가 되는것을 직접 지켜볼 것이다.”

그의 입에 짓궂은 미소가 걸렸다.

'강 건너 불구경이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 했던가.'

필요한 일은 전부 해두었다.

자신은 대가를 치렀고,

이제 저들이 대가를 치러야 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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