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암진천경-206화 (206/350)

제6편 기호지세(騎虎之勢)

암천존자가 최고운영회의의 의장을 만나고 있었을 무렵.

낙양 번화가.

다선랑의 전 대표, 상관난화가 얼굴을 가린 면사(面紗) 아래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작게 하품을 했다.

그녀의 외모는 그저 가만히만 있어도 너무 많은 주목을 모으기에, 면사는 필수였다.

“많이 피곤하실 텐데, 원각정으 로 돌아가서 잠시라도 쉬시는 편이 어떠실는지…?”

“아니에요.”

연소현의 시녀, 이령의 말에 상 관난화가 고개를 저었다.

“마차를 타고 이동하는 틈틈이 눈을 좀 붙였으니, 아직 괜찮습니다.”

"......."

이동하는 틈틈이라고 해 봐야, 각각이 일각(一刻) 남짓 되는 시간에 불과했다.

“그나저나, 역시 검가인가요.”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이령에게 미소를 지어 보인 상관난화가 말을 돌렸다.

“사소한 물건까지도 어디 하나, 검가의 이름이 빠지는 곳이 없군요.”

이령의 시선이 상관난화가 매대에서 집어 든 한 쌍의 젓가락을 향했다.

“실로 탁월하신 선택입니다요!”

슬그머니 주변을 맴돌던 점원이 얼른 끼어들어 말했다.

“젓가락에 새겨진 문양을 보면 아시겠지만, 낙양에서도 그 유명한 오적산(晤笛山) 연합공방에서 만든 오죽(烏竹) 젓가락입니다요!”

점원이 침을 튀겨 가며 명품 젓가락을 자랑한다.

“오적산 연합공방의 최대 지분 소유주가 검가라는 것을 설마 모르진 않으시겠지요? 그 말은 곧 검가가 이 젓가락의 품질을 보증한다는것과 마찬가지인….”

하다못해, 한낱 젓가락 하나에까지도 검가의 손길이 닿아 있다.

상관난화는 젓가락을 제자리에 두고 돌아섰다.

“이뿐만이 아니지.”

주변을 둘러보자, 생활 물품을 취급하는 대형 상점 내의 상품들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생산을 검가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했든, 그 원재료의 납품을 검가가 운영하는 대농장에서 했든, 아니면 하다못해 운송을 검가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맡은 물건들이든.

직간접적으로 검가와 관련이 있는 물건들로 사방이 가득했다.

“심지어 제가 알기로는….”

이령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녀의 시선이 밖으로 향했다.

“이 상점 거리의 건물들부터가 전부 검가의 소유일 정도이니까요.”

이령을 따라 상관난화의 시선이 열린 창문 밖으로 내다보이는 거리를 향했다.

형형색색의 유등이 물들이고 있는 야간의 거리를 셀 수 없을 정도의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화려하게 치장한 사 층 오 층 건물들이 끝을 모르고 저 멀리까지 이어졌다.

부(富)가 거리에 넘쳐흐르고 있었다.

그 너머는 어떨까.

시야에 보이지 않는 그 너머에도, 또 그 너머에도, 또 그 너머에도 낙양검가의 영향력에 지배를 받으리라.

그 규모를 상상한 상관난화는 순간적으로 아찔할 정도였다.

“…과연 낙양은 검가의 영지(領地)나 마찬가지라더니.”

상인으로서 천하제일가의 위명은 익히 알고 있었건만.

유례가 없는 수백만 인구를 자랑하는 거대 도시 낙양의 이름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확인하는 매 순간이, 경이로울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옆에 다가선 이령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시선이 구석진 골목골목마다 들이찬 걸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빛이 밝은 만큼 그림자가 짙은 법이라지요.”

그녀의 말은 하늘에 낮게 드리운 검은 구름만큼이나 음울한 울림이 있었다.

* * *

낙양검가 인근 어느 야산.

“멈춰서는 안 됩니다.”

작은 바윗돌에 앉은 채, 의장이 말했다.

“지금의 본가는 비탈길을 질주하는 마차와같은 상황.”

노인의 눈길이 까마득한 경사의 내리막길을 향했다.

“어떠한 까닭이든, 이 성장이 멈추면, 그 성장에서 떨어지던 콩고물에 만족하던 이들이 누구랄 것 없이 들고일어나겠지요.”

폭주하다시피 달리는 마차에 제동장치를 걸면, 결과는 참혹하게 전복(顚覆)되는 것뿐.

현재 낙양검가는 주인을 잃었지만, 매해 거듭되는 성장에 성장으로, 사분오열(四分五裂)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아직 검가가 안팎으로 찢어지지 않는 것은, 최고운영회의와 그대가 본가의 경영을 잘해 주고 있기 때문이지.”

“아닙니다.”

의장이 즉각 암천존자의 입에 발린 말을 부정했다.

“아시겠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흐린 눈을 들어 암천존자의 가면을 바라보는 의장의 얼굴은 유난히 더 늙어 보였다.

“신입 최고위원들은 자신들의 능력이라, 최고운영회의의 공이라 그렇게 믿고 있겠지만.”

몇 달 전, 대공자 연소현이 최고 운영회의에 섰던 적이 있었다.

본인의 칩거를 끝내기 위함이었지만, 당시 그 대화에 지금 의장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단초가 있었다.

“대공자! 그대의 분하고 화가 나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지금 본 회의는 이제까지 훌륭한 성적으로 능력을 증명해 왔습니다! 그러니 우리를 믿고…!”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최고운영회의 체제 아래서, 검가는 무서운 기세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하지만 연소현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것은 대폭소였다.

“너희가 능력을 증명해…?”

“최고운영회의가 거두었다는 성과는 거짓입니다.”

의장이 딱 잘라 말했다.

“가주님의 부재 이후 이제까지 이루어진 모든 성과는, 그 가파른 성장은, 최고운영회의와 상관이 없으니 말입니다.”

"......."

암천존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의장이 '아시다시피', 라 고 했던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암천존자의 가면 아래에서 그저 허연 입김만이 흩날리는 것을 보며, 의장이 흐리게 미소 지었다.

“최고운영회의가 그동안 해 온 것은 전부 성장의 흐름을 지켜 오던 에 불과합니다.”

너무 넘치거나, 부족함이 없도록.

선을 넘어 과해지거나, 선을 넘지못해 정체되지 않도록.

“본가가 이뤄 낸 이 기록적인 성취는, 사실상 지금은 계시지 않는 단 두 분이 이루어 낸 기적이지요.”

암천존자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주와 약 선녀.”

여기서 어째서 약 선녀, 연소현의 어머니 이름이 나오는 것일까.

하지만 의장은 조금의 의문도 없이 동의했다.

"예, 그렇지요.”

그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이 모든 성장의 기반은 검의 주인이라 불렸던 가주님과 약사여래의 현신이라 여겨지는 대부인, 약소유님. 그 두 분의 합작입니다.”

늙은 무사는 그날처럼 구불거리는 구름의 모양에서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어제처럼 생생하기만 합니다.”

* * *

분명 그날도 오늘처럼, 밤하늘이 지독히 흐렸었다.

하지만 한두 방울씩 떨어지는 비도 검존이라 불렸던 자신과 가주를 막지는 못했다.

두 사람은 한바탕 춤이라도 추듯이 검을 들고 연무장 위에서 어우러지고 있었다.

“가주님.”

들려온 목소리에 검을 먼저 거둬들인 것은 검존이었다.

전대 가주에 이어 현 가주까지.

평생을 충정 속에 살아온 노인, 내원총관의 얼굴이 유난히 어두웠다.

자신은 이제까지 이 정도로 낯빛을 굳힌 내원총관의 표정을 본 적이 없었다.

“…결국. 일이 벌어졌나?”

“그렇사옵니다.”

내원총관이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가주를 향해 고개를 깊이 숙여보였다.

“장강 이남 네 개 성을 각기 지배하던 세력이, 하나의 연합을 이루었음을 발표했사옵니다.”

개항령 이후.

강남의 항구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부를 거머쥐게 되었다.

항구를 건설할 만한 곳이면, 하루 아침에도 도시가 생겨났다고 할 정도이니.

그 급격한 성장을 등에 업고, 무수한 세력이 음으로 양으로 난립했었다.

아니, 그곳에는 음도 양도, 어둠도 밝음도 없었다.

어린 황제의 힘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그곳은 마치 전국시대(戰國時代)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연합의 이름은?”

그리고 이제 그 시대가 끝을 고했다.

가주가 굵어지는 비를 맞으며, 굳은 얼굴로 물었고, 내원총관이 답했다.

“사패천(邪覇天), 이옵니다.”

가주가 코웃음을 쳤다.

“말장난인가.”

네 개의 무도(無道)한 사파 세력이 모여, 하나의 하늘을 이루었다.

“그리고….”

내원총관은 그런 가주의 말을 받는 대신,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서 말을 이었다.

“선출된 연합의 수장을 련주(聯主)라 칭하고, 그 첫 번째로 임명된 련주가 사패천의 성립을 알림과 동시에 첫 명령을 내렸사옵니다.”

검존은 가주의 얼굴이 더욱 굳어지는 것을 보았다.

가주는 불가사의할 정도로 직감과 직관이 발달한 사람이었고, 평소의 천생 무사와 같은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때가 있었다.

“…강남을 통과하는 모든 화물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했겠지.”

그래, 지금처럼.

“그렇사옵니다.”

가주가 들고 있던 검을 까닥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통행료 부과 대상에서 황도로 향하는 화물은 제외가 되었을 것이고.”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강남 지역 이 황도에서 멀다고 해도, 황제는 황제다.

“예, 그렇사옵니다.”

“식량 운송에 대해서도 황도의 십육가문들과는 이미 말을 끝내 놓았겠군.”

“…아마도 그럴 것으로, 예상하고 있사옵니다.”

수천 년간 농사를 지어 온 화북의 지력은 이미 쇠했다.

어째서인지 낙양 근방은 여전히 지력이 우수했지만, 결과적으로 현재 화북에서 필요한 식량의 절반가량이 강남 지역에서부터 충족되고 있었으니.

“황도로 향하는 화물에 손을 대지 않고, 화북으로 향하는 식량을 보장한다면….”

가주가 말을 받았다.

“황실에서도 굳이, 사패천을 긁어 부스럼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이마를 타고 흐르는 빗물을 무시하고 물었다.

“그 발표에 대한 영향 예측은?”

“그것이….”

가주가 고개를 흔들었다.

“물어보나 마나 뻔하겠지.”

그의 턱을 따라 흘러내리던 빗물이 튀었다.

낙양을 부유하게 하던 해외 물류의 대다수는 강남에 위치한 항구들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사패천은 황도로 향하는 물류에는 통행료를 걷지 않는다.

그 두 가지가 합쳐지면.

그때까지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검존이 입을 열었다.

“…낙양의 몰락이군요.”

그 몰락이 금방인가, 아니면 더 오래 걸리느냐.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결과가 정해진 것과 마찬가지였다.

"......."

정치력으로는 따를자가 없다는 내원총관조차 쉬이 입을열지 못했다.

하지만 가주는 피식하고 웃었다.

그랬다.

그 순간 가주는 분명 웃고 있었다.

“몰락이라고?”

가주가 검을 치켜들었다.

“아니.”

그가 검을 그었다.

하늘을 그 일검이 가로질렀고, 순간적으로 내리던 비가 그치더니, 일대에 광풍이 몰아닥쳤다.

“전쟁이다.”

검의 주인이 전쟁을 선포했다.

그리고 승리했다.

그것은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던 전쟁이었다.

강남으로 향하는 길을 내어 주지 않던, 남궁세가의 최정예 검수(劍手)들, 창궁검단이 먼저 박살났다.

사패천의 연합군은 가주를 앞세운 낙양검가의 힘 앞에 으스러졌다.

사패천의 련주는 채 백(百) 합을 겨루지 못하고, 목이 달아났다.

사패천의 '새' 련주는 자신의 딸을 낙양검가의 가주와 결혼시키고, 낙양검가와 영원한 화친을 선언했다.

사패천과 낙양검가가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한 남궁가 또한 제 딸을 가주에게 시집보냈다.

낙양검가는 강남으로부터 낙양까지.

항구마다, 주요 도시마다, 거점을 확보하고 자유로운 상업 활동을 보장받았다.

그 이후, 다시는 그 누구도, 어떤 세력도 낙양으로 향하는 물류에 시비를 만들지 않았다.

* * *

의장이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그것이 지금에 와서 '강남정벌'이라 일컬어지는 가주님의 업적. '강남 지역 안정화 교리'였지요.”

사패천을 해체하면, 다시 전국시대가 올 뿐이었다.

그렇다고 낙양검가가 강남까지 지배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고.

게다가 중원국 그 어떤 권력자도 바라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게 검가의 가주는 사패천의 존재를 남겨두어, 강남 지역의 안정화를 꾀했지.”

“역시, 정확하십니다.”

의장이 기억 속 가주의 모습을 그 큰아들에게서 찾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더 이상 거칠것이 없어졌던 당시 낙양검가의 성장은, 한 사람의 출현이 겹치며 더욱 극대화되었지요.”

“약 선녀.”

비록 요절했지만.

그녀가 일생에 걸쳐 남겼던 의학적 업적은 그 이전, 모든 시대를 합친 것 이상이라 하는 의원들이 있을 정도였으니.

그 결과 그녀가 주로 활동했던 낙양을 중심으로, 인구가 폭증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었다.

“과거였다면 죽어야 했을 이들이 더 이상 죽지 않게 되었고, 태어나자 마자 목숨을 잃었을 아이들이 건강히 자라나게 되었지요.”

약사여래의 현현.

약소유가 그렇게 불리게 된 이유에는 한 점 과장이 없었다.

낙양검가는, 그리고 낙양은, 넘쳐나는 생산 인력으로, 잉여 인구로, 들끓었다.

“그렇게 낙양검가의 황금기가 시작되었지요.”

그렇게 찾아온 황금기는 그 두 사람이 사라지고 난 이후에도 이어졌다.

북부 전쟁으로 인한 특수도 한몫을 거들었고, 전쟁 이후 물밀듯이 밀려 들어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빈민들 또한 성장에 큰 보탬이 되었다.

연소현이 신입 최고위원들을 비웃었던 이유도 그것이었다.

“너희가 능력을 증명해…?”

의장이 방금 말했었던 것처럼.

“최고운영회의가 거두었다는 성과는 거짓입니다.

최고운영회의는 그저, 부부가 남겼던 유산을 그동안 힘겹게 운용해 오고 있었던 것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것조차도 그리 성공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의장이 암천존자의 시선을 피해 눈을 바닥으로 내리깔았다.

“그 두 사람을 잃은 여파를, 최고 운영회의는 결국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가 어두워진다.

“오히려 무너지는 탑 위로, 돌을 쌓아 맞출 수 없는 균형을 맞추는 일만 반복하고 있을 뿐….”

하지만 그 빛을, 태양을 송두리째 잃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낙양검가는 멈춰서는 안 됩니다.”

의장이 처음 했던 말을 반복했다.

“…그래. 멈추지 않아야 하지.”

성장이 멈추면 낙양검가가 쓰러진다.

낙양검가라는 거대한 균형추가 쓰러지면, 그 여파는 중원국 전체에 이를 것이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중원국 전체가 전란에 휩싸일 것이다.

아니, 틀림없이 휩싸인다.

연소현은 알고 있었다.

“희생은 필수적이며, 그렇기에 필연적인 일이었지.”

이전의 역사를 가만히 듣고만 있었던, 암천존자가 말했다.

“삼공자가 담당하고 있던, 용봉지회 경기장 부지의 노동자 빈민들이 밀린 봉급과 굶주림에 견디지 못하게 된 것도.”

암천존자는 담담히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들이 결국 봉기를 일으키게 된것도.”

성장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희생.

의장은, 최고운영회의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

하지만 의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저 양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 * *

현재.

용봉지회 경기장 건설 부지.

포위망 가장 안쪽.

요새화된 빈민 노동자 지역.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어둠과 폭우 속에서 한 소년이 거리를 걷고 있었다.

"......."

번개가 번뜩일 때마다, 완공되기 직전의 단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째서인지 그 풍경이 완공 직전이 아니라, 마치 오래전부터 방치되었던 폐허처럼 보였다.

"......

소년, 대공자 연소현이 폭우소리 사이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

그것은 여러 사람의 통곡 소리에 뒤섞인 비명이었으며, 슬픔과 회한에 가득한 울음소리였다.

연소현은 폭우를 맞으며, 그 소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최고운영회의가, 그리고 의장이 제 몫을 다하고 있으니, 이제 다음은 자신의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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